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5년5월21일~24일까지

누구랑:선배님 두분과 함께

산행지:두타,청옥산

산행코스:삼화사 주차장-학소대-산성터-대궐터-두타산-박달령-청옥산-연칠성령-고적대-갈미봉-관음사-주차장

산행거리:선배님들(若15km)

             본인(若25km)

 

 

 

 

 

대원들과 함께 일요 산행때 지리산 바래봉 갔다가 홀로 떨어져 지리 태극 종주 70여km 계획을 잡고 있었는데 갑자기 선배님들의 호출을 받고 3박4일간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게 됐다.

人生은 긴 旅程으로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인데 뭐 어쩌랴....

월요일 오후6시에 만나 출발하기로 했는데 어제 지리 바래봉을 다녀와 늦게 까지 이어진 뒷풀이로 사실 새벽 산행을 마치고서야 5시에 잠이 들었다.

갑자기 某 신문사의 부장기자의 전화가 울리고 금요일 나가는 칼럼을 부탁해 온다.

3박4일 여행하고 와야 제대로 된 글이 나올수 있는데 걱정이다.

글은 영혼이 맑아야 잘 쓸수 있는데 ...

하는수 없이 찬 물에 샤워를 하고 정신을 차려 글을 작성해 메일로  보내고서야 간단하게 짐을 챙겨 전철에 몸을 싣는다.

 

 

 

 

일찌감치 약속장소에 나가서 잔치국수로 속을 풀고 정확히 오후6시 선배님들을 모시고 룰루랄라 하며 강원도로 향한다.

남자들 셋이 가는데 무어가 그리 좋은지...

그리고 선배님들 모실걸 생각하니 한편으론 걱정도 되면서 말이다.

다행이도 월요일 오후라 그런지 영동고속도로가 한적하다.

소사 휴게소에 잠시 들러 某 우유 회사에서 崔某 회장께서 만든 민족사관학교를 보며 일찍이 우리나라의 최고 학교를 세운 그 분의 높은 뜻도 한번 헤아려 봤다.

이름부터가 민족을 생각하는 그분의 뜻이 깊지 않았나 생각된다.

처음엔 무료도 시작됐던 일인데...

하지만 IMF로 인해 사업도 부진해져 이젠 학생들에게 수업료를 받으며 최고의 성적을 내며 앞으로 우리나라를 짊어질 인재를 양성하는 그런곳이 됐다.

 

 

 

 

영동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동해 고속도로 망상(동해)휴게소에서 멋진 바다의 야경을 보며 도착한 숙소인 삼척에서 거나하게 늦게까지 술 자리가 이어졌다.

아침에 일어나 선배님들의 아침상을 차려 함께 맛나게 먹고 도시락까지 만들어 두타산 주차장으로 향한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선배님들도 다른곳과는 달리 산에만 오면 내 말을 잘 듣는다.

전체 산행 코스를 안내하고 두타산성으로 향하며 무릉계곡의 물속에 빠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오죽하면 무릉도원이라 표현했을까?

국민관광 유원지 1호이니 만큼 아름답기 그지 없는 곳이다.

 

 

 

 

특히 왜적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 쌓았던 두타산성 코스는 그 중에서도 제일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된비알(급경사길)에다 바위가 있어 위험하며  힘이 든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벌써부터 힘들어들 하신다.

이런식으론 두타,청옥을 가기 힘든데 말이다.

하는수 없이 두분이 함께 올라오라 하고 홀로 대궐터로 향하며 산 더덕을 찾는데 한 뿌리도 보이질 않는다.

몇 뿌리라도 캐서 선배님들 힘을 나게 해 드리려 했는데...

날씨는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쬐지만 산속이라 바람까지 불어져서 그리 힘들지 않고 두타산 정상에서 도착했다.

하지만 선배님들 기다리느라 거의 1시간를  넘게 홀로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간단히 행동식을 먹고 지금부터 시작되는 대간길을 설명하고 청옥산으로 향하는데 모두들 투덜 대신다.

어렵게 올라 왔는데 한참을 내려갔다 다시 어떻게 청옥산을 오르느냐고 말이다.

하는수 없이 박달령에서 식사들을 하시고 그냥 하산하라 일러 주고 홀로 점심도 거른채 청옥으로 향한다.

 

 

 

 

 

역시 산행은 홀로 하는게 최고인것을 ...

곧 바로 청옥 정상을 밟고 샘터에서 물만 보충하고 海東3峰의 마지막 봉우리인 고적대로 향하는데 이 코스가 대간길인데도 사람 구경을 하기 힘들다.

요즘 산행하기 좋은 때인데 어찌 대간길에서 岳友들 만나기가 힘든가 말이다.

연칠성령 가기 바로 전에서 박달령으로 올랐다는 부부를 만나 하산로를 물어 오기에 우측 길를 알려주고 빵 하나를 얻어 힢쌕에 넣고 부지런히 고적대로 오른다.

몇 년전 대간길에 만났던 고적대의 아름다움은 해동3봉중에 역시 최고다.

저 아래 어디쯤에서 선배님들은 알탕을 하고 계실텐데 말이다.

홀로 땀을 뻘뻘 흘리며 고독을 씹으며 갈미봉을 지나 계속 이어지는 대간을 따라 가다 백봉령 못 미쳐에서 우측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 곳에서 탈출을 해야만이 무릉계곡쪽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일행들과 만남의 시간이 다가 오기에 속도를 더 내기 시작한다.

 

 

 

 

한참을 내려와 관음암 근처에서 몸과 마음을 씻고 암자에서 3배를 하고 약수를 보충한후 부지런히 하산을 한다.

산에서는 전화가 안되기에 불편하고 답답하다.

삼화사 입구에서 전화를 하니 바로 내 뒷쯤에서 내려 오는거 같아  여유있게 벤치에 앉아 기다리며 오늘 산행을 뒤 돌아 본다.

많은 대원들과 함께 할 때도 있고 이렇게 몇 명이서 하는 산행도 때론 있지만 역시 나 홀로 하는 산행만큼 좋은게 없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하루가 되었다.

자연과 교감하며 홀로 5感을 느끼며 하는 산행이야 말로 최고가 아닌가 싶다.

산행을 마치고 선배님들을 모시고 동해안의 횟집에서 푸짐하게 만찬을 즐긴뒤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계속된 술과의 전쟁 때문에 내가 힘들다.

하지만 부지런을 떨어 형님들 식사도 챙기고 차를 끌고 동해 바다로 나가 머리도 식히고 모래 사장을 뛰어 다닌다.

점심때가 되어 동해안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물회집에 들러 속을 푼다.

어떻게 해야 속도 진정시키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까를 생각하다 가까운 산속으로 산 더덕을 캐러 가기로 한다.

선배님들은 더덕이 무언지도 아시질 못하니 모두 내 몫이다.

30여분 달려 어느 산속에 들어가니 초입부터 산 더덕이 우릴 반긴다.

어제 하루 종일 두타,청옥을 오르며 눈을 비비고 봐도 없던 것인데...

어느정도 캤는데 지금껏 만나지 못했던 크기의 산더덕들을 만나 나도 모르게 심봤다고 큰 소리로 외치게 된다.

참으로 수확이 좋다.

토종닭을 두 마리 사서 고아 먹을 생각을 하니 힘이 나는듯 하다.

 

 

 

 

마지막날 저녁은 산 더덕에 토종닭을 넣고 고아서 맛난 만찬을 즐겼다.

안주가 좋으니 당연히 술은 부어라 마셔라가 돼 버렸다.

정말 지긋하게 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가 먹을때와는 다르게 다음날 머리를 때린다.

부처님 오신날 서울쪽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는데 동해안쪽은 햇빛이 강하게 내린다.

돼지고기 김치찌개로 아침을 차려 선배님들과 함께 먹고 부지런히 출발하자고 하니 술 병들이 났는지 한 숨씩 주무신단다.

하는수 없이 또 홀로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떠난다.

뒷산에 오르는데 웬 산 딸기들이 그리도 많은지..

혼자 먹기도 아깝고 선배님들것도 챙겨 드려야 하기에 많이 따서 손수건에 쌓아  와서 씻어 드리고 차가 밀릴걸 생각해 부지런히 짐들 챙기라 보챈다.

 

 

 

 

 

아침에 해 놓은 밥으로 도시락을 만들고 평창(소사)휴게소에서 피크닉같은 분위기로 점심을 해결한다.

다행이도 그리 힘들지 않고 귀가를 할수 있었다.

3박4일간 형님들 모시고 이런 저런 추억을 만들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훌쩍 떠나고 싶을때 떠날수 있는건 나만의 특권은 아니라 본다.

누구든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하지만 한편으론 마음을 비우고 가고 싶은곳 떠나고 싶을때 한번 떠나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잘 사는 사람만이 여행을 떠날수 있는건 아니다.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떠날수 있는것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기 삶을 뒤돌아보는 그런 계기를 가끔 만드는것도 생활의 활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 걸음의 전진을 위해....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