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8.26-27.목/금 (04-53/61)
첫째날-하루종일 가랑비를 맞으며 성삼재를 목적지로 오직 걸을 뿐이다.
둘째날-어제 비로 맑은 하늘과 시원한 물맛을 만끽하다
장생 성백 dk^L^(52년생) = 총 3명
경비 : 1인당 8만원
@ = 국립공원 구조 위치 표지기
 거리표시 km
[1시간10분] = 구간시간
tb = ticket booth(box) 매표소

[산행개요]
○8월26일 목요일 하루종일 가랑비가 오락가락
흥부골자연휴양림 들머리 0440
인월갈림길 0603 [1시간23분]
덕두봉(1150m) 0612/22 [9분]
바래봉(1165m) 0700/05 [38분/들머리에서 2시간20분]
팔랑치(1010m) 0748 [43분]
부운치(1115m) 0835 [47]
안부 0933 [58]
세동치(1120m) 0952 [19]
세걸산(1220m) 1050 [58/바래봉에서 3시간45분]
고리봉(1305m) 1240/55 [1시간50분]
정령치 1325/1400 [30]
만복대(1433.4m) 1512/30 [1시간12]
작은고리봉아래헬기장 1730 [2시간]
성삼재 1810/17 [40]
노고단 대피소 1910 [53/정령치에서 5시간10분]
금일 총소요시간: 14시간30분/약 23km (두 대원이 지쳐서 시간이 지체된다)

●8월27일 금요일 맑게 개인 날
노고단 대피소 0725
노고단 0735/40 [10분]
피아골삼거리 0900 [1시간20분]
노루목 0957/1005 [57]
삼도봉 1030/50 [25]
뱀사골 1125/1240 [35분] – 점심시간 맞추려 가능한 늦장을 부리며 걸었다
간장소 1400 [1시간20]
병소 1456 [56]
요룡대 1540/50 [44]
반선 1700 [1시간10 – 탁족에 15분 소요]
금일 총소요시간: 9시간35분/15km
총소요시간: 24시간05분/약 38km

[교통편]
영등포 > 남원 : 22:57분발 02시51분착 무궁화호 열차 16,200
남월 > 인월 흥부골자연휴양림 : 택시 약 3만원
반선 > 남원 : 시내버스
남원 > 남원 신역 : 택시
남원 > 영등포 : 19시44분발 23시16분착 새마을호 열차 24,000

[식사]
26일 아침 : 남원 시내 단지촌 우거지해장국 4,000
26일 점심 : 세걸산 지나서 도시락 컵라면 햄 김치 김
26일 간식 : 정령치에서 막걸리 2병과 파전/도토리묵
26일 저녁 : 노고단 취사 - 밥 라면 양념돼지삼결살 김치 고추/마늘 짱아치
27일 아침 : 노고단 취사 – 밥 라면 김치 오이지
27일 점심 : 뱀사골 취사 – 밥 라면 김치 오이지 깻잎 김
27일 저녁 : 남원 황태해장국집 – 찜닭 황태해장국

[산행기록]

○8월26일 목요일 하루종일 가랑비가 오락가락

남원역은 8월1일부터 새 역사로 이사를 해
시내로부터 한참 되는 거리이다
전엔 버스터미널까지 걸어 다녔는데

0320 택시를 타고 인월로 가는 길에
단지촌이라는 음식점에 들려 맛있는 우거지 해장국을 한 그릇씩 하고
덤으로 밥도 한 그릇 얻어 도시락을 대신한다
야밤인데도 세무리의 꾼들이 소주잔을 기울이는 둥 맛있는 집이다

여원재를 넘어
운봉 인월로 들어섰는데
기사가 길을 모르는 바람에 잠시 헤 멘다
깜깜한 밤
대충 감각으로 길을 찾다가
마침 새벽 청소 하는 주민이 친절히 가르쳐 주어
세탁소에서 꺾어 든다
다리를 건너(바로 직진하면 산내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흥부골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하차

매표소는 불 만 밝혀놓고 단잠을 이루고 있나 보다
바로 우측 산책로는 바래봉으로 이어짐을 안내도를 보고 알 수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는데
걱정하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
비가 오다 개어야 운해에 덮인 진정한 산 맛을 볼 수 있기는 하나
당장은 귀찮아진다

포장도로가 넓은 흙 길인 임도로 바뀌고
다시 좁은 길로 변하다
이윽고 손으로 헤쳐 지나야 하는 등산로로 접어드는데
길을 잃을 염려는 없으나 인적이 드문 길이다

왼편의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좌측으로 산기슭을 비켜 오르니 경사가 급해진다
이윽고 능선에 이르러 사방이 밝아오나 경사도는 더 심해질 뿐이다

0603 인월 갈림길
☞ 왼편 내리막길 인월 약 한시간 – 구 인월 마을회관으로 내려가는 듯 싶다
우 덕두봉 약 10분
뒤 휴양림 –덕두산악회-

잠시 걷힌 하늘
왼편으로 천왕봉이 구름위로 솟아 오른다
그리고 우측으로 쭈욱 뻗어가는 백두대간
장관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바로 다시 구름이라는 무대 속으로 사라진다
언제나 다시 장막이 걷힐지 모를 일이다

0612/22 덕두봉(1150m)
☞ 앞 바래봉 약 1시간
뒤 인월 약 1시간30분

드디어 오늘 산행의 첫 봉우리이다
이젠 경사가 좀 완만한 길이겠지 하는 마음이나 지나고 보니 큰 오산이다
다시 가랑비가 계속 되는 가운데 앞에 보이는 잎갈나무가 무성한 봉을 우회하여 바래봉으로 향한다

0632 잔디밭 헬기장
붉은 억새가 피기 시작한다
관중과 물봉선이 길옆에 가득하고 온 지리 가지 능선을 뒤 덮은 미역줄 덩굴을 헤치며 능선을 좌우로 넘다가

0700/05 바래봉이다(1165m)
우측으로 임도가 훤하게 보이고 앞쪽으론 목장답게 목초지다
전방으로는 다시 걷힌 구름 사이로 세걸산과 고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뻗어가고
반야봉은 이쪽에서 바라보아도 우람하고도 아름다운 자태이다
그러나 우측 운봉벌판은 흰구름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짙게 깔려있다
왼편으로 내려가야 식수를 구할 수 있으나 우린 우측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진달래 철쭉보다는 산딸기 관목이 무성해 찔리고 긁히고
그래도 비 탓에 긴바지를 입어 다행이지만
짧은 상의의 팔은 오늘 산행으로 엉망진창이 된다
산행 내내 산딸기 가시와 부러진 나뭇가지를 피하느라 더욱 힘든 길을 헤쳐 나간다
반드시 긴.바.지.와 긴.팔.상.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0720 임도삼거리 @ 지북 19-18
☞ 좌 바래봉 0.5(식수대)
우 정령치 9.4
뒤 운봉 4.5
완만한 경사의 앞이 탁 트인 철쭉 구경 탐방로를 내려가면

0748 어렵지 않게 팔랑치에 닿는다
☞ 앞 정령치 8.1
뒤 바래봉 1.5/운봉 6.3
훼손우려 때문에 나무계단으로 탐방로를 만들어 놓아 참 다행이다 싶다
출입금지 표시만으로는 지켜지지 않는 부끄러운 우리 국민이다

다음날
자연휴식년제인 뱀사골 계곡에서도 수많은 무리가 계곡에 들어가 탁족하고 누워 자고 먹고 마시고 고스톱 까지 치며 소일 하는 것을 보고 외국인이 보면 무어라 할까 얼굴이 화끈 달아 오른다
이러니 2005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휴식년제가 될 것은 뻔한 이치다
그러니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국민은 계곡에 손 한번 못 담그고 약 싹 빠른 자만이 그 계곡에서 편한 대로 자기 멋대로 즐기며 지키는 자를 비웃을 것이다

이제부턴 세걸산을 거쳐 고리봉까지 한 없는 오르 내리막길이다
고도를 서서히 높혀가는
0755 @ 지북 19-15
☞ 왼편 부은치
우측 사진 촬영길 나무 계단길

0810 통제문
통제기간 2.15-5.15(또는 3.1-5.31) 과 11.15-12.15
0826 1122.8m 봉 @ 지북 19-11

0835 부운치 1115m
☞ 좌 부운마을
앞 정령치 6.4
뒤 바래봉 3.2

0900/07 휴식
0915 @ 지북 19-09
앞을 가로막는 풀과 나무를 헤치며 걷는 어려운 오르막 코스이다
지속적으로 내리는 가랑비로 스패츠도 소용없이 신발 속은 물로 가득 차서 쉴 때마다 물기를 짜내도 금방 또 고인다

0933 안부
☞ 정령치 5.3
운봉 7.5/바래봉 4.1
아직은 정령치가 바래봉 보다 멀다
하지만 난 이런 고생 아닌 고생이 마냥 좋다
힘이야 들지만
구름 속에 깜깜한 산길을 걷지만
그대로 마냥 좋을 뿐이다
그러다가 구름이 걷히면 더 기분이 좋아진다

0952 세동치 1120m
☞ 앞 정령치 4.3
뒤 바래봉 5.3
우 청소년수련원 2.1
얼마나 많은 작은 봉우리를 넘어 왔는데 아직도 세걸산은 멀다
고리봉은 더 멀고
길은 여전히 억새랑 관목 숲을 헤치며 전진해야 한다
계속되는 비로 만들어진 물구덩이에 발도 첨벙거리며
남부능선 길보다 더 좁은 길이다

1010 세걸산 1220m
☞ 앞 정령치 3.8
뒤 바래봉 5.8
잠시 쉬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몇 걸음 앞의 바위에 독사주의라는 안내문이 매어져 있다
아마 바위 밑이 능구렁이 집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1040/1105 점심
아무래도 비가 쉬이 그칠 것 같지않아 길가 소나무 밑에서 번개처럼 점심식사를 해치우는데 맛이야 꿀맛이다

1122 ☞ 앞 정령치 2.8
뒤 바래봉 6.8
왼편으로 구름이 잠시 물러나며 반야봉이 거대하게 다가온다

1202 @ 지북 19-04
☞ 앞 정령치 2.0 고리봉 1.2
뒤 세걸산 1.2
무명봉의 우측 기슭인데 다시 비가 온다
그야말로 오락가락하는 비다

1240/55 고리봉 1305m
☞ 앞 정령치 0.8
우 백두대간 고기리 3.0
뒤 바래봉 8.6
이젠 다 왔다 싶다
두 대원이 체력이 달리는지 자꾸 쳐지며 비를 탓하고 자꾸 쉬어가자는데
이대로 가면 노고단에 19시까지 도착 할 지 의문이다
강행한다
고기리방면엔 백두대간 꾼들의 리본이 현란하게 달려있다
이젠 내리막길

1318 갈림길
☞ 좌 개령암지 0.2/마애불상군 0.3/헬기장
앞 정령치 0.3
뒤 바래봉 9.1/고리봉 0.6

1325/1400 정령치
☞ 뒤 바래봉 9.4
휴게소엔 화장실이 있으나 손 닦을 곳도 없고
식수를 받을 곳도 없어
결국 안으로 들어가 무어라도 사야만 식수라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노고단에서 내려온 두 명의 대간 꾼 따라
신발 벗어 엎어 놓고
양말의 물기를 짜 널어놓고

출출한 참이라
막걸리 두병을
파전과 도토리묵 안주로 뚝 딱 해치운다

구름 자욱한 고개 정령치
방향이 잡히지 않아
그대로 앞쪽으로 직진하니 입산통제문 위로 계단이 줄지어 있다
4시간을 목표로 다시 출발

만복대만 오르면 그 다음은 작은 고리봉이니
다 온 거나 마찬가지일 테지

1418 @ 지북 20-01 안부
계속 오름길이다

1430 @ 지북 20-02 안부
1435 전망바위
☞ 앞 만복대 1.0
뒤 정령치 1.0

1443 만복대 보호지역안내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며 앞에 거대한 봉우리가 가로막는다
분홍색 지리 오이풀이 보이기 시작하고 자주억새풀도 밀도를 더해간다

1512/30 만복대 1433.4m @지남 23-01
☞ 앞 성삼재(떨어진간판) 6.0
뒤 정령치 2.0
우측 다름재로 빠지는 능선도 거대한 봉우리를 이루며 뻗어가고
이제 반야봉은 바로 눈앞으로 다가서고 노고단과 종석대도 손 닿는 거리이다

신발 벗고 양말 다시 짜서 널고
나른한 휴식을 취하는데
자기들의 영토를 침범했다고
작은 수캐미들이 수없이 달려들어 통증이 느껴지도록 물기 시작한다
할 수 없이 물러나야지
내리막길

1602 ☞ 앞 성삼재 4.0
뒤 만복대 2.0

1630 삼거리헬기장
☞ 뒤 만복대 3.0
우 상위마을
@ 지남 23-06
이제 작은 고리봉 까지는 오름길의 연속

1710 안부
☞ 앞 성삼재 2.0
뒤 만복대 4.0
묘봉치는 언제 지나갔는지 알 수 없는데
교대로 쳐지기 시작하는 종주 대원
걱정되기 시작한다

1730 작은고리봉 헬기장
왼편으로 산기슭을 따라 우회하는데 또 다시 장엄한 막이 열린다
1750 이제 성삼재는 1km 남았다
마지막 힘을 다하는 두 대원
죽염사탕과 비타민으로 원기를 돋아 서로 격려하며 내려간다

1800 당동마을 갈림길 @ 지남 29-05
☞ 우 당동마을 3.0 호우 시 계곡범람위험 안내문
앞 성삼재 0.3
뒤 만복대 5.7

1802 @ 지남 23-11 헬기장
죄측으로 출입금지 표지판이 두개 보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차도가 보이며 등산로가 끝이 난다

1810/17 바로 위가 성삼재 주차장
☞ 앞 노고단 2.7
뒤 만복대 6.0/당동마을 3.3

그런데
먼저 간 줄 알았던 장생이 보이질 않는다
아마 먼저 올라 갔겠지
커피를 마시자는 성백의 요구를 물리치고
산장 첵인 시간에 늦지 않으려 마지막 힘을 다해 딱딱한 시멘트 포장도로를 뚜벅거리며 올라간다

1910 노고단대피소
먼저 간 장생이 없다
어디로 갔나
분명 앞서갔는데
먼저 가지 못하게 해야 했었는데
하지만 후회가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인가

30분이 지났다
핸폰을 때렸으나 둘 다 꺼놓은 상태
성백도 아직 올라 오지 않고
또 30분
걱정이 된다
랜턴을 준비하고 찾으려 가려는데 핸펀이 울린다
성백이다
어디?
산장 안 이라 구?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다 산장안으로 후다닥 뛰어 올라간다
기진맥진해 계단에 기대어 있다
그럼 장생은
모른단다

우선 취사장에 배낭을 옮겨 놓기로 하고 내려오는데
장생이다
탈진 일보직전
아무튼 무사해서 다행이다
아직도 메고 있는 배낭을 벗겨 둘러메고 취사장으로 옮겨간다
우선 독한 코냑을 한잔씩 마시게 하고
한숨을 돌리게 하니
이젠 허기진다

라면을 우선 삶아 후루룩 마시고
햇반을 데워먹고
양념 도야지 불고기도
어찌나 급히 먹었는지 정신이 없다

그리곤 바로 잠자리로
산장이 붐비지 않아 아주 넓고 편하게 잔다
새벽 4시 출발계획을 수정하여 늦게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8월27일 금요일 맑게 개인 날

아침을 느지막하게 여유 있게 지어먹고는
0725 산장을 떠난다
새벽까지 내리던 이슬비는 그치고
멀리 광주 무등산까지 이어지는 굽이굽이 아름다운 산자락을 바라보며
참 산이 많은 우리나라 라 여겨진다

노고단 산장
화장실엔 한 개뿐이지만 세면장이 있고
취사장엔 수도 시설이 되어있고 겨울엔 온풍기도 작동된다
하지만 한 사람 당 배정된 잠자리 폭은 다른 산장보다 좁아보인다
사람이 편하면 더 편해지려 함인가
취사장 입구에 음식물 수거함이 있는데도
취수대에서 설거지를 하며 바닥에 밥알이며 음식찌꺼기를 버려놓아
배수구가 막혀 물이 넘치고
지저분하기 이를 데가 없어도 모두 자기 그릇만 닦고는 가버린다
젓가락으로 한번만 헤쳐도 물이 빠지는데

0735/40 노고단
0749 @ 지남 01-01 물개암나무 열매가 달랑거린다
어제 태극종주코스인 서북릉에선 보지 못한 지리산 야생화
지니터리풀은 완전히 지고
흰 정영엉겅퀴랑 지리 오이풀이 한창인데
주홍색 동자꽃이 이따금 고개를 내밀고
흰진범과 산쥐손이의 분홍색이 더불어 어울린다
지리바는 이제 겨우 봉오리를 내밀어 보름은 지나야 등산로를 가득 그 남색으로 물들게 할 것 같다

여름 한때의 휴가철이 지났는데도 제법 많은 등산객이 보인다
초등학생도
대학생도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딸도
언니와 동생들도
부부도
연인도
우리도
지리는 모든 이를 수용한다

0900 피아골 삼거리 @ 지남 26-12
☞ 우 피아골 2.0
뒤 노고단 2.7

임걸령 샘터를 청소하고 맛있는 물도 마시고 하는데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지리산 종주를 세 번은 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한 사람이 두 명의 등산객을 세워놓고 열기를 토한다

0944 @ 지남 01-08 노루목 오르기 전 평지능선
0957/1005 노루목
☞ 좌 반야봉 1.0
앞 천왕봉 21.0
뒤 노고단 24.5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지리 능선
너무 깨끗하면 무언가 빠진듯한 서운한 지리의 계곡이다

1025 @ 지남 01-10 무덤지나 삼도봉아래

1030/50 삼도봉
점심시간 맞추려 게으름을 부린다
밝은 대낮에 국립공원 지리산 삼도봉 정상에서
많은 등산객이 오가는데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자들이 있다

공포의 계단을 흥흥 서리며 내려온다
올라갈 때가 힘들지
내려갈 때는 힘이 안 든다
몇 개인가
551개였는데
오늘은 550개다
545개 540개 등 여러 꾼들이 기둥에 기록을 퀴즈풀이 하듯 적어놓았다

또 다른 계단(이건 간격이 높아 내려가기도 힘이 든다)을 내려서
1125/1240 어수리가 핀 뱀사골 대피소
오랜만의 햇빛에 취사장 지붕엔 모포 널기가 한창인데
나를 알아본 산장지기가 장군이랑 백지선이는 내려갔단다
허전하다
물방울은 좋아하겠지만

맥주 한 캔씩 비운 후
젖은 온갖 것들을 널어 말리고
뜨거운 햇볕아래 행복한 점심을 즐긴다

뱀사골은 9km에 이르는 긴 계곡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더구나 오늘은 비가 온 후니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걸어 내려가며 수도 없이 계곡을 기웃거리니 시간은 한없이 더디어 지네

산장에서 막차
수많은 다리와 암반을 용트림하는 와폭 그리고 유명한 소들을 지나서 요룡대에 이르고
요룡대부터는 다리의 피곤함을 풀어주는 고무 흔들 다리가 명물인 자연관찰로를 따라 더욱 가까이서 계곡의 절경을 즐길 수 있다

1242 @ 지북 17-18
경사진 너덜지대
1257 막차
☞ 앞 반선 8.4
뒤 뱀사골대피소 0.6
이곳부터 요룡대까지는 계곡휴식년제이다
첫번째 다리를 우측으로 건너

1350 6번째 다리
☞ 앞 반선 7.0
1400 간장소(고도 800m) 일곱번째 다리
☞ 앞 반선 6.5

1410 @ 지북 17-12 8번째 다리
1415 9번째 다리로는 왼편의 지계곡을 건넌다
1420 10번째 다리를 우측으로 건너 90도롤 꺾인 나무다리가 계속되고
1430 육교식 다리를 지나며 왼편으로 겁나게 흐르는 계곡 건너 제승대를 건너자니 오금이 저리다
☞ 앞 반선 5.5

1435 @ 지북 17-10 대웅교는 우측 지계곡위에 걸려있다
1443 11번째 다리는 참개암나무가 지키고
1447 12번째 다리는 명선교인데 우측으로 건너며
1456 13번째 다리를 건너면 유병한 병소인데 두 길은 넘을듯싶다

1520 금포교는 우측으로 질러가고
1532 탁용소는 신선들이 노는 곳인 듯한데 출입금지 줄 쳐진 우리 안에서 고스톱 치는 저자들은 누구인가

1540/50 요룡대엔 와운마을로 통하는 차도 때문에 큰 다리가 놓여있다
@ 지북 17-04(고도 550m)
☞ 우측 계곡은 자연관찰로로 반선까지 2.2km
슬리퍼로 갈아 신고 탁족을 할 준비를 한다

1610/25 차가우나 한없이 부드러운 물에 땀을 씻어낸다
줄지어 내려가는 북부사무소 직원들은 한없이 상냥한데
이틀 전 와운마을에서 실종된 사람을 찾으러 이 넓고 긴 계곡을 이 잡듯이 헤 메고 다닌다

1700 반선교
다리는 아프다고 칭얼대나 떠나고 싶지않은
다시 찾고픈 뱀사골 계곡이여
비단 같은 피부의 노각나무
봄꽃이 보고픈 히어리
열매와 잎이 아름다운 들메나무도 다시 보자꾸나



내려오는 기차에서 만난 세 명의 여 등산객을
노고단 산장에서 만나고
이곳 반선에서 또 다시 만나게 된다

남원에서는 기차시간 때문에 급히 식당을 찾아 들어가
남도의 참 음식맛을 보지 못하고 떠난 것이 못내 아쉽다

신역사엔 음식점이 아직 없다
조그만 매점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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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산에선 어느 것도 가져오지 말자
산 꾼을 행복하게 해주는 산과 야생화 그리고 나무를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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