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지리산 종주기를 소개하며 (창원51 회원 아님)


산행지 : 지리산

산행일자 : 2003년 11월 8일

날씨 :  소나기 비바람 간간히 뿌림


산행코스  : 성삼재 - 노고단 - 천욍봉 - 노고단 - 성삼재 (당일 왕복 종주)


소요시간 :

    성삼재 - 천왕봉 : 7시간 6분
    천왕봉 - 성삼재 : 7시간 54분

    왕복 총 소요시간 :  14시간 59분 55초  (모든 시간 포함)

  


산행기를 소개하면서 


얼마 전, 본 게시판에 어떤 지리산 산행기 (맨발에 고무신 신고 5시간만에 중산리-천왕봉-세석-백무동)가 오르자  "축지법 섰나", 믿을수 없다 등의 댓글이 오른적이 있다.

그런데, 나도 최근 동기들 모임에 나갔다가 오랫만에 만난 친구로부터 나같은 초보로는 믿기 어려운 산행 이야기를 듣고 놀란 바가 있는데. 아래에 그 산행기를 소개한다. 

  

본 산행기를 올리는 이유는, 이러한 산행이 특별히 좋아보이거나 부러워서 올리는 것이 아니고,

산에 다니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 중에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기에

다른 분들도 여러가지 산행기를 보다가 그냥 참고로 한번 보시라고 올린다. 


참고로,  글 올리는 "창원51" 회원은 유유자적 슬금슬금 다니는 사람들이고, 지리산 종주는 편도를  2박3일만에 겨우 한 모임이다.  

본 산행기를 올린 후에,

이런 글에서와 같이 무리한 산행을 하다가 무릎을 다칠수 있다는 우려의 댓글이  있었고, 아무나 따라 해서는 곤란하다는 충고도 있었다.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구간별 상세 시간기록 


출발                   03 15 00
노고단                03 40 34
임걸샘                04 29 08
연하천                06 22 55
선비샘                07 51 34
세석                   08 53 56
천왕봉 도착        10 20 50
사진성공            10 22 50
선비샘               12 43 42
노루목               16 31 50
노고단               17 42 45
성삼재               18 14 55
촬영                  18 15 23

성삼재-천왕봉    왕 07 05 50,        복 07 54 00 (50분 더걸림)



산행 사진 및 Memo  


 

출발  : 성삼재에서 출발

 

 

 

  

나와 한영균씨는 왕복종주 마라톤 도전팀,
이창환씨와 이형빈씨는 중산리~성삼재 편도 종주팀,
김병국씨는 구조대장.
0315 왕복 마라톤팀출발,역종주팀은 중산리로 이동.


 노고단  :  노고단 돌탑을 한바퀴 돌고나서 내리막 계단길을 내려가다

  

 

  


초반의 오버패이스는 후반지체의 원인이 되므로,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워밍업 수준으로 생각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올라왔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직 비는 안 오고 날씨도 그다지 춥지 않다.
성삼재에서 본 버스에서 내린것으로 보이는 단체 등산객을 거의 다 추월하였다.
0315~0340 노고단까지 25분 소요.
노고단 내려가는 길을 못찾아 돌탑 주변을 한바퀴 돌고나서
천왕봉 표지판에서 사진 찍고 돌아보니,
저 아래 올라오고있는 불빛 속에 한영균씨의 불빛도 있는 것 같다.
자, 이제부터는 뛰어서 가자!!! 

    


 임걸샘  :   임걸샘 그 꿀맛...두바가지 들이키고....

  

  

  

  

04 29 08 임걸샘에 도착.
0315~0429 성삼재에서 임걸샘까지 1시간 14분 소요.      노고단 부터는 49분 소요됨 

  


연하천 : 연하천 산장지기는 아직 잠자고 계신가?

  

 

  

  

  

연하천에 도착하여 물을 마시는데,
산장에서 숙박한 듯 한 부부가 내 모습에 이상한 듯이 묻는다.
어디서 오시느냐,
얼마나 걸렸느냐,
성삼재에서 그렇게 빨리 왔느냐,
노고단에서 두시간 반만에 왔느냐,
그 차림으로 춥지 않느냐,
천왕봉까지 오늘 중에 갔다 올 수 있느냐?????.........

아직 날이 새지는 않았으나 어스름 새벽 빛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연하천에서 오바트로우즈와 헤드랜턴을 맡기려는 계획이었으나
연하천 매점은 아직닫혀있고...
하는 수없이 근처 길옆에 바위밑에 숨겨놓고 떠나다.
오바트로즈 300그램,헤드랜턴 200그램,합이500그램의 무게를 줄일 수 있었음
이제부터는 주간 산행이고 비도 부슬비 정도이고 그다지 춥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하천-천왕봉 -연하천 까지의32킬로의 거리를 500그램 가볍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중에 비가 소나기로바뀌고,바람도 거칠어졌을때 ,이 판단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몸이 얼고 손이 마비될 정도로 추워오니 연하천에 놓고 온 오바트로우즈가
간절히 생각났고,
얼은 손을 녹이느라 시간은 더욱 지체되고......
 


선비샘 :  선비샘의 가는 물줄기

  

 

  

  

  

벽소령 산장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계속 지나쳐 달려 선비샘에 도착하니,
애기 오줌처럼 가는 샘물줄기가 바가지에 흘러넘치고 있었다.
한바가지 쭈욱 들이키고,다시 한 바가지 받는 동안 허리색에서 비닐에싼 디카를
꺼내어 사진을 찍고 나서 다시 한 바가지를 들이키니,그 물맛이란.카~~!!!!  
   


세석 : 안개낀 세석평전

  

 

  

  

  

칠선봉, 영신봉지나서 세석평전에 다다르다.
안개낀 계단길을 달려내려가니 세석산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세석산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지나치면서 오른쪽으로 바라보니 산장은 짙은 안개에 싸여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촛대봉으로 올라 가다가,
세석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미안하여 길옆의 표지판을 찍다.
사실은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시간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사진을 다운받아 사진파일을 오른쪽 클릭하여 등록정보(properties)를
선택하고 고급정보를 보면 사진촬영 데이터를 모두 볼 수 있는데,
촬영 일 시 초도 기록이 되어있다.
이렇게 하여 세석을 통과한 시각이,
08 53 56
성삼재에서 5시간 38분 56초소요됨
선비샘에서는 1시간 02분 소요됨

  


천왕봉  : 회오리치는 소나기속에 천왕봉에 오르다.

  

  

  

  

  

노고단 이후로는 거의 사람을 못 만나고 가끔 큰 짐을 지고 지나가는 산꾼을
한 두명 지나치며 인사하곤 하였는데 세석 이후로는 이 빗속에 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추월하였다.
촛대봉 삼신봉을 지나서 역종주팀(이창환,이형빈)을 만나, 서로 격려하며
지나쳤다.
이후로 유니폼을 입은 중학생정도 되는 단체산행팀 한 스무명이상이 산행을 하고 있었는데 이 후에 천왕봉을 거쳐 돌아 올때에 제석봉 근처에서
다시 만났다. 어린 학생들이 꽤 빠른 속도로 산행을 한다.

연하봉을 지나 계속 달려 장터목에서 따끈한 캔커피 한 캔,밤양갱 하나 사먹고
천왕봉으로.......
아직까지 우비를 안 입고 버티고 있었는데 제석봉근처에 오니 부슬 부슬 내리던 비가 소나기가 되어 퍼 붓는다.
하는 수 없이 비닐 옷을 꺼내어 뒤집어쓰고 계속 오른다.
통천문을 지나치자 소나기는 밑에서 쳐올라오는 바람에 실려 회오리 돌풍이 되어 비닐  커버를 날려버릴듯한 기세다.
정상에 오르니 이 비바람 속에도 꽤 많은 사람이 올라와 사진을 찍고있었다.
사진을 찍고난 사람에게 부탁하여 내 디카를 주며 부탁하였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이 말이 새겨진 천왕봉의 정상비석!
이 표지석 앞에서 모두들 사진을 찍고싶어한다.
순서를 기다려 포즈잡고. 한 둘 셋....
네 됐습니다.!
사진기를 받아서 확인 해보니 사진이 찍히지 않았다.
~삥 소리는 예령이고, 계속 지긋이 눌러서 뾰로롱 소리가 나면 제대로 찍히는 겁니다.~~
사진 찍는 방법을 다시 설명해주고 다시 찍고 확인하니 이제사 .....
카메라를 너무 오래 비를 맞혀 약간은 걱정을 하면서 비닐봉지에 싸서
허리색에 넣었다.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7시간 6분 (03 15 00-10 20 50),   세석에서는 1시간 27분

자 이제 쏜 살같이 뛰어 내려가자.!!

다시 장터목에서 밤양갱 하나 2프로 한병사먹고
선비샘을 향하여 go go~!!!

  


선비샘 : 다시온 선비샘

  

 

  

  

  

연하봉,삼신봉을 지나 촛대봉에오르자,이내 세석평전의 내리막 계단길을
달려 내려간다.
이번엔 산장을 왼쪽으로 보고 지나쳐 간다.
아직도 산장은 안개에 싸여 보이지 않는다.
언제 부턴가 손가락이 얼어서 얼얼하다.
천왕봉부터 회오리 비바람에 체온이 떨어져 가는 것 같다.

세석부터는 바위길이많아 속도도 안나고 힘이 더들 것 같다.
다시 영신봉을 오르고,칠선봉도 지나고,
너덜바위길을 달려 선비샘에 도착하니
다시보는 가는 물줄기, 그리고 낯 익은 바가지
한 바가지, 그리고 다시 받아서 또 한 바가지,꿀꺽,꿀꺽....
역시 아무도 없이 나 혼자서.
개인 전용 샘인가???

선비샘 도착 12 43 42

선비샘~천왕봉  왕 2시간 30분,  복 2시간 23분

돌아 올때가 7분 더 빨랐네!!
천왕봉 오르막과 내리막의 차이인 것 같다.

선비샘에서 노루목까지 무려 3시간 48분이나 걸렸다.
갈때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 갔는데....
고도상으로는 거의 평지길로 되어 있는데 바위 너덜지대가 많아
춥고 지친 상태에서 뛰기가 무척 어렵다.
얼은 손이 이제는 거의 마비되어간다.
선비샘을 지나 바위 너덜길을 지나니 가는 자갈길이 나오다.
거의 평지도로 느낌이다.
다시 힘을 내어 달리니 곧 벽소령에 다다른다.
왼쪽으로 산장을 바라보며 그대로 지나쳐 간다.
형제봉을 지나 삼각봉으로...
비는 계속 뿌리는데 걸치고 있던 비닐커버는 길옆의 나뭇가지에
걸려 너덜거리며 펄럭거린다.
거의 걸치는 둥 마는 둥 하고 가다가  결국은 뜯어내어 버린다.
뜯어서 허리색 벨트에 뒤쪽으로 걸치고 달린다.
도로 마라톤의 경우는 길에 버려도 되는데.....
그냥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백두대간꾼이,지리산 산꾼이 그럴 수는 없는 노릇.....
나중에 연하천에서  산장지기에게 버려달라고 부탁하였다.
삼각봉에서 연하천으로...
저 앞에 연하천이 보인다.
바위 밑에 숨겨논 오바트로우즈외 헤드랜턴을 회수하여
옷을 입는다. 옷이 비에 흠뻑 젖어있다.
주머니 속에 여벌로 가져간 비닐 카바를 다시 입는다.
훨씬 추위가 가시는 것 같으나,꽁꽁 언 손가락은 아직 감각이 없다.
연하천에 들려 따듯한 음료가 있냐고 물으니 물을 끓여 커피를
줄 수가 있다고 한 다.
마라톤 중이라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하자,
산장지기는
~아침 여섯시 반경에 지나간 마라톤 주자냐?
노고단에서 2시간 반 걸렸다는 사람이냐?
옷을 맡길려고 했다는데 왜 깨우지 그랬냐?
하며 반갑게 말을 붙여오느 것이다.
미안해서 깨울 수가 없었죠.하고 대답하고
헤어진 비닐옷을 좀 버려 달라고 부탁하고 다시 명선봉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한다.
명선봉을 넘어서 계속 달린다.
봉을 넘어가니 또 봉우리 이름 없는 작은 봉우리
넘고 또 넘고...
갈 때 이렇게 많은 봉우리를 넘어 왔나?
춥고 지친 상태니 더욱 멀게만 느껴진다.

얼은 손이 감각이 없어져 혹시 어떻게 되는 것 아닌가? 덜컥 겁이난다.
열 몇시간 장기간 찬 비바람에 노출되면 영하가 아니라도 심각한
동상에걸려 혹시 어떻게 되는일은 없는걸까?
가다가 멈추어 서서 스틱을 내려놓고 손가락을 겨드랑이에 넣고
한참을 녹이니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
한 손씩 번갈아 가며 녹이고 조금 걷고.....
걷다 보면 다시 손가락은 무감각해지고...
토끼봉 오르는 길목에는 하는 수 없이 스틱줄을 손목에 건 채로
양 손을 반 바지속 엉덩이에 대고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가끔 스틱 끝둘레가 바위틈에 걸려 멈칫거린다.
이제 목표 기록은 멀어져 가는 것 같고......
토끼봉 정상을 지나 내리막.
너덜바위도 비교적적은 순탄한 길이 나온다.
자! 다시 힘을 내어 달려보자.
화개재! 이제 부터는 삼단 오르막이다.
출발때부터 각오하고 있던 마지막 3단 오르막...
화개재~ 삼도봉 200미터,
삼도봉~ 노루목 100미터,
임걸령~ 노고단 200미터,
힘내어 올라가 보자!!!!

  

  


노루목 : 노루목에서

 

  

  

  

  

깔딱계단을 오르고 삼도봉을 지나 노루목에 다다르니
어느샌가 비가 멈추고 멀리 나무 사이로 노고단이 보인다.
옆의 바위에 올라 노고단을 스치고 지나가는 운무를 찍었다.

가깝게 다가온 노고단, 그러나
춥고 지친상태에서 멀게만 느껴진다.

  


노고단 : 돌아온 노고단

 

 

  

  

  

노고단에 오르니  김병국씨가 반갑게 맞아주며 찍어준 사진.
성삼재까지  짙은 안개길을 同伴走 하여 주었다.

  


성삼재 :  성삼재 도착 왕복종주 마라톤 고울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