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산 정상 (835m)에서 바라본 동쪽풍경과 남쪽풍경(gas로 시계불량)
좌측 임도로 연결된 봉우리와 중앙의 전망대(車) 우측의 제일 높은 산이 자굴산

 

 





의령군 내조마을-자굴산-한우산-산성산-합천군 내초마을





 

일시: 2004.02.01 일요일


날씨: 맑음(약간 흐림)


산행자: 나와 아내


車의 길: 통영-사천IC-군북IC-의령-칠곡면 내조마을


산행코스: 내조마을(의령군 칠곡면)↗ 절터샘 ↗금지샘↗자굴산 (정상) ↘ 세목재↗764봉↗한우산 (정상)↘ ↗산성산 (정상)↘ 내초마을(합천군 쌍백면)

산행시각

09:45 내조마을 초입 (등산 시작)
10:45 절터샘
11:30 자굴산 정상 897m
12:10 세목재
13:10-14:25 한우산 정상 835m (점심식사)
15:00 산성산 정상 741m
16:20 내초마을 마을 비석앞 (새마을 창고 옆) 산행끝

16:50 택시타고 내조마을 도착 (삼가택시 055-932-4656)
18:05 고성 해수목욕탕
19:30 통영도착


1.산행거리 약12km
2.산행시간 6시간 35분
3.나의 만보계 22,500步

산의내력


자굴산 自堀山 897m

위치 : 경남 의령군 가례면· 칠곡면· 대의면
의령군의 진산으로 높이 897m이다. 북서쪽 비탈은 경사가 급해 합천군 쪽에서 보면 마치 병풍을 두른 것처럼 보이지만 의령군 쪽에서 보면 산세가 완만하다. 좌굴산 이라고도 한다. 산중턱에는 옛날 신선이 놀고 갔다는 강선암과 갑을사지(甲乙寺址)·보리사지·양천사지 등의 사찰 터가 남아 있고,

동쪽 산기슭에는 약 3m 깊이의 동굴과 금지샘이라는 천연동굴샘이 있다. 금지샘에는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사가 이곳에 침입하여 말에게 물을 먹이려고 하자 물이 갑자기 말라버렸다는 전설이 전한다. 또 조선시대 남명 조식이 그 경관에 홀려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노닐었다는 명경대도 있다.

등산로는 가례면 갑을리에서 시작하는 코스와 대의면 신전리에서 시작하는 코스, 칠곡면 내조리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있다. 금지샘으로 오르는 코스에는 급경사진 암봉 사이로 밧줄이 설치된 길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지리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우산 寒雨山 764m

위치 : 경남 의령군 궁유면
경상남도 의령군 궁유면 벽계리의 남쪽에 있는 산으로 자굴산으로부터 이어진 맥이다. 산 이름은 원래 산이 깊고 수목이 울창하여 시원하기가 겨울에 내리는 차가운 비와 같다고 하여 찰비산으로 불리다가 나중에 한자로 찰 한(寒), 비 우(雨)로 이름이 바뀌었다. 산세가 웅장하고 깊어 곳곳에 기암괴석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고 억새와 진달래, 철쭉군락이 철마다 아름다움을 달리하고 있다.

산 아래로는 사철 물이 흐르는 찰비계곡에 각시소와 농소·아소 등의 아름다운 폭포가 있다. 근래에는 가례면 갑을리와 궁유면 벽계를 잇는 임도가 개설되어 산 정상까지 차량이 오를 수 있게 되었고 산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산길이 나 있어 궁유면 입사마을과 연결되어 있다. 정곡면에서 유곡면으로 넘어가는 막실고개와도 연결되어 있어 산길 드라이브코스로도 알려져 있다.

산에 오르다 보면 넓은 풀밭이 있어 신나게 달릴 수도 있고 암벽이 늘어선 암봉지대가 있어 힘들게 오르기도 하여 지루하지 않게 산행할 수 있다. 산 정상에는 패러글라이딩 滑空장이 있어 애호가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1998년 도쿄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영화 '아름다운시절'의 마지막 장면을 이 산을 오르는 산길에서 촬영하여 명소로 알려지게 되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은 전형적인 산간마을이다.

산성산 山城山 741.1m

위치 : 경남 합천군 삼가면
진주에서 33번 국도를 타고 합천을 가다보면 합천 삼가면의 우측으로 우뚝 솟은 산이 있다. 산 정상 능선아래 2Km나 연해 병풍을 세운 것 마냥 서 있는 암벽이 있다. 마치 암벽이 산성처럼 산 정상을 둘러싸고 있어서 산성산이란 이름이 붙여진 듯 하다.








산행기

오늘은 경남 의령의 진산인 자굴산을 산행하기로 한다. 지난 1월 27일자 이두영회장님이 쓰신 산행기 ‘천혜의 절경 자굴산과 신비의 찰비계곡’을 읽고나니 호기심이 생겼고 선답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산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그리 좋다하니.. 대체 얼마나 전망이 좋기에 다들 천혜의 절경이니, 환상의 동작대라고 말할까?

그래서 한국의 산하에 실린 산행기6편과 국제신문의 ‘다시찾는 근교산’을 참조하여 조망에 대해 연구하니 자굴산 으로부터 북쪽으로는 가야산, 남쪽으로는 방어산 연화산, 동북쪽으로는 화왕산 관룡산, 동남쪽으로는 무학산, 서쪽은 진주, 서북쪽(10시방향)으로는 지리산, 서북쪽(11시방향)으로는 덕유산과 황매산이 조망된다고 한다.

같은 경남권역에 살지만, 의령은 갈 기회가 없었으므로 초행길이다. 옛날 고등학교 동창이 의령출신인데 이름이 ‘윤명’이고 성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조씨 같은데..) 고등학교 졸업 후 보지 못했으니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晋州高 44回)

지금은 나이를 먹어 머리숱도 빠지고 흰머리도 많이 생겼겠지..(참으로 세월이 빠름을 실감한다. 머리 빡빡 깍고 공부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오늘도 부모님과 아침밥을 먹고 8시경에 출발을 하여 사천IC에서 부산방향으로 달리니 9시 14분에 군북IC다. 여기서 의령을 거쳐 20번 국도를 타고 의령군 칠곡초등학교에서 바로 우회전하니 잠시 후 내조리 마을 회관 앞에 충직한 ‘화이트’가 우리를 내려준다. --9시 32분마을 회관앞 도착

마을 회관 앞에는 멋진 수세식 화장실이 있다. 이곳에서 볼일을 보고 나서 물어보니 이곳에서 약 50m 위에 산행초입이 있다 한다. 잠시 후 이정표(정상 4.5km)와 '산불조심'이란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산정을 바라보니 산은 험하지 않고 육산의 형태로 보이며 정상은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다. 벌써 먼저오신 선행자의 車들이 서너대가 주차되어있다. 우리 ‘화이트’도 이곳에 함께 끼워 넣는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등산 초입

9시45분..
등로는 전형적인 육산이므로 험하지 않고 부드럽기 짝이 없다. 간간이 산비둘기 울음소리와 이름모를 산새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우리말고도 등반객들이 제법 보인다. 20분 후, 더워서 아내가 방한복을 벗고 얼마 안지나 나도 방한복을 벗는다. 기온이 영상 10도 인데, 컨디션 때문인가 무척 땀이 많이 난다. (감기 기운으로 좀 안 좋은 상태다.)

한 30분 올라가니 최선호님의 산행기속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만들었다는 통나무의자가 보인다. 어느 분인지는 몰라도 고마운 분이다. 소나무를 잘라 Y자 밑둥에 작은 소나무를 통째로 이어서 만든 나무의자 인데 내 생각에 별 쓸모없는 소나무로 멋진 자연 통나무 의자를 만들었으니 얼마나 가상한 일인가..그런데 문제는 얼마나 오래 보존될지..오래 보존만 된다면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 하면서 연신 흐르는 땀을 닦으며 올라간다. ---10시 18분..



좌-감질나게 졸졸 물이 나오는 절터샘 우-이정표 (보이는 길이 아닌 오른쪽길이 신선바위 방향)

10시 30분..
이정표가 나타난다. (정상 2.5km) 그동안 우리가 올랐던 거리는 2km인 셈이다. 이곳에도 아까 보았던 똑같이 생긴 통나무 의자가 보이고 선행자 한 분이 땀을 닦고 계신다. 이곳 의령에 사시는 분인데 몇마디 대화가 오고간 후, 우리가 자굴산과 한우산을 거쳐 산성산까지 가서 합천군 쌍백면으로 하산한다고 하니 “그러면 종주코스인데 전문 산악인 인가 보지요?” 하며 놀라는 눈치다. 졸지에 전문 산악인이 되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아닙니다. 그냥 등산하는 겁니다.” ^^;;

15분 후, 10시 45분..
절터샘이다. 졸졸거리며 떨어지는 샘터에는 아예 누군가 바가지를 바로 아래에 놓아두었기에 바가지에 약수물이 가득하다. 한 모금 마시니 물맛이 좋은 것 같다. 절터샘에서 길은 두갈래로 갈린다. 오른편은 홀할너덜을 지나 신선대로 이어지고 왼쪽은 곧바로 사면을 치고 올라 주능선으로 이어진다.

잠시 후, 의령 산님이 올라오시고, 어느 쪽으로 갈까 망설이는 우리에게 왼쪽 윗길로 갈 것을 권한다. 오른쪽은 신선대 말고는 볼 것도 없고 전망이 왼쪽길이 낫다며.. 하지만 전망이야 우리는 계속 종주하므로 결국 다 볼 것이고 홀할너덜과 신선대는 오른쪽으로 가지 않으면 보지 못하므로 처음 계획대로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홀할너덜과 내조리, 외조리 풍경

산죽을 지나자 한 맺힌 할미의 전설을 가진 홀할너덜이 나온다. 저 멀리 산 아래 까지 너덜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바라보니 우리가 왔던 의령군 칠곡면 내조리와 외조리의 풍경이 전개된다. 하지만 그리 먼 곳도 아닌 이곳도 개스로 선명하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상에서 먼곳을 바라보는 조망은 더 안보일 것이 아닌가.. (아~~천혜의 절경을 보러 이곳에 왔건만 오늘의 조망은 힘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일기예보에 비가 올 확률도 있다 하여 만약을 대비해 배낭에 판쵸우의까지 넣고 왔다. 이렇게 개스가 많은 것은 아마도 일기 탓인가 보다.)



신선대 (우측암봉)

11시 신선대..
신선대로 가는 길은 로프가 설치되어있고 오르기 쉽게 철계단이 두개씩이나 있지만, 경사가 심해서인지 계단의 폭이 좁아 오르기가 불편하다. 오른쪽의 암봉이 신선대인데 이곳에 올라 좌우를 조망한다. 이곳은 남명 조식선생께서 자주 오르셨던 곳이라 하니 감회가 새롭다.

曺植(1501~1572)
조선중기의 대표적 성리학자. 퇴계 이황과 함께 영남 유학의 양대산맥을 이룬 인물. 호는 남명(南冥). 20세에 처음으로 생원­진사 양과에 급제했지만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죽고 숙부의 집안이 멸문하자 시국을 한탄하며 출사를 단념, 유학에 파묻혔다. 조정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벼슬을 내렸지만 모두 거절하고 처사로서의 고고한 삶을 살았다. 저서로는 남정집, 남정학기, 파한잡기 등이 있다.


신선대에서 조금 올라오니 동굴이 나타난다. 아무런 표지판도 없었지만. 이곳이 바로 금지샘 임을 깨닫는다. 동굴 안은 아무것도 없었고 물 또한 한 방울도 구경하기 어렵다. 누군가 흘려놓은 촛농의 흔적만이 동굴 바위위에 있을 뿐이다.

절터샘에서 정상까지는 1.2km 이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정상을 앞두고는 된비알이다. 겨울 가뭄 탓인가? 등로를 오르니 먼지가 제법 풀풀 날린다. (앞서가는 나는 몰랐으나 뒤에 따라오는 아내는 먼지를 마신 모양이다. 그래서 먼저 앞장서라 해도 뒤에서 따라온다.)

11시 25분 ..능선 삼거리
능선 삼거리는 아까 절터샘에서 왼쪽길인 능선으로 올라오는 길과 우리처럼 신선대에서 오르는 길이 만나는 교차 삼거리이다. 아까 그 의령 산님이 벌써 정상에 오른 후 이곳으로 하산하고 있다. (전문 산악인(?)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분이야 오로지 등반만 하였고 우리는 감상(조망)하고 산행기록 적고 하니 시간이 더 걸렸던 것이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엎어지면 코 닿을 5분도 채 안되는 거리다. 정상200m앞)



자굴산 정상 897m

11시 30분 ..
자굴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많은 등반객으로 북적거린다. 내 계획은 여기서 사방을 조망하고 멋진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오는 것이었는데, 시계가 좋아 조망이 되어도 삼각대를 펼치며 한가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울산 OK산악회 회원 40~50여명이 정상에서 시산제를 지내려고 돼지머리까지 준비하여 전을 펼치고 있다.)



자굴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우산 (북쪽방향)

우선 어렵게 순서를 기다려 정상사진부터 찍고 나서 사방을 조망하니 북쪽은 가까운 한우산만이 확연히 보이지만 나머지는 보이지 않고, 서쪽인 지리산 방향도 개스 때문에 조망이 되지 않는다. 아쉬운 마음에 무학산, 방어산, 연화산 방향만이라도 앵글에 담아보는데 영 신통치 않다.



자굴산 정상에서 바라본 방어산 연화산 방향(남쪽방향)

정상에는 정상보다 3m 이상 높은 산불감시초소가 철제 구조물위에 마치 교도소 감시탑처럼 우뚝 솟아 있다. (감시원도 없었지만 산불감시 초소를 이렇게 높이 세운들 산의 미관만 해칠 뿐 산불방지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않는데 이것이야 말로 탁상행정의 대표적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당장 정상에서 철거하여 다른 곳으로 설치하여야 한다. 정상석의 뒷면은 ‘의령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라고 쓰여 있건만 ..)



자굴산 정상에서 바라본 무학산 방향(동남쪽방향)


정상에서는 내조리(4.5km)로 가는 길, 백련사(2.5km)로 가는 길, 찰비골(6.3km)로 가는 길로 나뉜다. 우리는 찰비골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다시 철계단이 나타나는데 이 계단은 비교적 여유 있게 만들어졌다.

지금부터 국제신문의 노란 리본들이 나타난다. 등로는 낙엽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보니 이 산은 소나무는 거의 없고 낙엽송이 많아 이렇게 등로에 낙엽이 많은 것 같다. 이제부터는 부드러운 낙엽의 하산길이다. 아까 붐비던 사람들은 이제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아내와 나 둘이서만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 부드러운 산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많은 길보다 이렇게 호젓한 산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11시 55분..
둠배기 만당이다 이곳에서는 금정암으로 가는 길이 나있다.(금정암 0.3k 갑을리 3.3k 세목재 1.2k) 그리고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들은 그 아랫마을인 갑을마을을 마치 어미닭이 날개로 병아리를 감싸듯 품고 있는 형세를 띠고 있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느닷없이 임도와 마주한다. 임도를 그대로 따라도 좋고 이 길이 싫다면 숲길로 들어갔다가 다시 임도로 복귀해도 된다.



둠배기 만당 좀 지나서 바라본 갑을마을 풍경 (동쪽 방향)

12시 10분..세목재
세목재에 도착하니 남자 등반객 두 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임도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 임도로 계속 따라 올라가면 한우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지만 임도를 버리고 등로를 선택한다. 다시 오름의 길이 시작되고 ..잠시 후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연양갱과 사탕으로 혈당을 보충하고 여기서 바라보는 자굴산의 모습이 선명해 사진 찍기 싫다는 아내를 배경으로 한 컷의 사진을 찍는다. 찍을때는 손사래를 치던 아내가 막상 이 사진을 보자 매우 만족해한다. 허허..)



한우산 올라가는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자굴산

764봉을 지나 한우산으로 가는 길은 낙엽의 능선길이다. 저 멀리 한우산에 몇몇 사람들이 있는 것이 멀리서도 보인다. 저곳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는데 혹시 오늘 운이 좋으면 멋진 활공광경을 볼 수 있을까 하며 기대도 가져본다.
13시..
정상아래 전망대에 도착하니 차량으로 이곳까지 올라온 소풍객들이 보이고 ‘자굴산권역임도망도’ 라 하여 임도의 지도가 새겨진 안내판이 보이는데 이해하기에 무척 힘이 든다. 어디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며 어디가 응봉산 인지, 원..(한우산 정상을 포함하여 네 군데에 활공장이 있다고 적혀 있는데..)



능선에서 바라본 밋밋한 한우산

13시 10분..
한우산 정상이다. 한우산 정상은 말 그대로 잔디밭이다. 너무 허망한지 누군가 제일 높은 지점에 약간의 돌들을 쌓아놓았다. 이곳에 파노라마사진을 찍는다. 삼각대를 펼쳐 사진을 찍고 있으면 꼭 호기심 많은 등반객 한분쯤은 있기 마련이다. “뭐가 궁금해서 그랍니까?” 하고 물어보니 “사진 찍는 것이 멋있고 대단해 보여서요.” 에구....

파노라마사진을 다 찍고 여기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나보다 한술 더 뜨는 사람이 나타난다. 캠코더를 가지고 오더니 혼자말로 “여기는 자굴산 정상입니다. 어쩌고저쩌고..” 그러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하산 길을 물어온다.
그리곤 바람처럼 사라진다. 멍~~@$%&*#
식사를 마치니 14시 15분이다. 한우산 정상에서 어영부영 한 시간 넘게 소요한 것이다.



한우산 정상에서 바라본 산성산


한우산 정상에서 북쪽방향으로 내려오니 헬기장이 나오고 국제신문의 노란 리본이 오늘도 나침반 역할을 톡톡해주고 있다.

내려가는 등로도 떨어진 낙엽으로 가득하다. 원 없이 낙엽을 밟으며 산성산을 향하여 걷고 있다. 간간이 아름다운 풍경이 있나하고 좌우를 살피면서..

잠시 후 14시 40분,

이정표가 나타난다. 직진은 산성산 가는 길이요 오른쪽 길로 빠지면 찰비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산성산은 왼쪽으로 암봉 하나만 보일뿐 전형적인 육산의 형태인데, 산행을 마치고 내초마을에서 바라보는 산성산은 깎아지른 암벽이 마치 병풍처럼 둘러싼 형태의 바위산 이었다.
그래서 산성처럼 산을 감쌌다고 하여 산성산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산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우산과 까마득히 먼 자굴산


15시..
몇 차례 정상인가 하며 속다가 드디어 정상이다. 이곳 벽계마을 이정표에 누군가 검은 매직펜으로 '산성산 741' 이라고 적어 놓았다. 조금 올라가니 삼각점이 나오고, 진짜 정상은 이곳이다.

이곳에서 한우산을 바라보니 자굴산은 까마득히 먼 곳에 있지만 아까, 그 산불감시초소 바람에 단박에 알 수 있다. 멀리서도 산불감시초소가 마치 표적처럼 보이는 것이다.

잠시 후..

남자 등반객 두 명이 나타난다. (힘차게 걸어왔는지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이제 알고 보니 아까 세목재에서 쉬고 있던 그 사람들이다. 우리랑 하산 방향이 같다.(쌍백면 내초마을) 우리먼저 출발하니 15시 15분 헬기장이 나온다. 여기서 직진하면 그야말로 종주의 길..

하지만 우리는 왼쪽 길로 내려선다.



낙엽의 하산길

5분 후..

나무로 어설프게 만든 문이 나타나고 (유사시 출입통제를 할 수 있는 나무문) 다시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난 등로를 따라 내려온다. 다시 15분 후.. 15시 35분 송전탑이 보이고 사거리 길이다. (외초고개) 이곳에서 왼쪽 길로 내려오면 약 30분여분 후 내초마을로 내려선다.



내초마을 에서 바라본 암벽이 병풍같이 둘러쳐진 산성산 (줌 촬영)

16시 10분..

합천군 내초마을이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내초마을 비석이 있는 곳에 당도하니 16시 20분.. 아까 산성산에서 만났던 두 등반객이 같은 일행을 기다리며 앉아있다.--- 이미 그들은 아까 우리가 병풍처럼 생긴 산성산을 조망하는 사이 추월하며 지나갔었다.(대구 산악회 소속인데 미리 예행산행을 한 것이라 한다. 봄에 진달래 피면 일행들을 인솔할 산행대장인 셈이다. 그런데 같이 산행 온 아가씨가 낙오하여 아가씨와 다른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란다.)

오늘 우리가 걸었던 거리는 이정표가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아 알 수없지만 내 걸음으로 측정한 만보계가 22,500보 였다. 오늘은 평지가 많았으므로 한 보에 60cm 만 잡아도 13km 정도지만 12km로 기록한다. 미리 준비한 전화번호로 택시회사에 전화하여 20,000을 드리니 우리‘화이트’가 기다리고 있는 의령군 내조마을로 데려다준다.



한가롭고 평화스런 내초마을 풍경

저번 주 같이 비교적 산행이 일찍 끝이 났기에, 아내는 오늘도 고성에 있는 해수탕으로 가자한다.
해수탕에 들어서자마자 입장 티켓을 15장이나 사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계속 애용할 모양이다.

통영으로 돌아오니 19시 30분..

어느 듯 어둠이 내리고 ..

비록 천혜의 절경은 시계가 좋지 않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낙엽이 떨어진 호젓한 길을 원도 없이 걸었던 하루였다.

오늘도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채..

나의 일기장은 또 이렇게 채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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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1 경남 의령의 진산 자굴산에 다녀와서..






Over And Over / Nana Mouskouri




▣ 권경선 - 선배님 덕분에 남녘의 산들을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형수님과 같이 하시는 산행 부럽고 보기도 좋습니다. 어느 일방이 아닌 두분 다 중독이 되어 가시니 아름다운 중독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그렇게 좋게 평가하시니 과연 우리는 남이 아닌 한.산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합니다. 언젠가 만날 그날을 기대하며..

▣ 山용호 - 몇해전 만추의 서정을 느끼며 님이가신 길을 걸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한우산 전망대 정자에서 괴기 구워먹던 맛이 정말 생각납니다..늘 건강하세요.
▣ 山용호 - 아마 한우산과 산성산 중간 아래 씨름선수 이만기씨의 고향집이 잇는데...글고 자굴산에서 한우산으로 가는길에도 억새가 넘 이뻣던 기억이 납니다..요새도 그 고갯길에 차들이 마니 올라오겟지요..
#차들이 서너대 주차 되어 있었고요 전망대에서 누구랑 괴기 구워먹었는지요? 저는 라면 끓여 먹었는데..흑흑..

▣ 산초스 - 권경선님 과 같은생각이고요, 각종 사진과 기록정리해서 이렇게 산행기 올리시려면 몇일 걸리겠습니다. 저도 바쁘게 하루종일 작업해서 올리기 바쁜데 너무 정성스런 산행기 잘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실은 주업보다 산행기 쓰는 일에 더 정열을 쏟으니 제가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 입니다. 만약에 단순히 나만의 일기를 쓴다고 하면 이처럼 열심히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모두가 저를 지켜보고 있는 네티즌님 덕택입니다.

▣ 이두영 - 사진과 함께한 산행기 아주휼륭합니다 언제 들어도 샘이나는 부부산행 정말 아름답슴니다 나도 부부등반을 하고 싶은데 50년생인 집사람이 현재 대학1년생이라 돋보기 쓰고 자기로서는 죽을 고생을 하고 있어 부부 산행이 1년동안 부산근교외는 전혀 불가능하담니다 이수영씨 정말 산행기 타의 모범이되어 다른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읍니다 수고하셨읍니다
#새까만 산초보인 저를 이렇게 호평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저는 여러 산선배님의 전철을 따라 갔을 뿐인데 얄팍한 제 글이 회장님을 현혹 시켰나 봅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늘 즐산 하세요.

▣ 최병국 - 음악과 함께 잘보았습니다. 한우산으로 이어진 임도, 산성산의 병풍바위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요즘 님의 산행기를 읽어보면 사진이 너무 멋져 한수 배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니 클릭하면 사진이 나타나는 신기한 기술은 대체 어떻게 하면 됩니까?? 너무 신기 했습니다.

▣ 永漢 - (자)색 (굴)도 먹고 (한우)도 먹고 (산성)막걸리도 먹은 산들인가?
#하하하.. 즉석에서 삼행시 까지 손수 지어 선물 하시니... 답례를 안 드릴 수 가 없네여.. 냠냠쩝쩝..꺼~억 잘 묵엇십니다. 캬~그 산성막걸리 맛  참,좋~타..

▣ 이우원 - 저의 산행기에 글을 남겨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몇해전에 님이 다녀오신 그길을 지나 벽제저수지로 내려와 동양최대의 석굴안에 있는 일봉사를 참배하고 온 기억이 납니다. 한국의 산하에서 모범부부상을 드려도 좋겠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모범부부상은 저희 부부보다 신경수님과 송영희님에게 당연히 드려야지요. 저희는 그럴만한 자격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산사랑방님과 꼭지님도 계시고 산거북이님 부부도 계시고 물안개님 부부도 계시고.. 아이고 열거하니 엄청 많네요. 허허..

▣ 김정길 - 그래, 자굴 한우 산성산도 좋지요. 작년도 3월 27일 그 코스를 답사하다가 찬 비바람 때문에 자굴산 정상에서 얼어 죽는줄 알았지요, 한가지 궁금한것은 산행 경비는 누구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지...^*^....
#형님 그래서 한우산 아닙니까..찰 寒 비 雨 흐흐..글구 산행 경비는 극비사항인데..아르켜 주면 안되는데..에라 형님이 물어보시니 말하자. 我 입니다.

▣ 윤도균 - 그림으로 보는 산들의 모습니 너무 편안하여 마치 이웃에 있는 산을 바라보는 설지않게 보이는 산들을 3봉이나 등정을 하셨네요 그동안 님의 산행기를 많이 읽으면서도 정작 님의 모습을 알수가 없어서 답답했는데 사진의 모습이 아드님과 비슷하게 핸썸하신걸 보면 분명 내가 사랑하는 님의 모습이라 생각을 하며 다시한번 돋보기로 확대를 하여 님의 모습을 기억에 입력을 시켜둡니다 늘 두분이 함께하시는 아름다운 산행모습 정말 부럽고 돋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주머님의 튼튼하신 다리 덕택에 님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산악인의 재산을 건강한 다리입니다 두 분 늘 즐거운 산행 이어지시기를 기원 합니다
#큰형님 못난 제 얼굴을 보기위해 돋보기 까지 쓰셨다니 또 한번 형님의 사랑에 감읍..ㅠㅠ 담에는 확대하여 큰 사진으로 올릴까요? ^^ 그러면 네티즌 님들이 마구 저를 성토 하겠지요.ㅋㅋ 이번 저희 회에 형님의 名作인 금강산 산행기를 게재하여 주시어 너무 감사 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저희 회에 들리시어 좋은 글을 많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늘 아름다운 꽃송이를 한아름 받고 갑니다. 언젠가 만날날을 기약하며..

▣ 산거북이 - 워낙 붐비는 댓글이라 들어서기가 늘상 민망합니다.^^ 자굴-한우산을 곱게 보시는데 성공하셨군요. 전 심미안을 가다듬질 못해서 자굴산 다시보기를 계획 중입니다. 이번 산행에는 코믹한 삽화들이 끼어있어서 더 재미있군요. 절로 푸하하거렸습니다. 혹시나 했습니다만... 저는 고교 4년 후배이군요.(큰일났군요^^.. 하지만 더욱 반갑습니다. 잘봐주세요. 꾸-뻑!!)
#산거북이님이 고교 후배라니 너무나 뜻밖이고 나 또한 반갑기 한량이 없습니다.산거북이 님이 비록 4년 후배이나 산경력으로 따지면 오히려 4년 선배이니 큰일 이야 나겠습니까..허허 우리 오랫만에 교가나 한번 불러볼까요?♬ 지~리산 높이 솟아 우리의 기상 흐르는 남강물은 맑고 푸르다...^^*

▣ 산이 - 저도 지난 여름에 다녀왔는데 사진으로 보니 참 좋으네요...
#산행기를 읽으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까지 주시니 더욱 고맙습니다.

▣ 물안개 - 남쪽이라 그런가 눈은 보이지를 않네요.마치 늦가을의 어느날처럼.부부가 낙엽길걷는 아름다운 풍광이 그려져 저도 흐믓하군요.내일은 소백산가는데 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님의 알찬 산행기 수고 하셨어요.늘 감사드려요
#소백산 태백산 설악산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려오는 멋진 산을 지리적 여건 때문에 가지 못하는데, 이웃집 마냥 갈수있는 서울사는 분들이 부럽군요. 멋진 산행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지리 - 인사가 늦었습니다. 의령땅에 자굴산이라는 좋은산이 있었군요.항상 수영님의 산행기가 저에게는 많은 정보를 준답니다.
#l지리님 반가습니다. 제 산행기가 님에게 정보를 준다니 고맙구여 항상 이렇게 댓글을 남겨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지리님이 누구신지 정말 궁금합니다. 건강하세요 그리고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