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6. 9. 금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난 뒤 오후 6시 경 대모산으로.

바닥이 질고 미끄러운 곳도 있지만 늘 벗어두는 곳에다 신발을 두고 맨발로.

 

맨발로 걸을 때 그 때 그때 닿는 촉감도 좋지만 나중에 돌아온 뒤에도 오랫 동안 남아 도는 알알한 느낌은 뭐라 말할 수가 없다.

 

물론 늘 발 아래를 챙겨야 하고 때론 돌부리에 부딪치면 놀라운 통증을 겪기도 해야 하지만.

 

대모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지나 구룡산을 향해 가는 도중에 앞서 간 아내가 부른다. 오디를 줍는다고.

전날 이 자리에서 누가 줍는 걸 본 모양.

비 온 뒤끝이라 눈밝은 이의 손길도 타지 않아선지 금새 한 움큼이 된다.

 

산 아래에 산 지 10여 년도 지났는데 여기서 꿩소리를 듣고, 반딧불이를 보고, 밤도 맛 보았지만 오디는 처음이다.

 

늘 대하는 산이

오늘은 이 오디로 하여 다시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지금쯤 아마도 화야산엔 오디가 한창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