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의 불암산


산행지 : 불암산(佛巖山, 508m)  서울 노원구, 남양주시 
산행일자 : 2008년 9월 28일 (일요일)  
참가자 : 창원51z와 친구들
날씨 : 맑음 


불암산 개관 

불암산은 서울시와 경기 남양주의 경계를 이루며 덕능고개를 사이에 두고 수락산과 이웃하고 있다. 서울시 경계에 위치한 5개 산 가운데 가장 낮은 산이다. 그러나 정상부분이 온통 바위산을 이루고 있어 규모를 뛰어넘는 기품을 자랑한다.
불암산 주봉은 해발 507m이고 그 형상이 마치 송낙(소나무 겨우 살이로 만든 여승이 쓰는 모자)을 쓴 부처의 모습과 같다 하여 불암산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천보산(天寶山), 필암산(筆岩山) 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불암산은 사암으로 된 산이라 수목이 울창하지는 않으나 능선은 기암으로 이어지고 봄의 철쭉은 화원을 연상케 한다.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과 더불어 서울 근교의 산으로 교통편이 좋기 때문에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다.
불암산의 대표적인 사찰인 불암사는 신라 경문왕때 지증국사가 개창한 사찰로 봉선사의 말사이다,
(한국의 산하)

 

또 산자락에는 서울산업대학교(지금은 관악산으로 이사를 간 서울공대가 있었던 곳), 육군사관학교,서울여대, 삼육대학교등 많은 배움의 터전을 품고있는 산이다.  


참고 산행지도    

 

 


다른 참고자료:  아래에서 "불암산"을 찾으면 유용한 지도와 산행정보가 더 있습니다.

 

 


산행코스  : 상계역1번출구 ~ 불암산공원관리사무소 ~ 불암산 정상(508m)~ 불암사 ~ 불암동


구간별 산행시간

상계역1번출구 -5분-불암산공원관리사무소 -13분-정암사 갈림길-6분-경수사 갈림길 -25분-깔딱고개 계단-16분-정상아래 갈림길 -10분-불암산정상 -10분-정상아래 갈림길- 50분- 불암사-25분-불암동

총 산행 시간: 약 3시간 30분 (휴식시간 포함)... 정상부 주변은 사람들이 붐벼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 


산행 메모

 

오늘은 암릉과 낙낙장송이 잘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는 산,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중후함과 기품이 있는서울의 명산 불암산으로 간다.

 

새벽같이 일어나 주섬주섬 베낭을 꾸리고 지하철을 세번이나 바꿔타며 상계역에 도착하니 약속시간 15분전이다.

매달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 들머리인 불암산 공원 관리소 방향으로 출발.

 

9월의 마지막 일요일...

가을 하늘이 높고 푸르고, 산을 찾은 사람들은 밝고 힘차다.

 

   들머리..상계역 1번출구에서 좌측으로 가다보면 불암산 방향표시가 나오고
우측으로 꺽어 불암산 공원관리소를 지나가면 공원 이정석을 만난다.
 

 

    9월의 마지막주, 아직은 가을이라기 보다 여름 끝물이다.
따가운 햇볓을 가려주는 수풀이 반갑다.

 

     508m 높이의 산이라고 만만히 볼 산은 아니다.
깔딱고개 나무계단을 지나고 바위길이 오르다 보면 초가을인데도 이마에 땀이 흐른다.

 

 

산정으로 올라갈수록 불암산의 진면복이 나온다.

부처의 모습을 닮았다는 불암산의 암릉과 기암들이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고,

산비알 바위 사이사이로 뿌리를 내리고, 오랜 세월 비티며 자라고 있는 소나무의 인내와 끈기가 놀랍다.


 

   불암산의 자랑인 크고 작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지만, 어느 하나 사남고 모질게 생긴 바위가 없다.
그래서 불암산인가?  바위 암자 앞에 부처님 불자,. 부처바위라
바위에 대해 이보다 더한 찬사가 어디 있을까?

 

   위험하지는 않지만  바위사이로난 꽤 까다로운 등로를 여러군데 지난다.

만난지 얼마 안되어 스킨십도 제대로 못한 서먹서먹한 연인들이라도
불암산에 오면 자연스럽게 손잡아주고 어깨 안아주어야 할 곳이 많다. 

 

     산과 바위와 노송과 가을하늘.... 
그리고 산을 오르는 원색 옷차림의 사람들...
이보다 아름답고 건강하고 여유로운 그림이 또 있을까?

 

    드디어 태극기 휘날리는 정상이 보인다.

 

 

드디어 엄청 큰 암봉으로 이루어진 불암산 정상에 오르니 동서 남북의 시야가 일망무제로 탁 트인다.

 

저 멀리 눈을 돌리면, 북한산에서 도봉산으로 굽이치는 험준한 능선들이 수도 서울의 서북쪽 하늘금을 이룬다. 

남쪽 끝자락에 시작해서 삼각산 정상부인 백운대와 인수봉을 거치고, 북으로 장쾌하게 뻗어가서 도봉산 만장봉까지 다다르는

북한산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삼각산 정상부(좌)에서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북쪽으로는 수락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고, 동쪽은 양주군 일대...멀리 보면 팔당호에서 내려온 한강 줄기까지 어렴풋이 보인다. 

 

    불암산 바로 앞의 석장봉, 그 뒤로 멀리 보이는 수락산

석장봉 우편의 대슬랩이 시원스럽게 잘 빠졌고, 어찌보면 봉우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같다.      

 

 

 불암산 정상... 동쪽으로 보이는 양주군 일대  

 

산에서 내려다 보는 노원구, 도봉구 일대는 아파트가 온통 빽빽하게 들어선 삭막한 모습이다.

 

노원구의 '노원(蘆原)'은 고려시대 때의 갈대평원에서 유래한단다. 
동북으로 향하던 길목에 역원이 있던 곳인데 그 때 이 지역에는 갈대만 무성히 자라던 벌판이었다고 한다.

또, 노원을 '마들평야'라고도 불렀는데, '마들'이란 역을 줌심으로 역참기지가 역마들을 들판에 풀어 놓아 길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였단다.  여하간 갈대만이 무성하고, 말들이 뛰어놀던 마들평야가 이제 아파트만 보이는구나...

 

 

    북한산 주능선 앞에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예전에는 황량한 벌판이었는데...
변해도 너무 변했다.

멀리서 내려다 보고 있는 백운대, 인수봉은 그대로인데.. 

 

 

정상에서 한참이나 시간을 보낸후 하산....

 

 오늘 본 가장 부러운 광경
가장 비싼 7성급 호텔 식당의 로얄석보다도 더 고급스헙고 운치있는 2인용 식사장소

 

   경사도는 심하지 않지만 로프 구간도 있다.

 

    하산길에서 만난 기암..
그냥 기암이라기 보다 "맷돼지 바위"나 "다람쥐 바위" 등 무슨 이름이 있을 것 같다.

 

  하산하면서 본 맞은편 슬랩(석천암 쪽)
경사가 제법 가파른데도 아무 장비 없이 암반을 걸어 오르는 사람들도 많다.

 

   올려다 본 불암산 정상부...웬만한 산에서는 볼 수 없는 절경이다.

 

   암벽등반 연습하는 사람들 

 

    신라 지증국사(智證國師)가 세웠다는 불암사.

입시철이 가까와 오는지 학부형으로 붐빈다.

 

    불암동으로 내려오면 태능 배로 유명한 배밭이 길가에 아직 남아있다.   

 


산행을 마치고

 

산행이 목적이라면 불암산은 보통 덕릉고개를 건너 수락산까지 종주하는 게 보통이지만

오늘은 가을맞이 소풍삼아 온지라 정상에서 바로 불암사쪽으로 하산했다.

시간도 보통이면 두시간여 걸릴 코스를 쉬다 놀다 유유자적 걷다보니 4시간 가까이 걸렸다.

 

불암산은 이래저래 젊은 날의 추억이 많은 산이다.

추억을 되새기고 옛날을 기억하러 간 불암산에

오늘 또 새로운 추억거리를 남겨놓고 왔구나. 

 

숨 가쁜 여정에
넋 놓고 숨 고르다
뒤돌아 문득 그리움 되새기면,


추억은 담 너머 빨랫줄에 늘려

여린 바람에 나풀나풀 날리는

아낙의 속옷자락마냥 새롭다.

  

수줍음으로 가득 찬 세월은

이미 짙은 이끼가 끼여

까마득한 옛날이 되었지만

  

저편 기억에 하늘하늘 매달려

미소 머금어 다가서는

한 조금 추억만은

마시어도마시어도

새록새록 갈증이다.

  

- 시인 정상의 시 "추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