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악산(斗岳山) 산행기(山行記)
 

언      제

 2004. 8. 21.(토요일)

누  구  랑

 영선산악회(47명)에 묻어서

어  디  로

 두악산 732m (충북 단양군 단성면)

일자

이  동  경  로

산  행  경  로

8/16

안성(38도로)→일죽→박달터널→제천IC(55도로)→제천터널→단양터널→단양IC→단성(36도로)→단성지서

단성지서(10:25)→삼거리(11:05)→두악산정상(11:25)→뒷들재 3거리(12:15)→이름모를봉(13:00)→뒷들재 3거리(13:20)→대잠리(14:10)

두악산(斗岳山) 전설(傳說)

두악산 산세는 풍수지리적인 면에서 볼 때 불의 형상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옛날 단양읍내(지금의 구 단양)에서는 불이 자주났다고 한다.

 

어느 날 노승이 이곳을 지나다가 주민들에게 두악산 꼭대기에 바닷물을 갖다 놓으면 화마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길을 떠났다.

 

노승의 얘기를 들은 주민들은 산간벽지에서 어떻게 바닷물을 구할지 고민하다가 소금에다 물을 섞으면 바닷물처럼 짜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남자들은 지게에다 소금이 담긴 항아리를 지고 올라 묻었고, 아낙네들은 강물을 물동이에 담아 머리에 이고 날라 항아리에 붇고는 뚜껑을 닫아 두었더니 이후로는 고을에 불이 나지 않았으며, 가뭄에는 기우제를 지내 단비가 내리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이 산의 옛 이름은 '소금무지' 였다.

 

☆ 산행에 앞서 : 오늘은 금년 휴가의 마지막날 입니다. 우렁각씨와 함께 평택 영선산악회에 묻혀 두악산으로 가기위해 전화국 앞에 이르러 지리산 종주 멤버인 금광석씨와 악수하고 몇몇 아는 안면들의 손을 잡아보고....첨보는 사람한테도 일부러 찾아가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왜냐면 저 같은 5학년 말반 짜리는 별로 없고 대부분 6학년 엉아들이 득시글거리고  더러는 7학년 어른도 있어 예의상 눈또장을 찍어야 할것 같아서요?....(속으로 : 야~! 빵과버터? 너 이제 얍쌉하게 잔머리 까지 굴릴줄 알고 제법 많이 컷다. 잉?....낄, 낄, 낄...)

 

빵과버터 : 여보?...오늘은 노친네 들이 많아서 산행은 할랑~ 하것따...잉?

 

우렁각씨 : 저는 그것이 문제랑게요?...

 

빵과버터 : 띠~용??? (버스에 오르기 전부터 우렁각씨의 날카로운 쨉이 날아오는것 보니 나는 오늘 또 뒈졌나부다?....)

 

07:35 영선산악회 버스가 슬슬 다가오자 각씨는 서둘러 올라 잽싸게 2자리를 확보합니다...정원을 초과한 산행 식구에 고무된 회장님과 총무님은 기분이 째지는지 희색이 만면해서 연방 좋아 죽습니다...더군다나 오늘은 영선산악회 17주년 총회로 200회 산행기념일 이기도 하고 저를 의식한 듯 신규회원을 영입할려고 그러는지는 몰라도 총무님의 반지르르한 말솜씨와 사근사근한 몸놀림이 보기도 좋고 듣기도 좋습디다....

 

10:25 산행기점인 단성지서 앞입니다. 단성지서 담벼락을 오른쪽으로 안고 민가에 설치된 배수 철판(격자 철판)을 밟고 세멘트로 포장된 넓은 등로를 오릅니다

 

10:35 포장도로가 끝나고 신작로 같은 널찍한 흙길이 시작되는데 금수산에서 본 것과 같은 나무판에 적은 시 현판이 눈에 띕니다.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어를 담어 오면 좋으련만 그렇게 널널한 시간은 없고 제목과 시인의 이름을 적어 봅니다.

 

산하고 정분 나네 - (김준환), 하진(下津)나루 - (홍석하), 그리움(산을 우러르며 사는 사람들) - (이시환), 산의 초상 - (김준환), 마음의 나무 - (박상수)

 

11:00 나이드신 노친네들과 같이 산행하니 어려워서 복장을 얌전하게 갖추었으나 초장부터 노드리듯 쏟아지는 땀방울에  걸기적 거려서 (긴팔 남방에 긴 바지는 체질에도 안맞고...) 인적 뜸한 구석에서 예의 반바지와 민소매로 갈아 입으니 한결 살 것 같습디다

 

11:05 길섶에 샛노란 원추리꽃 한 송이가 함초롬하게 피어 있길래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아 보면서 한숨 돌립니다....님도 보고 뽕도 따고...

 

11:15 정상 200m 전방에서 참나무 통나무 계단을 헉헉 거리면서 오르는데 육학년 말반 어른 한분이 어젯밤 약주가 과하셨는지 호흡이 곤란하다고 쉬고 계십니다....어짜피 우렁각씨는 정상에서나 만나게 될 것잉게 급할 것 없는 저도 그분과 같이 잠시 쉽니다.

 

11:25 정상입니다. 석축으로 낮으막하게 쌓아 올린 울타리(?) 밑에 걸망을 내려 놓으니 금광석씨가 고생했다며 집에서 키운 토마토를 건네고....저는 이마에 둘렀던 수건을 풀러 비틀어 짜니 뽀송뽀송하게 말짱한 금광석씨 하는 말이...

 

금 광 석 : 아니? 정형?... 아래 어디 우물 있었우?...

 

빵과버터 : ???....

 

정상석을 뒤에 두고 보는 왼편에는 금수산, 말목산, 제비봉, 구담봉, 옥순봉이 손에 잽힐 듯 가까이 보이고 어제온 비로 충주호 물줄기는 막걸리를 엎질러 놓은 듯 질펀하게 흐르고 36번 도로는 선명하게 태극선을 그립니다....

 

11:55 능선을 타고 10분쯤 내려가다가 떡깔나무 잡목이 무성한 곳에서 긴팔 남방을 꺼내 입습니다. (접때 황정산 갔을 때 알탕하고 나오다가 떡깔나무 잎사귀 뒷면에 붙어 있는 "쏘내기"에 팔뚝을 쏘였던 경험이 있었던 지라 미리 방비를 하는 겁니다...)

 

갈림길에서... 직진이냐? 우회전이냐?로 설왕설래 하다가 조대장님이 워키토키로 선두와 교신하고 직진을 지시합니다.....근데 이 길이 된비알 내림길이라 가뜩이나 어제 온 비로 만만치 않게 미끄러운 흙길을 내려 오는데 제 바로 뒤에 서 오시던 분이 아차! 싶게 미끄러 지면서 저를 잡고 앞으로 넘어지시길래 저도 얼떨결에 그분의 팔뚝을 잡으면서 앞으로 밀리다가 가까스로 멈춥니다...

 

몸피가 엄장 커서 키는 이봉걸 정도는 될성싶고 체중은 90kg은 나갈 것 같고 머리올이 듬성듬성하신 그분은 제가 붙들지 않했으면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르는데 발걸음을 옆으로 놓고 걸으시라고 일러 드려도 된 비알이 끝날 때 까지 꼭 여섯 번을 미끌어 지시더라고요...마지막으로 미끌어 지셨을 때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 지점이었는데...

 

12:15 뒷들재 삼거리입니다. 예정된 산행코스는 여기서 대잠리로 내려가야 하는데 짧은 산행에 허전한(?) 고수들은 덕절산까지 갈 요량으로 노친네들은 대잠리로 내려 가시라고 일르고 조대장님, 금광석씨, 우렁각씨, 한분 노친네, 저 이렇게 5명은 덕절산으로 오름니다...뭐 제가 언감생심 고수의 반열에 낄 군번은 아니지만 마누라 떼어놓고 노친네들 따라 대잠리로 내려 갈려니 자존심도 상할것 같고 까짓 40분 더 못오르랴 싶어 객기를 부리고 따라 붙었드만....하이고!!! 괜히 따라 붙었다 싶게 후회가 들드라고요....저한테는 무지하게 가파른 오름이라 스므 걸음 오르고 헉헉....열걸음 오르고 헉헉...우렁각씨가 불안한지 연방 뒤돌아 보면서 빨리 오라고 채근하는데....

 

우렁각씨 : 왜 그렇게 빨리 못걸어요?...

 

빵과버터 : 음! 무릎팍도 아프고 숨이 차서 그렁게 당신 먼저 가?...

 

우렁각씨 : 걸망에 있는 것 좀 빼서 저 줘요?...

 

빵과버터 : 아! 됐어...그냥 먼저 가?

 

우렁각씨 : 여기는 멧톧도 나오고 하는 덴데 혼자 처지면 위험해서 그렇죠?...

 

빵과버터 : 야! 멧톧 나오라고 그래....나하고 한 판 붙어 보게?

 

우렁각씨 : (한심한 듯...) 사람이 왜 그렇게 부실해요?...

 

빵과버터 : 야! 화딱지나게 자꾸 그럴래????

 

짜증이 베어있는 마누라의 투정을 대갈일성으로 물리치고 혼자서 헉헉거리고 오르다가 잠시 등로를 비켜나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느긋할 수 만은 없는 심정으로 앞으로 가는데 가느다란 길이 보일길래 덕절산 방향은 아닌 것 같으면서도 앞에 살짝 보이는 봉우리를 보면서 오릅니다....

 

13:00 이름없는 봉우리에 오르고 보니 하얀 비닐종이를 나무에 둥둥 매논 소나무 두 그루가 눈에 띌뿐 특별한 표식이 없습니다. 부지런히 빠꾸 하다보니 정말 멧톧이 있기는 있나 봅디다. 개똥 비슷한 시커므레한 똥도 보이고  앞발인지 뒷발인지 발로 헤집어 놓은 흙을 보니 마음이 쪼끔 켕기고 조바심이 나드라고요....

 

이럴 때 써먹을려고 거금(?)을 들여 구입한 나발을 불어 봅니다. 뚜~~~~뚜~~~~ 반대 방향에서 가물가물하게 무슨 소리가 들리는성 싶어 반대방향으로 치고 올라가지 저를 부르는 소리가 납니다....휴대폰이 삑삑 거리길래 열어보니 마누라입니다....알었어!!! 내려간다!!!!

 

한참을 오르니 땅바닥에 하얀 방향표시 종이가 보이고 나무에 씨그널이 여러개 걸려 있습니다....돼았따....이제 내려가는 길은 찾았구나 싶어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우렁각씨와 둘이서 미끄러운 내림길을 이제는 비호같이 잘도 내려갑니다..

 

13:20 뒷들재 삼거리에 다시 옵니다....맨 꼬래비다 싶어 뛰다시피 긴 풀숲을 헤치고 내려오니 빗소리인지 물소리인지 헷깔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고...조끄만 와폭도 보입니다

 

13:40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줄기 앞에 노친네 몇분이 웃통을 벗어 붙이고 사리마다 바람으로 씻고 계시다가 우렁각씨를 보며 멋쩍은지 어~ 시원하다를 외칩니다....괜찮아유!!! 어짜피 우리도 당신네들 안보인데 가서 벗고 씻을 팅게....

 

14:10 대잠리 마을입니다

 

15:40 대잠리 솔밭 휴게소 평상에서 영선산악회 17주년 총회 뒷풀이 음식으로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 산행을 마치고 : 두악산은 육산 흙길이라 바위가 없고 밋밋하게 오르기만 해서 특별한 재미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하산길에 독탕 알탕과 대잠교에 계곡과 폭포 쐐주에 즐거웠습니다....혹자는 마지막에 웃는 자(者)가 많이 웃고 크게 웃는 벱이라고 쿱디다.... 낄,낄,낄.... (산에 다닌다고 응원도 제대로 못해주고....올림픽에 나가서 선전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위하여 "희랍인 조르바"를 넣어 봤습니다)

                                                                                                                             - 산행기 끝 -





















▲ 대잠교에서(1)


▲ 대잠교에서(2)

  
▲ 대잠교에서(3)


▲ 대잠교에서(4)


▲ 대잠교에서(5)


▲ 장회나루터에서(1)

▲ 장회나루터에서(2)


▲ 장회나루터에서(3)


▲ 장회나루터에서(4)


▲ 달리는 버스에서 여러번의 시도끝에 잡은 월악산 영봉...


▲ 월악 나루터에서 맘놓고 잡은 월악 영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