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재에서 천상의 세계를 본다.>

 

 

제목: 지리산 대소골에서 죽을 뻔한 이야기


 


 

   1,산행 날짜: 2004.9.14 (화)

   2,날씨: 안개 낀 흐린 날

   3,산행구간

            심원마을~대소골~중봉능선~반야봉~노루목~대소골~심원마을.

   4,함께한 사람: 초생달. 일출. 나

   5,코스별 시간

         08:00 심원마을 계곡산장 앞

         08:08 이정표(심원 0.2km/노고단 3.8km)

         08:15 지 계곡 건넘.

         08:20 무명묘지 (우측은 계곡).

         08:40 계곡 합수부 (forever 표식기 따라).

         09:05 폭포 앞 (큰 고목 쓰러짐/ 좌측으로 이동)

         09:30 登路 발견(고로쇠 호스: 흰색 타고 지 계곡으로 오름)

                            된비알 오름길/ 곧 바로 등로 사라짐.

         10:00 등로 없는 능선 지 계곡 타고 오름(우측에는 대소골).

         10:30 바위 밑 샘터 발견(중봉 밑의 샘터를 발견/ 중봉과 상당한 거리임).

         11:00 등로 발견(반야봉에서 심원마을로 가는 등로).

         11:05 이정표(심원마을 9.0km/반야봉 1.0km).

         11:37 반야봉(1732m).

         12:05 노루목.

         12:35 대소골 상류 실 폭포(?).

         13:30 또 다른 폭포(사진 참고).

         13:45 큰 고목 쓰러짐(중봉능선으로 가는 합류점).

         15:45~14:20 나 홀로 방황(벌침 맞음).

         15:00 노고단 이정표.

         15:10 심원마을 도착.

   6, 산행시간과 거리: 7시간10분/거리: ?

 

                     <시암재에서 서부능선 만복대를 바라보며....>

 

 

 

                                        <천 상 의  세 계>

 

 

  

7, 산 행기.


 

06:00 초생달님을 만나고 순천에서 일출님을 동행한 우리는 단숨에 시암재까지 올라왔다.

시암재에서 아침 운해를 감상하며 한참이나 넋을 빼고 있었다.

시암재 아래로 퍼지는 구름바다 속에서 섬진강에서 몰려온 구름이 주변의 산야를 가리고

종석대의 허리를 휘감아 돌면서 속세를 바닥에 뿌리치고 천상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심원계곡:갈색으로 퇴색 되어가고>

 

 

  

08:00 심원마을.

해발 750m의 심신산골에 위치한 하늘아래 첮동네.

조선조 고종때 약초를 캐고 한봉을 키우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오늘의 동네를

이루기 시작 한 후 지금은 10여 가구의 주민이 살고 있다.

수 십 번의 성삼재 길을 넘나들었지만 저 아래 심원마을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만 했지

언제 한번 찾고 싶었으나 결국, 오늘 대소골의 산행을 이유삼아 이곳 심원을 찾게 되었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하자말자 낯선 이방인은 출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관리 분소 우측의

커다란 황견이 어지럽게 짖어대고 있었다.


 

   산행은 시작되고......

대소골 산행에 대해서 들머리와 날머리만 대충 알고 있을 뿐 어느 선답자의 확실한 산행이

없길래. 혹시 몰라 배재길님과 우듬지님의 산행기를 준비하여 왔었다.

들머리는 계곡산장 앞 지리산 관리 분소를 우측에 끼고 계곡 쪽으로 내려가면 출입금지 안내판을 비끼고 올라가서 관리 분소 담을 따라 산행은 시작된다. 곧 지 계곡을 건너 철조망과 우측의 우량관측소를 지나면 이정표(심원 0.2km/노고단 3.8km)가 나온다.

여기서 좌측 길을 선택해서 2번째 지 계곡을 건넌다.


 

 

                                                       <멧돼지 출현지>

 

 

  08:20 멧돼지 출현

심산의 계곡산행시 항상 긴장을 놓칠 수 없다.

오히려 맨 처음 시작한 숲길은 생각보다 길이 잘 나있어 이상할 정도였다. 아마 성삼재

길이 놓이기 전에 이곳 심원마을 사람들이 잦은 왕래가 있었을까?

나중에 안 일이지만 계곡산장의 집주인말처럼 이곳 심원에서 쟁기소까지도 ........

지금은 도로의 발달로 거의 희미한 등로가 되어 있다고 하였듯이.

거미줄을 헤치고 풀잎 이슬을 재치면서 어느 정도 갔을까?

갑자기 전방5-6m 앞에 멧돼지가 나타났다.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서로가 순간의 눈 맞춤과

동시에 녀석은 잽싸게 그 자리를 튀쳐 나갔다. 만약 혼자 산행시 이놈이 덤비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생각도 해봤다. 좌측에 무명묘를 끼고 3번째 계곡 합수부 (넓은 너덜지대)에서 FOREVER 표식기를 따라 계곡을 건넜다. 요즈음 비가 많이 와서 계곡

물의 수량은 상당히 올라있어 자칫하면 빠지기 십상이다.(차라리 계곡물이 많지 않다면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지그재그 계속 산행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음)

 

 

 

                                  <대 소 골 : 미끄러운 계곡산행>

 

 

09:05 폭포 앞에 도착하여 두 갈래 갈림길은 만난다.

우측은 아마 임걸령 쪽으로 향하는 것 같아 그쪽은 버리고 쓰러진 큰 고목 좌측으로 이동하여 그 길을 택했다.(여기까지 등로는 쉽게 식별할 수 있었음)

09:30 대소골을 우측으로 두고 좌측 지계곡 능선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곳의 특징은 흰색의 고로쇠 호스가 원을 그리듯이 지 계곡을 타고 있었다. 잠시 된비알 오름길을 탄다.

맨 처음 등로는 아마 고로쇠 채취의 등로인 것 같으나 곧바로 등로는 사라지고 만다.

우측 대소골을 타고 노루목으로 올라갈려고 하였으나 어차피 그쪽도 선명한 등로는 아니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다. 우리는 이곳 능선으로 가면 증봉능선으로 향하리라 생각하고.


 

 

                                        < 중봉능선에서:솜(?)버섯과 민달팽이>

 

고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있다.

두 분의 산행기 내용은 이미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였고 우리끼리 감각기관을 동원하여 개척산행을 해야 될 것 같았다. 이따금씩 잡목 숲을 피해가면서 때로는 낮은 포복하듯이

쓰러진 통나무 밑을기고 바위를 비켜서면서 도달한 곳이 1600봉의 바위 밑 샘터 발견이다

여기서부터는 산죽의 키 높이가 낮아 헤쳐 나가는데도 별 어려움은 없었지만 이따금씩 나타나는 암봉과 잡목 숲이 상당한 장애물이 되고 있었다.

이윽고 중봉에서 자주보이는 주목과 특유의 식물류(잎이 잘록하고 길 다란)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목적지가 가까움을 느낀다.


 

 

                              <중봉 이정표:이정표의 반가움>

 

  


 

  11:05 이정표 발견(심원마을 9.0km/반야봉1.0km)

바위 밑 샘터를 10여분 지난 뒤부터 정말 힘든 개척 산행이 시작됐다. 잡목에 손등이 찢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피멍이 든다. 어렵게 찾은 곳이 중봉인가 싶더니 그곳 못미처 등로길을 발견한다. 이윽고 이정표를 발견한 우리는 모처럼 처음으로 휴식을 취한다.

중봉에서 내려와서 만나는 합수점인 이정표를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

5월달 묘향대 산행 후 심마니 능선을 타고 내려갔던 기억이 새롭게 되살아난다.

 

 

                                             <반야봉 돌탑>

 

11:37 반야봉에서

중봉 못미처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 두 분을 처음으로 만났다.

어르신네들 어디로 가시냐고 물으니 벽소령산장으로 가신단다.

하도 어이없어 내 귀가 잘못되어 잘못 들은 줄 알고 재차 물으시니 벽소령 산장 갈려면 한참 가야 되느냐고 물으시니

아뿔싸!

이게 어찌 된 건가?

71세와 75세의 두 노인들이 노루목에서 길을 잘못 들어 반야봉-중봉을 지나 이곳까지.

체력도 대단하신 노익장이신데 한분은 계속 뒤처지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노루목 못 미쳐 갈림길까지 안내해드린 우리는 벽소령까지 무사히 가 실수 있을까 하는 염려를 해본다

 

 

                                <노루목에서: 초생달님 무엇을 그렇게>

 

  12:05 노루목에서

이곳까지 짙은 안개가 침범하여 조망은 할 수없지만 그래도 한 시간 정도는 편안한 산행에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노루목을 빠져나오자 말자 길은 사라지고 산죽과 잡목의 일색이다.

선답자들도 우리와 같이 고생하며 이곳을 찾았을까? 아니면 우리가 길을 찾지못해 고생하고 있는가. 의심되어 주위를 살펴봐도 분명 길은 없었다. 비가 많이 와서인지 계곡이 시작된 이곳부터 물은 흐르고 있었다. 될 수 있으며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로 하였다.

30여분 내려서 대소골 상류의 실 폭포에서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디카로 촬영하면서 잘못 디뎌 계곡물에 빠지고 다행이도 디카는 무사 할 수 있었다.

 

 

                                             <공 존 공 생>

 

13:30 벌들과 사투 속에 나 홀로 방황

인터넷에서 많이 본 폭포가 여기구나 생각되어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젖어있는 등산화와 넘어지면서 팔꿈치가 다친 곳이 옷에 씻기어 자꾸 거슬리게 하여 소매를 걷어부치고 다시 산행은 시작된다. 이윽고 중봉능선으로 향하여 가는 합수점을 만난다.

여기부터는 우리가 지나온 길이기 때문에 좀더 여유가 있어 널널산행이 시작된가 싶더니?

이게 웬일인가?  그만 땅벌 집을 건드린 모양이다.

목덜미가 따갑게 느껴질 때만 해도 벌레에 물린 줄만 알았다. 그런데 순식간에 머리와 등짝 손등이 동시에 따가운 느낌이 전달 될 때 직감적으로 땅벌이다 싶었다.

‘땅벌이다’ 외치면서 배낭을 일출에게 던져주고 그곳을 필사적으로 탈출하기 시작하는데

산에서 이렇게 빨리 뛰어보기는 처음이다. 끝까지 달려드는 벌들이 옷 속으로 침투하였던 것이다. 웃옷을 벗어들고 사방으로 옷을 젖으며 벌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일행은 벌써 시야에 사라지고 없었다. 2-3분의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져 본적은 없으리라.

그들은 계곡 쪽으로 튀고 나는 능선 따라 튀었던 것이다.(나중에 안일이지만 벌이 덤벼들면 물속으로 뛰어들 계산까지 했다나.)잠시 후 나 혼자인 걸 느끼고 아무리 큰 소리로 일행을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도 없다. 주위의 계곡 물소리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30-40분 동안 주위를 방황하면서 찾아 봤지만 땅벌집 쪽으로만은 갈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심원마을 쪽으로 가는 수밖에, 계곡을 넘나들면서 양쪽으로 표시를 해 놨다. 그러면서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그들이 분명 앞서가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갔다면 분명 표식기라도 했을 텐데. 한편으로는 무심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무작정 기다리기로 하면서 몸을 씻으면서 벌침을 확인해 보니 11군데 쏘였다.

(머리2.목1.왼쪽팔꿈치. 오른쪽팔꿈치. 허리3.어깨2곳 왼쪽발목)준비된 상비약도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5분여 기다리니 그들은 박장대소 하면서 나타났다.

서로가 서로에게 세상에 그렇게 빨리 뛸 줄은 몰랐다. 인간의 양면성이 보이더라. 인간의

본능이지 않은가. 배낭 2개들고도 그렇게 잘 달릴 수 있느냐? 등등..(일출님도 한방 맞음)

(경험으로 미루건데 산행시 긴팔은 필수고, 윗옷은 바지 속으로 넣어입고 허리띠로 졸라 멜것. 그리고 구급약은 필수) 산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벌에 쏘인곳이 무척이나 가렵습니다. 혹시 산에서 벌 퇴치방법과 쏘인곳의 약의 처방은 노하우로 알고 계신 분 있으면 리플 좀.... 한바탕 소동을 치르고 난 우리는 오전에 왔던 길을 되밟으며 지루하지 않게끔 마냥 웃으며 그 길을 내려왔다.

심원 마을에 도착해서 오늘의 회포를 풀면서 막거리 잔을 비우는데 왜 또 여기도 벌이야.

막걸리 병 주둥이 사이로 커다란 말벌까지 야단이다. 벌 앞에 벌벌떨고 있는 우리는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폭 포: 대소골 상류>

 

마지막으로 이곳 대선골 산행을 마치면서 솔직히 추천하고 싶지 않은 코스인 것 같습니다.

더욱이나 초보산행이라면 더욱더 조심해야 될 코스라 생각되며 이만 산행기를 마칩니다.


 


 


 

                                       2004. 9 . 18


 

                                                 청 산  전  치  옥  씀.

 

 

 

                                         <폭포 :1>

 

 

                                        <폭포: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