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7. 10
탐승로 : 창녕군 계성면 사리마을 - 영축산-병봉-영취산-관룡산-화왕산-옥천계곡
거   리 : 도상거리 약 24키로미터
시   간 : 8시간 30분
누구랑 : 나홀로


◆ 산행시간표 ◆
05:30 출발
06:30 영축산
07:30 병봉
07:45 임도삼거리(첫이정표)
09:30 심명고개
11:00 놋단이 삼거리(15분 휴식)
12:00 관룡산(10분휴식)
13:00 화왕산
14:00 옥천리


◆ 산행기 ◆
새벽 네시 15분에 집을 나서 들머리에 도착한 시각이 다섯시 15분. 준비를 마치고 동네사람들에게 영축산 오름길을 물으니 구봉사 이정표를 따르면 된다한다.


구봉사와 충효사 이정표가 나란히 붙은 곳은 시멘트 포장길이다. 그래도 새벽길이라 다행이다. 산능선 길을 어렵게 찾느니 포장길을 따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오르막이 제법 가파르다. 오른쪽 사면엔 고사목이 지천인데 아마 산불이라도 났었나보다.



암봉이 중간중간에 걸려있어 분위기가 자못 심상찮다. 출발점에서 삼십여분을 오르니 넓은 포장길이 끝나고 왼쪽으로 산길이 이어지는데 왠걸~~ 좁은 오솔길이 아스팔트로 포장되있어 놀랍다. 구봉사와 충효사는 바위에 붙은듯 이어져 있는데 그리 오랜된 절인것 같지는 않다.



시원한 약수한잔 들이키고 구봉사 뒷편길로 올라서니 비로소 호젓한 산길이다. 산길은 절에서 정비를 한듯 잡목하나 없다. 미끄러운 마사토길을 지나 바위군락이 보이는 고개마루에 올라서자 오른쪽으로 영축산의 기골이 장대하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구봉사와 충효사가 이끼마냥 바위에 붙어있다.



영축산에서 병봉에 이르는 길 중간에 "고 김한출 비문" 이 놓여있는데 공교롭게도 1994년 7월 10일. 정확히 10년전 오늘이다. 마음속으로 삼가 애도를 표하고 길을 재촉한다.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신길 중간중간에 잡목이 발을 채지만 그리 우거진 편은 아니다.



영축산에서부터 불이 붙은 산사면은 병봉까지 이어진다. 아직도 매캐한 냄새가 나는듯하다. 하지만 옷을 다 태워버린 산은 온몸을 그대로 내보이며 옹골찬 바위를 한껏 뽐낸다. 보기엔 나름대로 멋있지만 역시 산불은 안타까운 일이다.



영축산 지나 중간 안부 아래에서 바라보는 병봉은 하늘을 찌르듯 뽀족하다. 힘겹게 한피치 한피치 올라서는데 병봉 넘어에 길이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너무 가파른 바위길이다. 잔뜩 긴장을하고 힘겹게 올라선 병봉. 지나온길을 돌아보니 정말 아름답다. 산은 역시 올라서 보는재미다.



그리고 참 놀랍게도 병봉에서 동쪽능선길은 거짓말처럼 부드럽다. 병봉을 기점으로 서릉은 바위산이요, 동릉은 육산이다. 병봉아래 구계리로 빠지는 사거리가 나오며 곧이어 잘딱여진 임도길이다. 임도만남길에서 5분이면 첫 이정표가 나오는 삼거리다.



여기서 화왕산까지 14키로미터. 약 다섯시간을 예상하며 북쪽으로 방향을 튼다. 능선은 부드러우나 소나무아래 초본류가 온통 줄딸기 넝쿨이다. 다행히 발목에 걸릴 정도이기에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으나  가끔씩 나타나는 나무딸기 줄기엔 정신을 집중해야한다.



영취산 삼거리까지의 길은 변함없다. 중간중간에 탁 트이는 산길도 나오지만 대체적으로 얕은 넝쿨을 해집고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두시간 가까이 진행하면 뜻하지도 않은 임도를 만나는데  이정표를 보니 여기가 바로 심명고개다.



임도는 사방팔방으로 잘 딱여져 있고 화왕산 가는 길은 계속되는 북릉길이다. 심명고개에서 3분 거리에 임도 동쪽으로 시그날이 하나 붙어있는데 혹시나 절대로 따라가서는 안되며 또한 그위쪽 1분 거리에 묘2기가 있는 곳에서도 자칫하면 동쪽으로 빠질수도 있으니 각별히 유념해야 된다.



능선길을 찾기 힘들면 북쪽으로 난 임도길을 계속따르면 된다. 약 10분쯤 따르다 보면 왼쪽으로 이어지던 능선과 거의 맞붙어지는 지점이있는데 그쯤에서 무조건 능선길로 올라서기만 하면 바로 본길로 붙을 수 있다.



 
590봉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돌아 안부에 내려서면 놋단이 저수지와 무시듬으로 이어지는 사거리다. 화왕산 가는 길은 계속된 능선 오름길이다. 이제는 제법 산이 깊음을 느낀다. 발을채는 얕은 덩굴도 없어지고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갑자기 오르막길이 꽤 길다.


670봉에 올라서니 비로소 한번 와봤던 안면있는 봉이다. 전에 열왕산에서 관룡산을 탐승하면서 길이 헷갈렸던 바로 그봉우리다. 이제는 길이훤하다. 여기서 놋단이 안부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않는다. 중간에 물도 구할수 있는 계곡을 지나므로 다행이다.


잠시 휴식겸 점심요기를 하고 관룡산으로 오르는데 전에도 이구간이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미 17키로미터 정도를 운행해왔기에 더욱 힘들기도 하지만 워낙 가파르고 긴 오르막이다. 힘겹게 740봉에 오르면 원통골로 빠지는 이정표가 나오며 관룡산가는 길은 아래로 휘돌고 바위칼날을 지나 헬기장에 닿으면 비로소 관룡산 정상이다.


관룡산에서 바라보는 화왕산은 분화구처럼 움푹패여 보인다. 관룡산에서 화왕산가는 길은 대체로 부드럽다. 허준드라마촬영장길로해서 서문에 닿으면 깜짝 놀란다. 갑자기 펼쳐지는 산상의 초원...너무 웅장하고 멋있다


힘겹게 배바위에 들렀다가 옥천으로 빠지는 길을 찾는데 등산로 폐쇄라고 적혀있다. 성벽이 옥천방향으로 무너져 내려있고 길흔적도 찾기어렵다. 잠시 새로난 임도길을 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계곡으로 꼼꼼히 찾아보니 비로소 길이 보인다.


하지만 등산로가 폐쇄되었으니 길이 많이 험할줄 알고 걱정을했지만  다행히도 길이 너무좋다.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면서 부드럽게 이어져 있다. 산성에서 약 25분쯤이면 임도에 닿는데 여기서 옥천마을까지 약 20분쯤 소요된다.


◆ 산행후기 ◆


영축산 등산로는 창녕산악회에서 날등 오름길을 정비한다면 멋진산이 될것이며 영축산에서 병봉능선길도 잡목을 정리한다면 환상길이 될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여름 뙤약볕에는 진행이 벅찰것이며 화왕산길도 발목에 넝쿨이 걸려 한여름보다는 가을지나 한겨울엔 워킹산행지로는 더할나위없이 좋아 보인다. 


 


 




▣ 산초스 - 자세한 설명과 좋은사진이 후등자들에게 많은 도움이될것 같고 서울에서는 가기힘든곳 잘 봤습니다.
▣ 유종선 - 병봉은 보기에는 험해도 어렵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고, 참 아름다운 봉우리이입니다. 8년전 쯤엔가 다녀갔었는데, 사진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기를 기원합니다.
▣ 솔나루 - 영축산 병봉 관룡산 화왕산 눈물 나도록 정겨운 이름이네요. 영축산 자락에서 3년을 보내고 관룡사는 졸업소풍 간 곳입니다. 학교 다닐때는 영축산에 딱 한번 올랐었는데 지금 보니 우리가 올랐던 봉우리 다음 다음 봉이 정상이더군요. 좋은 코스 다녀 가신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작년엔가 영축산 병봉 영취산 신명고개 관룡산 화왕산 배바위 비들재 구현산 석대산 삼성망을 두번에 나누어 종주한적이 있는데 왠만한 준족이라면 당일코스로 아주 좋답니다.360도 회전코스로 자가용 이용하시는 분은 차랑회수가 용이한 거의 원점회귀에 가까운 코스입니다. 배바위에서 동남쪽 능선을 타면 길도 거의 외길입니다. 화왕산 종암산 부곡온천 종주를 많이 하시는데 영축산 병봉 관룡산 화왕산 삼성암은 차량회수 걱정없습니다.
▣ 綠山 自由人 - 네...솔나루님, 처음계획은 구현석대지나 삼성암으로의 하산이었으나 긴급상황발생으로 옥천으로 하산했습니다...지금도 아쉽네요...다음엔 짧은코스로 함박산-종암산-덕암산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