(불족봉에서 해인상아장릉을 올라 가야산 상왕봉으로 가다)

2004. 1. 10일 다시 가야산에 갔다. 가야산 정상 상왕봉, 정상논란의 중심에 내가 서있다. 왜 성주군에서는 정상인 상왕봉에서 불과 250m 지점의 돌출된 바위를 칠불봉이라 명명하고, 1433m란 정상표지석을 세워 등산인에게 오해를 사고 가야산 이미지를 훼손 할가. 이런 의문을 풀고자 나는 오늘 가야산을 오른다.

올해는 겨울이 겨울 아닌것 같다. 가야산 기슭에도 잔설은 없다. 이상기후일까. 아니면 시대의 잔혹함에 하늘도 무심하지 않는가. 해인사 큰절 옆 그 옛날의 오솔길을 통해 지족암으로 향한다.길섶에 산죽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일타 스님이 입적하신지도 어언 5년이 흐른다.언제가 겨울에 지족암에 갔을때 큰스님과 함께 먹은 감홍시의 맛을 지금도 잊을수 없다,

지족암 왼쪽으로 나 있는 비탈길을 오른다. 불족봉 위의 불족바위를 보았다. 이 불족바위 역시 일타스님의 자취가 아닐까. 아마 인도를 사랑한 스님이 인도여행에서 돌아 올때 부처님의 족적을 가져와 만든 바위가 아닐까. 좀 오르니 팔각전망대가 나오고 사방경계가 탁 트이는 조망이 매우 좋은곳이 나온다. 필자는 오늘 해인상아장릉으로 가야산 정상을 가기로 한다.

가야산 남부능선 혹 어떤이는 가야산 공룡능선이라 부르기도 하고, 필자처럼 해인상아장릉으로 부르기도 하는 가야산 절경의 백미다. 아니 숨겨진 비경이다. 오르막을 올라 안부에서 백연암을 보고 있느니 성철 스님의 화두가 머리를 스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는 우문이 생각 날때쯤 백연암 뒤 백연봉(1054m)의 기암봉이 눈에 들어 온다. 남쪽 산녁넘어 남산제일봉의 석주가 하늘로 솟아 있다.

여기서 부터 장장 5km의 해인상아장릉의 경관이 펼쳐지는 곳이다. 북쪽 산마루로 가야산 상왕봉 정상이 피라미드 형태의 육중한 석주위에 검은 바위불꽃 모습으로 공중에 솟아 있는 것을 볼수 있다. 그 장엄미가 나를 압도하고,그 위용이 산행의 흥미를 배가 시킨다.사자봉(1080봉)의 기막힌 경관에 무릎을 치고 봉우리의 날등을 오르고 내리고 오르면 우리는 2000년전의 상아덤의 대가야국왕 뇌질주일의 전설과 만난다.

필자의 가야산에 대한 탐구의 시작은 참 가야산을 알기위한 필자의 노력의 결과이다. 이 글을 쓰면서 필자는 가야산을 오르는 모든 등산인들이 이 글을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린다.

필자는 가야산 정상이 상왕봉임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추적했다. 결론은 가야산 정상이 상왕봉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란 것이다. 또한 칠불봉이 정상이란 성주군의 주장은 인위적 조작의 흔적이 역역히 보이며 어불성설임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첫째, 필자는 2002년 7월15일 가야산의 정상봉의 높이에 대해서 국립지리원에 문의하여 국립지리원 지도과 고영창(031-210-2701)님의 회신을 받았다.

"귀하께서 문의하신 가야산 상왕봉은 삼각점의 높이가 1430m이며, 이 높이가 가야산의 공식적인 높이로 사용되고 있읍니다.칠불봉의 경우 가장높은 봉우리의 높이가 1410.5m로 확인되며,성주군에서 주장하신 1433m의 높이는 그 진위를 알수가 없습니다." 라는 것이다

둘째, 조선일보사에서 간행하는 산악 전문지 월간 <산>의 “가야산 최고봉 1433m의 칠불봉?”(논쟁)"(2001.3월호 p63)을 보면, 가야산 정상은 상왕봉임을 확인하면서 성주군의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확실히 하고 있다.

"가야산 상왕봉은 동서로 길게 암봉을 늘여 놓은 형국이다. 밑둥의 길이가 500m가 넘는 긴 암괴의 중앙부에 솟은 암봉이 해발 1430m의 삼각점이 설치된 상왕봉 정점이며, 그 남동쪽 옆 직선거리로 250m( 600m는 오자임)지점의 암봉이 칠불봉이다.....(중략)......그런데 해발높이는 성주군의 칠불봉이 상왕봉보다 3m 더 높은 1433m라고 한다.......,(중략)......,그러나 상왕봉 정상의 삼각점은 상왕봉 최고점이 아니라 최고점 아래 평평한 곳에 설치돼 있다. 이 지점에서 바로 옆 암봉 꼭대기까지의 높이는 최소3m가 넘는다.그러므로 실제 높이를 따지면 상왕봉이 여전히 칠불봉보다 더 높다.....(중략)........,성주군은 가야산에서 가장 힘차고 높게 솟은 칠불봉 안내문 글씨를 고쳐야 할 것이다."

섯째, [가야산 국립공원 관리공단] 홈페이지 담당자의 김석용님의 가야산 정상봉의 확인 답변(2002. 2.7일)으로도 필자는 필자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알았다.

"가야산 정상 관련은 - 건교부고시 제314호(s=1:5,000)도면에 의하면 상왕봉(1,430m)이 가야산정상으로 기재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가 그 답변의 요지이다."


근자, 2004년 1월 8일 국제신문의 "다시찾는 근교산 <369>,가야산"(이창우 산행대장팀)의 취재산행기 에서도 확인 할수 있었다.

국제신문의 산행기는 "합천 가야산? 성주 가야산? 주봉 자리 놓고 두지역 신경전"이란 기사에서,

"백운동 매표소에서 해인사 쪽으로, 또는 그 반대 방향으로 산행을 하면서 등산안내도와 정상석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한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익히 알려진대로 가야산의 최고봉은 상왕봉으로 해발 1430m. 하지만 경북 성주군 백운동 쪽에서 올라오다 보면 하나같이 칠불봉이 1433m로 가장 높다고 적혀 있다. 칠불봉 정상석 아래 적힌 ‘가야산(칠불봉) 전설’이나 옛 백운동 대피소 앞의 ‘영남의 영산 가야산’ 등산안내도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가야산에서 가장 높은’이라는 수식어가 칠불봉 앞에 따라 다닌다."

"상왕봉은 경남 합천군에, 칠불봉은 경북 성주군에 위치해 있다. 두 봉우리 간격인 200m 사이에 도 경계선이 지나간다.......(중략).........."

"흔히 산의 면적이 얼마나 포함돼 있느냐 보다는 주봉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산 앞에 그 지방의 이름이 붙는다."

"하지만 성주군의 노력은 몇 가지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성주군의 주장대로 해발고도가 3m나 낮다는 상왕봉 정상의 정상석은 답사자들은 잘 알겠지만 상왕봉의 최고점이 아니라 최고점 아래 평평한 곳에 설치돼 있다. 실제 최고점과 정상석이 놓인 두 지점간의 간격이 3m 이상이라는 것이 목격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또 한가지. 국토지리정보원의 유권해석. 이에 따르면 성주군이 주장하는 칠불봉의 높이인 1433m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때문에 현재로선 가야산 주봉은 상왕봉이라는 것.---(중략)----,---"

이것이 국제신문에 실린 가야산 산행기의 요지이다.

필자는 성주군 홈페이지에서 잘못된 사실을 발견하고, 성주군이 칠불봉 정상이란 주장이 사실이 아니 란것을 알고 성주군에 수정를 요구했다. 하지만 묵묵부답 이다.

"앞으로 성주군에서는 각종 안내책자에 가야산의 주봉이 경남 합천군쪽에 있는 상왕봉이 아닌 가야산 전체면적(60.56㎢)의 61%(37㎢)가 속해있는 성주군에 위치한 .........(중략)....,"

이란 허위사실을 확인하고, 성주군의 저의가 관광객이나 등산인을 많이 성주 백운동쪽으로 유치하여 가야산국립공원 개발이익을 갖겠다는 목적을 확인 할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가야산 국립공원의 면적은 전체 77㎢ 중에서 합천군 43.5㎢, 성주군 31.1㎢, 거창군 2.4㎢로써, 해인사를 품고 있는 합천군의 관할구역이 가장 넓다는 것이다. 상기 “가야산 전체면적(60.56㎢)의 61%(37㎢)가 속해있는 성주군”이란 글은 명확히 틀린 것임이 확인 되었다.

필자의 확인에 의하면 성주군에서 세운 칠불봉 표지석으로부터 동쪽 400m의 독립된 암봉이 칠불봉임을 국립지리원이 발행한 지도는 물론 모든 산악 등산지도에서 표기하고 있다.

칠불봉 표지석 뒷면에는 "대가야 시조신화에 나오는 가야산 정견모주란 여신이 하늘 신인 이비가와 합하여 두 아들 뇌질주일과 뇌질청예를 낳고, 맏이 주일이 대가야국을 세워 이진아시왕이 되었다" 또 덧붙이기를 "김수로왕의 10왕자 중 7명이 장유화상과 3년 수도후 부처가 되어 승천한 봉우리 다"라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 전설을 왜곡하여, 정견모주의 가야산 전설을 축소 조작한 흔적을 볼수 있다.

금관가야국 김수로왕의 7왕자가 승천한 곳은 지리산 삼도봉 아래 칠불사(하동군 화개면 소재)에 내려오는 전설이다.

또한 가야산 전설 "뇌질주일(대가야국왕-이진아시왕)과 뇌질청예(김수로왕)" 중 둘째 뇌질청예의 아들 7명이 김해(금관가야)에서 이 먼곳인 가야산에 와서 부처가 되어 하늘로 승천할수 있었겠는까.

가야국의 신화는 가야산에서 시작된 것이지 칠불봉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 대가야 시조신화는 말하고 있다.

가야산에 대한 전래의 별칭은 우두산, 상왕산, 설산, 중향산, 지환산 등으로도 불리워 졌다고 한다. 산을 봉으로 혼용하여 칭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므로, 가야산은 상왕봉, 우두봉으로는 불렀지만 칠불산으로 불렀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볼때 칠불봉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 않는가.

이쯤해서 우리는 가야산의 진실과 만나고, 가야산의 통한을 듣고 있다. 그간 잘못된 가야산 정상 상왕봉의 이미지는 복원되어 가야산을 찾는 모든분들이 가야산의 진면목을 알고 가야 하는 것이 우리 등산인의 사명이 아니겠는가.

아아 그렇구나 대가야국의 정견모주와 뇌질주일의 가야산 신화가 곡해되어 칠불봉이란 서자를 낳았고 상왕봉 장자의 위엄을 훼손했구나. 이제 가야산의 신화와 전설은 바르게 제자리로 돌려 져야 한다. 바로 오늘 필자는 서장대 상아덤에서 뇌질주일의 신화를 보고서 그 해답을 얻었다.

그것은 정상 상왕봉에서 동남쪽으로 상아를 내 던지고 간 코끼리의 원대한 꿈은, 해인삼매의 구도처를 찾아 산문으로 나아갔고, 서장대에서 갈래친 동남쪽의 만물상능선과 남쪽으로 내려 뻗친 해인상아장릉의 빼어난 불꽃바위 기암단애의 형상으로 해뜨는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오늘 나는 보았다.

가야산 남사면의 경사진 철사리 계단길을 올라 안부에 섰다. 가야산 상왕봉의 동쪽 침봉이 시작 되는 곳이다. 바로 합천군과 성주군의 경계지점이기도 하다. 그 경계점에서 우측으로 10m쯤 가면 성주군 칠불봉 표지석이 볼품 사납게 서있는 것을 볼수 있다. 이곳은 낙동강 건너 동쪽으로 대구시가지를 아우럴수 있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안부를 넘어 북사면 철사다리를 내려와 서쪽으로 250m쯤 가면 가야산 정상 상왕봉(우두봉) 바로 밑에 도착한다. 다시 철사다리 길을 오르면 평평한 안부를 만나고 정면의 "가야산의 명소" 안내판이 보이고 왼쪽 정상 봉아래 정상표지석 가야산 우두봉을 만난다. 또 우편의 평평한 너럭바위엔 '가야산 19명소' 중 19경 우비정 하늘샘이 있다.

멀리 북서쪽에서 남동 방향으로 달리는 백두대간 마루금의 모습이 눈에 선연하고 가히 한국제일경이라 부르기에 족한 가야산 선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바로 이곳이 가야산의 주봉이며 정상인 상왕봉임을 어느 누가 부인하겠는가.

"아아! 가야산이여, 해동제1경 이여"

밑에 참고로 가야산 등산지도를 올린다.

[가야산등산지도]

(*주:칠불봉은 현재 성주군이 주장하는 칠불봉표지석으로 부터 400m, 정상 상왕봉으로 부터 650m의 독립된 봉우리임이 모든지도에 표시되어 있음)


▣ 산거북이 - 기왕에 성주군이 논란을 일으켰으니 유래를 알고 지혜로운 분들 이토록 번거롭게 하는군요. 11일날 오를 때도 일단의 산악회들이 우우 칠불봉에 올라와서 정상이다! 됐다 내려가자! 식이더군요. 실소했습니다. 상왕봉의 위용은 높이를 떠나(높이도 당연하지만) 가야산의 주봉으로 고래로 엄연할진데 뜬금없는 칠불봉 높이 논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자료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자경산인 - 산거북이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