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산행은 월악산국립공원 구역의 남서단 바깥쪽으로 산군을 이룬 신성봉, 마역봉, 주흘산, 조령산 중에 신성봉, 마역봉입니다.

올해 들어 첫 산행인데, 개인적으로 안전하고 추억에 많이 남는 그런 산행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신성봉은 명성왕후가 태자를 출산한 뒤, 태자의 건강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렸다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마역봉은 마패봉이라고 이르는데, 예전에 암행어사 박문수가 마역봉에 마패를 걸어놓고 쉬었다고 마패봉이라고 한다.

오늘은 늦잠을 자는 바람에 9시쯤에 대구를 출발했다. 최근 개통한 왕복8차선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가로질러 상주에 도착했다. 소한인 어제도 날씨가 봄날씨였는데, 오늘도 그렇게 춥지는 않는 날씨다.

문경세재를 지나가면서 부터 날씨가 뿌옇게 흐린것 같이 하늘엔 진한 회색구름이 가득 머금어 있다.

문경쪽의 길은 자주 오다보니 길이 훤하다. 늘 그렇게 생각하지만, 도로는 정말 잘 만들어 놨다. 단속카메라만 없으면 카레이스 해도 될성싶다.

곧장 나타나는 이화령영업소. 돈내란다. 하기야 이 터널이 없을때는 한참을 돌아갔는데, 편하니깐 좋다.

이화령터널을 나와서 계속 직진하면 조령교가 나온다. 이 다리를 지나면 조령관문이라는 이정표에서 길을 빠져나와 수안보방향(3번도로)으로 가야한다. 어느정도 속도를 내어서 가면 조령산휴양지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으로 빠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역시 평일이라서 도로가 조용하다. 길을 돌아서니 곧장 왼쪽에 레포츠 공원이 보인다.

여기서도 신성봉으로 갈 수 있는 코스다. 아마 종주를 하려면 이곳에서 부터 시작하는것이 좋을 것 같다. 산 능선은 암봉이다. 경치는 멋지겠는데, 올 여름에 한번 이코스로 가야겠다.

약간 오르막길을 오르면 이화수련원이 겨울철 닫힌 가슴처럼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바로 이어지는 주차장 (2000원)

대구를 출발한지 2시간만인 11시에 도착을 했고, 곧장 베낭메고 걸음을 재촉했다.
아스팔트 포장길을 따라 가면 왼쪽에 민박집과 음식점이 들어 서 있고, 물론 평일이라서 그런지 문이 대부분 닫혀 있다.

15분정도 걸으니 매표소가 나온다. 다행히 매표소 바로 앞으로 신선봉으로 가는 등산시작점이 나온다.

산속에 들어오니 공기가 차갑고 폐속까지 들어가는 냉기가 내 가슴을 움추리게 만든다. 손도, 귀도 시렵다. 이럴때는 열심히 걸어 오르면 어느새 피부에 와닿는 추위는 사라진다.

산행 초입부터 능선까지 돌을 밟고 올라야 할 만큼 너덜지대가 많다. 해발700m 정도 오르니까 눈이 약간씩 쌓여 있는데, 건너편 산은 온통 눈이다. 내가 올라가는 코스는 햇볕이 잘들어서 눈들이 거의 다녹았지만, 반대편 기슭은 그렇지 않다.

마지막 너덜지대는 꽤 길다 능선까지 이어지는데, 오르기에 힘들지는 않다. 너덜지대 옆으로 길이 나있어니 별 어려움은 없었다. 능선부터는 꽤 찬바람이 분다. 눈발도 날리고 길도 결빙된 상태고, 간간히 밧줄을 묶어놨는데,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올랐다.

이 겨울산에 넘어지면 엄청아프다. 조금만 오르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데, 유리로 안을 들여다 보니 쓰레기가 쌓여있다. 추울때는 이곳에 들어가 쉬면 좋을 것 같다.

바로 이곳이 신성봉 정상이다. 바람이 불면서 쌓였던 눈들이 날리니 시야가 매우 어둡다. 마역봉은 시야가 어두워 보이질 않고 대강 능선은 보이는데, 눈이 많이 내려져 있는것 처럼 보인다.

날씨만 좋으면 월악산도 보인다던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 아쉬움 뒤로하고 곧장 마역봉으로 향했다. 내려가는 길은 밧줄이 여러군데 설치 되어있다. 내리막길을 눈으로 덮혀 있어서 조심해서 내려갔다. 7분정도 내려갔다. 이정표가 나무에 매어져 있는데, 누군가 손으로 썼는 솜씨인데, 운치가 있다.

앞에서 오는 사람과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런데, 한편은 챙피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 사람은 파카에 운동화 신고도 눈길을 잘 걷는데, 나는 스틱에다가 완전 무장을 하고도 어설프게 걸어니...

아기자기한 능선길에 섬뜩한 문구가 내앞에 나타난다
"이 코스는 매우 위험하니 전문산악인이 아니면 이용하지 마세요."

글쎄 얼마나 위험하기에 이러한 문구가 적혔지 하면 계속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곳이 마역봉인데, 그냥 평이한 길이었는데, 왜 그런 문구를 적어놨지.

이곳도 초라하다 하지만 백두대간에 코스라서 의미는 새롭다.

여기서는 곧장 하산길이다. 산이 별로 높지가 않아서 그런지 내려 가는데도 2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산길을 바로 조령관문이 나온다. 2년전에 조령산에서 이곳까지 종주한 생각이 난다. 무더운 여름이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새삼 감회가 새롭다.

잠시 휴식을 취한뒤 곧장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총 산행시간 : 4시간(주차장-신성봉-마역봉-조령3관문-주차장)


▣ 산초스 - 세심한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저희팀도 한번 가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제가 다녀온지 거의 24년정도 되어 가물가물 했었는데, 하여간 경치좋고 조령3관문으로 하산한 기억이 새롭게 떠올려집니다. 많은 도움이 될것같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