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공룡능선(설악) 이야기 2부 “대청봉의 일출”

<대청봉-중청-봉정암-백담사>

 

1. 대청봉의 일출 ................................................................................

2. 하산 길의 용아장성 ........................................................................

3. 봉정암은 이미 속세에 물들고 ..........................................................

4. 구곡담계곡의 비경과 폭포 ..............................................................

5. 백담사 가는 길의 수렴동 계곡과 셔틀버스 ........................................

 

산행지 : 설악산 (중청대피소-대청봉일출-봉정암-백담사)

일  시 : 2004. 08. 21 (토) 흐림

산행자 : 산그림자님 부부 꼭지(아내)와 넷이서

교  통 : 셔틀버스(백담사-매표소 7.1km) 일인당 2,000원)

         택시(매표소-설악동) 메타요금 35,000원 010-6409-2387

         설악동 귀로차량 20,000원

 

산행경로

05:15 일출을 위해 중청산장 출발

05:45 대청봉의 일출

07:30 식사후 중청대피소출발

08:10 소청대피소

08:40 봉정암

09:00 사자바위

10:00 첫폭포

12:10-13:00 수렴동대피소

13:25 오세암갈림길

13:30 원시암

15:00 백담산장

15:20 백담사

 

17:30 설악동

23:00 대구도착

 

산행거리 및 시간(8월 21일 토요일) : 13.7km 7시간 50분

중청산장→0.6←대청봉→0.6←중청산장→1.0←소청산장→0.7←봉정암→5.9←

수렴동대피소→1.2←영시암→3.5←백담대피소→0.2←백담사→7.1←매표소

 

 

1. 대청봉의 일출..

 

새벽녘 웅성소리에 눈을 뜨니 어~ 벌써 5시입니다.

퍼뜩 일출 생각이 납니다. “그렇지 대청봉 일출을 보아야지..” 꼭지를 깨웁니다.

일어나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보니 기분도 상쾌하고 몸이 아주 가뿐합니다.

 

05:15 꼭지도 어떠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하네요. 날씨가 추워 자켓을 입고

산그림자님 부부와 같이 중청대피소를 출발 대청봉에 오릅니다.

 

운해는 바다위로 하얀 솜이불을 펼쳐놓고 새신랑을 기다리는 새색시처럼

얌전하게 해님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적당한 구름과 운해..

어찌 이 장엄한 장관을 몇 장의 사진이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만 몇 컷 담아봅니다.

 

▼대청봉의 일출 1
 
 

▼대청봉의 일출 2
 
 

▼대청봉의 일출 3
 
 
 ▼대청봉의 일출 4

 
 

▼대청봉의 일출 5        누구냐고요? ㅎㅎㅎ.. 꼭지 입니다.
 
 

대청봉 사면에 피어있는 구절초인데 아침 햇살에 더욱 곱게 보입니다.
 

 

2. 하산 길의 용아장성

 

날씨가 좋아 온 천지가 붉게 타는 듯 한 대청봉의 일출을 보고나니

온몸에 힘이 솟는 듯 합니다. 다시 중청대피소에 내려와 누룽지를 끊여서

넷이서 아침을 먹고 백담사로 하산을 합니다.

 

▼ 이건 파도가 아닙니다. 속초앞 바다를 덮고 있는 운해입니다.
 
 

▼중청에서 소청가는길에 바라본 운해입니다. 마치 속초앞바다에서 해일이 일어난 듯 합니다.
 
 

▼울산바위쪽으로 운해가 서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공룡능선을 넘나드는 실타래같은 운무를 보며 산그림자님 부부와 꼭지가 소청으로 내려섭니다.
 
 

산그림자님 부부의 키 높이만한 배낭.

오고가는 산님들이 신기한 듯 다 한 번씩 쳐다보고 갑니다. 애리하고 갸날픈 여인이

어찌 저런 큰 배낭을~~@@  에구~~ 50ℓ는 넘어 보입니다.

 

하기야 산그림자님은 산행경력 20년이 넘고 벌써 10년전에 연속 백두대간종주를 끝내신

분 인데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고 하니 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할 것이 없겠습니다.

그것도 처음엔 암벽 릿지만 하시다가 10년전 육산으로 바꾸셨다니..

 

또한 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며 사랑방은 혀를 내 두릅니다.~~@@

꼭지보다 무서운(?) “산 그림자”님입니다.

산에 와서는 발자국과 그림자 이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며 자신의 사진 한 장

남기기도 거부한 체 설악의 그림자(?)속으로 내려섭니다.

 

▼중청에서 바라본 용아릉입니다.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등산로가 유실되고 낙석과 위험요소가 많다하여 지금은

출입 금지된 용아장성입니다. 공룡릉이 아버지라면 용아릉은 어머니의 품처럼

섬세하고 아늑하면서도 위엄이 서려있습니다.

 

구곡담계곡이 끝나는 지점인 옥녀봉까지 용아릉은 계속 우측으로 이어져

하산 길 내내 병풍처럼 둘러쳐 비경의 파노라마를 제공합니다.

용아릉에 감탄사를 보내며 눈길을 떼지 못한 체 소청으로 내려섭니다.

 

새벽에 바다위에 솜이불처럼 깔려있던 운해가 서서히 설악의 공룡능선을

휘감아 오르고 있는데 그 장관을 담으려고 소청대피소에는

여러대의 카메라가 일렬횡대로 서서 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소청대피소에서 바라본 공룡릉과 운해입니다.
 

  

지금부터 지루한 급경사 돌너덜이 시작됩니다.

희운각에서 중청 오르는 길과 서로 사돈 맺으면 균형이 맞겠는데~~@@

이러한 못된(?) 길은 구곡담계곡이 시작되는 첫 폭포까지 2시간 여 계속 이어집니다.

 

 

3. 봉정암은 이미 속세에 물들고..

 

▼거대한 용이 알을 품은 듯.. 용아릉이 감싸고 있는 봉정암.
 

  

봉정암은 백담사의 말사지만 사실은 엄청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라고 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릅니다.

지리산 법계사가 여기보다 150m 더 위에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제일 높은 곳이 중요한 게 아니고 아마도 봉정암뒤에 떡 버티고 있는 비경의

용아릉이 있어서 경치가 빼어나고 또한 봉정암 가는 길이 험하고 힘들어

그 고행 자체만으로도 부처님의 자비로운 불심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 유명세를 타서일까 중창불사가 한창인데 모든 자재와 장비를 헬기로

공수하고 있습니다. 어제 공룡릉에 있을 때 종일 헬리콥터소리가 요란하여

궁금하였는데 알고 보니 여기로 자재를 운반하는 소리였나 봅니다.

 

오늘도 작업장 공터위로 헬기가 자기몸체만한 자재를 매달고 내려오는데

그 엄청난 바람에 낡은 봉정암의 기왓장이 날려갈 것 같습니다.

이러다간 언젠가 이곳까지 승용차도 올라올 수 있는 포장도로가 생길 것 같습니다.

 

우리도 걸음을 멈추고 봉정암 작은 쪽마루에 앉아 헬기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갑니다. 암자라기보다는 차라리 거대한 사찰 같은 봉정암

뒤의 용아장성이 부끄러울 정도로 속세에 젖어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봉정암을 감싸고 있는 용아장성의 고고한 위용
 

  

▼봉정암 쪽마루에 앉아 셋이서 재잘재잘 잠시 망중한 한 때를 보냅니다.
 

  

봉정암을 지나 10여분 돌너덜을 하염없이 내려가니 <사자바위> 이정목입니다.

아래에서는 사자바위의 형상을 볼 수가 없고 10m 바위위로 올라가야지

사자의 형상과 만날 수 있습니다.

 

▼용아에 고개 돌린 체 도망치는 듯한 사자바위와 뒤쪽의 용아릉
 

  

▼용아장성입니다. 구곡담계곡이 긑날 때가지 함께 해주어 힘들어도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4. 구곡담계곡의 비경과 폭포

 

사자바위를 지나 봉정골로 1시간여 급경사 돌너덜길을 내려가

계곡 합수지점에 이르니 이제야 약간씩 길도 걸을만하고 구곡담계곡과

헤아릴 수도 없는 비경의 폭포가 계속 이어집니다.

 

▼처음 만난 폭포입니다. 지금부터는 줄줄이 사탕처럼 많은 폭포가 그 위용을 뽑냅니다. 
 

  

▼옥녀봉에 이를 때 까지 제각기 특색을 지닌 기묘한 폭포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산그림자님 부부가 또 카메라에 ~~@@ 
 

  

▼수 억년의 세월에 깎이고 깎여 편편한 암반위에서 잠시 족탕을 즐기며 쉬어갑니다.

  물은 얼음물처럼 차갑고 시원해 발이 시립니다. 전면이 용아장성의 끝 지점 “옥녀봉“이랍니다.

  오늘도 용아릉의 선녀 ”옥녀“는 보이지 않습니다... 쩝~~@@
 

 

헤아릴 수도 없는 비경의 폭포 따라 이리저리 철다리를 건너며

어슬렁어슬렁 내려오니  어~~! 벌서 수렴동 대피소입니다.

 

▼계곡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수렴동 대피소(12:10-13:00)
 

  

비온 후라 눅눅한 담요와 이불을 말리고 있는데 장관입니다.

형형색색의 담요와 이불을 보니 마치 수재민 수용소 같습니다.

바로 옆에는 수렴동계곡이 자리하고 있어서 물 좋은 대피소 우선순위 1위입니다.

 

더 좋은 것은 어제 그렇게 애타게 찾던 공중전화(?)도 있고 또한

개인이 운영하여서 그런지 라면, 간단한 식사류, 음료수, 캔 맥주도 판매합니다.

하지만 숙소가 작아 잠자리는 불편할 것 같습니다.

때 마침 점심시간이라 우리도 이곳에서 라면을 끊여 먹고 잠시 쉬어갑니다.


 

5. 백담사 가는 길의 수렴동계곡과 셔틀버스

 

원시암을 지나니 좌로 저수지처럼 넓은 수렴동계곡을 끼고 오솔길 같은 등로가 이어집니다.

우측엔 하얀 물봉선화가 지천에 피어 꽃길을 열어가고 계곡의 물길 따라 우유 빛 애기

엉덩이같은 고운 돌들이 운치를 더해줍니다.

 

▼수렴동계곡
 

  

▼이 수심교다리를 지나면 백담사 금강문으로 이어집니다.
 

  

▼백담사 극락보전

 

  

▼백담사 경내에 세워져 있는 오세영님의 "강물" 시비입니다.  무심한 강물이 영원에 이르고 텅빈마음이 충만에 이른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백담사,

지나간 아픈 역사의 현장이라 이리저리 둘러보건만 뭐 여느 사찰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옛날 슬픈 역사 속.. 하얀 눈이 덮인 백담계곡이 생각납니다.

그때 타이어 양 사방으로 잔설을 튀기며 좁은 도로를 질주하던 지프차..

 

그때는 오지중의 오지로 생각되었는데

지금은 바로 앞 주차장까지 셔틀버스가 들어오고 있으니..

잠시 상념에서 벗어나 버스를 타기위해 줄을 섭니다.

 

오늘은 주말이라 셔틀버스(백담사-매표소 7.1km 1인당 2,000원)가

10분에서 20분간격으로 자주 운행합니다.

참고로 평일은 거의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고 합니다.

 

우측 창가에 앉으라고 산그림자님이 권해 주십니다. 그래야 백담계곡을 잘 볼 수 있다고요.

정말입니다. 차창 밖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백담계곡 또한 비경의 연속이고

어느 한 귀퉁이만 띠어다 놓아도 절경이 됩니다.

 

용아릉이 든든한 내설악의 등뼈라면 구곡담,수렴동,백담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내설악의 젓줄이 되겠지요. 설악에 머물렀던 1박2일, 그 짧은 시간동안

어찌 설악의 공룡과 용아릉을 이해하겠습니까만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의 산행이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 여러 산님들의 건강과 안전산행을 기원드리면서.. 산사랑방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