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산(八峰山) 산행기(山行記)
 

언      제

 2004. 8. 18.(수요일)

누  구  랑

 평송산악회에 묻어서

어  디  로

 팔봉산 309m (강원도 홍천군 서면)

일자

이  동  경  로

산  행  경  로

8/16

안성→일죽IC→호법IC→춘천IC→홍천(팔봉교)

홍천 팔봉교(10:30)→제1봉(10:50)→제2봉(11:20)
→해산굴(11:30)→제3봉(   :   )→제4봉(   :   )
→제5봉(11:50)→제6봉(12:00)→제7봉(12:15)
→제8봉(12:35)→점심(12:50)→팔봉교(13:50)

팔봉산(八峰山) 개관(槪觀)

팔봉산은 여름철 피서로 인기있는 홍천강과 함께 알려진 산으로 해발 309m에 불과하지만 크고 작은 여덟 봉우리가 팔짱 낀 8형제처럼 이어진 자태가 아름답다.


더욱이 숲 사이로 뾰족뾰족 솟은 암벽 및 기암괴석이 굽이굽이 감도는 홍천강의 맑은 물줄기와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할 만큼 주위 경관이 수려한 산이기도 하다.  


8개의 봉우리들이 험준하게 솟아 있어 얕잡아 볼 수 없는 산으로 초심자들은 산 높이가 낮은 것에 자신을 갖고 오르다가 대부분 중턱에서 한숨을 내쉬며 후회하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팔봉교를 건너면 다리 끝에 매표소가 있는데 매표소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35분 정도면 1봉을 오르고 8봉까지 다음 봉우리를 오르는데 10-20분 정도 소요된다. 총산행시간은 3-4시간시간. 8봉은 오르는 코스가 가파른 암릉인데다 하산코스도 급경사에 로프를 잡고 하산하는 코스로 노약자 부녀자 등은 위험하다.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팔봉산을 일컫어 보통 두 번 놀라게 하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는 비록 높이는 나즈막하지만 서도, 일단 산에 올라보면 암릉이 줄지어 있어 대부분의 로프를 잡고 오르거나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등 산행이 만만치 않음에 한번 놀라고 , 또 한 번은 봉우리 봉우리 하나를 오를 때 마다 펼쳐지는 절경에 아름다워 다시 한번 놀란다고 한다. 

 

예부터 "소금강"이라 불리어질 만큼 아름답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엔 감물악(甘勿岳)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8봉 가운데 1봉과 8봉은 전문 산악인이 아니면 오르기 힘들고 2봉에는 마을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삼부인당(三婦人堂)이라는 당집이 있으며 4봉에는 산부인과 바위로 알려진 구멍 바위가 있다.

 

구멍이 작아 이곳을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치 어머니의 뱃속에서 아기가 나오는 듯 하는데 계속해서 아기들이 나오니 산부인과 바위로 불린다고 한다. 또한 4봉은 8봉 가운데서 홍천강과 삼악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 많은 산악인이 즐겨 찾으며 3봉은 8봉가운데 가장 높은 봉이다.

                                                                                                                                            (한국여행정보은행에서 발췌)

 

☆ 산행에 앞서 : 작년이던가 마누라가 혼자 홍천 팔봉산을 다녀와서 당신도 언제 한 번 가보시지요? 라고 한 그 언제(?)가 오늘이 되었습니다. 휴가일정이 월요일은 금수산, 수요일은 팔봉산, 목요일은 말목산, 토요일은 두악산으로 짜여져 있습니다만 태풍 메기가 올라오면서 엄청나게 비를 몰고 온다는데 계획대로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빵과버터 : 여보...이렇게 비가 오는데 괜찮을지 몰라???

 

우렁각씨 : 그래도 어떻게 해요? 두 자리나 예약했는데....

 

07:20 집을 나섭니다.... 비가 옵니다.... 우산 쓰고, 걸망 메고 산에 가는 늙은 부부를 동네사람들이 보고 뭐라고 할지?....그렇게 저희들은 오늘 산에 갑니다.

 

07:40 평택 수요산악회 버스가 빗속을 가르며 우측 깜빡이를 깜빡거리면서 우리들 앞에 다가옵니다. 버스에 오르니 점잖하신 한권사님이 먼저 눈에 들어와 악수하고 저 뒤쪽에 J씨가 눈인사를 보냅니다...수요산악회는 4월달인가 영암 월출산 산행때 처음으로 동행했는데 아는 분이 별로 없어 서먹서먹하게 자리를 둘러보니 둘이 같이 앉을 자리가 없어 결국 우렁각씨와 저는 찢어져 앉게 되었습니다....

 

쯔쯔쯧...사람들하고는?....눈치가 빠르면 절깐에서도 새우젓국 맛을 본다는데?...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자는게 아니라 이럴 때 부부가 같이 앉을 수 있도록 눈꼽치 만큼의 배려를 해주면 좀 좋으련만?.....

 

10:30 춘천IC를 나와 좌회전하여 팔봉산 2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오니 팔봉 매표소입니다. 팔봉과 언저리의 능선은 운무에 쌓여 아직은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는데 매표소 앞으로 시름시름 걸어가니 사람들이 매표소로 선뜻 들어가지 않고 뭉기적거립니다....별일이다 싶어 가보니 비가 와서 위험하다고 매표소 근무자가 입산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빌어먹을!!! 벼르고 별러서 여기까지 왔건만.....산행대장님이 도로 버스에 승차하라고 합니다. 어디 다른 산으로 가나보다 하고 올라타니....한 5분쯤 매표소 위쪽으로 버스를 진행시키다가 산행대장님이 작전(?) 지시를 합니다. 버스가 정차하면 신속하게 산속으로 숨으라고?.....

 

이럴 때는 어떻게 처신해야 올바른 처신인지 육십이 가까운 저에게도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규칙과 얌심을 따르자니 잘난체 하는 모난 돌이 될꺼고....선뜻 내키지 않는 산행을 할려니 떳떳치 못한 산행이다 싶어 마음이 켕깁니다....어쨌거나 심약한 저는 그만 묵시적 동의를 하고 도둑산행의 일원이 되고 말았습니다....마이 갓또!!!

 

10:55 자랄대로 자란 키큰 풀숲을 헤치며 떡갈나무 우거진 숲의 된비알을 치고 올라오니 승질 못된 황우소 씩씩거리듯 숨소리가 사뭇 거칩니다. 바위와 철사다리, 쇠 파이프들을 잡고 오르고 내린 제1봉에서 도둑산행의 가책은 오뉴월 핫바지 방귀새듯 종적이 없습니다....허? 이런? 도둑질도 하면 는다더니만?....

 

11:10 오리무중(五里霧中)은 양반이고 시방은 십척무중(十尺霧中)입니다. 연무 사이로 아삼하게 바위 위에 기와지붕의 한끝이 보입니다. 삼부인당과 또 하나의 당집입니다.

 

11:20 철계단을 오르고

 

11:30 해산굴입니다. 한 사람씩 근근히 빠져 나가는 굴이라 정체가 심합니다. 어렵사리 낑낑대면서 올라선 어떤 아줌씨가 또 딸이네?...하면서 너스레를 떨고....진즉부터 마누라는 당신 배가 나와서 거기 어떻게 빠져 나올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겁을 주는건지, 약을 올리는건지 변죽을 울려대지만 저는 걸망을 앞 사람에게 건네주고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올라 섰습니다....우렁각씨야? 봤찌??? 이렇게 저는 엄니 속 썩이지 않고 순산 했습니다요?...

 

12:15 7봉입니다. 앞서 오른 사람들 서넛이 점심을 드시는데 8봉은 바로 코앞이라 여기서 우리도 점심상을 펼라고 걸망을 내리는데....우와!!! 갑자기 비가 무지하게 쏟아지는 거라요....어짜피 땀에 젖으나 비에 젖으나 매일반이다 싶어 저는 용감(?)하게 장대비를 맞는데 우렁각씨와 한권사님은 날렵하게 우비를 꺼내서 걸치니 여기서도 꾼(?)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납니다...무식한 놈은 용감한 벱이여?....빗속에서 8봉의 마빡을 발뒷꿈치로 지긋이 비벼주고 빠꾸합니다....

 

12:50 내려오는 4봉 안부쯤에서 산행대장님과 10명의 일행이 점심을 거의 드시고 자리를 챙깁니다....비 맞은 꼴로 버스에 올라가서 점심을 먹느니 우리도 여기서 한 술 뜨자고 자리를 잡고 걸망을 열으니 마누라가 챙겨준 미역냉국은 아직도 녹지 않고 얼음덩어리고 여유롭고 편안하게 먹을 점심자리가 아닌지라 LA갈비는 꺼낼 염도 못내고 그냥 찬물에 밥말아서 열무김치하고 후딱 해치워 버립니다....깔끔쟁이 마누라는 천도복숭아 3알, 자두 1알로....

 

13:50 팔봉산 산행의 하일라이트는 홍천강 사자 아가리로 밧줄 잡고 건너는 것 일진데 사자 아가리 쪽으로 가면 매표로를 지나야 되니 도둑산행을 한 주제에 매표소를 지날수는 없고....올랐던 길로 내려 왔습니다....차라리 안 보았다면 미련이나 없지... 운무속에 속살을 다 보여주지 않은 팔봉산의 아름다움을 맑은 날 다시 보자고 다짐합니다.....

 

☆ 산행을 마치고 : 팔봉휴게소의 조껍떼기 막걸리 두 사발 마신게 속이 거북하고 골이 아픈데 평송 수요산악회의 노래방은 두 시간 이나 계속됩니다...숙취 때문에 골이 아픈건지 노래방 소리에 골이 아픈건지?...

                                                                                                                                                                 -산행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