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3월11일

날씨:맑고 바람이 강함

인원:PD,카메라 맨,작가外 6~7명

산행지:무의도에 있는 국사봉,호룡곡산

산행코스:실미도해수욕장-헬리콥터장-국사봉-구름다리-호룡곡산-마당바위-부처바위-환상의길-천국의 계단셋트-하나개해수욕장

산행거리:若 7~8km

산행시간:촬영 시간 포함 若3~4시간 소요.

 

 

 

 

 

지난번 촬영은 강화 석모도에 있는 해명산, 낙가산,상봉산에서 있었다.

이번에도 또 섬 산행이 잡혀 있어 舞衣島로 가야만 한다.

사실 연이어 섬 산행을 한다는게 시청자 입장에선 싫어할수도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pd랑 상의해서 이런부분은 서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잠진도에 도착했는데 엄청나게 불어오는 바람으로인해 白波(바람이 세서 파도가 하얗게 일어나는 현상)현상이 일어나고 큰 차를 싣는 배까지 들썩인다.

배를 기다리는 동안 오프닝 멘트를 하고 잠시후 우리는 배에 오르고  몇분뒤  무의도에 도착한다.

영종도에 있는 인천 국제공항을 지나 잠진도에서 무의도로 들어가는 코스는 큰 배 한척으로 무의도에 들어갈수가 있다.

참고로 舞衣島는 말 그대로 장수가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을 한  섬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산행 들머리인 실미도 해수욕장 부근에 12시가 가까운 시간에 도착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해가 정말 中天에 떠 있는데 말이다.

일반 산악회에선 이미 하산할 시간이다.

특히 여름철엔 일찍 오르고 오후 2시이전에 하산을 마쳐야 더위에 시달리지 않는다.

오르며 오른쪽으로 펼쳐진 실미도를 보며 북파 공작원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을 보며 촬영에 들어간다.

목숨을 건 훈련을 받고 견디다 못해 사활을 건 탈출을 시도하는 장면들이 영화를 보는듯 스쳐 지나간다.

역사의 현장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세의 기적(사실은 썰물때 물이 빠지는 현상 )이 일어나야 돌다리를 건너 산 뒤쪽에서 촬영했던 현장을 볼수 있는데 반대편이라서 그곳은 보지 못하고 실미도 모습만 보게되는 것이다.

나는 몇번 찾았던 곳이라 생생한 기억이 떠 오른다.

 

 

 

국사봉에 오르니 조망도 좋고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도 가깝게 보인다.

사방이 확 트인 곳이라 어느 곳을 보든 멋진 광경들이 연출된다.

역시 서해의 알프스라고 표현한게 옳은듯 하다. 

國寺峰은 산 기슭에 절이 있었다는 유래에서 생긴 이름이고 이곳부터 호룡곡산까지는 구름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론 천국의 계단 촬영지가 있는 하나개 해수욕장과 좌측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보며 호젓하게 걷는 산행 길이다.

육산의 형태와 가끔 골산의 형태도 보여주고 있는 산으로 산행이라고 하는 표현보단 산보의 개념으로 걷는다 하는게 맞을듯 하다.

탁 트인 바다와 낮은 산(해발250여m 이하)으로 이어져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수 있는 곳이다.

국사봉에서 이런저런 인터뷰를 하고 간단히 행동식을 먹고 호룡곡산으로 향한다.

 

 

 

 

흔히 구름다리 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둔산이나 월출산의 것을 생각한다면 실망이 아주 클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단지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이어주는 역활만 하는 그냥 철 다리인 것이다.

구름다리에서 탈출하고 싶은 사람은 우측으론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나갈수 있고 좌측으론 선착장으로 이동할수가 있다.

우리 일행은 호룡곡산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정상 못 미쳐 쉼터에서 준비 해온 찰 밥과 빵으로 간단히 식사들을 하고 정상에 도착한다.

출발부터  불어 오던 바람이 정상에 이르니 더 더욱 세차게 불어와 몸을 가눌수가 없을 정도다.

인터뷰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질 않는다.

 

 

 

 

호룡곡산은 그 옛날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말로 실제로 호랑이와 비숫한 바위가 있고 정상에서 보는 모습은 정말 서해의 알프스라 칭해도 될만한 아주 멋진 곳이다.

가깝게는 인천 국제 공항이 보이고 그 옆으로 송도 신도시와 공항을 연결하는 연륙교 교각들이 세워져 있으며 12km에 이르는 시화 방조제와 대부도 그리고 선재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영흥도 화력 발전소까지 한 눈에 들어 온다.

지난번 갔었던 강화의 산중에 민족의 영산이라 불리우는 마니산도 손에 잡힐듯 가깝게 보인다.

호룡곡산 정상에서 촬영을 마치고 부처바위에서 잠시 기도를 한후 마지막 하이라이트라 할수 있는 환상의 길 아래 바다로 내려가 제주도의 주상절리보단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멋진 관경들을 찍고 환상의 길로 접어든다.

 

 

 

없는 것이 있는것 같이 보이는 妄想이 幻想인데 과연 이길이 illusion road or fantasy road란 말인가?

이 역시 보는 이들마다 다를수 있다고 본다.

링컹은 "행복은 곧 자기 마음속에 있다"고 한 얘기나 같다고 본다.

어떻게 보고 느끼냐에 따라 생각이 다를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마지막 이 환상의 길을 걸으며 좌측으로 펼쳐진 바다와 우측 산을 보며 어떠한 생각들을 하고 걸어 갈까?

각자의 상상에 맡기리라...

어느덧 하나개 해수욕장에 이르고 오늘의 산행  포인트인 천국의 계단 촬영지에서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산행을 마친다.

권상우와 최지우가 열연했던 그 장소에서 나도 한번 주인공이 돼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오늘 같이 추운 날씨에 바람이 세차게 불고 높은 산이었다면 아마도 힘든 산행이 됐을 것이다.

다행이도 나즈막한 산이고 산행이 길지 않아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며칠전 설악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한명은 저 체온증(hypothermia)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있었다.

사람의 체온은 36.5도에서 37도까지가 정상이며 머리에 있는 연수라는 기관에서 체온 조절을 정확히 해 주는데 35도이하에서 32도까지는 경증 저체온증이고 32도이하는 중증 저체온증으로 그 이하로 떨어지면 사망에 이르는 것이다.

특히 요즘같은 꽃샘 추위에 산을 찾는 사람들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한 겨울 같으면 보온에 신경을 잘 쓰는데 요즘 계절은 봄이다 보니 덜 신경 쓰는데서 가끔 사고가 발생한다.

바람의 속도에 따라 초속1m에 체감온도는 1.6도씩 낮아 지고 높이에 따라 100m에 0.65도씩 하강한다고 생각을 해 봐라.

예를 들어 표고차가 1000m라 하고 바람이 초속10m가 분다고 가정한다면,

높이 1000m에 6.5도가 하강하고 초속10m면 16도가 내려 간다고 보면 최고 -22.5도의 체감온도 차이가 난다는 계산이 나오므로 열을 만들어 내는 연수라는 기관에서 발산되는 열의 량이 많다면 금새 사람은 저체온증에 걸릴 확률이 높으므로 보온에 신경을 써야만하는것이다.

길을 잃고 헤맬때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 자리에 잠시 앉아서 생각을 해 보고 정확한 길을 찾지 못할 경우 자기가 왔던 길로 되돌아 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요즘 이러 저러한 경우로 건강을 생각해 찾았던 산에서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매스컴을 통해 보고 듣는다.

매우 당혹스럽고 산행 대장으로써 안타까움을 금할수가 없다.

어제도 지난번 촬영했던 해명,낙가,상봉산에서 산행을 왔던 사람이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있었다.

春秋左氏專에 보면 有備無患이란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모두들 아는 얘기 같지만 사전에 철저히 준비들을 하고 건강을 생각해 산을 오르는 각자가 자기 체력에 맞게끔 산행들을 하고 절대로 산에서 욕심내지 않도록 하기 바랍니다.

산은 항상 여러분들을 언제든 다시 오길 기다리고 그 자리에 있습니다.

오늘 정상을 안가면 안된다는 思考들을 버리고 다음에 시간내어 자주 찾겠노라 마음속으로 약속을 해 보십시요.

매일 조금씩이라도 운동하는것이 좋은 방법이지 일주일에 한번씩하면서 꼭 높은 "정상까지 가야해 "하며 하는 이런 방법이야말로 정말 잘못된것이라 지적해 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건강과 체력은 스스로 본인이 잘 아리라 봅니다.

체력에 맞춰 즐겁게 안전하게 산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며 산행을 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자연은 언제나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자연은 사람 보호,사람은 자연 보호하면서 산을 찾읍시다.

특히  요즘 산불 조심 하면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