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소요산 :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의 경기 소금강


산행지 : 소요산(587m)  경기 동두천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산행일자 : 2008년 4월 27일 (일요일 )

참가자 : 창원51z와 친구들

날씨 : 봄비 후 개임


소요산 개관

요산은 서화담 양봉래와 매월당 김시습이 자주 소요하였다 하여 소요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산. 규모는 작지만 산세가 특이하고,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의 녹음과 폭포, 계곡, 가을 단풍 또한 유별나서 옛부터 경기의 소금강이라 일컬어지는 산이다.
뾰족뾰족한 기암괴석이 절묘하게 봉우리를 이루어 놓아 만물상을 연상케 한다. 자재암이 있는 백운대를 오르는 계곡은 암봉과 바위능선 사이로 골짜기가 협곡을 이루고 있으며 청량폭포, 원효폭포 등의 명소가 산재하여 있다.
산자락의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도를 깨친 곳. 원효가 요석공주와 인연이 있은 후 심산유곡인 이 곳을 찾아와 수행하다가 절을 지었다. 수행도중 관세음보살과 친견,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 하여 자재암이라 했다.
(한국의 산하)

다른 소개자료 : 한국의 산하, 한국의 산천


참고 산행로 개념도 (그림 누르면 확대)

 

  


다른 참고자료 :  아래에서  산행정보 "서울 경기권역"에서 "소요산"을 찾으면 유용한 지도와 산행정보가 더 있습니다.


들머리 (소요산역 맞은편 주차장)

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역에 내려 맞은편 소요산 주차장을 지나 바로 우측의 '자유수호평화 박물관'입구를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우측 오솔길로 올라간다. 호적한 산길을 따라 공주봉, 의상대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다.


산행코스

주차장 ~ 공주봉(526m) ~ 의상대(소요산 정상, 587m) ~ 나한대(510m) ~ 칼바위 능선 ~ 상백운대(535m) ~ 중백운대 ~ 하백운대 ~ 자재암 ~ 일주문 ~ 주차장


구간별 산행시간

소요산역 -7분- 주차장 지나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입구 (바로 우측 산길로) -50분- 핼기장 -10분-  공주봉  -11분- 안부3거리 -20분- 의상대 -10분- 나한대 -12분- 3거리(선녀탕 갈림길), 이후 칼바위 능선 -10분- 3거리(갈산동 갈림길) -15분- 상백운대 -13분- 중백운대 -10분- 하백운대 -15분- 3거리(선녀탕갈림길) -3분- 자재암 -20분- 일주문 -15분- 주차장 (원점회귀)

순 산행 시간 : 약 4시간 (휴식, 점심 포함 약 5시간)


산행 메모

 

소요산이 부른다.

 

아침 7시에 모닝콜 소리에 깨어 벌떡 일어나 대충 씻고 배낭을 꾸린다.
마눌도 부시시 일어나 간단한 아침을 준비해 준다.
오늘 산행은 집결지까지 거리도 멀고 산행코스도 길 것 같으니 나 혼자 다녀 오란다.
"내 빨리 갔다 오꾸마, 저녁 때 밖에 나가서 밥 묵자.."
머리 좀 긁적기러리는 것으로 주말마다 혼자 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하고 문을 나섰다.

 

오늘 집결지는 소요산 역이다.
지하철로 3번을 갈아타 2시간 걸려 도착했다.  얼마전 1호선이 연장되어 많이 단축된 거다.
노는 날 새벽부터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좀 청승맞아 보이겠지만,
그래도 집에서 늦잠자는 거 보다는 낫겠지... 한 달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소요산이 또 어떤 산인가?
원효와 요석공주의 전설이 있고, 경치가 뺴어나 경기 소금강이라고 옛부터 불리던 산이다.
지금 쯤이면 군데군데 진달래가 피어 있을 것이고, 담록의 풀색이 점차 짙어지는 숲, 능선 좌우로 수려한 풍광이 펼쳐질 것이다..
몇번이나 가본다고 별르던 산이라 오늘 만날 경치를 생각하니 2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소요산 입구에서 샛길로 산행출발

 

10시에 소요산역에 모이니 16명이다. 나중에 한명이 추가 됐다.
이 정도면 꽤 모인 셈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다보니 고교 졸업후 처음 만나는 친구도 있다.

 

출구를 나서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비 올 확률 30%라더니 안맞을때가 더 많은 예보가 이럴 떄는 꼭 적중한다.
빗방울이 굵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오늘은 좋은 경치 구경을 기대하지 못할 듯...

 

산행 들머리는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입구 표지판을 지나 바로 우측에 나오는 산길이다.
매표소, 일주문을 지나 큰 길로 올라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은 산꾼들이 주로 즐겨오르는 샛길로 간단다.
또 경제적이기도 하고(?)

단, 이 길을 들머리로 하려면 하산로는 자재암, 원효폭포를 지나 큰 길로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 특히, 가을철 단풍 시즌에는.. 

 

 

 

 소요산역을 나와서 맞은편 주차장에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지나 바로 우측 산길로 오른다.   

 

 

등로는 부드러운 오솔길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곧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는 데 능선에 도착할 때 쯤이면 숨소리가 헉헉거린다.
600m도 안되는 산이라도 시동이 걸릴때까지 첫 오르막 30분은 항상 힘들다. 
또, 그게 등산하는 묘미이고...

 

출발한지 한 50분쯤 되어서 첫번쨰 헬기장이 있는 언덕에 도착한다...

헬기장 바로 위로는 공주봉이 보이고,
전면은 동두천 시내 방향으로 틔여 있는데 봄비가 오는둥 마는등 구름이 끼어 조망이 신통찮다.

 

그래도 가까이서 보는 산모습은 그야말로 만산신록이고, 초록 중에서도그 가장 아름답다는 어린잎 색깔의 담록색이다.
  

"초록에도 짧으나마 일생이 있다....
처음 태양의 세례를 받아 청신하고 발랄한 담록(淡綠)을 띠는 시절....
초록이 비록 소박(素朴)하고 겸허(謙虛)한 빛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때의 초록은 그의 아름다움에 있어, 어떤 색채에도 뒤서지 아니할 것이다.

- 이양하의 "신록예찬"중에서 - 

 

 

 

 신록의 소요산  

 

 

원효대사가 요석공주를 생각해서 이름지었다는 공주봉

 

헬기장에서 공주봉까지는 10여분 거리다.

공주봉에는 공주를 연상할 만한 아무 것도 없다.
헬기장에 막걸리 파는 곳이 있을 뿐.
차라리 공주봉 직전에 있는 전망 바위가 그 누구를 연모하며 상념에 잠길수 있는 분위기다.

하기야 공주봉이라는 이름도 후대에 누군가가 작명했겠지..

 

 

 

   원효와의 인연으로 설총을 낳은 요석공주의 전설이 있는 공주봉

 

 

공주봉을 지나 가파른 돌비알을 내려오면 안부 3거리를 만난다.

여기서부터 소요산 정상인 의상대까지는 다시 한 20분 동안 숨을 몰아 쉬어야 한다.

 

 

   공주암에서 내려오면서 보는 의상대

 

 

소요산 정상 의상대(587m) 

 

의상대는 소요산의 정상인데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장 조망이 좋은 곳이다.
그러나 바위 끝은 깍아지른 단애로서 경치에 너무 심취했다가는 낙상할수 있으니 조심해야 겠다.

 

그런데, 소요산은 자재암, 원효폭포, 공주암 등 이곳저곳 원효의 발자취가 묻어있는데, 최고봉은 왜 의상대인가?
의상과 원효는 함께 당나라도 가다가 원효는 해골물 먹은 후 꺠달음을 얻어 조기 귀국했고,
의상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원효보다 더 높은 국사까지 올라가서인가?

 

 

   소요산 정상   


의상대를 지나 잠시 가면 우측 능선에 나한대(571m)가 나온다.
바로 아래쪽 우회로로 가면 나한대를 지나치니 오른쪽 능선으로 잠시 올라가보는 것이 좋겠다.

 

나한대에서 내려오니 널찍한 안부 3거리.
좌측으로 선녀탕으로 하산하는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데 이곳으로 내려가면 상백운대, 하백운대 쪽을 못보게 된다.
선녀탕이라는 이름이 좀 끌리기는 하지만 사진으로 보니 웬만한 선녀는 별로 관심없을 듯 보였다. 

 

여기서 점심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

 

주변에는 봄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진달래는별로였다. 시기가 좀 늗었다고는 하지만 만개시에도 진달래가 그리 무리지어 필만 만한 곳은 없었다.  대신 피나물, 제비꽃 같은 야생화가 마침 내린 비로 더 생기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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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물의 진달래와 마침 내린 비로 생기를 띠고 있는 피나물(우) 

 

 

소요산 산행의 백미는 칼바위 능선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상백운대 쪽으로 출발.

 

잠시 오르막을 오르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산행로를 따라 우거져 있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산 풍경이다.
나무 하나하나가 크고 잘생긴 모습이어서 도심에 정원수로 가꾸어 놓으면 수천만원을 호가할 만한 것도 많다.
 

 

 

 

   멋드러진 소나무 우거진 산행로 

 

 

하백운대끼지 가는 능선은 칼바위 능선으로 불린다.

 

날카로운 칼날 같은 바위들이 능선을 이루는데 그 날끝으로도 갈수 있고, 바로 아래 좀 편한 길로도 갈 수 있다.

그리 심하지는 않으나 칼바위를 타고 가는게 좋겠지만, 가끔씩 위험한 칼날 위를 지나는 곳이 있으므로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소요산 산행의 진수인 칼바위 능선
덩치는 설악산 공룡능선에 딸리고, 모양이나 규모도 금강산 만물상에 비할 수 없지만
아기자기한 굴곡과 변화무쌍한 바위 모습은 소나무와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상백운대, 중백운대를 거쳐 하백운데까지 가는 길은 굴곡은 많지만 경사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산행 중에 가장 신바람나는 시간이 바로 이런 산능선을
 걷을 때일 것이다.

서화담과 매월담이 소요했는 곳이 이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칼날길이 많아 유유자적 소요할 길은 아닌 것 같다)

이 길을 걸어보지 않고 소요산을 다녀왔다면 그건 껍때기만 보고온 셈이다.


 

   하백운대로 가면서 뒤돌아 본 의상대와 나한대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수행했다는 자재암(自在庵)

 

하백운대에서 자재암으로 하산하는 길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무척 된비알이다.
내려가면서 보니 그런지 모르지만 우리가 올라온 공주암쪽 등로보다 더 가팔라 보인다.

 

다시 선녀탕 갈림길을 버리고 게속 내려가면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자재암이다.

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다.


'원효가 요석공주와 세속의 인연을 맺은 뒤 초막을 짓고 수행에 정진하고 있을 때, 관세음보살이 변신한 아름다운 여인이 유혹을 했다. 설법으로 유혹을 물리친 원효는 그 여인이 관세음보살이었음을 깨닫고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는 뜻에서 그곳에 절을 짓고 자재암이라 했다. 자재암 못미처 계곡 옆에는 요석공주가 아들 설총과 함께 지아비의 해탈을 기원하며 기거했다는 터가 있다'

 

마침 사월초파일이 멀지 않아 절 주변에는 연등이 어린이 운동회때의 만국기처럼 달렸다.

어지러운 사바세계에 부처님의 자비를....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자재암 

 

   자재암 앞의 청량폭포 

 

 

 

하산로의 단풍나무

 

지장암을 나서면 그 이후는 외길이다.

곧 일주문, 독립유공자 묘역 옆, 야외음악당을 지나 주차장으로 가는 차도를 따라간다.

길 옆의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어 있는데 아름답기가 보통이 아니다.

 

소요산이 단풍 명산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 맛베기만 보아도 가을철 단풍이 상상이 된다.

   

 

   자재암 옆의 멋스러운 암봉  

 

 

   일주문과 독립유공자 묘 

 

 


   소요산 입구의 단풍나무... 4월이 이 정도인데 단풍철을 상상해보시라 

 

단풍나무 아래에서 잠시 쉰 뒤

대부분의 산행객이 그렇듯 소요산 입구 옆의 식당가에서 막거리와 파전으로 걸쭉하게 뒷풀이를 하고

다시 역순으로,

 

2시간 동안 지하철에서 졸면서 집에 도착...

뜨뜻한 물에 좀 담갔다 나오니, 온몸이 뻐근하고 뒷풀이때 마신 취기가 남아 있어선지 졸음이 쏟아진다.

 

힐끗 마눌 눈치를 보다가, 

"아따 오늘은 바가 와서 산행이 힘 들더라, 경치도 제대로 못보고.. 다음에 우리 같이 한번 가봐야겠더라...

 오늘 저녁은 집에서 간단히 먹는게 좋겠제?"

 

머리 한번 긁적이고는 슬그머니 소파에 들어 누웠다.

 


산행을 마치고
 

4월 말의 소요산.

 

유명하다는 단풍철도 아니고, 진달래는 끝물인 애매한 시점에 찾았지만,

소나무와 수석 전시장 같은 그림같은 산행로, 어린 잎들이 막 색칠해 놓은 신록의 수풀,
곳곳에 담겨진 명인과 선현들의 발자취와 전설들,

그리고, 소요산 산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칼날 능선길...

대충 이 정도만 보아도 경기의 소금강이라 할 만하고, 아침저녁 지하철에서 본 시간이 4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또 말발굽 모양의 산행로를 시계 반대모양으로 구성한 코스선택도 잘한 선택이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시계가 짧아 멋진 풍광을 제대로 보지 못한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이유로 단풍이 산 전체를 붉게 물들일 때 쯤 다시 한번 와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