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오고 눈이 날려 얼음꽃이 아름다운 '불, 수'산행기 *

산행일시 : 2004, 02, 22. 창동역(1번 출구) 10시
산행동료 : 사슴길 산악회 고니님, 슈퍼맨님, 소나무(3명)
산행코스 : 창동역-마을버스로 중계동종점-불암산산길-헬기장(420m)-불암산정상
(508m)-석장봉-덕릉고개-능선길-도솔봉(540m)-치마바위-하강바위-코끼리바위
-철모바위-수락산정상(637m)-석림사-장암전철역 (산행시간 : 6시간 코스)

밤에도 봄을 재촉하는 비는 계속 내리고 아침에도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어, 등
산을 가야 하느냐? 그만 두어야 하느냐?로 혼자 고민을 하다가 고니님에게 전화를
하였드니 벌써 출발을 하여 전철로 오는 중이라고 하여, 할 수 없이 산행준비를 하
여 집을 나서려고 하는데, 슈퍼맨님에게서 폰이 왔다.

지금 출발을 하니 조금 늦을 것 같다고 한다. 창동역에 내려서 고니님에게 전화를
하니 1번 출구를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10시 10분쯤에 슈퍼맨님이 도착
을 하여 중계동 종점행 483번 마을버스를 타고 출발을 하였다. 노원역을 지나고
상계역을 거처서 종점에 도착하는 데, 약30분이 걸렸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우비를 챙겨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을 들어서면서 시계를 보니
11시가 다 되었다. 니끼다 소나무가 울창한 산길을 올라가는 데, 비에 젖은 나무들
은 숨을 죽이며 서있고, 비를 가진 안개가 자욱하게 산허리를 감고 있어 조금 답답
한 산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하였다.

한 30분쯤 올라왔을 즈음에 길이 아리송하여 길을 잃고 하산길로 들어서서 집들이
있는 지대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능선을 타고 올라갔다. 그 능선을 오르는 길은 땀
이 흐르고 답답하여 상의를 하나씩 벗어 배낭에 넣고 올라가야 하였다. 숨을 헐떡
이며 올라가니 능선길에 닿을 수 있었다.

비가 오는 일요일이라 그런지 산행하는 사람은 볼수 없어 조용 하기만 하였다. 불
암동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에도 오늘은 등산하는 사람이 없었다. 학도암에서 올라오
는 삼거리에 이르니 등산객들이 몇명 올라오고 하산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등산길에서도 오고 가는 사람들을 만나야 산행하는 기분이 들곤 한다.

올라 갈수록 안개는 더욱 짙게 드리워져 있고 주위의 조망을 살필 수있는 문이 꼭
닫고 있어 앞만 보고 올라가야 하였다. 헬기장을 오르는 그 경사길은 오늘도 숨이
찬다. 비가 내려 헬기장에도 사람은 몇명 없다. 숨을 돌리고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
였다. 정상밑에 도착하니 비는 진눈게비로 변하고 있었다.

정상을 오르는 바윗길은 비에 젖어 조금 미끄러웠다. 길이 미끄러우니 정상에 가지
말고 우회길로 돌아가자고 하였드니 그래도 정상을 밟지 않으면 산행의 멋을 느끼
지 못 한다고 하여 조심을 하면서 로프를 잡고 바위에 의지하면서 올라갔다. 로프도
비에 젖어 팽팽하게 긴장을 하고 있었다.

정상에 올라서니 바람이 조금 쌀쌀하게 불어와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로 하산을 시
작 하였다. 바윗길 난 코스를 무사히 내려와 석장봉을 지나 내려 오다가 암벽을 넘
는 또 하나의 힘든길을 우회하여 올라갔다. 그 길도 로프가 없으면 오르기 어려운
길이었다. 조금 지나니 앞에 또 바위가 막아선다.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우회길인 줄 알고 내려가는 데, 올라오는 두분이 그
길로 가다가 길이 막혀 돌아서 올라오는 길이하고 하여 다시 올라와 보니 좌측으로
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낙엽이 쌓이고 비에 젖어 조용한 오솔길을 내려오다가 배가
출출하여 시계를 보니 1시 25분이었다.

여기 어디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고 가자고 하여 나무 밑에 우의를 벌쳐서 나무에
매어놓고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하였다. 2시쯤에 등능고개 위 연결통로를 지나 수락
산으로 건너와 산행을 계속하였다. 우측에 예비군훈련소의 철책을 따라 돌아가는
길은 비탈길이어서 발을 옮겨 놓으면 몸이 기울어져 힘이 들었다.

산길 안쪽으로 철책을 쳐 놓았으면 등산객들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터 인데,
길 밖으로 철첵이 고정되어 있어 원망스럽기도 하였다. 그러나 군사지역이므로 우
리가 감수 해야만 하였다. 그 길을 한 10분이상 걸어가면 철책길을 벗어나 정상적
인 길이 나왔다.

주위는 안개로 뒤 덮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산길은 오르막 경사길이어서 올라 갈
수록 힘이 들고 숨도 차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겨의 한시간 이상을 걸어서 오르는
도솔봉까지의 그 길은 난 코스는 아니지만 힘든 코스다. 이 길에도 물끼가 많은 바
위 길은 미끄럽기만 하였다.

도솔봉을 지나니 길은 안정이 되어 조금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치마바위 길도 우회
를 하고 하강바위도 우회길로 돌아서 코끼리 바위밑을 지나는 바위 길을 어럽게 통
과하여 철모바위를 오르는 경사길을 올라갔다. 잠시 숨을 돌리고 정상을 향하여 또
걸었다. 여기서 정상은 약 10분이면 오를 수 있는 거리다.

정상에 도착하니 3시 40분이다. 여기는 아예 눈이 내리고 있다. 길은 하얕고 진달
래 나무는 아주 하얀 얼음꽃으로 변하여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소나무의 솔
잎은 가지마다 파란 솔 잎이 하얀 얼음꽃이 피어있고 솔잎 끝에는 물 방울이 그대로
이슬처럼 얼어있다.

나무마다 가지마다 잎새마다. 얼음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는 눈을 즐겁게하여 비오
는 날, 정상에선 눈발이 날리고 짙은 안개 때문에 답답한 산행을 하였는데, 안개의
그 미세한 물 방울이 바람에 날려 나무에 잎새에 붙으면 그대로 얼어 얼음꽃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수락산 정상에도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부슬비가 내리는 날 쌀쌀한 날씨여서
정상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다. 우리도 숨을 돌리고 석림사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이 길은 수직으로 경사가 진 길이어서 계단과 로프와 쇠파이프로 된 철책이
설치되어 있어 그것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 힘드는 길이다.

그 경사길을 조심스럽게 거의 내려오니 물 흐르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눈을
돌려 살펴보니 어제와 밤 사이에 내린 비가 폭포수가 되어 소리를 치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려갈 수록 더 많은 물이 바위마다 폭포를 이루며 흐르고 더 높은 소리로
계곡을 진동하고 있었다.

참으로 오랫만에 들어보는 물 소리도 정답게 들려오고 많은 물리 흘러가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하게 느껴졌다. 거의 내려와 개울을 건너면서 발을 담그고
가자고 하여 양말을 벗고 발을 물에 담그니 차디찬 물이 뼈속까지 아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세번을 담그고 내려왔다.

발의 피로가 그 물에 같이 떠내려 갔는지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가슴까지 시원
해 지는 느낌을 주었다. 석림사를 지나고 장암역에 도착을 하니 5시 10분이었다. 비
오는 날 눈을 맞으며 조금은 힘든 산행 이었지만 정상에서 만난 얼음꽃은 산행의 멋
과 의미를 진하게 음미할 있었다. [2004, 02, 22. / 사슴길 산악회 / 소나무 ]


▣ 개털도사 - 안녕하십니까? 저는 님께서 다녀오신 다음 날인 월요일에 중게동 현대아파트 뒤편으로 불암산을 올라갔다가 덕능고개전에서 길을 잘못들어 터널공사 하는곳으로 내려오고 다시 동막골 유원지입구에서 수락산을 올랐다가 의정부 동막골로 하산했습니다.월요일엔 날씨가 아주 좋았는데 일요일은 비바람이 불고 아주 추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무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