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와룡산(799m) 산행후기


일시: 2004년 2월 17일(화)


등산코스: 백천동---덕곡저수지---백운저수지---백천사 입구---백운골(10시)---임도--- 너덜지대---백천재(10시30분)---와룡산 민재봉 정상(11시30분)---헬기장---새섬바위 (797m, 12시30분)---암반지대---철제난간---도암재(1시, 묘지1기)---샘터---돌 탑집(매점)--- 원불교수련원(1시30분)---약불암---용주사입구---남양저수지(일명, 임내저수지)---예비군 부 대---주차장(2시) 총 4시간 소요.


주행거리: 약8km.


참가자: 임학권외 1명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하는 삼천포항의 수호산


나는 이번 사천시 원정산행을 매우 잘 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말부터 3차례나 삼천포에 내려갔어도 한번도 와룡산 등반을 못해서 못내 아쉬웠던 차에 산친구가 같이 내려가자고 해서 얼씨구나! 좋다고 대답했다. 마침 날씨도 봄날같이 따스한 2월 중순에 출발하게 된 것이다.


 2박3일로 사량도 지리산 등반을 목표로 큰 맘 먹고 아침 8시에 출발, 스타렉스를 몰아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갔다. 아직 야산에 잔설이 남아 있어 북사면은 눈이 드문드문 보인다. 남쪽 땅끝이라서 서울과는 기후가 다를 것이라고 짐작해보며, 이번에는 냉이도 캐고, 재미나게 다녀오리라 마음은 한껏 희망에 부풀었다. 우리는 쉬지 않고 달려 덕유산휴게소에 한번 들려 화장실도 가고 운전기사에게 커피를 대접했다. 이곳에도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금년은 일찍 봄이 온 것 같았다.


순식간에 차는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를 거쳐 경상도로 들어섰다. 서울서 4시간 30분만에 사천인터체인지를 지나 곧바로 직진해서 삼천포항으로 달린다. 사천비행장을 지나니 우측으로 초록색 바다가 보이고 좌측에는 우람한 와룡산이 돋보인다. 오후 1시 삼천포 시청 앞에 있는 잔치밥상 집에서 중식을 포식하고 곧바로 유명한 삼천포대교와 창선대교를 지나 해안도로를 일주했다. 중도에 율도(밤섬) 앞에 잠시 쉬어 바다 바람을 맡으며 심호흡했다. 한폭의 동양화같은 조용한 어촌이었다.


그곳에서 부산에서 교원으로 정년퇴직을 한 선생님을 만나 이런 저런 창선도의 애환을 듣고 단항마을에 들려 예전에 부두가였던 항구가 삼천포까지 다리가 놓이면서 거대한 생선횟집과 회센터로 변한 개발현장을 눈으로 확인했다. 사량도 지리산 대신 나선 와룡산 초등의 흥분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사량도로 갈 예정이었으나, 아침 6시30분에 출발하는 정기여객선을 놓치고 말았다.


                         꿩 대신 닭으로 선택한 와룡산 초등의 흥분


이왕 이렇게 된 바에 이곳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와룡산을 가기로 정하고 아침을 푸짐하게 먹은 후 9시30분경 출발했다. 꿈에 그리던 사량도 지리산 대신 사천시 와룡산 등반으로 변경하여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렇게 조급하게 굴 이유가 없었다.


우리는 룰루랄라---콧노래를 부르며 삼천포 시내를 빠져나가 구도로 사천방향으로 진입해 백천동에서 우측으로 꺾어 저수지 2개를 지나 백천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나는 법당 안에 누운 약사와불(3000년 된 나무로 만든 법당 속 부처)을 구경하고 가자고 했으나, 별 흥미를 안 보인다. 차는 그대로 직진, 구절양장 백천골을 돌고 돌아 시멘트 길을 오른다. 날씨는 영상 10도 이상이 되는 것 같다.


10시 정각. 차에서 내려 등반 시작이다. 제2코스에 접어드니 넓은 임도가 나온다. 우측으로는 천길 깊은 계곡으로 하얀 얼음이 깔려 있었다. 20분 후에 너덜지대가 나타나며 첫표지판이 보인다. 119 조난신고 표지에 백운골 1.4k, 돌산 0.7k , 현위치 사천시 2-가 지점이다. 돌산이란 게 이런 것이구나 싶다. 좌측을 보니 산 정상부터 굴러 내려온 바위가 산더미를 이룬다.


쉬지 않고 출발한지 30분만에 갈림길인 백천재 안부에 도착했다. 백운골 3k, 봉수대1.2k, 민재봉 1.5k 지점. 우측으로 오르는 길은 이전과 달리 급경사의 연속이다. 휴--- 등에서 연신 땀이 솟기 시작한다. 11시10분 갈림길에 올라 다시 우측으로 달려가니 드디어 정상표지석이 우리를 반긴다. 민참봉(旻站峰)이라고 쓴 정상석이다. 왜 민재봉을 민참봉이라고 한자로 쓰는지 알 수가 없다.


                  위험천만한  칼바위길 새섬바위의 위용에 압도되고


 출발 1시간 30분만에 도착한 것이다. 너무 쉽게 올라온 것 같았다. 안내표지판에는 분명히 정상이란다. 여기서 백천재 1.3k , 새섬바위 1.6k , 용두마을 6.5k다. 우리는 그냥 통과해서 작은 헬기장을 지나 12시 정각에 두 번째로 높은 새섬바위(해발 797m)에 올랐다. 이곳은 한면이 직립바위로 구성된 도봉산 포대능선과 같은 곳이었다. 아주 위험한 구간을 처음 만난 것이다. 아래를 쳐다보면 어질어질하다. 정상바위에 걸터앉아 점심을 하는데 반대편 1코스로 울긋불긋 등산복을 입은 일행이 줄지어 올라왔다.


모두 힘들어하는 걸로 봐서 역으로 올라오면 경사가 꽤나 급한 코스인 듯하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바위에서 30분간 휴식을 취한 후 하산했다. 아주머니들이 맨 뒤에 쳐져 우리를 보고 신기한 듯이 묻는다. '


 ' 정상에 다 왔어요?'


' 힘도 안 들어요?'


 ' 아니요. 별로 안 들어요...'


 ' ???'


                       한 눈에 들어오는 남해 한려수도의 비경


내려오면서 전망대 바위에서 내려다보니 한려수도--삼천포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삼천포시내는 물론이고 삼천포대교, 늑도대교, 초양대교,창성대교가 바다 위에 걸쳐지고 죽방염이 쳐진 항구와 화력발전소,코섬, 신수도, 동백섬, 사량도가 한눈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아---이래서 남해구나! 싶다. 남해의 비경이 바로 이런 것이다.


유람선과 고기 잡는 어선, 그리고 낚싯배들이 쉬지 않고 드나든다. 날카로운 칼바위지대를 지나니 외줄난간이 이어지고 다시 너덜지대의 연속이다. 무릎이 안좋은 분은 등산하기 힘든 코스다. 거기다가 얼마나 많은 등산객이 다니는 길인지 흙이 온통 콩고물로 변해 먼지가 말이 아니다. 코를 틀어막고 내려선다. 도암재 0.5k, 칼바위 1.0k 사천시 구조대 119 1-나 지점이다.


너덜지대 급경사 길을 달리다시피 내려서니 도암재 안부다. 와룡골 1.4k, 죽림동3.0k, 새섬바위 1.0k, 상사바위(천왕봉) 0.5k, 수정굴2.5k, 임내저수지 1.7k로 표시돼 있었다. 우리는 우측으로 임내저수지로 향한다. 묘지1기가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삼천포 해안관광도로 방향으로 쉽게 내려섰다.


                     춘3월 철쭉꽃이 만발하면 다시 찾으리라...


30분후 공사장을 지나 돌탑집(매점)이 나오고 우측으로 갑룡사와 용주사 지붕이 보인다. 원불교수련원을 지나 약불암 화장실, 남양저수지(임내)에 있는 산불감시초소를 건너 주차장에 닿았다. 정상에서 만난 광주문화산악회 회원들의 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2시 정각이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사천시 죽림동에 속한다고 한다. 처음 오른 와룡산은 의외로 쉽게 느껴지는 동네산이었다.


 접근이 쉬웠고 주행이 힘들지 않고, 너덜지대와 암벽구간과 육산의 완만한 임도가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등산코스였다. 그러나 제1,2코스는 산불방지를 위해 11.1부터 5.15까지 개방된 유일한 종주코스다.


와룡산은 모두 6개의 등산코스가 있고 봉우리가 무려 99개나 되는 용이 드러누운 형상이며 기암괴석과 한려수도를 내려다보는 조망의 산으로 손색이 없는 사천시의 수호산이었다. 와룡산 구구연화봉은 겨울보다는 아무래도 춘3월 진달래, 철쭉철이 가장 아름다우며, 나무가 숲을 이룬 여름철에 한번쯤 땀 빼고 올라 호연지기를 맞보면 금상첨화의 산행이 될 것이다.


                                                                   2004.02.23 일죽 산사람




▣ 山용호 - 우리고장 삼천포 와룡산..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홍보도 마니해주셧군요..네..3월 철쭉이 피면 오세요..사천8경중의 하나로 지정된 와룡산철쭉 꼭 보러오세요..
▣ 김양래 - 감사드립니다....봄에 꼭 한번 내려갈 겁니다. 용호씨...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