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유학산 ; 학이 노닐던 산에 학도병들의 한이 서리고


산행지 : 유학산(遊鶴山, 839m), 경북 칠곡군

산행일자 : 2008년 5월 18일 (일요일 )
참가자 : 창원51회원 12명
날씨 : 맑음


유학산 개관

가산면 다부리, 학산리와 석적읍 성곡리와 접경을 이루고 있는 험준한 산으로 암벽이 병풍을 이루고 여러 류의 동물이 서식하며, 느릅나무, 박태기나무, 자귀나무 등이 많이 자생하고 있다. 예부터 학이 놀던 명산으로 도봉사, 쉰질바위, 정상부근의 갈대밭이 볼만하다.
6.25 전쟁 때는 다부동전투의 핵심 방어고지가 되어 무려 9번의 탈환전 끝에 승리함으로써 인민군에게 밀려 대구와 부산의 함락 일보 직전 처음으로 유엔군과의 연합작전을 승리로 장식하였고 북진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호국의 산이다.
도봉사에서 우측산길로 약20분쯤 오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위용에 놀라게 되는데 어른키로 50질이나 되며 학이 노닐던 곳이라 하여 쉰질바위 또는 학바위로 불려진다.
(칠곡군청)


참고 산행로 개념도

 

부산일보 산행지도 (Click here !) 


참고 자료  칠곡군,  한국의산하, 국제신문, 부산일보, 박중영


다른 참고자료 :  아래에서  산행정보 "경북지역"에서 "유학산"을 찾으면 유용한 지도와 산행정보가 더 있습니다.


들머리 (중앙고속도 다부 TG근처 79번 국도변)
이번 산행코스는 부산일보 추천코스를 따라서 길게 한바퀴 돌았다.
들머리는 다부TG 출구로 나와 우회전하여 79번국도로 잠시만 가면 좌측에 "유학산 839고지 4.7km, 674고지 1.56km"라는 표지판이 보이는 곳이다.


산행코스

다부TG근처 79번 국도변 ~ 674고지 ~ 837고지 ~ 유학산 정상(839m) ~ 도봉사 ~ 유학산 휴게소(팥재) ~ 도계2리마을회관


구간별 산행시간 및 산행로 TIP

 

다부TG 출구 근처 등산로입구 -1시간- 674고지 -23분- 793고지 -25분- Y자나무 -5분- 837고자 -10분- 암봉 -17분- 헬기장
-3분- 통신탑 -3분- 도봉사갈림길 -5분- 유학정(정상, 839고지) -5분- 헬기장 -15분- 전망대(쉰질바위 전망) -5분- 도봉사
-12분- 유학산휴게소(팥재) -4분- 갈림길(도로 우측 공터에서 산길로) -8분- 갈림길에서 좌측 내리막길 -12분 -79번 도로변
-20분- 도개2리 마을회관/현풍손두부집

 

순 산행 시간 : 약 4시간 (점심, 휴식포함 5시간 20분)


산행 메모 및 사진

 

오랜만에 창원51 본팀과 함께하는 산행이다.

 

주말에 대구에 내려갈 일이 있어 창원본팀 간사에게 전화를 하니 그렇잖아도 칠곡에 유학산이라는 좋은 산이 있어

별러고 있었던 참이라 그 산으로 같이 가자는 이야기다.

유학산은 처음 듣는 산이라 '한국의 산하', '부산일보' 등을 뒤지니 

625 전젱때 낙동강 전선의 교두보를 차지하기 위해 파아간에 수많은 병사들이 죽어간 '다부동 전투'의 바로 그 현장의 산이란다.

 

요즘의 젊은이들이야 전쟁이 남의 나라 일 같이 느껴질지 모르지만,

우리보다 조금 일찍 태어나 여기 다부동 전투에 참가한 그 병사들은

20세도 안되는 나이에 영문도 모르고 전쟁터에 끌려 나와

M-1 소총, 슈류탄은 물론 무거운 베낭까지 둘러메고 이 가파른 유학산 기슭을 오르다가

인민군의 따발총에 맞아 아무 의미 없이 한 생을 끝마쳤다.

인민군쪽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고...

 

전쟁은 6 25전쟁이든 세계대전이든 지금 아랍권의 전쟁이든 모두가 인류가 저지르는 최악의 행위이다.

전쟁에는 죽음과 공포, 파괴와 폐허, 분노와 원한만 있을 뿐

정의, 인간성, 도덕, 사랑, 자비, 배려, 대화..

그리고 요즘 우리집 아이들이 자주쓰는 한 겨레, 조국 .. 이딴 것들은 없다. 

 

인간은 이런 것을 잘 알면서도 주기적으로 전쟁을 해왔다.

긴 역사 관점메서 보면  지금의 우리가 즐기고 있는 평화기도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

단지 현재 우리가 사는 시기에 운좋게 전쟁의 위기가 잘도 비켜갔기 때문이다.

마치 러시안 룰렛 방아쇠에 재수좋게 몇차례 실탄이 없었던 경우처럼...

 

그러나 철 없는 요즘의 젊은 친구들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지 마라.

재수 없으면 몇년안에 이 땅에도 전쟁이 날 수 있단다.

그리고 유학산에서 산화한 그때의 젊은 학도병들도 1949년까지는

너희들처럼 평화롭게 고향 동네 논 길 거닐며 동네 쳐녀들과 연애하면서

전쟁은 자기와 무관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단다.   

 


반가운 창원51 본팀과 함께 산행

 

10시 경에 창원에서 올라오는 팀과 79번 국도변에 있는 도개2리 마을회관 옆 주차장에서 만났다.

이 곳에 차를 2대 남겨두고 들머리인 다부 TG 들머리로 이동했다.

 

나중에 보니 승용차를 나누어 둘 요량이면 '유학산 휴게소"(팥재 주차장)를 날머리로 하는 것이 낫겠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정류장이 있는 도개2리 회관까지 걸어가야 하겠지만...

 

 10:15분 경 우리는 여하간 부산일보 코스를 따라 산행출발.

 

  

 들머리 - 중앙고속도 다부TG에서 나와 우측으로 잠시오면 좌측에 표지판 보임 (퍼온 사진)

 


들머리인 도로변에서 숲속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등로 산기숡을 따라 나 있다.

송전탑 공사를 하면서 옛날 산길을 넓혔나?  아니면 625 전쟁때 군사작전을 위해 길을 넓혔나?

여하간 길이 넓고 뚜렷하니 오늘 산행에 알바할 일은 없겠다. 

 

단지, 첫 봉우리인 674고지까지 올라가는 등로는 상당히 지루한 오르막이다.

그리 가파른 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시간 정도를 평지 구경하기가 힘들다.

우리같이 쉬엄쉬엄가지 않으면 제범 땀을 빼야할 구간이다.

다시 한번 전쟁 때 무거운 병기 들고 올라갔을 병사들을 생각하니 그 고통이 짐작된다.

  

   다부동 격전지를 오르며... 당시 병사들의 행군이 어떠했을까 상상이 된다.
엄청 무거운 병기와 베낭을 짊어지고 어디서 나타날지도 모르는 따발총의 공포속으로...  

 

가는 도중 몇 번이나 쉬면서 간식을 먹는다.

창원51팀의 특섹이다.  도대체 먹기 위해 산에 오는지 5가족이 오는데 간식 종류가 10 가지가 넘는다.

그럭저럭 1시간이 더 걸려서 674고지에 도착...

674고지 탈환전 설명을 보면서 그 당시 전투를 상상해 본다.
원혼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674고지에서 20여분을 능선을 따라 더 올라가면 739 고지이고, 봉우리를 나타내는 삼각점 표시가 있다.

 

   첫번째 격전지인 674고지(사진위 누르면 확대)와

739고지의 삼각점 (우)

 

739 고지를 지나면 오늘 고생은 대충 끝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능선길을 오르락 내리락하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특히, 능선을 뒤덮고 있는 숲이 하늘을 가려 주고 있어 한 여름에도 그늘이 지는 길이다.

거기다 나무들은 대부분 소나무를 비롯한 치톤피드가 많이 나오는 수종인지라 산림욕하기에 딱 좋다.

 

그렇다고 전망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게 계속 시야를 가리는 그런 매정한 산은 아니다.

수시로 나타나는 바위 전망대에다 멋스럽게 몸을 꼬면서 산수화를 그려내는 노송들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주변 산천을 감상하면서 산행할 수 있다. 

 

   전망바위에서 보는 유학산 능선위 봉우리(고지)들 

 

   유학산에는는 빽빽히 우거진 숲 사이로 난 능선길과 
등산로 곳곳에 있는 주변 경관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바위 전망대가 좋다. 

 

이렇게 전망 좋고 호젓한 능선 길을 한참 가다보면,

경치 감상과 산림욕에 취에 앞에서 느꼈던 무겁고 어두었던 다부동 전투의 역사가 슬그머니 과거 속으로 사라짐을 느낀다.

하기야 전쟁을 잊지 말고, 잘 대비하면서 살자는 이야기지 맨날 전쟁 걱정만 해서야 안되겠지...

특히, 우리같이 사변 중에 태어난 세대들은 크면서 전쟁의 상흔들을 많이 체험했는데...

 

능선으로 쭉 가다 보면, 837고지 조금 못미쳐 'Y' 자인지 'V' 자인지 좀 야하게 생긴 나무가 나오는데,

최근에 누가 좀 외설스럽게 표현한게 입소문이 나서 이 산의 명물이 되었다.

 

   837고지 직전에 있는 좀 외설스럽게 생긴 Y자 모양의 나무  

 

   다부동 전투를 지켜 보았을 소나무.. 이리 꾸불 저리 꾸불, 고통의 몸짓으로 보인다, 

 

곧 이어 837고지....
이 곳도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다.

육군의 전투에는 누가 높은 곳을 차지하는가가 중요하다. 우선 적의 위치와 전술을 파악하기 용이하고, 공격, 방어 모두 유리하기 때문이다.

 

   837고지 탈환전(사진 누르면 확대)

 

837고지를 지나 조금 가면 멋진 암봉이 하나 나오는데 이 곳이 부산일보 지도의 신선봉인지 모르겠다,.

여기서 보면 지나온 능선들과 산 아래 마을 전경이 평화롭기 짝이 없다.

 

    능선 곳곳의 멋진 바위와 암봉

 

    암봉 위에서 내려다 본 학산리 방향

 

    바위사이로 자라는  멋진 모습의 소나무

 

멋진 바위와 노송들이 어우러지는 고품격 능선길을 계속해서 걷다 보면 헬기장을 지나고,

곧 이어 유학산의 실제 최고점(확인 안됨?)이라고 하는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를 만난다.

이 곳에는 들어갈수 없고 우회하여 조금 더 가면 '839 고지'라고 표시되어 있는 봉우리에

커다란 팔각정 정자가 있는데 여기 정자 이름이 "유학정"이다.

 

이 산이 사변 후에는 다부동 전투로 유명해졌지만. 예전에는 유학산(遊鶴山)이란 산 이름과 같이
'학이 노니는 산', 바로 절경과 풍류를 즐기는 산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산 위에 너무 크게 지어 좀 어색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유학산'에 '유학정'이라면 이 정도 사이즈는

되어야 할 듯하다.

 

    유학산 정상인 839봉

 

    대체로 순한 능선이지만 가끔씩 깍아지른 단애도 있다. 

 

   유학산 정상 유학정에서

 

   839고지 탈환전 (사진 위 누르면 확대)

 

    멀리 왜관읍과 낙동강이 보인다.  

 

유학정 아래 숲속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데,

신선한 푸성귀와 맛갈스런 봄 나물이 푸짐하다. 내가 좋아하는 가죽 나물도 있고....

여기서 가죽은 leather가 아니고 가~죽이라는 나물(무침)인데..

 

유학정에서 긴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나서 도봉사 방향으로 하산...

가는 길에 바위 전망대가 나오는데 그냥 지나치지 말고 바위 끄트머리에서 좌측을 보면 높이가 어른 50명 키 높이가 된다는

쉰질바위의 옆 모습이 보인다.

 

조금 더 내려가면 암사면 아래 지어 놓은 도봉사가 나온다.

그저 산중의 자그마한 고찰로 가꾸면 좋으련만 절인지 가건물인지 너저분하고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매우 부조화스럽다.

더 이상 증죽하거나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기를 정말로 바란다.

   

   하산길 전망대에서 본 쉰질바위 

 

    절벽아래에 지어진 도봉사 

 

도봉사에서 잘 닦아놓은 도로를 따라 10여분 내려오면 널찍한 유학산 휴게소(팥재)가 나온다.

여기서 좌측 내리막으로 가야 79번 국도방향이다. (우측으로 가면 구미 방향)

그러나 좌측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가기는 갈길이 멀다. 따라서 차편이 있다면 여기서 차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부산일보가 추천하는 길을 따라 '도개2리 정류소'로 하산하여 도개 온천에서 온천욕을 하고 가기로 했다.

이 경우는 휴게소에서 도로로 감시내려가다가 우측에 만나는 공터에서 도로를 버리고 우측 산길을 찾아야 한다. 

 

   유학산 휴게소 앞에서 도봉사 표지석이 있는 좌측 차도로 잠시 내려가다가
우측에 있는 공터에서 산쪽으로 보면 오솔길이 보인다. 
 

 

이 쪽 산길은 사람들이 그리 많이 다니지 않는 모양이다.

공터에서 한 8분쯤 좁은 산길을 가면 길이 나누어 지는데, 직진하면 산길로 더 가다가 도개온천 맞은편 길로 나가게 되고,

좌측 내리막으로 가면 (부산일보 리본 보임) 임도를 따라 조금 빨리 79번 국도변에 다다른다.

'유학 파크' 옆의 79번 국도를 따라 도개2리 정류소 까지 도로를 걷는 시간도 20분 이상 걸리는 지루한 길이다.

 

 

    산길로 들어와 8분쯤 가면 길이 나누어진다. 좌측으로 내려가면(부산일보 리본 따라) 임도를 만나고 
좌측으로 내려가면 79번 국도변에 다다른다. 도중에 거대한 채석장이 보인다(우).

 

주차해 둔 곳에 도착하니 늦게 도착한 마눌이 반갑게 맞이한다.

오랜만에 창원51 6가족이 도개 온천으로 이동, 온천욕으로 피로를 푼 뒤, 도로변 손두부집으로 가서 뒷풀이를 했다.

그러나 도개 온천과 손두부 집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안하는 게 좋겠다. 그저 보통의 사우나와 식당이고 그저 보통의 유원지 인심이라 보면 된다.

 

이렇게 유학산 산행 겸 다부동 격전지 탐방, 온천욕, 손두부 등 유학산 산행/관광의 풀코스를 마쳤다.

 


산행을 마치고

 

유학산은 학이 노니는 산 답게 전반적으로 산세가 수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잘 정비해 놓은 산길에 찾기 쉬운 산행로, 우거진 산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치톤피드...

그리 긴 코스는 아니지만, 갖출것은 웬만큼 다 갖춘 산이다.

 

한편, 유학산의 산행코스가 바로 625때 다부동 전투시 공격과 후퇴를 수없이 하면서 많은 희생자를 낸

그 산길이었다면 마냥 즐산코스 하나 다녀왔다고 즐거워 할 일은 아니다.

더욱이, 그 때 전사한 많은 병사가 어린 학도병이었다면...

 

곧 6월이다.

625를 아는 세대는 그 나름대로 생각을 하면서,

또 전쟁을 모르는 철없는 세대는 또 조금이나마 전쟁의 의미를 일깨울 수 있도록

경북지방에 올 일이 있다면 한번 유학산을 다녀가기를 강추한다.

 

또한, 그늘 많은 여름산행지로 좋고,...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 major 제1악장 (Allegro ma non trop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