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부부의 소백산 종주 이야기 1부(죽령~비로봉~구인사)

 

▼비로봉에서 바라본 중계탑 - 천문대 - 연화봉 - 국망봉까지의 파노라마입니다. 이곳에서 신선봉까지도 조망됩니다. 


 

산행지 : 소백산(죽령-비로봉-구인사)

일   시 : 2004. 09. 05(일)맑음

산행자 : 꼭지(아내)와 해병대부부 넷이서

교   통 : 자가운전

            구인사 ⇒ 죽령(택시 35,000원)

 

01:30 대구출발

02:50 풍기I.C

03:10 죽령휴게소

 

03:30 죽령휴게소 -산행시작-

05:10 중계소

05:50 천문대

06:00-06:20 연화봉일출

07:40-08:20 제1연화봉(조식)

09:10 비로봉 1,439m

10:50-11:10 국망봉 1,420m

11:30 상월봉갈림길 3거리 (등로주의구간으로 좌측이 구인사방향)

11:50 신선봉 갈림길표지목(좌측이 신선봉,구인사방향 우측이 백두대간길)

12:30 신선봉아래 이정표(구인사7km  비로봉 6.1km)

12:45-13:15 신선봉 1,389m(중식)

14:15 민봉(1,362m)

14:40 계곡 하산길이정표(구인사 5.4km 신선봉 3km)

16:00 계곡끝, 임도도착(이곳에서 임도 우측으로..)

16:15 임도를 버리고 리본따라 좌측 산길로

16:50 적멸궁(상월원각대조사의 무덤)

17:10 구인사 대조사전

17:40 구인사 천왕문 -산행 끝-

18:40 죽령휴게소

 

총 산행시간 및 거리 : 14시간 10분(25~26km 정도)

(죽령→11.5km←비로봉→3.1km←국망봉→3km←신선봉→7km 또는 8.4km←구인사)


 ~ 1부 ~

1. 소백산 종주산행의 의미 .........................................

2. 죽령의 고고한 달빛사이로 ......................................

3. 희방사의 은은한 동종소리 ......................................

 

 ~ 2부 ~

4. 비로봉의 조망, 그 일망무제 ....................................

5. 마의태자와 국망봉의 전설 ......................................

6. 구인사 가는 길은 어디에? ......................................

7. 신선봉에서의 바둑 한 판 ........................................

8. 구봉팔문(九峰八門) 속으로 그 끝없는 고행길 ..............

9. 구인사는 사찰인가? 궁(宮)인가? ..............................

 

  

1.소백산 종주산행의 의미

 

지리종주(노고단-천왕봉)와  설악종주(서북릉-대청봉-공룡릉)에 이어 우리나라 3대 능선종주 중 하나로

인기가 높다고 하는 소백종주(죽령-비로봉-구인사),

어쩌면 그 “종주”라는 의미가 “사랑방”에게 더 자극제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소백산에 갈 때마다 그렇게 전망이 좋다는 “국망봉”에 오르고 싶었고

국망봉과 신선봉의 북쪽 지맥에 아홉개의 봉우리를 이루며 그 사이사이 골짜기가 여덟 개의

문으로 되어 있어 절경을 이룬다는 "구봉팔문(九峰八門)"과 그 속에 자리잡은 천태종의 총 본산이자

승려가 450여명이나  수도한다는 “구인사“에도 가보고 싶었지요.


 

또한 “종주”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랑방”이다보니 가슴속 한 켠엔 늘 시리도록 담아두고

있었던 죽령에서 구인사까지의 소백 종주.. 오늘은 그 응어리를 풀고자 대 부대(?)를 이끌고

구봉팔문(九峰八門)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합니다.


 

2.죽령의 고고한 달빛사이로.. 
 

죽령(689m)은 대재라고도 하며 삼국시대이래로 봄 가을에 나라에서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유구한

역사와 온갖 애환이 서려있는 곳입니다. 또한 죽령은 삼국시대 한동안 고구려의 국경으로 신라와 대치,

삼국의 군사가 뒤엉켜 치고 쫓기고 엎치락 뒤치락 불꽃 튀는 격전장이기도 했습니다. 
 

1910년대까지도 경상도 동북지방 여러 고을이 서울 왕래에 모두 이 길을 이용했기에,

청운의 뜻을 품은 과거선비, 공무를 띈 관원들이며, 온갖 물산을 유통하는 장사꾼들로 사시장철

번잡했던 이 고갯길.. 오늘은 인적은 간곳없고 고고하게 부스러지는 달빛만이

그 역사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죽령에 세워져있는 초입의 이정표인데 국망봉이 끝입니다. 그 이후는? 저도 모릅니다.~~@


  

단산을 할 때는 초입의 이정표가 별 대수롭지 않은 느낌이지만

종주산행 때는 항상 두려움의 눈길로 바라봅니다.

과연 오늘은 저 먼 거리를 걸을 수 있을지..

무사히 종주산행을 마칠 수 있을지..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제각각 자기자리를 차지하고 하늘에 매달려 앉아(?)

우주의 정원을 가꾸어 가고 있습니다. 반틈 남은 달님도 뒤질세라 시멘트 도로위에

은빛으로 부서져 내리니 굳이 렌턴을 켤 필요가 없어 달빛에 의지해

매표소에 이릅니다. 불 꺼진 매표소엔 인기척이 없어 소곤소곤 조용히 매표소를 통과하니

덕유종주에 이어 또 입장료가 공짜(?).. 
 

봄에는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던 시멘트길이 오늘은 야간이어서 그런지 별로 지루한 줄 모르고 오릅니다.

하지만 완만한 경사길이고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 그래도 힘이 듭니다.

봄에는 꼭지를 스틱으로 끌어당기며 올랐는데 오늘은 꼭지 혼자서도 잘 오릅니다.


 

3. 희방사의 은은한 동종소리 
 

지루한 시멘트길을 달빛에 의지한 채 1시간여 올랐을까 희방사의 은은한 동종소리가

만물이 잠든 소백산의 정적을 깹니다.

그 동종소리를 들으니 희방사의 전설인 호랑이와 두운스님이 생각나서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희방사는 1,400여년전에 두운조사가 창건한 사찰입니다.

때는 깊은 겨울밤..

흰눈이 수북히 쌓인 어느날, 지금의 사찰자리 허름한 초가에서 대사가 수도에 전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 밖에 나가보니 호랑이 목에 비녀가 꽂혀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대사 왈 "이놈아, 잡아먹을 짐승이 그렇게도 없어서 하필이면 만물의 영장인 사람을 잡아먹다

이 꼴이 되었느냐!" 라고 꾸짖으며 비녀를 빼내주었습니다. 그후 호랑이는 대사의 은혜를 갚고자

이번엔 멧돼지를 한 마리 물고서 대사를 찾아옵니다. 
 

이를 본 대사 왈 “이놈아 명세기 나도 중인데 어찌 고기를 먹을 수 있겠느냐 너나 갖고 가서 실컷 먹어라”

하고 욕하며 꾸짖어 보냈답니다. 
 

호랑이는 고개를 갸우뚱 가만히 생각하다 “그렇지!”하며 머리를 탁 칩니다.

ㅎㅎ~~~ 왜 그랬을까요?

제 딴엔 머리를 굴린다고 굴려서 한건(?) 합니다만 또 욕만 실컨얻어먹고 쫓겨나게 됩니다. 
 

어느 야심한 밤 갑자기 마당에 “쿵~!”하는 소리가 들려 대사가 밖에 나가보니

이번엔 어느 양가집 규수를 물어다 왔습니다. 이번엔 대사가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왜냐고요? ㅋㅋㅋ~! 먹도 못하는 것만 자꾸 물고오니 화가 날 수 밖에요 ~~@@ 
 

“이놈아~~~@ 나를 여색을 탐내는 땡중으로 아느냐”며 호랑이를 향해 고래고함을 질러

꾸짖어 보내고는 기절한 규수를 따뜻한 방으로 옮겨 의식을 회복하게 해주니 혼례식을 올리던 날

이렇게 저렇게 하여 호랑이에게 물려오게 되었다는 자초지종을 얘기해 줍니다. 
 

그 규수는 바로 경주호장의 무남독녀였는데 경주호장은 딸을 살려준 두운조사의 은혜에 보답 코져

이 절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절 이름도 은혜를 갚게 되어 기쁘다는 뜻의 희(喜),

두운조사의 방(方)을 써서 희방사(喜方寺)라 이름 지었다는데

그 유명한 희방사의 은은한 동종소리를 듣게 되어서 오늘 종주산행은 어찌 술술 잘 풀릴 것 같습니다. 
 

지루하고 밋밋한 죽령에서의 시멘트 오름길..

모두들 희방사 전설에 귀를 세우며 지루한 줄 모르고 오르다보니 벌써 중계탑입니다.

어둠속으로 이상한 물체가 보입니다. 뭐냐고요? 홀로 곤히 잠자고 있는 고철 헬기입니다. 
 

▼오늘 하늘 한번 날아보나 싶었는데..  헐~~ 키가 없군요~@@


  

중계탑을 지나니 편편한 길이라 서서히 속도가 붙습니다.

하늘 저 끝에는 피어나는 화롯불처럼 붉게 동이 트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군 중에서 가장  맑은 하늘을 보여준다는 소백산..

그래서 천문대가 여기에 위치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과연 맑은 하늘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별빛은

금방이라도 모두가 우수수 땅위에 톡톡 튀어 내려앉을 것 같습니다. 
 

천문대에서 바라본 연화봉에는 하늘이 벌써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일출이 시작되는 것 같아 서둘러 연화봉에 오릅니다. 
 

▼일출 때 바라본 천문대의 전경입니다.

  별이 떨어지면 미끄러지라고 지붕 두껑(?)이 번쩍번쩍 쇠로된 원형인가 봅니다.~^^*.

 

일출 바로 전 연화봉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연화봉의 일출을 보며 잠시 쉬어갑니다.


  

연화봉을 내려서니 바로 신갈나무터널이 이어져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난장이 조릿대도 끼워달라며 손을 흔들고,

이슬 머금은 청초한 벌개미치가 아침 햇살에 아름다운 자태를 뽑냅니다. 
 

▼소백을 온통 감싸고 있는 이슬머금은 벌개미치, 오늘 하루종일 사랑방과 동무하며 꽃길을 열어줍니다.

  

▼제1연화봉 가는 길인데 언제보아도 저 나무계단은 소백의 상징적인 정겨움으로 다가옵니다. 

  

제1연화봉아래 전망대에서 아침을 먹으며 가져간 양주 한 잔 꿀꺽~~@@ 
 

▼제1연화봉에서 비로봉가는 길인데 눈부신 햇살로 덮인 꿈결같은 소백의 능선입니다.

  

▼가을의 향기가 물신 묻어나는 등로를 셋이서..

  

▼1395봉을 향하여 ~~

  

▼저 봉우리를 넘으면 비로봉입니다.

  

▼지나온 능선입니다.

  

▼각시투구꽃인데 별로 잘 생기지도 못한 것이 하루 종일 사랑방을 치근 됩니다.

  

▼비로봉이 저 멀리서 손짓합니다.

  

 ~ 1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