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고성 벽방산(650m) 산행기





산행일 : 2004. 2. 23(月).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주차장 (12:50)


  ☞가섭암 (점심. 13:00~13:26)


  ☞의상암 (13:50~13:52)


  ☞능선 (14:00)


  ☞벽방산 정상(650m. 14:18~14:31)


  ☞안정치(약410m. 14:58~15:03)


  ☞천개산(515m. 15:22~15:24)


  안정사(15:55~16:01)


  주차장(16:03)


총 산행시간 :4시간 13분(4시간이면 충분)


구간별 거리 :


  주차장→(0.6km)가섭암→(0.8km)의상암→(0.2km)능선→(0.7km)벽방산정상→(0.7km)안정치→(?km)천개산→(?km)안정사→(0.2km)주차장


★안정치에서 천개산, 안정사코스는 이정표가 전혀 없어서 거리를 모름.


찾아가는길 : 사천I.C →사천시내  고성  14번국도타고 통영쪽으로 가다가 호반휴게소 지나자마자 삼거리 신호등에서 좌회전해서 77번 국도타고 10분쯤 가면 광도면 안정리 (오른쪽으로 원전건물같은 가스 저장탱크가 여러개 나오면 안정리에 다 온것임) 성원해물촌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골목을 타고 오르면 오른쪽으로 벽방초등학교 담장을 끼고 오르고 왼쪽위에 저수지가 나타남. 계속 1분정도 오르면 안정사 주차장.




 등산안내도






산행기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서인지 몰라도 벽방산이나 안정사라는 안내판과 이정표를 한 번도 보지 못하고, 무려 네 번이나 차를 세우고 물어본 노력 끝에 안정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 한 번 널찍하니 잘 해놓았다.



횡단보도 건너 빨간옷입은 아줌마가 서있는 골목으로 들어가야 안정사로 간다. 사진의 오른쪽은 한국가스공사가 있고 바다가 있다. 


 


  가섭암가는길은 지난여름 태풍의 흔적으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처절하게 부러지고, 뽑히고, 찢긴 채로 나뒹굴고 있어서 보는 이의 마음을 안쓰럽게 만든다.


수십, 수백 년 동안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그 긴 세월을 벽방산을 지키며 세상을 굽어보고 있었건만.......


  벽방산의 소나무야! 일어서라! 일어서서 벽방산을 더욱 푸르게하거라.



안정사 주차장과 의상암오르는 산행들머리




가섭암가는길. 지난해 태풍 매미때문에 많은 소나무들이 넘어지고 부러져있다.


 



가섭암


 


  가섭암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계곡으로 들어가 작은 폭포 밑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오른다. 임도에 올라서니 의상암이 100m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200m는 족히 걸어야 의상암에 이른다.




  작은 암자가 아름답다. 이름에서 풍겨 나오듯이 암자 입구의 의상암 안내판에는 645년 의상대사가 초창하였으며 입구에는 대사가 참선한 자리인 의상선대(좌선대)가 있고, 원래 벽발산이었는지 벽방산이 아니고 벽발산이라고 적혀있다. 한 가지 흠이라면 해발 620m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지만 520m를 잘못 적은 것 같다.


의상암



 


  의상암 지난지 5분쯤 되었을까 작은 새 두 마리가 10여m앞에서 나무를 연신 쪼아댄다. 자세히 보니 두 마리 모두 딱따구리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사진을 열심히 찍고, 동영상도 찍었지만 집에 와서 컴퓨터로 재생하여 보니  너무 작고 어두워서 잘 보이질 않는다.



딱따구리(사진 중앙)


 


  능선에 올라서 정상을 향해 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청설모 한 마리가 나무위에서 왔다 갔다 한다.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고 계속 다른 나무로 이동을 하며 도망을 가는 통에 단 한 장도 찍지를 못하였다.


오늘은 귀한 산 친구들을 보게 되어 참으로 보람 있는 산행을 하게 되는구나. 아이들을 데려왔으면 정말 좋아했을 텐데……. 그놈의 썩어 문드러진 사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학원에 가느라 평일에는 같이 산행(최고의 산교육이라고 생각한다.)을 할 수가 없다. 대학을 졸업정원제로 운영하면 모든 교육 문제가 해결될 수가 있는데, 전전대통령이 잘하다가 그놈의 여론에 밀려 졸정제를 없애고 나서 이 나라가 이 모양 이꼴이 되었다. 빌어먹을 사교육 때문에 학교가 죽어간다. 더 이상 말해봤자 내입만 더러워지니 그만 입을 다물어야지.




  정상 얼마 전부터는 암릉이어서 제법 릿지산행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정상부분은 온통 바위로 이루어졌다. 아주 잘생긴 정상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러본다. 조망하나는 기가 막히다. 고성읍내가 넓은 들판에 잘 자리 잡고 있고, 통영시와 미륵산이 가까이서 부르고 있다. 한려해상의 수많은 섬들이 온 바다를 수놓고 있다.



벽방산 정상




멀리 통영시가지와 미륵산(오른쪽 위)이 보이고 가까이 천개산(오른쪽 중앙)이 보인다.


 



고성읍


 


  남부능선을 타고 안정치로 하산을 하는데 급경사구간에 로프를 매달아 놓아 내려가기가 수월하고 재미있다. 로프구간이 끝나고 키 작은 대나무숲(정상부근에 산죽이 아닌 대나무숲이 있는 산은 처음본다.)을 지나니 정교하게 쌓아올린 약 10여m 높이의 돌탑 두개가 왼쪽에 서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돌탑 한가운데에 “평화”라고 쓰여 있고, 그 옆에 “동성중기”라는 작은 글씨가 보인다. 그리고 더 이상의 군더더기는 없다.



하산길 로프구간


 



돌탑과 안정치(왼쪽길)


 



벽방산과 대숲


 



안정치


 



안정치와 천개산 중간쯤 능선에서 바라본 안정사


 


  안정치에 내려서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천개산으로 치고 올라간다. 천개산 정상 바로 전에 있는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벽방산 정상이 참으로 잘생겼다.


헬기장에서 2분거리인 천개산 정상은 억새 숲으로 덥혀있는데다 정상석하나 없는 동네 뒷산 같은 느낌이다. 괜히 올라왔다는 후회만하고 내려간다.



천개산 바로 밑 헬기장에서 바라본 벽방산


 



천개산 정상


 


  헬기장에서 동남동쪽 능선을 타고 안정사로 하산하는데 능선구간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어서 힘든 줄 모르고 가지만 능선을 벗어나 안정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에 좁은 등산로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 위험한 구간이다.(하지만 암벽구간은 전혀 없는 흙길이어서 오를 때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 


그렇지만 다시 벽방산에 온다면 이 길로 오를 것이다. 이 코스가 정상을 내내 보면서 오를 수가 있으며, 가섭암, 의상암, 안정사를 한눈에 보면서 오르니 의상암쪽으로 오르는 것보다는 훨씬 경치가 좋다는 말씀이다.




  저만치 숲속에 안정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참으로 경치가 뛰어난 자리에 위치한 멋진 절이다.



안정사 (645년 원효대사가 창건)


 


해탈교 밑을 흐르는 계곡은 양쪽으로 새로 석축을 쌓아서 물을 흘리고 있으니 너무 인공미가 가미되어 자연스런 안정사와는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다.



해탈교와 만세루


 



안정사 대웅전(주변의 절들에 비해 웅장하고 화려하며 처마곡선은 마치 날개를 활짝 편 한마리의 학처럼 유연하고 아름답다.--설명안내판 중에서)


 


  만세루 옆의 동백나무가 피눈물을 흘린 듯 빠알간 동백꽃이 바닥에 점점이 떨어져있다.



동백과 대웅전 그리고 만세루







▣ 山용호 - 반갑습니다..우리고장 인근 벽방산을 다녀가셨군요..요즘은 천개산까지 두루 걷는 산길이 좋다더니 님도 그리하셧군요, 늘 안전산행 하시길 바랍니다.
▣ 브르스황 - 산용호님이 삼천포에 사시지요. 님의 산행기를 읽을 수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님도 즐산하시기 바랍니다.
▣ 이수영 - 우리 통영사람들이 즐겨 다니는 고성 벽방산에 다녀오셨네요..(미륵산 다음으로 많이 오르는 산) 통영,고성에서는 벽방산이 최고로 높은 봉이지요. 저도 몇번 올라간적이 있는데 정작 산행기는 타관에서 오신 브르스황님이 쓰시는군요. 잘 아는 산이라 눈에 선합니다. 초행자는 안정사 들어가는 도로를 찾기가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 브르스황 - 수영님! 통영에 사시는군요. 충무라는 지명이 훨씬 익숙해서... 정말 좋은곳에 사시는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