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 산행기

언제: 2004년 7월 3일(토요일)
누구랑: 나 와직장 동료 10명(만직, 봉우. 금미 정애. 상필. 성일. 중동. 승희. 실장님. 규호님)
코스: 매표소--법륜사--계곡--명상의 숲--묵은밭--좌측능선--까치봉--정상(설인귀봉 675m)--안부--임꺽정봉---암릉길--안부 삼거리 우회전--계곡--만남의 숲--법륜사(3시간 30분)

몇 번씩이나 지나다니던 길에 아름답고 소박한 여인의 모습을 한 감악산이 숨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길을 가면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말이 꼭 맞는 말인 것 같다.
한탄강 유원지는 알아도 감악산을 모르고 있었는데 지난해부터 가끔 동행을 하는 친구가 감악산 얘기를 하면서 감악산을 올라야지 마음을 먹고도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뜻하지 않게 기회가 찾아 왔다.
경기 오악(서울의 북악. 개성의송악. 과천의 관악. 포천의 운악. ) 중 하나라는 말에 사뭇 기대가 컸다.
"어디가는데요"
"감악산"
"자리 있어요"
퇴근을 하는데 등산복을 입을 동료들이 현관문에서 서성거렸다.

사실 나는 토요일 오후 관악산 6봉 산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태풍 민들레로 인해 산행계획이 취소되는 바람에 얻은 우연의 득치였다..
서둘러 집에 가서 배낭을 메고 헐레벌떡 뛰어오니 반갑게 맞아 준다.
자유로를 가로질러 문산IC를 빠져나오니 새로 난 37번 국도를 따라 가면 임진강테마 파크가 나오고 적성읍내를 지나 10여분 가면 길이 좌우측으로 갈라지는데 이곳에서 왼쪽은 한탄강유원지 쪽이고 오른쪽이 감악산 길이다.

우회전하면 곧장 산속으로 길은 이어지고 계곡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간혹 계곡을 차고 앉은 상가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맑은 계곡물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맑아진다. 10여분 그렇게 달리다 보면 감악산 팻말이 보였다.
서툴게 포장된 시멘트 길을 따라 오르면 매표소가 길을 막는다.
친절한 매표소 아저씨의 안내를 받으며 차는 또 오르막을 기어 백륜사 쪽으로 들어갔다.

숨가쁜 엔진소리를 들으며 오르막을 올라서면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에 조그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10여대 남짓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비가 온다는 기상예보 탓인지 주차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차에서 내리니 계곡의 물소리에 도시의 찌든때가 한꺼번에 씻겨 가는 듯했다.
건너편 계곡에는 법륜사가 부처님의 법을 펼쳐놓은 듯 다소곳이 앉아 있다.
모두들 마음이 가벼운 모양이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곧장 등산로로 이어진다.

슻가마터까지 오르는 길은 잘다져진 등산로로 계곡을 따라 오르기 때문에 물소리에 기분마져 상쾌했다.
낮게 깔린 구름 탓일까 숲속은 더욱 짙은 그늘로 인해 음산한 분위기 마져 자아냈다.
생각보다 짙은 숲, 숯가마터까지 가는 길은 습기를 머금은 적은 돌로 깔려 있었다. 아마도 군청에서 만든 인위적인 등산로 같다. 조선시대 이곳에서 숯을 구웠다는 얘기다. 묵은 밭은 아마도 화전민들의 유물 같았다.

묵은 밭사이로 난 잘은 오솔길이 까치봉 오르는 길이다.
산세가 꼭 소요산같아 한바퀴 도는 원점산행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곳까지는 쉬운 산길이다. 까치봉 오르는 길은 나무 계단으로 정리가 되어있었고 경사도가 있었지만 짧은 거리탓에 쉽게 능선을 오를 수 있었다. 능선에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민족상쟁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산행을 하는
꾼들의 눈을 자극하고 있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아픈 역사의 현장을 등에 흐르는 땀으로 씻으며 오르니 까치봉에 도착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땀을 시히는데 어기선가 종소리가 들린다.
포탄껍질로 만든 종이었지만 소리가 은은하기 그지없다. 아마도 병사들의 신호용인 듯 한다.
건너 봉우리에 철탑이 솟은곳이 정상인 듯하다.
정상 가는 길 곳곳에는 분재와 같은 기묘한 소나무와 바위의 절묘한 경치에 탄성이 절로난다..
정상이다(675m)주위가 한눈에 들어와 조망이 그지없이 좋다.
초소에는 병사들이 낯선 이방인의 방문에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서인귀비. 몰자비. 빗돌대왕비, 진흥와 순수비 숫한 사연만 간직한 체 우뚝 서 있는 비석앞에서 한 장의 사진을 찍으며 정상에선 기분을 만끽 하였다.

아니 저건 또 뭐야.
정상에서 북사면으로 보니 하얀 대리석의 마리아 상이 서 있다. 이곳에 왠 마리아상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하얀 시멘트 벽돌로 만든 헬기장을 멀리에 이고 서 있는 감악산.
분단의 상처가 죄없는 산의 정상마져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런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상에서 기쁨을 만끽하는 일행들......
초소 병사들에게 파인애플 한개 건내고 임꺽정 봉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참 내리막길을 따라 안부에 도착하니 마지막 오르막이 우리를 기다린다.

끙끙거리며 임꺽정봉을 올랐다.
아담한 바위가 우리를 반긴다. 임꺽정이 이산저산 돌아다니며 만들어 놓은 전설같은데 표식이 없다.
우측능선 길은 산행의 맛을 더욱더 감칠나게 한다. 조망과 바위..그리고 소나무....
만남의 숲까지 내려오는데는 1시간 남짓.
삼림욕을 하기에 편안하도록 자리도 만들고 의자도 만들어 두었다.
이곳에서 오늘산행을 정리하고 운계폭포로 향했다.
거대한 절벽을 타고 흐르는 폭포는 수량이 많은 탓에 절경을 빗어내고 있었다.
물이 떨어진다.
천길 낭떠러지로 물이 떨어진다.
하얀 포말 그리며 떨어지는 물줄기에
산이 씻기고
내가 씻기고...........

수도권에 이렇듯 아름다운 폭포가 숨어 있을 줄이야....
아름다운것은 깊이 숨어 있는 법인가?
40여미터의 시원한 물줄기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오늘의 피로를 확풀어 주었고 우리는 탁족으로 산행을 마쳤다.

* 운계폭포는 절아래 계곡에 숨어 있음....

오늘 산행에 참여한 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 SOLO - 좋은 산 감악산 다녀오셨네요. 저두 그날 감악산을..날만 좋으면 전망이 더 좋았을텐데.. 물이 좋아 아주 흡족하게 즐기고 왔습니다. 좋은 인상입니다 감악산..
▣ 윤도균 - 저의 고향 감악산엘 다녀오셨네요 감악산은 그렇게 동족상잔의 아픔을 격으면서 감악산 원래의 모습이 다소 변화된 모습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경기오악의 감악산은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서울 근교의 산님들이 쉽게 찿을 수 있는곳으로 인기가 있답니다 님의 산행기중 임진강테마 파크가 나오고 전곡읍내를이 있는데 이곳은 전곡읍내가 아니라 적성면 마지리를 지나로 수정을 하여 주십시요 전곡은 한탄강 유원지에서도 한참을 더가야 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 - 잘못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향이 시군요. 좋은 산의 정기를 타고 나심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