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휘봉(樂輝峰), 덕가산(德加山)
【충북 괴산군 연풍면, 칠성면】



악휘봉은 845m, 덕가산은 850m의 산으로 높이가 비슷하나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악휘봉은 산 전체가 온통 기암괴석과 노송군락으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고, 덕가산은 높이에 비해 웅장하고, 산 전체가 육산으로 산세가 부드러우며 원시림 처럼 나무들이 빽빽히 우거져 있다.










☞ 일 시 : 2004년 6월 27일 (일요일)


☞ 날 씨 : 맑음


☞ 참 여 : 42명







▶ 산행 코스


☞ 1코스 : 입석마을 → 은티재 → 악휘봉 → 샘재 → 시루봉삼거리 → 덕가산 → 입석마을


☞ 2코스 : 입석마을 → 은티재 → 악휘봉 → 샘재 → 입석마을






▶ 산행 거리 및 소요시간 : 총 12.6km / 5시간 30분







[10:55 입석마을 도착]


차량 운행시간이 예상보다 단축되었다.


34번 국도에서 찾기 어려운 입석마을 입구를 잘 찾아들어 가니 천연기념물제 383호로 지정된 수고 17m, 폭 25m쯤 되는 노송이 마을입구에서 반긴다.



 


좁은길을 따라 가면서 이런 협소한 길 끝트머리의 작은 마을에 대형버스를 주차할 공간이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였으나 다행이 대형차 두대쯤은 주차하고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다들 차에서 내려 산행채비를 하는데 주차장 근처엔 공중 화장실이 없다. 마을을 빠져 나가면 악휘봉 초입에 이동식 공중화장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남자들은 차 뒤편으로 돌아 옥수수밭에서 잠깐 실례를 하고,



 


여자들은 어느집 전망좋은 재래식 화장실(다녀오신 여성회원님들의 말을 인용한 것임)에서 몸을 가볍게 하고 나오는데 집주인 할머니가 대문앞을 지키고 서서 화장실 사용료로 1인당 2,000원씩을 달라고 요구를 하셨단다.



 


터무니 없이 비싼 사용료 요구에 당황한 여성분들이 급히 대문을 빠져나오는데 앞사람은 빠져나왔지만 혹시 뒷사람들이 할머니께 야단이나 맞을까 걱정이다. 모두 빠져나오길 기다렸다가 할머니의 불평을 들으며 뒤따라 오르니 먼저 가신 다른 회원님들 모두가 함께 오르고자 기다리고 계신다.







 


[11:20 산행시작]


주변엔 사과나무 과수원이 많이 보인다. 개울을 따라 닦아놓은 과수원길을 타고 오르다 열려있는 철망문을 통하여 계수를 건너 초입을 잡는다.



 


초입 등산로 주변에는 개망초꽃이 하늘거리고, 사과나무 과수사이에서 작은 복숭아를 주렁 주렁 매단 복숭아 나무에서 나는 듯 달콤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벌써부터 매미들이 나와 요란하게들 울어제끼며 반기니 구름에 가려 하늘끝이 보이지 않은 푸르른 등산로가 더욱 시원하게 느껴진다.




 


[12:05분 은티재 도착]


몇일간 내린 비로 계곡은 물이 더욱 풍부해 오르는 길 내내 정겨운 물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기분은 시원하나 습도가 높아서 인가 땀은 비오듯 쏟아진다. 그래도 앞선 회원님들이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오르는 지라 편안하게 오를 수 있어 좋다.



 


비교적 평탄하다는 느낌으로 이어진 y자 갈림길을 만나 좌측길을 따라 오르니 제법 가파른 능선길이 기다리나 은티재 끝이 바로 눈앞에 보이듯 짧은 거리인지라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12:50 악휘봉 도착]


은티재에서 10여분 휴식을 취한 후, 제1봉에 오르니 좌측의 입석마을과 우측의 은티마을에서 부터 평탄하게 뻗어 오르다 갑자기 우뚝선 악휘봉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에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모습이던 것이 소나무와 고사목들 사이로 울퉁 불퉁하고 아기자기하게 솟구친 비범한 암봉들로 드러나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장성봉으로 연결되는 삼거리를 지나 악휘봉 정상 아래 쯤에 이르니 망부석 모양의 선바위가 벼랑끝에 머물러 눈길을 잡는다. 여기 저기 갈라지고 벌어진 틈새로 바람소리가 크게 들릴 듯 하니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언제까지 그 모습을 간직할지 불안함이 앞서는데 선바위 여기 저기에는 소원을 빌며 올려놓았음직한 작은 돌맹이들이 소복히 쌓여있다.




 


넓은바위의 악휘봉 정상!


그늘이 마땅찮아 정상을 조금 내려가니 제법 넓은 장소가 있으나 모두 둘러앉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공간. 별수없이 삼삼오오 흩어져 식사를 하고 여유있게 덕가산을 향해 출발.



 


악휘봉은 즐거울 樂, 빛날 輝자를 쓴다.


왜일까? 그 궁금증은 전망바위를 지나고 샘골을 지나 시루봉에 도착하는 동안 아슬 아슬한 곳을 몇번 오르락 내리락하고 나면 금방 깨닫게 된다.



 


바위틈으로 발을 뻗고 가는 줄기 꼿꼿이 세워 노오랗게 핀 양지꽃 뒤로 물고기 비늘털 듯 살점을 모두 털어버리고 앙상한 백골같은 모습으로 바람을 맞이하며 노래하는 고사목이 아름답고, 뒤로 펼쳐진 봉우리의 모습도 일품이다.





 


사방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조망을 감상하며 무리 중간에 끼어 가고 있노라니 성급한 회원 몇분과 친구녀석은 벌써 건너 봉우리(전망바위)위에 올라서 "야! 날라버려"하며 손짓한다. 근데 능선은 보이지 않고 봉우리만 보이니 날라도 될려나 싶은데 웬걸, 가까이 가서 보니 깊은 골 저너머로 봉우리가 아찔하고 능선으로 내려서는 길도 깍아지른 듯 가파른 능선에다 마사토가 깔려 있어 아차하면 미끄러져 굴러 떨어지기 쉽상이다.



 


식은땀을 흘리며 내려가고 있노라니 날라버리라는 친구녀석의 말 뜻이 애매하게 느껴진다. "이자식이 혹시... 헉! 오냐 올라가서 보자"



 


능선을 내려서니 협곡을 막아 떠억 버티고 있는 바위능 좌측 옆구리로 굵은 밧줄이 내려져 있다. 한명! 한명씩 순서대로 오르다보니 시간도 상당히 지체된다. 여성분들이 오를 땐 가슴이 조마 조마하다.





 


모두들 오른 것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z자 모양의 3단 로프를 타고 오르니 바위등의 차가운 기운을 그대로 안은 바람이 시원하게 반긴다.



정상에서 내려보니 정말 아찔하다.



 


다른 회원들은 계속 이어지는 암봉으로 올라 로프를 타고 다시 내려가고, 난 놀란 여성회원이 있어 그를 모시고 우회하여 가니 또다른 로프가 기다리고 있다. 비록 길지는 않지만 수직의 바위아래로 늘어져 있으니 경험이 없는 여성분들이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무척 힘들어 하신다. 그리고 또다시 마사토가 깔린 미끄러운 경사로를 내려서니 2코스 갈림길인 샘재가 나온다.



 


평소 2코스를 타던 분들도 여기까지 고생하며 왔는데 2코스로 빠지기는 섭섭하시단다. 단독산행을 하지않고 산악회를 찾는 이유가 뭔가. 서로 믿고 의지할데가 있어 좋은 점 때문이 아니겠는가.



 


든든한 남자회원님 두분이 후미를 보살피고 있으니 그러하시라하고 서둘러 길을 재촉한다. 지금까지 부대장이 선두에서 고생하였는데 더 부담주기도 뭐하고, 또 덕가산에서 아차하면 예정된 입석마을로 빠지지 않고 양지말로 잘못 빠질 수 있으니 혹 잘못빠져 욕을 먹어도 직접 먹어야 겠다 싶어 선두를 교대.



 


시루봉삼거리!


칠보산으로 가는 길은 직진방향. 덕가산은 95도 정도 꺽은 우측방향.


앞만보고 달리는 분들이 자칫하면 칠보산으로 가버릴 우려가 상당히 높은자리. 리본을 3개를 걸고도 안심이 안돼 길바닥에 리본을 화살표 모양으로 깔아 진행방향을 표시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이 된다.




 


바람도 없이 습도가 높은 덕가산 숲길을 따라 20분 정도 진행하니 덕가산 정상아래에 도착된다. 정상까지는 3분거리.



 


정상까지 올라봐야 숲이 우거져 주변을 볼 수 없다는 정보만 믿고 오르지 않았다. 먼저 덕가산 정상으로 오른 일행들이 있어 행여 그곳에서 양지말로 빠져버리지 않도록 휘파람을 불며 소리쳐 부르니 곧바로 대답하고 내려오신다.



 


그런데 회원님들의 말씀에 의하면 주변 경치를 살필 수 있게 정상의 나무를 전부 쳐내 시원하게 트였다고 한다. 자연의 모습을 사람의 취향에 맞춰 그리 훼손해도 되는지.........



 


덕가산 정상을 지나 다시 15분 정도를 걸으니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모든 리본이 좌측 갈림길로 달려있을 뿐 직진방향은 이정표만 쓸쓸히 손짖한다.



 


어디로 가야하나?


그러나 그대로 직진하여야만 입석마을이 나타날 성 싶다. 직진하니 묘지가 나오고 그 묘지를 지나 내려서니 그때부터 길이 희미하고 미끄럼 급경사길이 악휘봉 초입의 철망문이 있는곳까지 이어지는데 시간은 약 25분 정도 소요된다.



 


앞뒤에서 주르륵, 미끄덩 넘어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버텨도 소용없다. 걸음은 도망치듯 빨라진다.


하산 종료후, 한번도 안 넘어지고 오신분들을 확인하니 총 42명중 단 5명 뿐이다. ㅋㅋㅋㅋ 대단한 하산길이다.



 


내려와 들으니 샘재에서 내려온 2코스 또한 그러하여 몇번을 넘어졌다고 불평을 하신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 모두가 즐거운 추억이 아닌가 싶다.


다들 하산을 마치고 보니 17:00경. 긴시간 긴 즐거움을 느낀 산행이었다 싶다.




▣ 김정길 - 광주광역시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충북 괴산의 입석마을→은티재→악휘봉→샘재→시루봉삼거리→덕가산→입석마을 산행을 하고 돌아갈수있으니 세상은 몰라보게 좋아진것같습니다. 한번도 안 넘어지고 오신분들을 확인하니 총 42명중 단 5명 뿐이라고 하셨는데 정작 아우님은 미끄러진건지 안 미끄러진건지 그것이 알고싶구려.
▣ 조송훈 - ㅎㅎㅎ 저도 앞서가신 아주머니를 택클걸려다 말았어요. 택클 제대로 들어갔더라면 제 뺨이 안남아 났겠죠?? ^^*
▣ 신기 - 대간 할때 길을 잘못 들어서 악휘봉 까지 갔다가 돌아온 기억이 납니다. 이부근의 대간 줄기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악휘봉은 주위의 경관이 아름답더군요.
▣ 윤금옥 - 그덕가산 하산길이 가을에는 도토리가 너무많아서 거의 앉아서 내려와야 된담니다 도토리때문에 무진장 더 미그럽거든요 . 고생하셨습니다
▣ 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