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4. 10. 월

과천향교-연주암-관음사-남현동

 

전날은 심한 황사.

아침에는 비가 온다.

산이나 미술관 중, 현장에서 정하기로 하고.

우산을 들고 전철로 양재역, 버스로 관악산 입구.

비가 멎었다.

 

주변을 천천히 걸었다.

공기가 맑다.

길가의 꽃들도 깨끗하게 피었고.

 

모처럼만에 온 관악산.

많이 손질이 되어 있다.

 

쉬엄쉬엄 걸어 올라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모처럼 랑데뷰한 산꾼(?)과 가벼운 담소.

과일을 나눠 먹으며 삶의 지혜를 듣다.

 

한 시간 조금 더 걸려 연주암에.

바로 공양간으로.

공양간은 한산하다.

12시부터 2시까지가 점심 시간.

밥을 나눠 주는 보시처럼 큰 것이 있을까.

조금 많이 담긴 양을 미역국에 달게 먹었다.

귀하게 준비해 온 다른 것들과 커피도 마시고.

고맙다.

 

오랜만에 보는 완당의 "无量壽'도 여전히 그대로 있다.

 

연주대를 거치지 않는 길로 사당 방향으로 틀다.

 

산도 좋고 물도 좋고 정자까지 좋기가 어렵다는데

오늘은 예외.

 

주변의 산과 바위와 나무와 꽃,

내려다 보이는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강과

저 건너의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오른쪽의 청계산 광교산까지가 산뜻하다.

건물들은 갓 목욕하고 나선 색시 같고.

동행 좋고.

 

속 썩이는 어느 장로를 딴 데로 이사 가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목사님께 온 어느 날 하느님의 응답.

"나도 그 친구를 포기했다. 네가 알아서 하려무나"라고라고.

참으로 유쾌한 응답이다.

 

몇 차례라도 하산해도 좋을 분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멈추기도 하고 하면서 관음사로 꺾었다.

경내를 둘러 보고.

 

내려와 부근에서 가볍게 한 잔.

그리고...

 

누구와 함께 걷는가.

 

매미라든가.

하루를 위해 7년을 기다린다는데

하루를 위해 여러 날을 기다림도 좋은 것.

 

좋은 하루

즐거운 산행을 만들어 주신 분께 

고마움을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