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덩이의 7월 5번째 산행기(천성산 내원사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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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성 산 (내원사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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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 제? : 2004년 7월 18일(일)/ 날씨 :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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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로? : 덕계-무지개폭포 우측계곡-천성제2봉-내원사-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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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캉? : 수덩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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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호야... 산 가자."



"어제 갔다 왔잖아유..."

오늘은 봉사활동으로 배당된 3년간, 60시간을 조금이라도 채워야한다고 대답합니다.




“어디로 갈껀데?”...

“친구랑 동래양로원이나 신망애양로원으로 가기로 했꺼덜랑요.”



“그랴... 열심히 혀라.”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같이 나와 헤어져 뚜렷한 목적지없이 나서니 만만한 게 또 천성산입니다. ^^




예전에는 별 준비할 것도 없으면서도 요란법썩을 떨었었는데...

요즘은 자그마한 보온병 2개에(냉커피, 얼음넣은 미싯가루), 먹던 밥에 밑반찬 두어가지,

된장과 상추 몇 닢, 그리고 고추 댓 개,  PT병에 얼린 물 3~4병이면 준비 끝입니다.



그기에다 동동주 한 병에 사이다가 추가되면 금상첨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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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머리는 덕계 무지개폭포 입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덕계에 하차, 마을버스를 30여분을 기다려 무지개폭포입구에 하차합니다.

일전에는 청소비 명목으로 입장료도 받았었는데, 이젠 주차비까지 무료입니다.



계곡 하류에는 방학을 맞아 제법 분잡스럽습니다.

좌측은 무지개폭포를 거쳐 군사도로를 만나 원효암이나 화엄벌,

혹은 천성산(구, 원효산)으로 가는 방향.

몇 번 경험한 터라 오늘은 미답지인 우측 계곡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 그늘져 음침한 계곡길을 따라 한시간을 훨씬 넘깁니다.



등로옆으로 멋진 암봉들을 봅니다.

미타암과 천성 제2봉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만 추측될 뿐,

현위치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타부타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몇 번 더 오르다보면 자연스럽게 파악이 될터























▲ 오후 1시가 되어 아늑한 계곡에서 식사를 겸해 무려 40여분간을 퍼질고 앉았습니다.



“옴마야!!” 아내가 물속을 가리키며 놀랩니다.

디따 큰 어미 가재입니다.




모델이나 되어 달라며 잡아 비닐에 가둬두고 식사하는 사이에... 쇼생크 탈출입니다. ^^

대신 엄마찾아 나선 아기가재를 볼모로 잡아 한 컷한 다음 어미품으로 돌려보냅니다.




















▲ 오후 2시, 천성산(구, 원효산)과 화엄늪지가 보이는

8부능선쯤되는 등로에선 뚜君을 만납니다.


























▲ 2시 15분, 조망없어 답답했던 등로를 치고 올라오니,

2주 전 법수원에서 올라왔던 반대쪽에서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 천성 제2봉으로 향하며 법수원쪽 협곡을 조망합니다.

그 뒤로는 두어차례 올랐던 대운산이 버티고 있습니다.





























▲ 지금은 군부대가 정상을 점령(?)하고 있는

천성산(구, 원효산)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을 소개합니다.




원효대사(617-686)가 경상남도 양산군 통도사 앞에 있는

지금의 천성산에서 수도하고 있을 때...



토굴에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튼 채 좌선에 들었던 대사는

갑자기 혀를 차면서 걱정스런 음성으로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어허 이것 참 큰일 났는 걸... 어서 서둘러야지,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다치겠구나"

원효대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무엇인가를 급히 찾았다.




원효스님을 시봉하기 위해 바로 윗방에 기거하고 있던 학진 사미는

참선 삼매에 들었던 큰방스님이 갑자기 일어나 황급히 무언가를 찾는 모습이 이상하기만 하였다.




"스님! 무슨 일이십니까?"

"화급을 다투는 일이 생겼느니라." 사미승은 어안이 벙벙했다.

"스님, 사방이 모두 조용하기만 한데 어디서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멀리 중국에서 변이 생길 조짐이니라." 사미승은 기가 막혔다.




중국에서 일어날 일을 알고 계시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천안통을 얻어 천하를 두루 볼 수 있는

원효대사의 안목을 한낱 사미승이 어찌 이해 하겠는가?




원효대사는 급한 김에 딛고 서 있던 마루의 판자를 뽑아냈다.

그리고는 ‘신라의 원효가 판자를 던져 중생을 구한다’는

글을 쓰더니 공중으로 힘껏 던졌다.




판자는 마치 큰 새처럼 중국을 향해 날아갔다.

사미승은 큰스님의 괴이한 행동을 그저 의아스럽게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한편 천여명의 스님과 신도들이 법당에 모여 막 법회를 시작하려던

중국 태화사에서는 날아든 판자를 보고서는 모두 놀랐다.



"아니 도대체 저게 뭘까, 이상한 물체가 이곳 법당으로 날아오고 있어요."

( 이것이 일설에 의하면 UFO의 원조라 카덩가, 우쨌따카덩가?? ㅋㅋㅋ...)




한 신도가 갑자기 공중을 가르키며 소리를 치자

몇몇 신도들이 법당에서 나와 하늘을 쳐다 보았다.




"정말 저게 무엇일까? 참 이상하게 생겼네"

"새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저런 이상한 물체가 어디서 날아왔을까?"

"그런데 저 이상한 물체가 더이상 법당 주위를 빙빙 돌면서 더 이상 날아 들지 않는군요"




법당 밖에서 괴상한 물체가 나타 났다고 웅성거리자

법당안에서 법회를 보던 신도들도 이 광경을 보려고 모두 마당으로 나왔다.




이 때였다. "우르르 꽝!!"

멀쩡하던 법당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무너졌다.




마침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온 뒤라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갑작스런 일에 잠시 정신을 잃었던 신도들이 정신을 차려보니

그제서야 날아다니던 판자가 태화사 경내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우르르 달려가 그 판자를 보았다.

"아니 이건 그 유명한 신라의 원효스님이 우리를 구하기 위하여 날려보낸 판자로군요."

판자를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은 머나먼 해동의 고승 원효스님이 천리안을 알고

자기들을 구해준 사실을 알고는 모두 동쪽을 향해 합장 배례했다.




그리고는 원효대사의 도력에 감탄을 연발했다.

"과연 대단하신 스님이군요."

"과연 부처님 같은 성인 이십니다."

"일찍이 거룩하신 성자인줄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큰 도력을 지니신 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스승을 만났으니 그 분 곁에 가서 수행을 해야겠습니다."




법회에 설법을 하려 나왔던 한 스님이 원효스님의 도력에 감읍하여

신라로 떠나려하자 너도 나도 스님들이 줄을 이었다.







원효스님을 찾아 신라로 온 그들은 모두 원효스님에게 제자가 되기를 청했다.

그러나, 움막같은 토굴에서는 천여명이 기거 할 수 없었다.




원효스님은 이들이 머물수 있는 절터를 찾아 나섰다.

스님이 산에서 내려 오고 있는데 어디선가 백발의 산신령이 나타났다.




"대사께서는 절터를 찾고 계시지요?"

"그러하옵니다."

"이 산 중턱에 이르면 천여명이 수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가람터가 있습니다.

다른곳으로 가지 말고 곧장 그 곳으로 가보시오."




원효스님은 걸음을 되돌려 그 곳으로 갔다.

과연 그곳엔 스님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반듯한 터가 있었다.



원효스님은 그 곳에 절을 세웠다.

그리고는 멀리 중국에서 천 여명의 대중이 왔다 하여

올 래(來)자와 멀 원(遠)자를 써서<내원사>라 이름하였다.




또 산신령이 나타나 스님의 길을 막았다하여

산신령 만났던 자리는 <중방내>라고 불리고 있다.




천 명의 대중을 데리고 가끔 산꼭대기에 올라가

《화엄경》을 설하던 곳을 [화엄벌]이라 부르는데

지금도 《화엄경》을 놓았던 자리에는 풀이 크게 자라지 못해 풀빛이 다르다고 한다.







이 산 이름을 천성산이라 하여도 중국에서 온 천 명의 대중이 원효대사의 가르침을 받고

모두 깨우침을 얻어 그 산에서 천 명의 성자가 나왔다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느 날 제자들이 밤길을 걷다가 칡넝쿨에 걸려 넘어져 발이 삐고 무릎을 다쳤다.

제자들이 다친 모습을 본 스님은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있을까 염려하여

이 산을 다스리는 산신령에게 부탁했다.




"산신령께서는 우리 절 대중들이 산길을 걷다가 칡넝쿨에 걸리지 않도록 선처하시기 바랍니다."

그 뒤부터 천성산의 칡넝쿨은 옆으로 뻗지 못하고 위로 만 꼿꼿하게 자란다고 한다.




내원사(來遠寺)는 음은 같으나 언제부턴가 내원사(內院寺)로 표기하고 있다.




그리고 원효스님이 마루판자를 뽑아낸 절은 널빤지를 날려 보냈다하여 척판암이라 명했다.



























▲ 천성산 제2봉입니다.



































▲ 영남알프스의 주능선입니다.























▲ 화엄늪 평전입니다.























▲ 동해바다도 어렴풋이 조망됩니다.

천성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해맞이 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오후 3시, 천성 제 2봉에서 바라본 천성산(구, 원효산)입니다.
























▲ 천성 제2봉에서 서쪽으로 조금내려와 조망한 비구니사찰인 내원사입니다.























▲ 굴러내리는 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심스럽게 내려와야 하는 급경사가 20여분이나 계속됩니다.




















▲ 오후 4시, 계곡물에 발을 담궈 1시간을  흘려보낸 뒤.

내원사에 도착합니다.




결혼전 기와불사 1장은 어느 불전에 올라가 있을런지...






































▲ 집 도착, 저녁 7시 30분...

오늘 하루도 이렇게 바람처럼 흘러 가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