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 찾는 동네뒷산의 산행



o 산행일시 : 2004.2.14(일) 10:00~12:50(휴식시간 포함 2시간 50분)

o 산행장소 : 분당의 불곡산(312m)

o 준 비 물 : 물1병


o 산행코스

- 분당 구미동 산림욕장~떡봉고개~체력단련장~휘남에고개~성안.용인갈림길/송전철탑~조류관찰 숲 휴식처~부천당고개~전망대.사각정~불곡산 정상(팔각정)~태재고개~다시 불곡산 정상~광주시 숙골~불곡약수터~조류관찰 숲~휘남에 고개~체력단련장~떡봉고개~구미동 산림욕장


o 코스별 산행시간

-10:00 분당 구미동 산림욕장
-10:30 성남.용인 갈림길(송전철탑 앞)
-10:45 불곡산 정상
-11:20 태재고개
-11:50 다시 불곡산 정상
-12:10 불곡약수터
-12:20 휘남에고개
-12:40 구미동 삼림욕장입구
-12:50 무지개마을 서울 공인중개사 입구



o 산행시작 및 출발


오늘은 지난 1월3일 첫번째 수술이후 두번째 잇몸 수술(14:30분 약속)을 하는 날이라 시간이 충분치 않다. 그래서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 가끔씩 찾는 인근의 세 군데의 산 즉 -청계산, 광교산, 불곡산- 중 가장 가까이 있는 불곡산을 찾는다. 지난번 오후 2시반에 치과에 약속하고 광교산 시루봉을 다녀 오니 시간이 너무 빠뜻했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의 뒷산이기 때문에 그렇게 준비할 것도 없을 뿐더러 점심식사도 집에 와서 해야 할 것 같아 물 한통과 혹시나 하여 아이젠만 챙겨 넣고 집을 나선다. 오늘은 무지개마을 1단지쪽이 아닌 구미동 산림욕장 방향에서 출발키로 하고 12단지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o 산행후기


오랜만에 오르는 구미동 산림욕장의 들머리 약수터에 노인네 두분이 약수물을 길러고 있는 모습이고, 약수터 옆의 안내도도 새로 단장된 것 같다. 계단 방향으로 오르지 않고 산림욕장의 산림학습장 옆 오름으로 시작한다.

삼림욕 학습장에는 노산 이은상 선생의 “나무의 마을”이라는 싯귀가 나를 반긴다.

『나무도 사람처럼 마음이 있소
숨쉬고 뜻도 있고 정도 있지요
만지고 쓸어주면 춤을 추지만
때리고 꺽으면 눈물을 흘리죠

꽃피고 잎필제 향기 풍기고
(중략)
나무는 사람 마음 알아주는데
사람은 나무마음………(중략)

금수강산 좋은나라 빛날것이오』


이곳을 벗어나 떡봉고개를 지날 즈음 젊은이 한 분이 앞을 지나친다.
저 젊은 친구 어디까지 내 앞에 서서 가나 하고
쉼 없이 체력단련장을 지나고
휘남이고개 아래부터 시작되는
깔딱고개 오르막을 지나니..
이 젊은 친구 뒤로 쳐지기 시작한다.

속으론 이 친구야 등산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야..??? 하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동일한 속도와 보폭으로 오름을 차고 오르니
그 젊은 친구 시야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휘남에고개를 지나고
성남.용인 갈림길을 거쳐 조류관찰 숲을 지날 즈음에도
이 친구 보이질 않는다.

조류관찰 숲에서부터의 내리막길은 응달쪽은
아직도 잔설이 녹지 않아 미끄럽지만
눈이 없는 곳은 땅이 녹아 진흙탕 같다.
계속되는 진흙탕 길은 부천당 고개와
전망대.사각정에 까지 계속된다.

불곡산 정상 팔각정에는
맑고 시야가 탁 트인 덕분인지 많은 산행객들이
주말 산행을 즐기고 있다.
가족과 친구와 산악회와도…
그리고 나처럼 혼자도…

정상의 팔각정에 걸려 있는 시계가 10시45분을 지나고 있을 즈음
태재고개를 향하여 줄다름 친다..
많은 산객들을 뒤로하고 녹아서 질퍽거리는 등로를 따라 내리막을 달려
태재고개에 당도하니…..
이곳에서 어디로 갈 것인가 잠시 망설인다.

시계를 보니 11시 20분이 흐르고 있어
일찍 가서 병원 갈 준비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상태재 방향으로 오르는 것을 뒤로하고
다시 정상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오름에도 내려 갈때와 마찬가지로 약간의 미끄럼은 있지만
빠른 속도로 올라서니 다시 팔각정 정상이다.
이곳에서 다시 흥미가 솟구쳐 사각정 방향으로 내려가지 않고
좌측의 광주시 숙(숲)골 방향으로 급경사를 내려서니
산객들이 자주 다니는 길이 아닌 탓에 아직도 잔설이 많다.

이곳을 벗어나 마을 방향으로 내려서니
우측의 숲속에 외딴집이 있고
마을을 접어 들기 전에 우측방향으로
잔설과 얼음으로 다소 미끄럽지만 지팡이로 의지하며
오름을 올라서니 약수터가 보인다.

이곳이 불곡약수터이다. 지난번에도 이곳을 몇 번 오긴 왔지만
산 아래에는 어느 곳으로 연결되는지 엄청 궁금했었는데
오늘에야 반대방향에서 올라서니 이젠 궁금증이 풀린 셈이다.

약수터의 주변엔 불곡약수회라고 이름지은
약수터 관리회원들이 붙여 놓은 싯귀들이 눈에 들어 온다.
그 중 가장 짧은 시인 “그리움”이란 제목의 시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절로 익는 열매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생각…』


이곳을 벗어난 오르막은 아이젠을 차야 될 정도로
미끄럼이 대단하지만..
짧은 구간이라 그냥 오르는데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주변의 나무를 잡으며 지팡이에 의지하여
올라와 안부에 도착하지만
이곳은 산객들이 덜 찾은 탓인지 아직도 잔설이 많다.

불어 닥치는 바람과 미끄럼..
그리고 녹은 곳의 진흙탕이
산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데…..

조류관찰 숲을 지나
성남.용인 갈림길 우측 8부 능선을 따라
산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우회 등로를 따라
휘남에 고개 방향으로 올라
평상이 놓여있는 휴식처에 도착하니
아주머니 한 분이 앉아서 쉬고 있다.

죽전에 사신다는 그 분이 물 한모금을
원하여 물을 건네니…
얼마나 갈증이 났는지….
거의 절반 이상을 마셔 버린다.

나 역시도 남은 물을 한 모금하고는
그 아주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하산하는 내리막 길은 금방이다.

어느새 구미동 산림욕장 앞까지 도달하여
그 분과 작별을 하고는
집 사람이 운영하는 무지개 사거리
사무실 앞에 도착하니 시계가
12시 50분을 지나고 있다.


▣ 박용현 - 가까운 곳에 산이라도 있는 님은 참 좋겠어요. 산행기 잘보았습니다.
#### 용현님은 어디를 다녀 오셨습니까? 댁의 주변산도 한번 가 보십시요.. 그냥 지나칠때 몰랐던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즐산하십시요
▣ 산초스 - 동네 뒷산이라도 충분한 산행코스가 되는군요. 저는 94년에 새마을연수원뒤의 맹산을 한번 간적이 있는데 그곳과는 먼가요? 여유롭게 산행하신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 네.. 산초스님 맹산에서 불곡산까지는 1시간정도 남서쪽 죽전방향으로 뻗어있습니다. 기회 있으시면 주변의 문형산(경기도 광주시)과의 연결 산행도 괜찮으시니 산행하십시요.. 감사합니다...
▣ 민상아빠 - 야탑동에 살다가 지금은 이매동에 살고 있습니다.
-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답자분의 산행기를 기본 자료로 하여 이매동에서 남한 산성까지, 혹은 남한 산성에서 이매동까지의 상행을 두어차례 하였습니다. 여러가지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저와 같은 초행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산행기 많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저의 산행기가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 이군요...분당 주변의 산들도 좋은 곳이 많습니다. 불곡산,수미산,문형산,청계산 등등... 계속 즐산.안산 하십시요...
▣ 박용현 - 전오대산을 다녀 왔습니다.
#### 오대산... 멀리 다녀 오셨네요.. 아무튼 즐거운 마음과 기분으로 산행하셔서 평온한 마음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