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고운능선~주산능선(청학동~삼신봉~반천리)










지리산 고운능선~주산능선(청학동~삼신봉~반천리)


                1:25,000지형도=대성.
악양. 청암              


2004년1월4일 일요일  맑음(-2~10도)  일출몰07:35~17:30


코스=청학동주차장11:00<2.7km>삼신봉1284m12:30<3.6km>묵계치14:00<1.8km>고운재14:30<3.8km>지산재16:30<2.5km>반천마을하산완료18:00
            *단축은
고운재에서 하산


[도상14.4km/7시간소요]


삼신봉에서 묵계치까지의 고운능선


개요: 지리산의 동서로
뻗은 주능선(25.5km)에서 남북으로 가지쳐 나간 지능선들은 헤일 수
조차 없을정도로 많다.


이렇듯 수많은 지능선 가운데서도 가장 길다고
할 수 있는 낙남정맥은, 영신봉(1651.9m)에서 남쪽으로 낙동강의 김해까지 장장221km를
뻗어가며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 중에서 낙남정맥 상층부의 남부능선은, 영신봉에서 삼신봉(1284m)을 경유하여
내삼신봉(1354.8m)을 거쳐 악양 형제봉까지 이어 나가 섬진강으로
빠진다.


또한, 삼신봉에서 동쪽의 외삼신봉(1288.4m)을 거쳐 고운재까지
뻗은 능선은
고운능선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고운재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주산(831.3m)에서 59번 지방도로가 짤라놓은
갈치재까지를
주산능선이라고 한다.


외삼신봉에서의 고운능선과 주산능선


한편 이름은 없지만, 주산능선에서 계속 이어지는
 이 능선길은 갈치재를 넘어 산청의 옥정면에서 덕천강으로 빠져드는데,

길이는 영신봉까지 장장40km에 달한다.


이번 산행의 코스는 고운능선과
주산능선의 일부를 타는 구간으로, 능선자락의 계곡에는 청암면
묵계리의 유명한 청학동과, 시천면 반천리에 유명한 고운동 계곡이 있다.  


30여가구의 청학동은 1956년에 전북 순창출신의
강대성이라는 분이 개척자로 알려졌고, 유불선합일갱정유도(儒彿仙合一更正儒道)라는
종교집단체제로 그동안 은둔생활을 해왔다.


그들의 탈속적인 생활상이 매스컴의
각광을 받으면서 청학동이란 별칭을 얻었고. 요즘은 거의가 민박집
아니면 서당으로 바뀌어 관광지로 변했다.


고운동계곡은 고운 최치원이 한때 살았던 골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일설엔 이곳을 청학동으로 불려지기도 했다한다.


이곳엔 상여바위, 매바위, 운여폭포, 동광폭포등의 명소가 즐비하지만,
지금은 계곡상단에 상부저수지의 양수발전소가 들어서서 신비감이 퇴색했다.


최근엔
묵계치아래로 청학동과 중산리 아랫마을의 내대리를 연결하는 터널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와 있다.


청학동


가는길: 대전~통영간
고속국도
단성i/c에서 20번국도로 진입하여 덕산마을을 지나치자마자
59번도로로 들어서서 갈치재를 넘어 양지마을에서 청학동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편리하다.


세동매표소(1400원)를 통과하여 낙엽송 무성한
계곡길따라 올라가면 너덜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7부능선쯤
올라가면[삼신봉0.8km/청학동1.7km]의 이정표와 곱게 단장된 수량 풍부한 옹달샘에서
산길은 양쪽으로 갈린다.


삼신봉 오름길의 샘터


왼쪽으로 가면 작년여름의 폭우때 등산로가
매몰됐지만, 삼신봉으로 곧장 올라갈 수가 있다. 이길은 흙길과 산죽길이
연이어지고 무척 가파르다.  


그리고. 오른쪽의 보다 넓은
길을 타고 오르면 삼신봉과 외삼신봉의 중간지점의 이정표가 있는 능선삼거리로
올라서게 된다.


삼신봉 바로 아래엔 [청학동2.5km/쌍계사8.9km/세석대피소7.5km]이정표가
있다. 삼신봉 정상엔 표지석 뒤편으로 [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종주능선]안내판이
사진과 곁들여서 봉우리 이름들을 표기해 놓았다.


매년 곡우날 청학동 주민들이 제를 올린다는
삼신봉에서의 지리산 주능선은, 여느곳에 비해서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직선거리의 영신봉이 오히려 여기보다 낮아 보이고 지척의
내삼신봉이 무척 커 보인다.


삼신봉에서의 영신봉


외삼신봉은 여기보다는 4.4m가 더 높은데도
낮으막하게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긴다. 양쪽 날개를 쫙 펼친 천왕봉은
비상하는 독수리의 날개짓처럼 보인다.


주능선 뿐만 아니라 남부능선의
끄트머리에 섬진강의 은비늘이 번쩍거리고, 고운능선 저 끝에 주산이
삼각점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갔던길을 되짚어 정맥길로 접어들면 산죽이
맞이하고, 정상석이 있는 외삼신봉 암봉에 오르면 사방의 조망이
삼신봉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남부능선의 후반부가 좀 더 세밀하게
조망되고, 청암면 방면과 시천면 방면의 작은 도로까지 섬세하게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삼신봉에서의 남부능선 후반부


외삼신봉 정상에서의 하산길 초입은 작은 침니지역이 있는데
적설기엔 보조자일이 필요할 성 싶다.


이후로 헬기장이 있는 묵계치까진
그야말로 순탄대로여서, 달려내려간데도 다칠염려가 없을 정도다.


묵계치에서 팍팍한 오름길의 정상부엔 암봉으로
이루어진 훌륭한 조망터가 있는데, 산길은 우회로로 연결되서
일부러 올라가 보아야 한다.


거기선 천왕봉이 정면으로 와 닿고 내대리의
터널공사현장이 바로 턱밑에 있다.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지능선들이
확연하고, 동쪽의 웅석봉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쉼터역할을
하고 있다.


조망터에서의 내대리


이후론 빼곡한 산죽밭의 연속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널찍한 개활지를 만나면서 등로는 급작스레 우회전 한다.


여기서
자칫 잘못으로 능선길 따라 직진하면, 고운동계곡이 있는 반천마을로
쉽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이어서 한동안 넝쿨지역이 이어지다가 낙엽송지대를
내려서서 고운재에 당도하면, 묵계마을에서 상부저수지로 넘어가는 널찍한
포장도로가 반긴다.


이곳까진 대형버스의 진입이 가능해서 중간 기착지로의
활용도가 있어 보인다. 왼쪽으론 상부저수지가 지척에 있다.


고운재의 상부저수지


도로를 횡단해서 낙엽송숲을 벗어날 즈음에
빼곡한 산죽밭이 기다리고 있다. 주산능선은 처음부터 너무도 빼곡한
산죽밭이어서  배낭에 걸치는 장비들은 모두 배낭속으로 집어 넣어야
한다.


물병이라든지 핸드폰을 빠뜨렸다하면 다시는
찾기 힘들다.


거의 기다싶이 능선길만 따르다보면 890m봉에서
정맥길은 갑자기 오른쪽의 210도방향으로 휘어진다.


빼곡한 산죽 속에서 멋모르고 능선길만 따르다보면
피리골로 내려설 수가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를 해야한다.


헷갈리기 쉬운 삼거리


갑자기 키큰 산죽은 사라지고 굴참나무 무성한 능선길을 걷노라면
묵계리의 고기마을에서 올라오는 비스듬한 산길을  만난다. 피리골로의
하산로는 짙은 산죽정글에 묻혀 버렸다.


이어서 제법 가파른 관목지대 능선길을 한참 돌아나가면, 널찍한 공터에
반쯤은 짐승들에 의해 봉분이 훼손된 무덤이 나타난다. 바로옆엔 쓸모없는
헬기장 하나 미역줄기나무 덤불 속에 놓여있다.


바로 앞의 오봉산이라 불려지는 870m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또다시
깊은 산죽속으로 빨려들어가 안부에 도착하면, 역시 산죽정글 속으로
반천리 재산마을로 내려가는 산길하나 뻥 뚫렸다.


이후로는 서서히 산죽은 걷히고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오른쪽으론
송림지역이 왼쪽으론 관목지대가 나타난다.


800m봉의 고스락에 올라서면 주산능선에선 처음으로 사방의 조망이
확틔는 암봉이 나타난다.


조망터에서의 천왕봉


여기서 바라보는 천왕봉과 지나온 능선길은 새로운 감흥으로 와 닿고,
나아갈 진행방향으론 삼각점이 있는 790.4m봉이 바라보인다.


790.4m봉 바로 뒤편에서 낙남정맥길은 주산능선에서 벗어나 길마재를
통과하여 남진한다.


지형도상엔 790.4m봉 직전 안부에서 반천리쪽으로 지산골이란 이름을
갖고 산길이 잘 나있다. 그러나 현장엔 그 길이 없고, 수많은 리번들이
내걸린걸로 봐서 모신문사의 리번을 따라갔음이 역력하다.


그러나 리번따라가는 그 길은 한참을 에돌아서 지겨운 너덜길의 계곡으로
돌아가게 되 있다.


차라리 좀전의 800m봉 오르기전의 삼거리에서 왼쪽의 지산골로 하산하거나
아니면, 능선하나 골라타고 내려가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계곡을 따르던 능선을 타던간에 임도에 도착하면, 그 길 따라 가지
말고 계속해서 계곡을 타고 내려와서 호텔같은 천주교 마산교구의 하얀건물을
목표로 해야 반천마을이다.


이곳까진 대형버스 진입이 가능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려면 30분거리의
20번국도까지 걸어가서, 중산리에서 돌아나오는 진주행 버스를 타야
한다. (막차19:30)


790.4m봉 뒤로 주산까지의 주산능선의 후반부


 산행후기: 불과 2년만에 다시찾은 삼신봉인데
전에는 없던 매표소가 생겨나고 산길은 더욱 넓어졌다. 샘터에 도착하여
선두팀과 함께 왼쪽의 삼신봉 직등길로 접어 들었다.


작년의 매미태풍 흔적은 그대로 남아 그 좋던 산길이 너덜밭으로
변했고, 아름드리 통나무가 뿌리째 뽑혀져 진로를 방해하고 있다.


이리저리 옛길을 더듬는데 바로 곁의 산죽밭속에서 웅성거림이 들린다.
등로가 바뀌었나? 하면서 그 쪽으로 갔더니 샘터 오른쪽 길로 올라온
우리팀과 만난다.


하는 수 없이 함께 진행했더니 이내 능선 삼거리로 올라선다. 전에도
몇 번씩이나 와 봤던 분들은 외삼신봉으로 향하고 몇 명만 삼신봉으로
향한다.


정상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우린 정상석 뒤편의 전망대로
넘어 가,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영신봉을 중심으로 한 지리주능의
파노라마를 만끽한다.


마침 한분의 배낭에서 빠져나온 소주 한병과 밀감을 차려놓고, 우리들만의
산신제를 초간편식으로 치르며 올해의 무사산행을 빌어본다.


초미니 산신제


 음복을 하면서 바라본 천왕봉은 정수리에서 흘러내린 통신골의 산사태
지역에 약간의 잔설만이 남아 있고, 햇살바른 양지의 지리산 골짝골짝
과 지능선들은 너무도 적나라 해서 지난해에 있었던 지리산의 모든 산행이
눈길 가는 곳마다 추억으로 반추된다.


남부능선을 중심으로 동쪽에 자리한 통신골, 청냇골, 거림골과 치밭목능선,
황금능선, 일출능선..., 그리고 서쪽의 큰세개골, 빗점골, 목통골, 수곡골과
덕평능선, 토끼봉능선, 불무장등능선이 뚜렷하다.


내삼신봉이 다녀갈 것을 권유하지만 그 보다는,  오른쪽의 단천골이
ㄱ자로 길게 뻗어내려가면서 벌써부터 여름을 재촉하는 기분이다. 외삼신봉엔
많은 사람들이 실루엣을 그리고 있다.


삼신봉에서의 내삼신봉


급하게 외삼신봉에 올랐더니 일행들이 모두 모여 중식중이다.
오랜만에 찾아 온 친구부부와 아내를 남겨두고 촬영을 위해, 햄버거
한 개와 라면 하나 믿고서 그들보다 먼저 출발한다.


침니지역을 벗어나 빠른걸음으로 치닫다가 묵계치에서 햄버거를 해결하는동안에,
다시금 선두팀과 어울려 전망바위로 올라선다. 가깝게는 내대리의 터널공사장이,
멀리론 웅석봉까지 조망된다.


한참 여유를 부리면서 한분의 보온병 물을 내 라면봉지에 흘려넣고는,
그들을 먼저 보내고 서서히 고운재를 향한다. 고운재엔 우리말고도 낙남정맥을
하고 있는 또 다른 팀이 서로 만나 반기고 있다.


그들을 지나쳐 주산능선길로 들어서자 전진이 불가능할 정도로 산죽은
너무 빼곡하다. 키작은 내가 잔뜩 등을 꾸부리고도 겨우 통과했으니,
키큰 분들은 무척 고생 했으리라.


 빽빽한 산죽숲속길


산죽 속의 삼거리를 통과 해 짐승들의 쉼터에서 여태껏 손에 들고
다니던 물에 부푼  라면을 먹어보는데, 영! 맛이 아니다.


10여년전 어느 산선배의 가르침을 오늘 처음으로 시도 해 봤지만,
컵라면이 나오기전의 충고를 지금 실험 해 보고 있으니 나도 참 한심하다.


어쨌거나 배는 부르다. 계속해서 산죽밭을 헤쳐나가는데, 갑자기
상부 저수지가 나타나는게 아닌가! 앗차싶어, 그제서야 지도와 나침반을
꺼내보니 완전히 엉뚱한 방향이다.


아까 오르막의 삼거리까지 갔더니, 앞서간 우리팀이 표시까지 해
놓고 갔는데...! 무조건 능선만 따르다가 이런 낭패를 당하게 된 것이다.
왕복 한시간정도는 축냈으니 후미팀도 모두 추월해 내려 갔을터이고...!


또다시 쏠로산행이다. 그러나 오히려 여유가 있어 좋다. 산길 바위턱엔
짐승의 배변물도 보이고, 관목지대의 노린재나무 밑뿌리를 어느 동물인진
몰라도 땅 속을 파헤쳐 갉아먹다 말았다.


어느 산짐승의 배변물


드디어 하산지점이 가까운 800m봉에 올랐다. 근 세시간만에야 사방의
조망이 트이는 암봉으로 올라 선 것이다. 진행방향의 790.4m봉 뒤로
주산이 나타나고 그 산자락을 산복도로가 칭칭 휘감고 있다.


뒤돌아 본 능선길은 너무 멀리 내려와서인지 삼신봉은 보이질 않고,
천왕봉 주변은 석양에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800m봉에서의 천왕봉


 비트 흔적이 있는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를 급경사로 쏟아지자, 수많은
리번이 달려있는 곳에 우리팀이 방향표시를 해 놓고 내려갔다. 왼쪽의
구릉들을 휘감아도는 그 길을 따라서 내려간다.


2002년 3월10일에 창립기념산행으로 외공리에서 주산으로 올랐다가
종주팀이 하산한 적이 있었던, 그 길을 의심없이 따라간다. 도중에 능선길이
하나 나타나지만 선두팀이 막아놓고 갔다.


 피해가야 할 하산지점의 리번들


산판도로에 내려와서야 알았지만, 지긋지긋한 너덜밭의 연속인 그
계곡길은 피했어야 했다. 굵고 잘 생긴 능선하나 골라타고 내려 왔더라면
훨씬 수월했을텐데...!


2년전의 그때 나는 산신제 준비로 주산에서 단축코스로 내려 와,
그간의 상황을 잘 몰랐던 것이다.


산판길 도로의 다리로 내려서자 널찍한 임도는, 상부운 저수지를
향하여 꾸불꾸불 언덕을 올라가고 있다.


선두팀에 전화 했더니 하얀건물을 목표로 무조건 계곡을 치고 내려
오란다.


화강암반의 연속인 이 계곡엔, 50m정도의 와폭이 있어 절경을 이루지만
나는 일몰시간에 쫓겨야만 했다.


일몰시간의 고운동계곡 넘어가는 산복도로

음악: 시냇물소리와
산빛(가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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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종선 - 올해는 지리산에도 눈 구경하기 힘들군요. 좋은 글과 사진들(소주병이 있는 사진 빼고는) 잘 보고 갑니다. 올해도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 이정택 - 갑신년 한해도 건강하고 활기찬 산행을 기원합니다. 배경 음악이 잘 어울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