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8월 26일 날씨 맑음

강풍과 비가 내리는 몇일간 마음을 졸이며 백록담과의 조우를 꿈꾸다..

혼자서 못간다고 걱정만 대단한 남친으로 과연 동행할 사람이 있을까 ....???

 

남편보다 하루 늦게 떠나면서 혼자의 생각을 미리 밝혀 놓는다 

새벽에 혼자라도 택시 타고 성판악으로 간다고..

 

그냥 말한게 남편으로 두 사람이나 동행할 사람이 생긴거다..

60대 초반의 동갑과 40대의 남자분이^__^

 

제주에서 매년 있는 행사   참석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지만

편한 운동이 아닌 등산에 그것도 영실 어리목도 아니고 정상까지..

호텔 식당에서 6시에 만나  식사  후 출발하자고

 

아침에 보이는 한라산 정상은 반지모양의 구름띠로 그 모습 그대로 가슴에 담아 두고..

성판악 매표소 통과가 7시 20분 

 

전날까지 내린 비로 적당한 습도와 시원한 바람이 한라산을 오르긴 최적의 날씨다.

준비운동도 하지 못하고 생각만 가지고 입산은 하는데

압박붕대로 싼 무릎은 어떨지..

못가게 되면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돌아올 각오로 기분좋게 룰루랄라~~

 

등로는 몇년전보다 잘 정돈되어 침목이 깔려 있고

잔잔한 산죽은 평화로운데

두 사람의 남자분들도 기분이 최상인듯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가을이 성큼 온듯 새파랗다.

어느 겨울에 본 백록담에서의 하늘은 검푸른 색 높은 그런 하늘이었는데...

 

출발하여 7.1키로  쉼터에 서서 물을 마시고

진달래밭 대피소는 그냥 지나친다.

정상까지 2.5키로

 

정상에 가까워 갈수록 그늘이 없는 등로로 소나무 끝 저 멀리 반달이

하늘에서 인사도 한다...

젊은 30대의 여성이 숨차게 오르며 비행기 탑승시간이 걱정이라는데

암튼 마지막일듯한 그늘에 앉아 갖고 간 빵과 방울토마토, 아몬드로 힘을 비축하고

힘들지 않으면 올라 갈 수 없는 정상을 위해 새로운 힘이 솟아 난다.

 

불어 오는 바람에 실려 더덕의 은은한 향이 감미롭다

밑에서 비구름이 정상을 향해 오더니 그냥 머추고

두 사람은 정상에서 손을 흔든다.

 

백록담 동능정상...

바람이 시원하여 따뜻한 햇살이 엄청 기분이 좋다.

천지만큼 물이 청청하진 않지만 마르지 않고 고여 있음도 반갑고 고맙다

 

 

11시 10분에..

가족들과 친구에게 메세지도 날리고

입구에서 산 김밥으로 대강 점심 식사도 하며

모두들 즐거움이 가득하다

다섯번 도전에 겨우 올랐다고..

 

관음사로 내려 가는 길

눈길로 올랐는데 늦 여름의 용진각 대피소는 오늘도 조용하다

왕관능, 삼각봉, 개미등을 지나 탐라계곡을 건너 올라가는 길이 얼마 되지 않는데

이끼낀 돌부리에 조심하는 길이 더욱 지루하게 느껴진다 

 

숲속길이 거의 끝나고 세 사람은  횡대로 서서 똑 같이 문을 빠져 나간다..

관음사는 어디예요~~??

 

이상 한라산 산행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