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4년1월9일(금요일)
인원 : 아내와 함께
날씨 : 맑음

◆산행코스
장수대→대승령→1,289m봉→1,408m봉→귀때기청봉→한계령갈림길→한계령

◆구간별 거리및 소요시간
장수대 ~ 대승령 : 2.7km 1시간50분
대승령 ~ 1,289m봉 : 1.1km 30분
1,289km봉 ~ 1,408m봉 : 1.8km 1시간45분
1,408m봉 ~ 귀때기청봉 : 3.6km 2시간55분
귀때기청봉 ~ 한계령갈림길 : 2.0km 55분
한계령갈림길 ~ 한계령 : 2.3km 1시간20분
총 13.5km 9시간15분(식사시간+휴식+암벽타기 지체시간 포함)

◆산행기
수원에서 승용차로 새벽 5시30분에 출발!
어둠을 가르며 영동고속국도에서 중앙고속국도로 접어들어 홍천IC로 빠져나와
8시30분경 장수대 주차장에 도착 하였다

돌박힌 등로와 가파른 철계단을 40분쯤 오르니 대승폭포 관망대가 나타났다
낭떠러지 넓은 바위위에서 바라보니 빙폭이 길게 내리뻗어 있는데 물흐르는 소리가
촉촉히 봄비오는 소리처럼 들린다

높이88m인 대승폭포는 개성의 박연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로 알려져 있으며 하절기에는 높은곳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의 장엄함!
오색무지개의 찬란함!
물보라의 장관!
황홀경에 넋을 빼앗기기 싶상이다

↑대승령1.8km ↓장수대관리소0.9km안내표지가 있다
소나무숲 가파른 오름길을 따라 대승령에 올라서니 10시20분이다

左남교리매표소8.6km 직진 백담사4.6km(내리막길:폐쇄) 右대청봉12.7km 안내표지가
있다
여기서의 조망이 신선한 충격을 준다
장수대쪽을 바라보니 가리산 주걱봉 삼형제봉이 연이어 우뚝솟아 위용을 뽐내고 있고
점봉산과 더불어 하늘금이 장쾌하며 서편에는 안산이 머리를 내밀고 있고 내설악은
산세가 웅장하며 설악의 정기를 힘차게 뿜어내고 있었다

서북주능선을 완만하게 타기 시작하는데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가니 갑자기 바위사이로
밧줄이 10 여m 내려져 있고 하늘이 빠끔히 보인다
잔설이 덮여있어 반질반질하다

아내를 먼저 오르게 하였다
밧줄을 당기며 중간버팀목에 올라서서는 겁을 잔뜩먹고 옴짝달싹 못하고있다
내가 올라가보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힐지경이다
밧줄을 잡으면서 반질반질한 부러진 고목을 껴안고 오른후 아내를 오르게 하였다
간신히 밧줄을 당기며 고목을 껴안는다
힘겹게 발을 올려 놓으려는데 두발이 꼬인다
몸을 숙이며 어렵사리 발을 올려 놓았다
얼굴을 쳐다보니까 겁먹은 표정이다

아휴~ 휴~
한숨을 쏟아냈다
올라서보니 1,289m봉이다
시계는 10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눈이 덮여있어 아이젠을 착용했다
주로 능선왼쪽은 음지라서 눈이 제법 쌓여 있었다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는 세차게 귓전을 때리는데 얼굴을 스쳐가는 바람은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싫지가 않았다
어듸메서 봄바람은 불어오는 걸까!

20 여m나되는 밧줄이 나타나 이번에는 가볍게 오르고 12시35분경 1,408m봉에 올랐다
←대승령2.9km 귀때기청봉3.6km→안내표지가 있다

파도타듯이 오르락내리락하니 20 여m나 되는 밧줄이...
10분쯤 지나서 30 여m나 되는 밧줄이...
길게 내리뻗어 있는데 아래를 쳐다보니 거의 수직에 가까운 난코스이다

여기서도 곤경에 처했다
내가먼저 조금 내려가서 아내가 내려오게 하면서 거들어 주었다
팔에 힘이부쳐 쥐가 날 정도란다
정말 아찔한 순간들!
사력을 다해서 내려왔다

다 내려오니 젊은이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아니 이번에는 밧줄이 휘어서 내려져있다
낭떠러지 바위를 타고 내려오다 옆으로 꺽어야 하는 굴절코스이다

옆에 V자형 바위틈을 넘어 내려서는 길이 있다
이 코스가 무난하다
바위틈을 넘는데 몸과 배낭이 꽉낀다
디딤발이 짧으며 비좁고 눈이 있어 미끄럽고 절벽이다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힘겹게 통과하고 한숨 돌렸다

1시30분경 능선공터에서 식사하는 산객들을 만났다
반가웠다
여기까지 오는데 한계령에서 4시간 걸렸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는 4시간후인 5시30분경 도착예정인데 일몰시간이다
갈길이 다급해진다

아내는 지친표정이 역력했다
하늘에서 쏟아부은것 같은 큰바위가 쌓인 돌밭을 지나서 아늑한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하였다(2:05~2:25)
허기진후의 식사는 그야말로 꿀맛이엇다

귀청이 저만치 보이는데 가도가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1,456m봉을 지나 돌무더기지대를 통과하여 3시30분경에 귀때기청봉에 올라섰다
까마귀 두마리가 바람을 거스르며 힘겹게 새파란 하늘을 배회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눈이 없거나 암릉지대에서는 아이젠을 풀고 눈있는 곳에서만
착용하다보니 서너번 착용했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왜 이다지도 크고 작은 암봉과 암릉이 계속 이어지는지...
안내표지판을 보니 ←대승령6.5km 한계령2.0km→이다

중청과 대청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
순간!
이 높고 험한곳에서 설악의 웅장함을 바라보는 자신이 너무도 미약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바람은 여전히 봄기운이다

이제 한계령을 향하여 하산하려하니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새로와졌다
돌밭지대가 계속 이어진다
실족하면 돌사이에 발이 빠지기 쉽다
태고의 원시를 연상케하는 돌밭!

등로는 줄과 붉은표시 리본이 안내해주니 이렇게 고마울수가 ...

한계령갈림길에 내려서니 4시25분이다
↓한계령2.3km →대청봉6.0km 안내표지가 있다

여기서 잔깐!
안내표지판을 점검해보자
대승령 ~ 대청봉 12.7km
대승령 ~ 귀때기청봉 6.5km
귀때기청봉 ~ 한계령갈림길 2.0km
한계령갈림길 ~ 대청봉 6.0km
1.8km가 착오라는 사실이 발견된다
2.0km를 0.2km로 착오?
대승령 ~ 대청봉 14.5km가 되어야할 것 같다

여기서 한계령 하산길은 지난가을 딸과 함께 대청봉을 등반할때 올랐던 등로라 오르
내림길이 선하여 해넘이와 더불어 하산완료 될듯한 예감이 들어 안심이 되었다
만일을 위해서 배낭안에 손전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크게 두번 오르내리락하고 철계단을 내려오면서 휴게소 바로위 바위봉에서 내려다보니
휴게소의 가로등과 한계령을 오르는 차량의 불빛행렬이 왜그리 정겹고 포근하게
느껴지는지 한동안 바라보며 가슴에 새겨두었다

이미 붉은 태양은 서산너머 구름속으로 숨어들어가고 금새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5시45분 하산완료하니 몸이 나른하고 한편 가슴이 뿌듯하였다

동서울행 버스표를 끊고(장수대까지 2人 1,500원)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휴게소에
들렸다가 출발하는 봉고차가 있어 부탁을 하니 태워주었다
설악산은 끝까지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하며 시동을 걸고 시계를 보니 6시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불암산 - 행복이 넘쳐 흐름을 느낍니다. 맞습니다.대승령에서 대청까지는 님의 말씀대로 14Km가 넘습니다. 산행시에 가끔은 잘못 표기된 안내판으로 인하여 큰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 김성기 - 감사합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