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의 산하를 위해 수고가 너무도 많으십니다.


2004년 7월 20일 화요일 날씨 흐림& 바람시원;;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 소황병산 1338m.
진고개 - 노인봉 - 소황병산 - 안개자니 - 거리개자니 - 노인봉민박.
산악회따라~

전날이야기,
월요일,북한산 숨은벽 산행을 하고 집에 돌아오다가 석바위시장에 들렀습니다.
김 파는집에 앉아있던 셩이모를 만나니 반갑다며 바나나 우유를 하나 주시길래
시원하게 잘 마셨지요. 그리고 집에 도착하니 한통의 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평소 노인봉 산행을 원하던 소녀 맘을 아시는 분의 안내문이었어요.

갈등끝에 그렇게도 늦게 그밤 10시가 다 되어 어렵사리 예약을 했지요.{밤늦게 죄송했어요}
그리고 산소녀 밤소녀가 되어 또 집 비울 준비로 주방서 서성이는데,,,
슬슬 배가 아파오는게 아니겠어요.
체질상 찬우유,참외찬것,냉면등,,,을 먹으면 배앓이를 하는편인데 그 신호가 온것이에요.
클났다;; 이대로라면 낼 산행은 고사하고 당장 119 타고 응급실로 실려 가게 생겼으니,

와중에도 산행취소란 생각은 없고 잘 버티고서 낼아침 상태를 봐 해결을 해야지,생각했지요.
행여 남편이 알고 깨면 좋을일 없을것같아 거실 쇼파에서 혼자 비참하게 배앓이를 해야했어요.
이정도 환자면 낼아침 밥 안하고 누워 식구들 걱정을 한몸에 받을수도 있는데,,, 흐흑!!
잤는지 말았는지, 새벽이 되니 어질어질 연약한^^* 몸이 휘엉청;;
새벽수영 가려고 일어난 남편 행여 눈치챌세라 시침 뚝; 떼고 따뜻한 보리차에 꿀 한스픈
넣어 마시고서 "다녀오겠슴다" 배낭을 멨답니다.

9시 40분.
진고개 못미쳐 산에 들어가는데 잠시 가랑비가 흩날리더군요.
흐린 날씨에 아주 시원한 바람이 불며 산길또한 부드러워 여름산행에 최상이에요.
의례히 오름길은 힘들지만 사월부터 장거리 산행을 몇번 하지못한 터라 느림보 거북이가 되었지요.
앞팀을 따라가다 보니 노인봉을 왼쪽에 두고 아랫길로 접어 들었는데, 산장과 노인봉 갈림길이 나왔어요.

0.25m 노인봉을 올라갔다가 다시 그길로 내려와야 한다네요.
다녀왔던 일행들의 포기, 저역시 오늘은 갈 생각이 전혀 없었지요.
그봉이 어디로 가나 담에 또 오것지,,,{갈길이 걱정되서}
버스를 탔을때 뜻밖에 아는 분들이 계셔서 함께 산행하니 즐거움이 두배였지요.
산장에서 그중의 한분이 신선초 차를 다섯잔 주문하셨는데 일회용 종이컵으로 이천원하더군요.{감사}.
산장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소금강계곡이고 {5시간이라 적혀있음}우린 오른쪽 숲으로 들어갔지요.

백두대간 꼬리표가 팔랑거리고 있었어요.
여기저기 땅이 파헤쳐진 곳이 많았는데 어떤분 말씀이
멧돼지가 그랬다는데 제 생각은 누구레 약초를 캔것이 안닌가 생각들더군요.
가는길 내내 누렁잎 하나없는 보라색 들꽃이랑 주홍색 들꽃이 활짝피어 눈이 황홀하고,
이런 보너스가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죠,
제옆에 앉았던 형님은 주홍색꽃을, 전 보라색꽃을 더 이쁘다 눈에 넣으며
꽃길,산길을 걸었지요.곰배령 야생화가 아주 이쁘다던데,,가보지 못한 백두산 야생화도 떠올리며,,

서서히 오름길, 이렇게 순한 길이 어찌 이리 어렵단말인고,
나두 미쳤지, {이런표현 아주 죄송합니당} 월요산행에 이어 곧바로 화요산행이라니,,,
그래도 산에만 들어서면 기운이 나니,,,
아예 산에다 움막짓고 살아야 할까보다.

후미 대장님의 터벅거리는 신발소리가 부담스러워 먼저 올라가시라 하고, 힘들여 한걸음 성큼 올라서니
아~ 무지도 넓은 평야, 초원이 펼쳐져 바람에 풀들이 한들거리고 있네요.
한쪽은 정글을 연상케하는 나무들이 빽빽하고,,, 그위로 구름은 휙휙 넘나들고,,,
오가다 말로라도 들은적있다면 이거구나 했을텐데,,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었어요.
우린 자동차바퀴 자욱따라 초원을 걸었지요, 소황병산. 정상비가 보이는곳까지,,

동해바다가 보이고, 마을이 보이고,,
저 푸른 대관령 목장지대가 아름답게 펼쳐져있구요.
저쪽에서 이쪽을 바라보면 이쪽도 저렇게 보이겠지,,, 넘 아름다웠어요.
차가 올라와요. 손을들고 세워 물어보니 대관령쪽에서 입장료를 내고 올라 오셨다네요.
젓소들이 겨울에 먹고지낼 먹이들의 춤이 실크같애요.

올랐던 길로 약 20분정도쯤 내려오다 왼쪽길로 접어들었어요.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가며 하산 계곡길엔 장마로 수량이많아 근사한 장관을 연출하네요.
어떤곳은 성큼성큼 뛰어 건너기도하고 어떤곳은 아예 신발과 양말을 벗어들고서
무릎까지 빠지며 건너야했지요. 맑은 물살이 너무도 거세 위험한 곳도 있었지만
이 연약한^^* 소녀는 절대루 떠내려 갈리없었지요,ㅋㅋ

신발 벗기를 세번, 형님은 또 벗기 귀찮다며 마지막 세번째서 양말을 안 신었지요,ㅋㅋ 메롱~
위에서 발 담그고 가자, 애원해도 안 된다더니 자동으로 발 맛사지를 하니 얼마나 좋던지요.
어떤곳은 융단을 밟는듯한 폭신한 길, 전나무 숲이 오늘도 생각나요.

하산길 2시간 즈음에
그 시원한 계곡을, 그 훌륭한 계곡을, 사이에 끼고 내려오며 언제 끝나나~
아깝게도 마지막엔 지루함을 느꼈어요. 드디어 마을이 보이고 버스가 보이고,
오늘의 꼴찌스타^^*
산행 다섯시간 종료.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