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4. 08. 29. 일요일.   02 : 00 ~ 14 : 30

산행코스 : 영각사(0km-02:00) → 남덕유산(3.4km-03:52) → 월성재(4.8km-04:28) → 삿갓 
               골재대피소(7.7km-06:03) → 무룡산(9.8km-07:19) → 동엽령(14.0km-09:04) →
                송계삼거리(백암봉16.2km-10:15) → 중봉(17.2km-10:53) → 향적봉(18.2km-
                11:25) → 백련사(20.7km-12:53) → 주차장(26.2km-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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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고 있던 덕유산 산행을 하기로했다. 육십령에서 시작해서 삼공리로 하산하는 것이 보통인것 같지만 나의 체력으로는 아무래도 무리일것 같아 영각사에서 출발하는 팀에 따라 가기로 했다. 28일밤 준비를 하고 예정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내일 산에서 먹을 것을 준비하질 못해 가게에 들려 가야 되기 때문이다. 김밥집앞에 왔으나 아차! 김밥이 변하지 않게 하기위해 얼려둔 아이스팩을 그걸 그냥 냉동실에 모셔두고 오다니 아찍 깜박 거릴 나이는 아닌것 같은데...

다시 갔다 올 시간은 않되겠고 김밥집 아주머니에게 내일 점심 먹을거라니까 펄쩍뛴다. 속 모르시는 아주머니 내일 아침 06시에 문여니까 그때 사러 오란다. 그러겠다 하고 나와 약속 장소로 향했다.  왠지 이번 산행이 힘들것 같은 예감이든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는동안 간단히 행동식으로 준비했다. 잠깐 눈을 붙이는데 도착했다고 깨워서 일어나 시계를 보니 01시 50분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준비를 마치고 선두를 따라간다. 21명이다. 선두대장 빨리 오라고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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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머리

앞에는 다른 산악회 버스에서 내린 한무리의 산악인들이 준비를 하고있다. 매표소는 불이꺼져있다. 02시 00분 곧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르기 시작한지 10여분 지났는데 일행중 한 젊은 여성 입에서 아이쿠! 소리가 나온다. 옷차림을 보니 츄레닝인지 땀복인지 산행 할 준비가 않된 것 같다. 산행대장 걱정스러운듯...심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선두의 불빛은 사라지고 다른 한분과 둘이서 중간을 따라간다. 바닦만 쳐다보며 돌을 밟고 한참을 가다보니 어라! 길이 없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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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르던 한분과 다시 조금 내려가자 후미대장이 따라 온다. 길이 없다고 하자 이길이맞다고 하며 가는걸 보니 돌길에서 흙길로 갈라지는 곳에서 길을 못보고 계속 돌을 밟고 진행 한것이 잘못이었다. 03시 10분 좁은 바위로 된 봉우리에 올라섰다. 바로 건너에 좀더 높은 봉우리가 어둠속에 까맣게 보인다. 산정에서는 선두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으니 천천히 오라고 소리치며 랜턴 불빛으로 신호를 보낸다. 가파르게 조금 내려갔다가 계단을 타고 올라서니 역시 좁은 봉우리다. 바위에 걸터 앉아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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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님            

달이 떠있다. 보름이 가까웠나 휘여청은 아니지만 둥그런 달이다. 음력은 어떻게 날자가 가는지 신경을 않쓰니 알리가 없다. 그런데 산길을 가다보니 밝은 것은 못 느끼겠다. 길이 험해 랜턴이 없으면 달빛으로는 어림없다. 다시 내리막을 가다가 이내 남덕유산 정상을 향한 철계단이 시작된다. 이제 끝인가 하면 또 이어지고 지리하고 가파른 계단이다. 어둠속에 딸각딸각 스틱으로 철계단을 찍는 소리만 귀청을 울린다. 03시 52분 남덕유산 정상 도착 사진만 찍고 바로 삿갓골재 대피소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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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내리막 또 얼마를 올라 갈려고 이렇게 내려가나 싶다. 종주라는게 그렇기는 하지만 내려간만큼 또 오르겠지. 04시 28분 월성재 도착. 먼저 도착한 다른 일행이 덕유산 종주에 대해서 설명하고있다. 오르내리막이 많아 힘들다고... 삿갓골재대피소까지 2.9km 표지판이 보인다. 참고로 여기에 표시한 km수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표시 해놓은 안내판을 디카로 찍어와 계산한 거리이다. 길은 아까 그분 말데로 오르 내리기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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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을 차지하고 있는 바위와 돌은 이슬을 머금어 미끄럽다. 벌써 3번째 삐그덕 엉덩방아도 찧고 벌써 다리가 풀렸나 조절이 않된다. 빨리 날이 밝아 오기를 기대한다. 그러면 좀 나아지겠지. 드디어 여명이 시작된다. 사진에서만 보아오던 무어라 표현 할 수 없는. 나무가지 사이로 구름에 덮인 봉우리와 붉으스레 물들어 가는 하늘. 삼각대도 없고 사진 찍는 노하우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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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님
06시 03분 삿갓골재대피소 도착. 먼저 샘터 60m 표지판을 보고 나무계단을 내려갔다. 몇사람이 물을 받고있다. 나오는 물량은 많지 않다. 물을 받아 다시 올라 오는데 60m가 멀게만 느껴진다, 아직 갈길이 먼데말이다. 대피소 옆에 있는 화장실 때문에 후각이 냄새 맡길 거부해 바로 무룡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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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삿갓골재대피소

  

삿갓골재대피소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공터가 나오고 텐트를 친사람과 또 후라이를 치고 비박을 한 것 같은데 일행인듯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중이다. 조금 더 가자 조망이 아주 좋은 자리를 잡고 우리팀 몇명이서 식사중이다. 산넘어로 눈부신 햇님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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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온 남덕유

 

한참을 더 가다 길가에 앉아 아침으로 먹을 햄버거를 꺼냈다. 한입 물어 보지만 퍽퍽해서 물이 없으면 넘길 수가 없다. 이렇게 맛이 없는 햄버거는 처음인 것같다. 이렇게 맛이 없는걸 아이들은 좋아하고 있으니... 억지로 넘긴후 오이와 쵸콜렛으로 에너지를 충진하고 또 출발한다. 무룡산 주변은 야생화가 많다고 설명하던데 기대가 너무 컸었나 조금 실망이다. 06시 55분 전망 좋은 바위에 걸터 앉아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다. 뺨을 어루만지듯 구름이 산마루를 희롱하며 지나간다. 또다시 구름이 몰려 온다. 불과 10분이 않됐는데 온통 구름의 세계로 변화시켜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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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서히 구름이 몰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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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식간에 구름에 묻히다

 

이제 구름속을 나아간다. 07시 19분 무룡산(1492m) 도착.  아직도 구름속이다. 잠시쉬고 동엽령으로... 일행은 다 어디쯤 가고 있을까? 오늘 산행은 나홀로 산행이 되었다. 선두를 따라갈 실력은 않되고 뒤처진 사람을 받쳐줄 체력도 않되니 그저 내 몸만 이끌고 가는 것만으로도 도와 주는 거려니 하고간다. 혼자이니 가다 쉬다 내맘데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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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약속시간은 맞춰야 할텐데 버스에서 설명 할 때 힘든 사람은 향적봉에서 무주리조트 리프트를 타고 하산해도 된다고 한 산행대장 설명이 조금 위안이된다. 여차하면 타고가지뭐 언제와서 타보겠나 마치 비장의 카드를 숨겨 둔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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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드러나기 시작


새색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싫음인가 수줍음인가 좀체 시야를 트여 주지 않더니 살며시 얼굴을 덮은 저고리를 들추듯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가리기를 몇번. 에라! 볼테면 보라고 완전히 벗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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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룡산에서 동엽령 가는 길

  

동엽령까지 어렵지 않은 길이 이어진다. 09시 04분 동엽령 도착. 국립공원 거리 표지판과 외국영화에서나 본듯한 목판 안내판만이 이곳이 동엽령임을 알린다. 조금 있으니 건장한 체격의 산객 한분이 도착했다. 미안하지만 카메라 셧터를 눌러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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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와는 달리 무표정하시다. 산악인들은 그렇지 않은데...잘못 부탁했나!! 그래도 고맙다.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송계삼거리를 향해간다. 동엽령에서 2.2km다. 구름을 벗어버리니 완전히 뙤약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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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엽령에서 송계삼거리 가는 길

 

부산에서 온 산악회 일행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간다. 아저씨는 어디서 왔어예? 과천에서 왔습니다. 경기도 과천요. 멀리서 왔네예. 그러고 보니 여기는 부산이 더 가까운 곳이구나. 10시 15분 지도에서도 못보고 안내판에서도 못본 백암봉(1503m)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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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서 있는 거리 표지판을 보니 여기가 송계삼거리다. 향적봉 쪽에서 온 일행 몇명이 송계사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덕유평전 넘어 중봉 향적봉은 아직도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지친 산객의 발길은 무겁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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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을 벗는듯 앞이 중봉 뒤가 향적봉이다

 

완만하게 오르는 중봉 햇빛을 가릴 나무가 없는 평전은 연신 물만 들이키게 만든다. 10시 50분 중봉(1594m) 도착. 이제 향적봉까지 1km 손에 잡힐듯 다가왔다. 부산에서 온 산악회 일행이 쉬고 있다. 그중 한 아주머니가 날 알아보고 과천에서 멀리오셨다고 하며 떡을 먹으라고 건네준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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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운치있는 고사목이 지리산 제석봉 주변을 떠오르게한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고고한 자태를 흐트러짐 없이 보여준다. 어떤이는 또 썩어 천년이라든가. 100년도 살기 어려운 인간이 마치 천년을 살것 처럼 탐욕스러움이 부질없다는 노래가 있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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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

  

향적봉대피소에 도착하니 선두대장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온 사람들은 이미 내려 갔단다. 후미에 쳐진 사람을 묻는데 내가 알 수가 없다. 자기가 여기 있으니 배낭을 벗어 놓고 정상에 올라갔다 오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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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적봉대피소

  

나무계단을 올라 11시 25분 향적봉(1614m) 도착. 지나온 남덕유산 무룡산이 보인다. 지리산 천왕봉 운장산도 보인다는데 잘 모르겠다. 무주리조트 건물과 리프트도 바로 아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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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향적봉대피소로 내려와 준비해온 간식을 꺼내 산행대장과 나누어 먹고있는데 후미 한명이 올라온다. 뒤쳐진 여자분을 물으니 처음부터 아이쿠 하던 츄리닝 차림의 아주머니는 일찌감치 다시 내려갔고 나머지 2명은 올거란다. 백련사 2,5km 표지판을 보고 내리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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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까지 내림길은 80% 이상이 계단으로 된 것같다. 백련사에서 올라 오시는 분들 계속 남은 거리를 묻는다. 앉아 쉬고 있던 4~5명의 남녀 일행 "얼마남았어요" 우측 건너편 봉우리를 가르키며 "저거예요" 거리 표지판을 않보고 다니는 것같다. 20분 정도 내려갔다. 젊은 남녀 일행 부부인듯 "아저씨 얼마나 남았어요" "천천히 한30분 걸릴겁니다" 운동화 신은 여자분 "나한테는 한시간이다" 남자가 "그러게 평소에 운동좀하지"하며 멋적게 웃는으며 올라간다. 12시 50분 백련사 도착 경내를 가로질러 구천동으로 흐르는 계곡 물이 빠른속도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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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련사

  

백련사를 벗어나자 주차장5.4km 향적봉2.6km 표지판이 있다. 그러면 백련사에서 주차장까지 5.5km라는 계산이다. 백련교 아래에 많은 사람들이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13시 10분 구천폭포 우렁찬 소리와 함께 옥수를 토해내고 푸르는 빛을 띤 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끼게한다. 계곡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목욕등을 하다 적발되면 벌금이라는 표지판이 있다. 땀에 절은 몸을 씻을려면 어떻게하지?  계곡으로 물을 쏟아내는 지계곡이 몇군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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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야영장을 지나 매표소 상점가 그리고 주차장에 14시 30분 도착 12시간 30분걸렸다. 걸어 내려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뒤에온 2명은 리프터로 하산 먼저 내려와 있다. 산악회에서 준비해준 식사. 역시 밥을 먹어야돼! 무박은 무리인줄 느끼면서도 또 배낭을 꾸리게 되는 것이 이해가 않되네.... 


                                                                  

 
관악산에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