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상고대 만발한 백운산 산행기

일시 04. 3. 7. 일요일 맑음 최저 영하4도 최고 영상8도
주최 산정산악회
코스 진틀∼병암계곡∼삼거리∼백운산∼억새평원∼억불봉∼노랭이봉(680.4m) 광양제철 연수원 헬기장∼밤나무단지∼죽림
구간 및 시간 약16㎞·6시간

3월에 눈이 많이 내리기는 백년만에 처음이라고 하며, 특히 충청도지방을 중심 으로 50㎝가 넘는 폭설이 내려 농작물 재배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이 피해를 입어 많은 국민이 복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경남, 전남은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산꾼들은 물고기가 물을 만나 것처럼 설경을 놓치지 않기 위해 추위를 무릎서고 산으로 향한다.

부산에서 오전8시 출발하여 광양시 옥룡초교 동곡분교를 지나 진틀주차장에 10시20분에 도착 산행준비를 마치고 10시 40분 병암계곡으로 들어섰다.

입구 안내판에는 정상 3㎞를 표시하고 있다. 정상을 올려다보니 흰눈으로 덮여 있어 한 폭의 설경 화를 보는 듯 했다. 등산로 주변에는 입구부터 눈에 미끄러 웠다.

김홍수 대장이 데리고 가는 어린 학생을 보고 어른들은 걱정 어린 한마디 말을 던진다. 저 어린것들이 ..... 그러나 대장 왈 어린이들은 지리산 종주도 무난히 하였다고 한다.

11시경 등산로 옆 독립가옥 스레트 지붕 처마 끝에 일렬로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보고 발길을 멈추었다. 약20㎝가량의 수십개 고드럼이 스레트 골마다 매달려 도 열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등산로는 사람으로 체증을 보였다. 여러 개의 산악회에서 비슷한 시간에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정상 갔다가 내려오고 있었다. 골짜기 7부 능선 나무의 설경이 아름다워 사진기 1장 담았다.

11시 40에 삼거리 능선에 올라서니 나무에 핀 상고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어 부부 등산객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드렸더니 자기도 보고만 가기에는 아쉬어 한 장 부탁하므로 여수시 미평동 거주 허만호(60세)부부의 추억을 한자에 담고 메일주소를 하나 받아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상고대의 천지였다. 등산로 주변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눈꽃을 한아름을 안고 키스를 한바탕 한 후 걷는다. 12시에 정상(1,217.8m)에 올라서니 차디찬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백운산 정상석을 붙잡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겹겹이 펼쳐 진 산야들은 끝이 없었다. 지리연봉의 남쪽 섬진강 건너에 솟아 있는 백운산은 주봉을 중심으로 북서쪽으 로 또아리봉과 도솔봉(1,123.4m), 동으로 매봉, 남동으로 억불봉으로 이어진 산 줄기는 웅장한 산세를 이루고 골짜기도 골이 깊었다.

저멀리 북서 북동쪽으로 우뚝 우뚝 솟은 지리산의 고봉들은 하얗게 눈으로 덮어 웅장하고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 이 무슨 날벼락인고 정상에서 신선대를 가기 위해 러셀이 되지 않은 곳에 발걸음을 옮겼다가 무릎 까지 빠지는 바람에 혼 줄이 났다.

- 눈꽃에 밥 말아먹고- 정상 옆에서 점심을 먹는데 돌풍이 몰아쳐 비산한 눈꽃들이 도시락에 앉아 어찌 나 차가운지.....

- 설익은 과실 따먹은 아쉬움을 달래면서- 정상에 오르면서 필름을 많이 소비해서 더더욱 좋은 정상부근 설경을 담지 못한 아쉬움을 교훈 삼고....

등산을 좋아하는 박종근(65세)씨가 ‘지난해 2월경에 백운산 상고대의 아름다움 을 평생 본 것 중 제일 아름다웠다’고 자랑했는데, 내가 오늘 보니 실감났다.

정상 안내주에는 억불봉 6㎞, 진틀 3.4㎞, 신선대 0.5㎞, 산악구조 제3 지점이라 표기하고 있고, 정상아래 2번째 헬기장에는 백운사 1.2㎞, 정상 1㎞ 억불 5㎞로 표시하고, 엑새평원 헬기장에는 억불봉 0.65㎞, 노랭이봉 0.9㎞ 정상 4.7㎞로 안 내하고 있다.

억불봉에는 정상석이 없다. 바위로 이루어 졌는데 아래로 내려보는 조망이 일 품이다. 남쪽은 남해바다가 북동쪽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남쪽바다 어귀 하동 화력발전소가 웅장하게 서있고 남서쪽은 광양제철소가 아련하게 보인다.

억불봉 가는 길에는 광양시에서 편의시설 사다리를 설치 해 놓았다. 정상을 조망한후 회귀하여 노랭이봉 가는 길로 내려 섰다. 눈이 녹아 등산로가 질퍽 했다.

조심스레 내려서니 노랭이봉 정상에 닿았다. 정상 작은 돌탑에 돌을 하 나 올리면서 만사형통을 빌다. 노랭이봉에서 광양제철 연수원 방향 능선으로 내려섰다.

40여분 내려서니 연수 원 가는 임도와 만났다. 연수원 방향으로 가지 않고 바로 내려서니 연수원에서 사용하는 헬기장이 잘 단장 되여 있고 그 옆 등산로가 잘 열려져 있었다.

밤나무 단지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다. 눈속에 핀 매화는 모진 고통을 이겨내면서도 시기를 지키기 위해 피어난 것이다.

탁궐교 아래서 눈 녹아 내린 물로 냉수 마찰하고 피로를 날리니, 15년만에 설경다운 설경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산정산악회 김홍수 대장님에게 감사 드린다.


▣ 정성희 - 100년만의 폭설에 의한 설경이라고 하니 짐작이 갑니다만 사진이 없어 안타갚구먼요. 다음에 꼭 올려주이소...광양 백운산 상고대는 아름답기로 이름이 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