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8월14~15일(土日)雨雲晴
▲응봉산[應峰山]~용소골 *사진73컷
해봉산악회(16명)


★사진은 오지호님이 촬영하였습니다.

♣산행 코스
02:55=덕구온천
05:22=응봉산 정상
06:55=3용소
09:56=2용소
10:43=요강소
10:54=1용소
12:05=덕풍리

총 9시간10분


☞☞☞오후8시경 천둥번개와 많은 비가 쏟아진다.
애들 엄마와 난 부랴부랴 배낭을 메고 시민회관을 향한다.
저녁을 해결하고 예약자 명단을 확인하고 좌석을 배치하니 전화가 울린다.

많은 예약자들이 날씨가 안 좋아서 못가겠단다.
우여곡절 끝에 회장님과 논의 후 16명의 회원을 모시고 출발한다.

두 자리에 한명씩 누워도 자리가 남는다.
하늘이 원망스럽고, 내 능력의 한계가 느껴진다.

이제 후배들에게 산악회를 물려주고 싶다.
인덕이 없는 것인지 회원확보하기가 너무 힘들다.

어두운 내 마음 처럼 어두운 밤길을 차는 달리고 언양을 지나 경주 나들목을 빠져나간
회원님들도 자지 않고 실미도 영화 감상에 빠져있다.

화진휴계소 잠시 쉬고
새벽2시, 산행기점인 덕구 온천에 도착한다.

3시에 산행을 하기로 하고 잠시 산행준비를 한다.


잠시 뒤 대구팀, 김해 팀이 속속 도착하고 갑자기 시끌벅쩍
잠자던 풀벌레들이 놀라 날아다니고 메뚜기가 사방으로 달아난다.[에고~~ 미안!]


3시를 확인하고 4명은 덕풍리로 가고 12명의 회원을 모시고 산행을 시작한다.
어두컴컴한 산길을 랜턴 불빛에 의존해 한발 한발 응봉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한분이 처진다. 내가 조금 앞서 간다.
랜턴 불빛에 동공이 커지며 길을 찾는다.

헬기장을 지나고 전망대 바위를 지나 두 번째 헬기장에 도착.
일출을 앞두고 저 멀리 동해가 불그스름해진다.

잠시 쉬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한참을 쉬고 다시 출발 정상 바로 밑 헬기장을 지나


정상에 당도한다.
동해 일출은 아직도 구름에 가렸지만


구름사이로 용광로에서 흘러내리는 진홍빛 쇳물로
장관을 이루고 붉디붉은 해는 보이질 않는다.

저마다 한 컷의 사진을 박고는 용소골로 향한다.


몇몇 회원들이 끝끝내 붉은 해를 볼모양이다.
갈림길에 기다리마 하고는 발걸음을 옮긴다.

예전에 많이들 헷갈린 갈림길에는 표지석이 잘 정비되어 염려를 덜어준다.
이제 국내 최고, 최대의 비경 용소골로 내려간다.


집에서 폭우를 대비해 숙지한 능선을 확인한다.
언제라도 닥칠 위험에 대비하기위해....
하지만 비는커녕 날만 좋다.

처음 참석한 한 회원이 인터넷에서 뽑은 자료를 들여다보며 뭔가를 열심히 점검한다.
정말이지 산악인으로서의 참모습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분의 말, 다른 팀과 섞이니 밀린다며, 제3용소를 들리잔다.
집에서 확인한 3용소를 향하기로 결정하고는 합수지점에서 큰 당귀골로 오른다.


잠시 후 3용소 웅장함과 시원한 폭포를 배경삼아 조식을 한다.
모두 어우러져 나누어 먹는다.

그 많든 산천어는 다 어디로 가고 몇 마리가 무리를 이루며 유유히 유영하고 있다.
밥풀을 던지니 이내 이쪽으로 모여든다. 그 모습을 오선배가 카메라에 담는다.


2용소를 향해 간다.
바위에 미끄러지며 물에 빠진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그냥물속으로 첨벙첨벙 계곡을 내려간다.
다른 회원들은 빠지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한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수량이 적다.
그리고 내려갈수록 그 흔하든 버들치, 산천어 등 일급수에만 서식하든 물고기들이
흔적도 없다. 대신 모래며 자갈이 온 계곡을 가득 메워 놓았다.
그 옛날 목재를 나르던 레일도 수마 에 휩쓸려온 고목도 무너져 내린 바위도 비경의
용소골이 살벌하게 찢겨 있다.
자연의 힘이 엄청나다. 작년의 태풍 매미로 인해 비경의 계곡이 절반으로 줄었다.
작은 암벽을 오르다 미끄러져 물속으로 풍덩 엉덩방아를 찧는다.
아예 소지품을 배낭에 넣고는 물속으로 온몸을 던진다.
시원타.
올해 마지막 휴가라 생각하고 물속을 누빈다.


주 선배와 오지호 선배님도 덩달아 물속으로 온몸을 던진다.
"아 시원타 마지막 피서다"
며 아이처럼 좋아 하신다.

용소의 비경은 2용소부터라며 발길을 재촉한다.
4년 전 집사람이 벼랑에서 미끄러져 떨어 질 뻔 했던 곳을 지나가니 머리칼이 일어선다.

그때는 정말이지 하늘이 노랬다.
찰라의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집사람은 그날 이후로 용소골 산행은 않는다.
오늘도 덕풍계곡으로 올라온다며 차에 남았다.

그 깊었던 소가 지금은 물속에 모래와 자갈이 많아 걸어서 갈 수 있게 되어버렸다.
가슴까지 물이차지만 배낭을 머리에 이고 줄을 잡고 2용소에 당도한다.


시커먼 용소는 우리를 집어 삼킬듯이 위협을 준다.
수량은 적지만 용소의 면모는 예전 그대로다.
사진을 찍으며 용소의 시원함을 만끽하고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쉰다.

용소의 음침함과 폭포의 굉음이 시원함을 더해준다.
용소를 뒤로하고 요강소를 향한다.


이종원 선배님이 요강소로 뛰어들고 옆에 계시던 노선배가
다이빙은 이런 것이라며 멋진 폼으로 요강소로 몸을 던진다.
“와~~브라보!!”
박수소리가 터져 메아리친다.


즐거운 산행이다.
계곡산행의 진수를 온몸으로 느끼며 내려간다.


1용소 도착.
밧줄을 잡고 얕은 쪽 용소로 내려선다.
역시나 웅장한 용소는 우리를 반기고 우리는 답하듯이 물속으로 풍덩 모두 뛰어든다.


내려가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맑은 계곡이 아쉬워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지체한다.
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 때문에 하산을 서둘러 덕풍마을 입구에 당도한다.


덕풍마을의 이희철 이장님댁에서 덕풍계곡 산행을 하고 먼저 도착하신 회장님이 마련한
백숙과 달고 단 소주로 요기를 하며 태풍매미로 훼손된 계곡을 아쉬워하며
무사산행 자축의 술잔은 돌고 돈다.

비경의 용소골이 예전의 모습을 찾으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자연의 힘으로 복구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모두 마음이 넉넉해지고 기분이 도도해질 쯤 가야할 길이 멀어 아쉬운 마음은 남겨
두고, 이장님댁의 트럭을 이용하여 풍곡 주차장으로 출발한다.

비포장 길 트럭은 요동치며 내려가고 덕풍계곡도 엉망이다.
가공할 자연의 힘이여~~
철다리도 모두 유실되어 복구공사가 한창이고 인간의 힘으로 복구 하는 모습이 치졸
하게 보이는 건 웬 까닭인가.

계곡의 돌들은 모두 포크레인으로 들어내 트럭으로 실어서 어디로 가져가는지 계곡
바닥이 드러나고 기가 막히는 건 공사하다 남은 시멘트를 계곡에다 부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깨끗한 비경의 계곡이 돌 대신 시멘트 덩어리로 채워져 곧 닥쳐올 인재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나중에 돌아올 산천어들이 살수 없도록 계곡은 깨끗하게 사람들 편한 되로 치워지고
있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4년 전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복구공사가 한창이다.
자연의 힘에 무기력함을 느끼며 수해를 당하신 풍곡 마을이 빨리 복구되기를 바래본다.

♣응봉산~용소골 산행 슬라이드쇼 73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