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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 가지산 운해(雲海) - 구름따라서...

▶교감한 산: 영남최고봉 가지산 (1,240m) / 영남알프스 

▶소재지: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경남 밀양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

▶누구랑: 홀로아리랑

▶산행구간: 석남사-운문령/임도갈림길-귀바위-쌀바위(살바위)-상운산임도-가지산정상(원점동일코스휘귀)

▶산행일자: 2006년 6월 30일-7월 1일(1박-가지산)

▶산행정보참조: http://www.koreasanha.net/san/gaji.htm

 

▶산행목적이 구름만 보고자 나섰던 막연한 길이었습니다.

   시시각각 구름의 변화하는 모습을 가지산 정상에서 이른 새벽에 만나 보았습니다.

   그간 참 영남 알프스의 운해를 보고 싶었답니다.

   언젠가 보았던 그 운해에는 미치지 못하였지만...

 

 

========================= 산행기 시작==========================

 

▼주말 약속이 있었기에 그간 못했던 산행에 목 말라합니다.

   가지산은 늘 밤에만 오르나 봅니다.

   점 하나...

   무엇일까요?

   반딧불이 입니다.  밤에만 만날 수 있는 풍경들 입니다.

   홀로 밤길을 걸으면 반딧불이가 벗이 되는 묘한? 시간대 입니다.

▼비가 온다기에 운해를 볼 수 있을지는 반반이지만...

  못 봐도 그만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잊지 못할 운해를 가슴에 담았던 이후로 아직도 못 봤으니까요.

▼오름길 야심한 밤시간에도 빗방울은 떨어집니다.  

   등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웃옷을 다 벗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어깨위 등줄기로 허리춤으로 맞아봅니다.

   밤!  긴 임도길이 멀기만 합니다.

 

   정상자락까지 치고 오릅니다. 바람소리,풀벌레소리,어둠속에 희뿌연 구름 몇조각만이 보일 뿐입니다.

   대피소 산장지기님은 내일 비가 오니 쉬시나 봅니다.

   홀로 대피소를 지킵니다.  산장지기님의 양초를 빌렸습니다.

   을씨년스런 가지산 바람소리는 언제나 거셉니다.

▼아침일출을 볼 수 있을까하여 4시부터 일어나 설쳐봅니다만...

   일출은 구름에 가리어 일출의 빛 조차 없습니다.

   일출대신 보고싶었던 운해가 몇 발치 앞에 거대하게 나타나 있었습니다.

▼바람과 어우러진 구름은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운문사방향의 아랫재 골짜기를 타고 넘기도...

▼석남터널 중봉으로의 긴 능선을 훌쩍 넘기도하고...

▼재약산 사자평의 모습을 휘감기도 합니다.

▼새벽녘에 만난 구름은 나에게 설레임을 안겨놓고 갑니다.



▼이틀전에 다녀왔던 긴 하늘길을 자랑하던 신불평원에도 하얀 구름이 파도칩니다.

 

<==========하늘,바람,구름==============>

 

너와의 만남은 바람이었네
물결이었네
구름이었네

천둥과 번개를
가슴에 빛나는 소리를 찍어
비와 눈과 안개 내릴 때
지상에서 가장 눈부신 꽃 피웠네

산과 들판과 언덕이
진펄과 먼지를 일구어도
때때로 꽃술을 흔들어
수많은 열매를 맺는다네

흘러가고 흘러오는 파도 위에
사무침을 풀어 스미는 곳
소망의 곳으로 물길을 만든다네

비바람 휘몰아
때때로 구름장을 흔들고
꽃가지 돋아나는 예감
이 세상 걸림돌 넘어야 하고

너와의 만남은 하늘,
바람이었네
물결이었네

...

..

.
구름이었네...

 

(시)소리의 여행/하늘바람구름/김 성 호

 

▼움직임은 어느 무용수의 하얀 도포자락 같이 부드럽습니다.

▼6월의 녹음은 하이얀 구름으로 채색되었습니다.



 

▼내 발 앞으로 거대한 구름무리가 파도처럼 돌격해 옵니다.

   잠시 대피소로 피신을 합니다.

▼운문산은 그 이름에 걸맞게 구름을 갈라놓습니다.

▼길고 긴 능선이 아름다운 방향이지만,

   오늘은 구름아래로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가끔씩 상투만 내 밉니다.


▼구름의 이동모습을 보노라면,

   바람의 세기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바람에 밀리고 산에 부딪히고 갈라지고 흩어지고 또 모이고...

▼오늘 구름공부를 제대로 합니다.

▼가까이서부터 쌀바위, 상운산, 문복산...

   멀리 남산까지의 아름다운 능선들이...

▼얼마전 가지산의 봄을 맞으러 올랐을때보다 짙은 푸르름이 달포가 지나면 붉은 가을을 만들겠지요?

▼가지산 터줏대감격인 북릉암벽의 모습은 언제나 근엄합니다.

▼언제나 운해를 품었던 운문댐 방향도 오늘은 운문산,재약산, 간월산 그리고 신불산 쪽의 구름에 양보를 합니다.



▼뭉텡이구름도 가끔씩 만납니다. 무섭습니다.

▼석골사,운문산,아랫재,학심이,심심이 골짜기위로 둥그렇게 원을 그리기도하고...

▼하늘로 끝을 치켜 올리기도하고...

▼쓰나미? 처럼 폭발적으로 밀려도 옵니다.

▼저 구름떼가 내가 서 있는 가지산 정상을 덮쳤을 때에는,

   이미 오리무중 시계제로 였습니다. 구름이 하얀색이라서 하얀 세상속에 잠시 묻혀 보았습니다.



▼오늘은 구름떼가 영축산너머 신불산 간월산 능동산 방향에서 계속하여 몰려옵니다.

▼재약산도 뒤질세라 긴 운해를 동반하고 가지산 쪽으로 흘려보냅니다.



▼때론, 엄청난 파도앞에 산정의 모습은 없습니다.

  사진 좌.앞에서부터 밀양재,배내봉,간월산 뒤로 신불산 정상을 넘어오는 구름의 모습들!!!

   산정의 모습을 머리속으로만 그려볼 뿐입니다.

▼가지산 입구에 닿으면 얼음골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산아래로 빨려들었다가 이내 정상으로 치고 오릅니다.





▼정상에서 구름을 관찰하는 자? 또 있습니다. 정상석...



▼언제나 아름다운 능선들입니다. 지리가 그러하고 서락이 그러하듯이...



▼가끔씩 언제 그랬냐는 듯,

   긴 종주능선길들을 훤희 내 보여 속살까지 드러냅니다.



▼가로로 길게 직선을 긋기도하고...

▼골짜기 사이를 채우기도 합니다.


▼구름공부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새벽부터 이른아침을 보냈습니다.

   먹구름이 덮치더니 강한 빗줄기를 동반합니다.

   이후, 계속내리는 빗줄기로 더 이상 알프스의 운해는 볼 수 없었습니다.

 

   대피소 내의 창가에는 다녀가신 산님들의 추억어린 문구들...

   밤새 누워서 읽을 거리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자세히 읽어보니 참 잼 납니다. (좌/중앙에 잼나는 표현도...??)

▼주말 약속으로 구름과의 만남을 아쉽지만 뒤로 합니다.

   이후 계속 빗줄기로 더 이상은 구름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새벽녘에 만난 가지산 정상에서의 운무의 모습들은 그렇게 없었던듯이 짙은 구름으로 돌변하였고,

   다시 시계제로 상태와 강한 빗줄기를 선물합니다.

▼석남사 계곡지류에는 녹음의 싱그러움이 아침을 맞이합니다.

▼가지산 갈림길에 내려다 본 상북면 일대의 맑은 모습과...

▼산내면 쪽의 고헌산 자락에도 하얀 구름이 걸려 있고...



▼등로 주변과 덤불속엔 꽃들이...

▼구름 마중을 나오신 두꺼비님...

   나와 마주쳐서 영역다툼을 합니다.  꿈쩍도 않습니다.

   제가 침입자 였네요. 우회합니다.

▼운문령가는 임도길에 바삐 마실을 가시나 봅니다. 날이 개일려나요?

▼비를 심하게 뿌려도 녹음짙은 길이 있기에 우중에도 지겹지 않은 하산길입니다.

▼아쉬움에 운문령가는길로 조금 더 내려서서 아름다운 상북면의 모습과

   멀리 울산 문수산 자락도 선명합니다.

▼가지산 정상은 아직도 시계제로 오리무중...

▼언양가는 국도길에 철모르는 코스모스가 귀가길을 즐겁게 합니다.

▶서울에 삼각산 관악산 도봉산이 늘 가까이 있어 즐거운 산행길이 된다면,

   영남에는 영남알프스가 산님들을 집결시키는 아름다움이 있어 좋습니다.

   홀로 산정을 지키면서 무료하고 쬐끔은 바람소리가 무섭고 적적했지만,

   이른 새벽녘에 만난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운 구름떼를 만난 것으로 감사하였던

   이틀간의 짧은 시간!!!

 

   가을이 오면,

   다시 찾아오리라 맘 먹습니다.

   억새들의 부르름이 있을 테니까요...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즐거운 산행길 되시길 빕니다.

 

   꾸뻑! ㄱ

   ============ ▲ 사 니 조 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