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0411 가지산(迦智山 509.9m) - 전남 장흥군

산 행 일 : 2004년 2월 24일 화요일
산행횟수 : 초행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부부산행
산행시간 : 4시간 04분 (식사 휴식 1시간 26분포함)

동 부도전 앞 <0:19> 망원석 <0:32> 가지산(표지석봉) <0:16> 삼개봉(가지산 정상?) <0:11> 무
명봉 <0:10> 가지산(삼개봉) <0:24> 폐사지 약수터 <0:24> 원당암(2회) <0:22> 보림사

진즉부터, 신라 구산선문 가운데 가지산사의 중심 도량이었고 인도와 중국에 있는 보림사와 더불
어 삼보림으로 일컬어지며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유물 유적이 있는 보림사를 답사하고 싶었다.
더욱이 문화유적 답사를 겸한 가지산 산행을 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2번 국도를 따라 목포 쪽으로 가다 왼편으로 제암산이 바라다 보이는 장동 사거리에 이르면 신호등
과 함께 보림사 표지가 있다.
오른쪽 839번 지방도로 꺾어 장평면 소재지를 지나 유치면으로 갈 수 있는 왼쪽 820번 지방도로
진입, 보조선사의 지팡이에 맞은 청룡이 피를 흘리며 넘어갔다는 피재-보림사 창건설화에 의하면
고개 너머 청룡리에서 죽었다-를 넘어서면 탐진댐 수몰지역 등이 나타난다.

신축한 문루를 통과하여 보림사 100여m 앞에 이르니 '보림사 산림욕장' 표지석과 안내도, 부도전
이 보여 자갈이 깔린 작은 공터에 차를 세웠다.

10 : 42 출발. 부도전 밑으로 난 길을 조금 오르자 '야외학습장' 팻말과 '가지산 정상 1.1km', 전
망대, 보림사, 소나무 산림욕장, 비자림 산림욕장 등 자세한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는데 그런 것은
산행 중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10 : 52 차나무와 산죽이 어우러진 상당히 가파른 길을 따라 능선에 이르렀다.
도로로 떨어지는 지능선 오른쪽에도 등산로가 있고 사면으로 난 왼편 길로 오르면서 본 계곡은
깊숙하다.
'←전망대 0.1km' 지점을 지나 가까운 곳에 있는 샘으로 다가가 보니 대 여섯 마리의 도룡뇽이 수
영을 하고 있어 그냥 지나쳤다.

11 : 01 망원석. 가지산에 은거하던 스님들이 수인산, 사자산, 억불산 등을 조망하였던 바위라는
팻말과 달리 실제는 수인산 봉우리만 보였고 '가지산 분재원' 팻말이 있는 바위 틈새에 자란 소나
무들은 그럴 듯 했다.
축대를 쌓고 붉은 벽돌로 담을 지은 묘역 바로 위의 학생의 집으로 갈 수 있는 임도를 버리고 가
파른 능선을 타고 오른다.
나무 뿌리와 돌이 뒤엉킨 길을 따르다 산죽 지대를 지나고 나서 왼쪽으로 월출산을 바라보게 되
고 뒤돌아보면 제암산이 차츰 모습을 나타냈다.
암벽길이 나오는가 싶더니 남쪽만 트인 비좁은 공간에 조그마한 무덤 1기가 있는데 발복코자 하
는 후손들의 정성이 갸륵하다.

11 : 33 곧 이어 장흥군에서 세운 '가지산 해발 509.9m' 정상표지석이 있는 암봉으로 올랐다.
북쪽으로 암봉 3개가 나란히 섰고 그중 맨 북쪽에 있는 봉우리가 가지산 보다 훨씬 높았으며 제
암산으로 부터 월출산 까지 조망이 시원스럽다.
더 높은 암봉을 향해 좁고 미끄러운 산죽길을 내려서 암벽 왼편으로 난 등산로를 벗어나 암봉으
로 올라섰으나 절벽을 타고 내릴 수 없어 다시 돌아서기도 했다.

11 : 49 '가지산정상(삼개봉) 515m' 표지가 있는 북쪽 봉우리에 닿았다.
어느 곳이 진짜 정상인지 혼란스럽다.
제암산 줄기너머 팔영산 봉우리가 닳아빠진 톱날 같이 윗 부분만 보이고 거금도 적대봉과 완도
상황봉도 조망되었으며 북쪽에 있을 무등산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잿빛이다.
야∼ 세상에! 이게 무슨 횡재란 말인가.
지리산 천왕봉이 보였다.
모후산 끄트머리 좌우로 만복대 능선과 반야봉도 보이고 도솔봉과 백운산 상봉도 보인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자 아내가 배낭에서 망원경을 꺼내 자기도 살펴본다.
때 이른 식사지만 밥맛이 절로 나고 흐르는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안했다.

12 : 47 산행이 너무 싱거워 호남정맥 길 맛이나 보기 위해 가까이 보이는 두 번째 봉우리까지
다녀오기로 하여 산죽을 비집고 내려가자 '→장평' 표지가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수많은 리본들이
울긋불긋했다.
싸리 까지 합세한 길을 따라 한 봉우리를 오르내리고 두 번째 봉우리에 이르자 낮은 산줄기가 이
어졌고 높이 솟은 봉우리는 저수지가 있는 마을 한참 뒤에 있어 그냥 돌아서야만 했다.

13 : 23 표지석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13 : 32 남서쪽으로 뻗어 내린 암릉을 타고 내리니 무덤덤한 산행이라 탓할 수 없고 운동 시설물
이 설치된 소나무 산림욕장도 둘러보았다.

13 : 50 폐사지 약수터.
14 : 00 시원스럽게 쏟아져 나오는 물맛을 보고, 물병도 채우고 출발
원당암 갈림길까지 왔다가 약수터에 두고 온 아내의 지팡이를 찾으러 다시 갔다 오는 등 안팎으
로 심심찮게 실수를 저지른다.

14 : 24 현판도 없는 원당암을 한 바퀴 돌아
14 : 31 학생의 집과 학도병 묘 3기와 위령비가 인접한 820번 지방도에 이르렀고
14 : 46 뒷문을 이용하여 보림사로 들어서 돌베개社의 '답사여행의 길잡이-5 전남'을 참고하여 국
보와 보물등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過寶林寺 -보림사를 지나며-

가난과 영화는 하늘에 달렸으니
어찌 뜻대로만 되리오.
나는 내 멋대로 유유히 지내왔노라.
고향하늘 바라보니 천리길 아득하고
남녘을 떠도는 내 신세 허망한 물거품
술잔을 비 삼아 쌓인 시름 쓸어버리고
달을 낚시 삼아 시를 건져 올리네.
보림사와 용천사를 두루 돌아보니
속세 떠난 한가함이 비구와 한가지라.

김삿갓(김병연 1807∼1863)이 화순 땅에서 생을 마감하기 직전 쇠잔한 몸을 이끌고 늘 보고 싶어
하던 보림사를 지나면서 쓴 작품을 돌에 새겨 산림욕장 표지석 맞은편에 세워 놓았는데 왠지 가
슴 뭉클하였다.


▣ 신경수 - 안녕하세요 좋은 곳 다녀오셨군요 제가 갔을 땐 아무 표시도 없어 여기가 거기쯤이겠지 하면서 시목치까지 진행했는데 지금은 정상석까지 있다니 다행스럽습니다 보림사 앞 닭회가 일품인데 요즘은 먹기가 좀 그렇지요? 암튼 두분이서 하시는 산행 계속되시기를 바랍니다
▣ 김정길 - 가지산(표지석봉) <0:16> 삼개봉(가지산 정상?) <0:11> 무명봉 <0:10> 가지산, 등 가지산 정상이 세곳이나 나오는데 5년 전 제가 지날때는 정상표지가 암봉 한군데에 있었던 것 같기도 없었던 것 같기도하고 몇 해만 지나도 뭐가 뭔지 고민스럽답니다. 진짜백이 정상은 어느곳일지요, 신경수님처럼 부부산행 너무 강조하지 마세요, 이 사람 위장 간장 이상 없는데도 배가 살살 아퍼지고있으니 말입니다. 배는 아프지만 부부산행은 가장 바람직한 산행임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