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4년 8월 3일 ( 화요일 )

인      원 : 아내*딸과 함께

날      씨 : 맑음

  

** 산행시간 **

06 : 35     수원T/G

11 : 10     천은사 도착,산행시작

12 : 30     쉰움산정상(688m)

15 : 20     산성터,두타산정상 갈림길

15 : 50     두타산정상(1,353m)

18 : 10     두타산성

18 : 30     용추폭포,삼화사 갈림길

19 : 20     매표소통과,하산완료

  

** 산행기 **

06시25분

집에서 승용차로 출발!

횡성휴게소에 들려서 아침을 해결하고,

  

10시30분

무릉계곡 주차장 입구에 도착하여 길가 그늘진 곳에 주차했다.

벌써 계곡에는 피서객들이 자리잡기 시작하고, 피서차량들이 속속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들어왔다가 나가는 택시를 세워 천은사까지 대절했다.(미터요금 23,000원 지불)

  

천은사로 향하는 길은 호젓하고,울창한 소나무와 때묻지 않은 계곡에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여기저기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고,피서객들이 제법 있다.

  

천은사는 고려시대 이승휴선생이 제왕운기를 집필한 곳이며(고려 충렬왕13년 1,287년),

제왕운기는 중국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운문으로 엮어서 편찬한 책이고,

보물895호로 지정되어 있고,동국대학교 도서관에 소재하고 있다고 한다.

  

계곡길따라 40대로 보이는 한사람이 앞질러 한참을 가다 쉬고 있었다.

솔향 그윽한 소나무숲길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 하는데 푹푹찌는 더위에 땀이 물흐르듯

하고 헉! 헉! 숨이차기 시작한다.

  

아내와 딸은 이미 고생을 예고한듯 차분히 한걸음... 한걸음...  오르고 있었다.

수십군데 돌탑을 쌓아놓은 한곳에 가족 수만큼 돌을 올려놓고 두손을 모았다.

  

전망이 트이는 능선에 오르니 숨통이 트인다.

암벽을 올라 돌아가니 정상이다.

오십정산 또는 쉰우물 이라고도 한다.

  

달의 분화구처럼 메추리알크기,달걀크기,함지박크기의 움푹움푹 패인 바위표면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암반지대이다.

울퉁불퉁 꽤나 넓다.

  

여기서 바라보는 비린내골의 깎아지른 절벽은 영화에서나 보는 듯한 웅장한 협곡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절경이다.   

10 여분간 휴식을 하면서 귤로서 갈증을 풀었다.

  

안내표지가 있다.

두타산정상 5.0km  천은사입구 2.5km

  

두타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약50분간 길을 헤매였다.

보이는 등로를 따라 산등성이를 돌면서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오르는 등로가 있겠지! ... 생각하면서...

  

옥수같이 맑은물이 흐르는 계곡이나와 세수하며 더위를 식혔다.

우측으로 계곡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딸이 이 길이 맞느냐고 물어본다.

내 마음은 불안하다.

길은 길이되 나의길이 아니다.

천은사 계곡길인 것이다.

  

능선을 타려면 위로 올라야 하는데 조금가니 산등성이로 안내리본이 보인다.

가족을 안심시키며 그 길로 오르기 시작했다.

 

산행초입에 만났던,정상에서 같이 있었던 그 분이 내려오고 있지 않은가?

반가왔다.

2, 3일에 한번씩 쉰움산을 찾는 분이다.

  

조금만 올라가면 돌무더기 탑이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등로가 있다고 알려준다.

마음이 평온해 진다.

 

왜?

정상에서 정상적인 능선길이 안 보였을까?

된비알을 내려왔다 다시 오르니 두사람은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눈치를 보니 불만이 터져 나오기 직전이다.

  

능선에 올라서서 시원한 그늘을 찾아 자리하고 허기짐을 채웠다.(13:50~14:05)

  

14시10분

헬기장을 지나 한참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나무그늘에 가렸던 조망이 잠시 틔였다.

  

3m전방 등로 한가운데 무슨 물체가 보이는데...

앗!  으시시~~

소름이 끼친다.

누런끼가 있는 갈색의 녀석이 또아리를 틀고 길을 비켜주지 않고 있다.

물흐르듯 하던 땀이 튀어오르는 느낌이다.

  

스틱으로 툭!  툭!  바닥을 쳤다.

툭! 툭! 툭!

그제서야 스르르 좌측 수풀속으로 사라진다.

  

능선 오름길이 힘이든다.

알바 50분의 위력은 대단했다.

산행의 기분을 저하 시키고,힘은 배가들고,계획에 차질을 빚게한다.

두사람은 지쳐서 불만의 모습을 보일 힘조차 없었다.

지금까지 잘 따라주니 고마울 수밖에!

  

생수와 음료는 바닥이 날 지경이다.

  

산성터,두타산정상 갈림길에 도달했다.

산성터 7.7km 두타산정상 2.5km

  

두사람은 더 이상 오르는 것이 무리이다.

여기서 충분히 휴식하고 난뒤, 두타산성쪽으로 천천히,쉬엄쉬엄 하산하라 하고,몇가지

주의를 당부했다.

 

휴대폰은 항상 열어놓고...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이곳에 오려면 1시간후쯤 될 것이라고...

 

기진맥진!

지친몸을 이끌고  앞서가는 아가씨 3명을 뒤로하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드디어 정상에 올라섰다.

여기저기 온갖 야생화가 눈을 즐겁게 해주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피로를 풀어준다.

 

짙푸른 동해바다!

확 트인 전망은 일품이다.

 

작년 6월1일

1박2일로 고교동창 부부동반 산행시 댓재-두타산-청옥산-연칠성령-무릉계곡으로 아내와

함께한 추억이 새롭게 떠올랐다.

그때는 힘든줄도 몰랐었는데...

 

박달령쪽에서 올라오며 " 정상이다 ~ "  환호하면서 한가족이 막 올라왔다.

추억 한장 담아주고서...

하산하기 시작했다.

 

산행중 부부,가족포함 약간명의 산님을 만났다.

 

전화를 하니 "서비스지역 아님" 통화가 되다 끊긴다. 

 

16시20분

두사람과 헤어졌던 곳에 도착했다.

너덜길 내리막이 계속 이어진다.

산성터도 지나고,울창한 송림길이 너무 좋다.

  

문자 메시지가 왔다.

10 여분쯤 쉬었다가 천천히 하산 하는데 많이 내려 왔단다.

안심이 되었다.

부지런히 내려가면 지도상의 대궐터쯤에서 따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16시40분

무릉계곡 7.1km  두타산정상 3.1km 안내표지가 있는 곳을 통과했다.

  

17시경

속도를 내어 내려가는데 " 아빠~" 하고 딸아이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앞을 살펴보는데 숲에가려 보이질 않는다.

20 여m쯤 내려가니 두사람이 쉬고 있는 모습이 보여 반가왔다.

  

" 어떻게 어디쯤 오는줄 알고 부르느냐? " 물으니 스틱소리가 들렸단다.

잘 내려와줘서  고맙다고 눈빛을 보냈다.

여기서 생수가 바닥이 났다.

  

20 여분 내려오니 계곡 건너는 곳에 수정같이 맑은 계곡물이 넓직한 바위사이로 흐른다.

여기서 온몸을 물속에 첨벙!

아휴!  시원~~하다.

노천 가족탕이다.

얼굴엔 웃음꽃이 피기 시작한다.

  

땀옷을 갈아입고 하산하니 발걸음은 가볍고 ...

  

길옆 바위위에 오르니 산성12폭포에서 떨어지는 흰물줄기가 장쾌하다.

기묘한 바위형상들!

푸른 송림계곡!

내마음까지 푸르러진다.

  

밧줄을 쳐놓은 바위에 올라서니 바로 앞은 천길 낭떠러지!

황홀경이다.

위험천만!  아찔하다.

저 아래 두타산성이 보인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기분이다.

  

두타산성!

여기서의 경관은 환상 그 자체다.

저 건너편 시원스럽게 뻗쳐 내려오는 관음폭포와 학소대의 흰 물줄기!

콸 콸 ~ ~

사방 요란한 물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여기를 오르지 않고서는 두타산을 얘기 할 수 없을것 같다.

  

20분후 용추폭포 갈림길, 무릉계곡길에  내려섰다.

삼화사에 들려 물 한바가지로 갈증을 해결하고,무릉반석에서 또 다시 발을 담그며 휴식을

하니 가슴이 뿌듯해옴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시각 많은 피서객들과 어린이들이 물 놀이에 한창이다.

  

상가 식당에서의 산채비빔밥과 시원한 맥주 한잔이 오늘의 피로를 말끔히 해결해 주었다.

  

20시15분

좋은 추억을 간직하며 흡족한 마음으로 머나먼 귀향길을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