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8 
밤새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직도 오락가락하며 그칠기미가 전혀 없고
주변의 시야는 온통 운무로 가리워져 있다.

 

09:30
고무계단을 돌아 올라서는데 저만치 앞에  희미하게 성문처럼 보이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대남문에 도착한 것 같다.  숨은 턱밑까지 차올라서...

 

조금전 모자쓴 중년의 그 아줌마.   사실 뒤만 쫒다 보니 정확히 나이도 가름할수 없었지만... 
우중에 홀로 산행하는  그아줌마 .  축지법을 쓰는지  뒤에서 보면 느릿느릿한 것 같은데
기를쓰고 쫒아도 도저히 거리를 좁힐수가 없다.

 

뒤를 쫒는 것, 말한번 붙여보는 것  모두 실패하고  덕분에 오버페이스로
체력은 급격히 소모되어  숨은 헐떡거리고  다리는  후들후들.

얻은것이라고는  8:30경 구기매표소를 출발하여
1시간 남짓하여 대남문까지 도착한 것 하나.


1주일에 한번할수있는 산행이 김소장과 같이한 이후로 날짜가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바뀌어졌다.


전전주 의상능선의 감동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김소장이 오늘 잡은 코스도
구기매표소에서 대남문, 의상능선, 저번에 오르지봇한 의상봉에 오른다음 

다시 중성문쪽으로  방향을 돌려 대동문, 진달래능선타고 우이동으로...
역시 체력이 남다른 김소장이라  짧은 코스로는 만족이 안돼는 것 같다.

 

대남문에서  청수동암문을 지나  의상능선으로  접어든다.
여전히 비는 오락가락하며 시야를 열어주지 않는다.


멋진 조망의 감동은 기억으로 대신하며  능선을 따라 진행한다.

나한봉에 오르니  저번에 처음 만나는 산님들과 둘러 앉아  점심을 먹던 생각이 떠오른다.

 

나월봉, 증취봉 넘어 의상봉을 향해 진행하는데 좌우로  운무만 가득하고
능선길 발밑에서는  축축한 낙옆의 냄새가 올라온다.


바윗골을 타고 내려오며  아까 오르던 바위와 분위기가 비슷하여 
같은능선에 있는 바위들이라 그런지 느낌도 서로 비슷한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능선길 중간 적당한 바위 밑에서  막걸리 한병 곁들여 참을 먹고 
진행하니  이정표가 나온다.

우리의 진행방향으로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은 대남문. ???
대남문에서 의상봉을 향하여 왔는데 다시 대남문이라니 ???


무엇에 홀린것도 아니고 하여튼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은 틀림없다.
옆의 산님께 여쭤보니 지금 우리가 있는곳이 청수동암문이고
의상봉하고는 정반대 방향으로 온 것이다.

 

ㅎㅎㅎㅎ.....
이 상황에서 할수 있는게  웃는거 말고  또 있겠는가

 

김소장과  봉우리이름과  이정표를 하나씩 확인하며   왔던길을  되짚어 간다.
나한봉, 나월봉지날 때 까지도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비와 운무에 가린 시야는 여전하고...

 

증취봉에 올라 두 번의 짧은 알바를 하고 비로서 깨닫는다.
우리는 이곳 증취봉을 내려서 의상봉으로 향한다는 것이  여기서 U턴하여
다시 대남문으로 진행했던 것이다.

ㅎㅎㅎㅎ...  김소장과 둘이서 박장대소를 터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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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동암문과 증취봉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 1시간반 정도를 소비했지만
예정된 코스를 향하여 계속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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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능선 지나 우이동 계곡에 도착  배낭을 내려놓고 계곡물에
대충 땀을 씻어내며  김소장에게 한마디한다.


"우리가 알바하기는 했지만 그덕에  김소장은 산행정량  찾아먹은 것 같네"  

  

  끝.

 

 

 

운해님 허락없이  사진 빌려씁니다.  ( 설마 저작권침해로 고소는 안하시겠지요..  ㅎㅎㅎㅎㅎ

풍악님께도 죄송..)

 


김소장과 둘이서 막초 곁들여 참먹은 곳  ( 비올때  정말 훌륭한 곳이더군요)

 

두번째 지나며  이상하게 생각했던 곳.     그런데 이곳을 세번씩이나...  처음엔 올라가고  다시 내려오고

또 올라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