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의 지리산 종주


  산행일 : 2008년 6월 6일 ~ 2008년 6월 7일 (1박 2일)

  참석자 : 창원51y와 친구들

  날  씨  : 흐림+맑음+ 새벽에 비 + 맑음 


  산행지도  


 

 

  


 산행코스

  성삼재- 노고단대피소-임걸령-노루목=삼도봉-화개재=토끼봉-명선봉-연하천산장(중식)-형제봉-벽소령대피소-덕평봉-칠선봉-영신봉
-세석산장(1박)
 - 촛대봉-삼신봉-연화봉-장터목산장-제석봉-천왕봉-법계사-칼바위-중산리(종료)

 


 구간별 산행시간

  

  제1일빼(성삼재-세석산장.  순산행시간 : 11시간, 식사. 휴식포함 13시간 20분)  

  성삼재(05:30)- 40분- 노고단산장(06:10)(+10분) - 10분- 노고단고개(06:30) - 60분 - 임걸령샘터(07:30)(+5분) - 40분- 노루목(08:15)
-15분- 삼도봉(08:30)(+15분) - 20분-화개재(09:05)-40분-토끼봉(09:45)(+15분) - 90분- 연하천산장(11:30)
(순 산행시간 5시간 20분, 휴식포함 약 6시간)

  

  연하천산장에서 식사 후 출발(11:30 ~ 12:30)- 60분-형제봉(13:30) - 50분- 벽소령산장(14:20)(+40분) - 70분- 선비샘(16:10)(+10분)
-60분
망바위(17:10)(+10분)-15분-칠선봉(17:35)-60-영신봉(18:35)- 15분-세석산장(18:50)
(산행시간 : 5시간 30분)(식사 휴식포함 : 7시간 20분)

  

 제2일째(세석-천왕봉-중산리. 순산행시간 : 6시간 20분, 식사, 휴식포함 8시간 50분) 

   세석산장(06:35)- 25분-촛대봉(07:00)-70분-연화봉(08:10)-20분-장터목산장(08:30) 아침(08:30~09:50)-25분-제석봉(10:15)-
25분-통천문(10:40) -25분-천왕봉(11:05)(+25분)(산행시간 3시간10분, 휴식,식사포함 5시간)

 

   천왕봉(11:30)- 15분- 샘터(11:45)- 75분-법계사(13:00)(+25분)-110분-중산리(15:20)(중간에 15분 정도 탁족)
   (산행시간 3시간 10분, 휴식, 탁족 포함3시간 50분)

  (총 순산행시간 : 17시간 10분,  휴식, 중식등포함 22시간 10분) 


 산행후기


  

 6년 전, 산행을 시작하고 1년도 채 되지 않은 초보 시절에 지리산 종주라는 것을 알고, 무모하게 다녀 온 적이 있었다(당시 산행기)

 당시는 무사히 종주하기도 급급한여, 지리산의 묘미를 거의 기억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언젠가 다시 한번 종주하기를 기대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어져 왔다.

  마침 연휴가 있고 동행인이 있어 다시 종주를 시도해 본다.
 
 그런데....
 산장 예약도 안된 상태에 주말에 비올 가능성이 있다는데 날씨가 바쳐 줄지, 또한 체력이 버터 줄지 막상 결정하고 나니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6월 5일, 퇴근 후 지리산 자락의 콘도로 향한다. 늦은 저녁에 도착해 토종 백숙에 가볍게 한잔하고, 잠자리에 든다.  

  

 첫째날(2008년 6월 6일)

  

 6월 6일 새벽 4시, 아침 식사 할 곳이 마땅치 않아 콘도에서 라면으로 떼우고,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가 좀 넘었다.

 주차장과 산 전체가 구름 속에 잠겨있다. 한바탕 비가 솟아질 것같은 날씨다. 6월 치고는 날씨도 꽤 쌀쌀하다.

  5시 30분, 드디어 출발이다. 마음 속으로 무사히 끝나기를 기원 해 본다.
 처음 종주시는 이 길에 접어들면서 얼마나 긴장했던지 다들 말 한마디없이 올랐던 기억이 난다. 

 쉬엄쉬엄 노고단 산장에 오르니, 식사하는 사람, 처마 밑에서 잠자는 사람, 쉬는 사람들로 마치 시장터 같다.
잠시 쉬었다, 노고단 고개에 올라선다. 이제 주능선 길이다. 천왕봉 25.5Km.....

  

  

     노고단 오르는 길(좌)과 구름 속의 노고단 고개

  

   모든 산들이 구름 속에 묻혀 조망이란 없다.

  돼지 평원을 지날 쯤에는 햇빛이 나다가 또 구름이 끼이곤 한다. 어째튼 비가 올것 같지는 않다.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부니 걷기는 한결 편하다. 단지 조망이 없음이 아쉽지만.....
  반면에 산행로 주변에 물 먹은 아름다운 야생화를 감상하며 걷는것도 또한 즐거움이다.
 

  


 산행로 주변의  야생화가 아름답다


 

  임걸령에 있는 피아골 갈림길에 도착하니, 언젠가 초겨울이라 별 준비없이 피아골로 올랐다가 폭설을 만나 고생한 기억이 난다.
  노고단에서 1시간여 걸어니 물맛좋다는 임걸령 샘터에 도착한다. 젊은 친구들은 이미 10여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 나도 부지런히 걸었는데...

  여기서 연하천 산장까지는 물이 없으니 물통 2개을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밑에서 바라보면 노루가 머리를 들고 있는 형상 같다는 노루목에 도착하니 앉을 만한 곳은 이미 먼저 온 산님들이 다 차지하고 있다,
  반야봉이야 한번 올라 본 곳이라 그냥 통과한다


  20여분 후 삼도봉에 도착한다. 소위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를 가르는 경계점이다. 사람들이 많아 사진 한장 찍기도 어렵다. 
 

    

 삼도봉에서....


 

    삼도봉을 지나자 끝없는 내리막 길이다.

    고도 250여m를 내려갔다 다시 토끼봉까지 200여m를 올라야 하는 구간이다. 정말 본전 생각나는 내리막 길이다.

     550여 나무 계단에는 올라오는 사람들마다 숨소리가 황소 숨소리같다.
    어떤 사람은 다 내려간 나보고, "계단 끝날때가 된나요?" 라는데... "아~예, 다 되가요"그러면서 지나는 나도 그냥 거짓말쟁이가 된다.

  

  화개재 내려가는 나무 계단..

  

   계단이 끝나고 곧 화개재의 넓은 헬기장를 지나면서 다시 토끼봉까지 오르막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오르니 생각보다는 가파르지가 않다, 
   40여분 후 넓은 헬기장이 있는 토끼봉에 오른다.   헬기장을 꽉 메울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다.

   이제 날씨도 꽤 맑아지고 있다. 조그마한 바위위에 올라서니 반야봉이 바로 건너에 보인다. 멀리 이런 저런 산군들이 보이는데 어딘지 잘 모르겠다

  토끼봉에서 본 반야봉

  

   앞서 간 젊은 친구들은 보이지 않은지 오래이고, 뒤 따르던 한 명도 보이지를 않는다. 15여분을 기다리니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도착한다.  

    토끼봉에서 한 동안은 근육을 풀라는 듯 오르 내리막이 거의 없는 편안한 숲길이다. 그러나 연하천이 가까워 질수록 숨을 몰아 쉴 정도로 돌길 오르  내리막이 계속된다. 

   마지막 봉우리를 올랐다 드디어 나무 계단을 거쳐 연하천 산장에 도착한다.
   11시 30분이다. 성삼재에서부터 6시간 정도 걸렸다. 아직까지는 크게 느린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연하천산장을 가득 메운 산님들, 마치 시장판 같다. 왠 사람이 이렇게 많지? 먼저 도착한 동행인이 산장에 햇반이 없어 라면 4개만 겨우 구입해 놓고 물을 끊이고 있다.

    새벽 4시에 라면 한개 먹고 출발했는데, 점심도 라면이라 갑자기 힘이 빠지고 피로감이 몰려온다. 아~~휴..
   그나마 어느 산행인이 곰만한 사람이 라면 한개 들고 있으니 불쌍했던지 남은 밥을 준다. 입으로는 괞찮습니다 그러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제발~~~    "고맙습니다"

  

   

  연하천 가는 계단(좌)과 인산인해인 연하천 대피소(우)

  

    이제 서서히 피로감이 몰려온다, 다리도 뻐근하고 장단지가 아파온다, 조금씩 속도가 느려진다.

    지도상 산장에서 1시간 쯤지나 봉우리를 오르니 이 근처가 형제바위가 있는데....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거대한 바위가 있어 혹 형제바위가 아닌가 사진을 찍고 바위를 돌아서니 형제봉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이 곳이 형제바위인 모양이다.

  

  형제바위

  

   이제 발길도 흐느적거린다. 거칠은 돌길이 더 힘들게 한다. 겨우 벽소령 산장에 도착하니 같이 출발했던 젊은 친구들은 20여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린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사람이 그냥 주저 앉는다. "더 이상 나는 못 가겠다.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면서 산장 마루에 누워버린다. 지금 시간이 14:30분.
  나도 몹시 피곤하다. 오늘 여기서 자면 내일이 더 걱정이 된다. 젊은 친구들은 계속 가잔다....

   세석까지 3시간 내지 3시간 30분거리, 지금 몸 상태같은면 4시간도 걸리겠다. 한 사람이 못 가겠다니 어찔 수 없다. 무리하면 사고나기 십상이니....

   30여분을 누워있더니 세석까지 가 보잔다. 오후 3시경 출발한다.

  

 

 벽소령대피소(여기도 시장터같다)와 선비샘


 

     오늘 산행 끝났다고 생각하다가 다시 걸으니 피로감이 배가되는 것 같다.
    추월해 가는 수 많은 사람들은 아직 생생한데.... 이런 체력으로 종주를 하다니 좀 무리인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시는 종주 안 한다." 다짐하는데 또 어떨런지?

     어째튼
    너덜너덜 돌길을 오르 내리락 1시간 좀 더 지나니 선비샘에 도착한다. 보통은 물이 적다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수량이 풍부하다.
   

   

    선비생을 지나 전망대에서 본천왕봉 방면

  

   

  망바위에서 본 천왕봉 방면

   

    망바위에서 10여분이면 소위 7선녀의 모양이라는 칠선봉이다. 이리 저리 둘러 보아도 바위들은 멋인데, 선녀들과는 거리가 있는듯하다,

    하긴 뭐 선녀를 본적도 없으니...

  

   칠선봉

  

 

  칠선봉 주위의 풍경

    

  명선봉 방면의 풍경 

  

   칠선봉에서30여분쯤 지나자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명신봉 오르는 철계단이다. 철계단이 아니면 기어서 올라가야 할 정도의 가파른 계단이다.
  지칠데로 지친 몸이라 이제 계단하나 오르기도 힘든다.  

   이 계단만 오르면 끝이겠지 했는데.... 몇개의 짧은 철계단을 오르고 능선을 다시 오르니 드디어 지리산 남부능선의 시작점인 명신봉이다.
   이제 세석산장도 지척이다.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다 되어 간다. 벽소령대피소에서 무려 4시간 가까이 걸렸다. 걸었다기보다 기었다고 해야하나?
   어째튼 오늘 산행은 끝이다.

   선두팀은 물경 1시간 이상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다 지친 듯하다. 

  

   세석에서의 비박

  

    세석대피소와 주위의 넓은 공터까지 산행인들로 꽉 차 있다. 연휴라 더욱 많은 듯하다. 대피소내에 자리 잡는 것은 아예 포기해야한다.

    마당 한쪽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깔고, 크다란 비닐로 덮고 주위에 돌과 테이프로 붙이니 그런데로 간이 텐트 역활을 한다.
    햇반으로 저녁을 떼우고나니 다들 녹초가 된다. 힘들게 가져온 삽겹살과 소주도 마다한다. 
 
    비록 돌부리에 등어리가 베기기도하지만 워낙 피곤하여 잠이 들었다. 잠시 잠이 들었는데, 바람과 비소리에 잠이 깬다. 새벽 2시경이다.

    부실한 지붕인 비닐은 반쯤 들썩이고, 빗물은 침낭으로까지 뿌리친다. 천지는 어둡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비박이 처음이라 준비가 부실하다.

    비닐 주위를 돌로 다시 단단히 하고 그냥 침낭속에 들어 누웠다. 비가 심하게 오지를 않아 다행이다. 그 와중에 잠이 든 듯하다.
    


  
둘째날(2008년 6월 7일)

  

    빗속에 자고나니 몸이 영 찌부둥하다. 어제의 피로가 전혀 가시지가 않은듯하다.
    대충 짐을 꾸려 출발하는데, 발걸음이 무겁다.(06:35)

      

  뒤돌아 본 세석대피소 - 어제 밤과는 달리 평화롭게 보인다

  

     처음부터 촛대봉 오름길이 꽤 가파르게 느껴진다

  

  촛대봉 오르는 길

  

   멀리서 보면 그렇게 촛대처럼 뾰족하게 보이는데, 막상 오르니 그냥 밋밋한 봉우리처럼 느껴진다. 또한 천왕봉이 가까이 보인다.

 

  촛대봉에서 본 천왕봉

  

   촛대봉에서 다시 한번 내려갔다가 올라서니 전망 좋은 봉우리다. 여기가 지도 상 삼신봉인가? 아님 삼신봉 좀 지나 또 다른 봉우리인가?

  

   노고단부터 지나온 능선과 반야봉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전망대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 반야봉과 그 넘어 노고단까지 희미하게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면서 연화선경이라는 바위 풍경들이 나타난다. 
 

  

  연화봉의 풍경

  

  연화봉의 아름다운 암릉들

  

  연화봉을 내려서면 곧 장터목 산장이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꽤 푸짐한 아침을 먹고 이제 시간이 많으니 느긋이 쉰다.

  

  장터목에서 천왕봉 중산리까지는 몇 번 와 본 곳이라 눈에 익은 풍경들이다.
 
  그래도 계절에 따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특히 고사목으로 유명한 재석봉 주위도 이제 제법 꽃들과 많이 자란 나무들로 서서히 원래의 모습을 찾아 가는듯하다

  

 

  제석봉에서 본 천왕봉

  

 

   제석봉의 고사목 지대

  

  제석봉 주위의 풍경

  

 천왕봉에서 본 지리산 주능선

  

  하루 반의 긴 산행 끝에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에 도착했다. 드디어 종주 성공!!!

  무박 종주니, 가끔씩은 하루에 왕복하는 믿지 못할 체력의 소유자도 있는데 1박2일만의 종주가 뭐 대단하겠나마는 그래도 이 몸에 얼마나 대단한가?

  앞으로 다시는 못 할것같다.

  

 

  천왕봉에서

  

  

    천왕봉에서 법계사를 거쳐 중산리로 하산길은 체력도 바닥 났지만 긴장감마저 풀리니 거북이 할아버지 걸음이다
   물경 4시간 가까이 걸려 중산리에 도착하여 다시 속세로 들어온다...

  

   

   하산길의 망바위와 칼바위

  

  

  중산리 계곡

  

  

   다시 속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