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회차 산행 둘째날

 

2011. 7. 31. 일요일

 

왕승골사거리(08:20)~갈전곡봉~구룡령(13:00)~점심식사(14:50)~약수산~1,280봉~마늘봉~안부쉼터(18:00)

 

<척산>, <고무신>, <오시리스>

 

 

 

눈을 뜨니 새벽 4시다. 

한번도 깨지않고 푹 잤다.

텐트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사방이 캄캄하여 다시 텐트로 들어간다.

 

다시 1시간 뒤 일어났지만 다들 일어날 기미가 없다.

날이 밝기 시작하여 사진을 몇장 찍고 다시 텐트로 들어간다.

 

다시 1시간 뒤...

더 늦어지만 안될 것 같아 기상나팔을 울린다.

아침식사로 나는 라면을 먹고, <고무신>은 밥을 먹는다.

<척산>님은 커피와 빵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신다.

식사를 마치고 산행준비를 하니 8시가 넘었다.

 

오늘은 신배령까지 갈 계획인데 너무 늦게 산행을 시작했다. 

해가 지고 어두워서 신배령에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산행은 언제나 산뜻한 느낌이 든다.

나뭇가지는 모두 젖어있고 거미줄이 많이 걸려 있어

마치 아무도 가지 않은 깃을 내가 처음 개척하는 느낌이 든다.

 

스틱으로 나뭇가지의 물을 털고 거미줄을 걷어가며 간다. 

1시간 넘게 부지런히 나아가는데, <척산>님이 무척 힘들어 하신다.

예전 같으면 앞서 가시든지 아니면 바로 뒤에서 따라 오셨는데

오늘은 한참 뒤처져서 오신다.

 

잠깐 쉬는 사이 <척산>님의 컨디션을 물어보니

상당히 좋지 않다고 하신다. 천천히 오시라고 하고는

<고무신>과 나도 천천히 앞서 산행을 한다.

 

 갈전곡봉에 이르러 쉬고 있는데 <척산>님이 오셔서는

아무래도 구룡령에서 탈출을 해야 하겠다고 하신다.

나는 구룡령에 도착해서 식사를 하고 결정하시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아마도 산행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신다.

 

1시경 구룡령에 도착했다.

샘터에서 등목을 치고나니 그동안 묵은때를 다 벗은 듯 시원하다.

다행히 매점이 있어 그곳에서 옥수수술과 감자전 도토리묵을 시켜 점심을 먹는다. 

 

1시 20분경 <척산>님이 도착하신다. 

아무래도 오늘은 신배령까지는 무리인 듯 하여

마늘봉 안부까지 산행을 하기로 한다. 

 

<척산>님의 의향을 물으니 마늘봉 안부까지는

우찌우찌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음날 진고개까지는 못갈 것 같다고 하신다.

 

<척산>님의 의외의 모습에 나역시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얼마나 힘들면 산행을 포기하고 혼자 내려가겠다고 하실까 싶어

더 이상 산행을 하자고 말씀드리지는 못했다.  

 

<척산>님은 구룡령에서 차를 얻어타고 내려가시고,

<고무신>과 <나> 둘이 남았다.

마늘봉 안부로 향한다. 

 

급한 오르막을 한피치 오르니 땀이 쏟아진다.

비가 내리니 오히려 시원해서 좋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질 즈음 마늘봉 안부에 도착했다.

구룡령에서 3시간 가까이 걸렸다.

 

타프를 치고 텐트를 치는 사이 <고무신>이 식수를 확보해 왔다.

자리를 준비하고 식사준비를 한다.

 

밥을 넉넉히 하여 저녁에 먹고 남는 밥은

주먹밥을 만들어 내일 행동식으로 먹기로 한다.

 

내일은 힘든 하루가 될 것 같다.

일기예보에 비도 많이 온다고 하는데...

 

식사를 마치고 9시 30분경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