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향적봉을 향하여

언제:2004.1.4(일) 맑음

어디로:삼공리-구천동계곡-백련사-향적봉-설천봉-케이블카-무주리조트

얼마나:11:55(삼공리매표소)-4:30(무주리조트)

누구랑:나,아내

어제의 회문산,강천산에 이어 오늘 겨울산의 대명사인 덕유산 산행을 하는 것으로 신정 연휴를 마감합니다.

나와 아내를 무주 구천동 삼공리 주차장에 내려놓고 서너 시간후 덕유산 제일봉인 향적봉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머지 일행들은 무주 리조트로 이동합니다.

아이들 데리고 눈썰매 두어 시간 타고 케이블카 타고 올라오면 대충 맞으리라 예상했지요.

원래 향적봉에 올라 중봉 거쳐 오수자굴 쪽으로 하산할 생각이었지만 거의 두 달만에 하는 산행에다 설 산에 대한 부담 그리고 촉박한 시간 등으로 반쪽 짜리 산행으로 계획을 바꾸었지요.

점심 먹고 오르기에는 어정쩡한 시간이라 빵과 우유를 배낭에 넣고 삼공리 매표소를 출발한 시간은 11시 55분이었습니다.

기나간 무주 구천동 계곡입니다.

9천명의 生佛이 나올 정도로 깊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월하탄,인월담,금포탄 등 구천동 33경의 소와 담은 하나같이 얼음과 눈으로 덮혀 있고 계곡과 함께 펼쳐지는 누렇고 하얀 능선을 번갈아 바라보며 걸어 백련사에 도착합니다.(오후1시10분)

신라 신문왕때 백련선사께서 수도하시다 흰 연꽃(백련)이 솟아 나와 지은 절이라 했던가요?

조용한 산사의 양지바른 툇마루는 등산객들의 식사와 휴식을 위한 시설 같았습니다.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고 숨을 고릅니다.

1시 30분 백련사를 출발하여 이후 정상까지는 끝없는 오르막길입니다.

곳곳에 눈이 쌓여있지만 스틱에 의지하여 오르기 시작합니다.

설 산에서의 스틱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지요.

점점 고도를 높여 가는 것은 주위의 능선들을 보면서 느끼고 끝없을 것 같던 오르막길도 주목 군락지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하얀 눈이 덮힌 향적봉 대피소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하얀 설탕을 뿌려 놓은 듯한 고운 눈으로 덮여있는 철쭉 군락지를 지나 마지막 계단을 오르고 드디어 장쾌한 연봉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향적봉 정상에 닿습니다(오후3시10분)

멀리 동남쪽으로 덩치 큰 가야산과 남쪽으로 멀리 지리산 천황봉이 뚜렿이 보이지요.

그리고 숙제로 남겨진 중봉,삿갓봉,남덕유산의 종주 능선을 확인해 봅니다.

향적봉 정상에서 만나기로 했던 일행들은 쌓인 눈 때문에 그냥 설천봉 휴게소에서 기다린다고 합니다.

내려오다 보니 눈길에 아무 준비 없이 올라오기에는 조금 무리 같았습니다.

설천봉 정상 눈 언덕에는 아이들이 비닐포대로 눈썰매로 딩굴고 있고요.

스키가 아닌 눈썰매 탈려거든 아래에서 돈 비싸게 주고 타기보다는 이곳에서 비닐포대(이마트봉지)로 타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합니다.

케이블카가 오후 4시30분까지만 운행하기에 더 이상 있지 못하고 눈꽃이 하얗게 피어있는 덕유산을 뒤로하고 케이블카에 몸을 싣습니다.


▣ 김정길 - 모처럼 곁님과 동행이신데 곁님에 대한 산행담이 없군요, 지금이라도 몇 군데에 추가 하시면 훨신 멋진 산행기가 될 것 같은데요? 신정연휴 3일간의 산행기 모두 의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행복한 가정 되시기를..........
▣ 수객 - 저는 초보이고 아내는 왕초보라 그런것 같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