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필봉,왕산▲반신욕하는 산자락엔 가락국 역사가 숨쉬고...


- 언제 : 2004.3.7
- 얼마나:2004.3.7 10:20 ~ 14:20(4시간)
- 날 씨 : 맑음 그리고 간간이 강풍
- 몇명:34
- 어떻게 :산울림산악회(http://cafe.daum.net/sanulimlove) 따라서
▷신정↗문필봉↘↗왕산↘유의태약수↘수정궁터↘구형왕릉↘김유신사대비
- 개인산행횟수ː 2004-9
- 산높이ː문필봉 848M,왕산 923.3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어릴때 부터 집에서 내려오는 족보책 옆에 꽂혀있는 가락국역사책에서 보아온 가락국 양왕릉을 직접 보고 싶었다.그래서 왕산가는 산악회를 찾았는데 오늘 산울림산악회에서 12주년 창립기념등반을 갖는다고 한다.예약을 하고 선조의 릉을 참배하는 기분으로 왕산을 찾는다.

산악회에서는 시산제를 마치고 지리산 마천에서 유명한 흑도야지 파티를 한다고 한다.부산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휴게소에서 한번 쉴때마다 20분씩 느긋하게 소일했는데도 부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반이었다.(휴게소 휴식시간만 1시간)

먼저 문필봉을 오르고 다음 왕산을 올랐다.산아래는 눈이 녹아 촉촉하고 5부능선 위는 말그대로 눈부신 눈꽃때문에 오늘 산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를 선물받았다.오늘 산이 반신욕을 하는 것 같다.게다가 뒷풀이 흑도야지 파티는 땡초술꾼에게 최고의 시간을 안겨주었다.

산이 보여줄수 있는 최고와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를 만났을때 나는 별 다섯개를 아낌없이 부여한다.퍼펙트한 산행...그리고 땡초 만만세.크.크.크^^*


10:20
버스안에서 산행들머리 신정에 도착할 즈음 스패츠를 착용한다.산아래는 눈이 녹아 질쭉할것이고 산위는 눈이 쌓여 있을 것이다.산아래에서는 등산복 하의 바지가랭이에 흙 묻는 것을 방지하고 산위에서는 눈이 신발속으로 들어 노는 것을 방지 할 것이다.



10:29
넓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오르며 산행들머리에 접어든다.8분정도 오르면 조상을 숭상하는 비석이 보일 즈음 바로 우측 산길로 접어든다.그러면 과수원옆 넓은 길을 따라 걷는데 사방 조망이 확트이며 산위에 눈을 얹은 멋진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11:16
이후 급경사를 오르게 되는데 이곳은 문필봉을 오르는 길이다.筆峰...말 그대로 붓처럼 생긴 봉우리인데 붓방향을 위로하고 세워놓은 모습니다..이후 1시간 30분 동안을 50도 정도의 경사길을 쉼없이 올라야한다.산은 급경사로 오르고 완경사로 내리는 것이 정석이지만 처음부터 정상까지 그대로 다소 가파른 경사라서 땀이 제법 흐른다.


:::문필봉 오르는 급경사길

11:43~48
드디어 질쭉한 산길에서 눈 덮힌 산으로 오르고 이후 능선에 선다.눈들이 햇볕을 받아 너무 새하얗다.고글로 바꾸어낀다.설맹이 걸릴 정도로 눈이 하얗다.


:::능선에 서다


:::잔설 오솔길


:::넘어진 나무뒤로 가야산이 보인다.

11:57
드디어 문필봉 정상에 섰다.





문필봉이 어떤 곳인가.붓이 뜻하듯 학자들이 많이 난 곳이다.조선시대 함양에서 배출된 팔선생(八先生)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지금도 그 고택이 잘 보존되어 있는 일두(一) 정여창(鄭汝昌.1450~1504)을 비롯해 양구졸(梁九拙).노옥계(盧玉溪).강개암(姜介庵).표남계(表南溪) 등이 그 팔선생이다. 궁벽진 산골동네인 함양에서 왜 인물이 많이 나올 수 있었단 말인가.

강호파의 입장에서 그 원인을 분석하면 한마디로 산수가 좋기 때문이다. 함양을 둘러싼 산세를 보면 영기(靈氣)가 어려 있는 명산이 많다. 그 명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기들이 함양을 향해 발사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훌륭한 문필봉들이 포진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함양 사람들은 함양의 개평(介坪) 출신인 정일두나 노옥계 같은 인물들은 모두 문필봉 정기를 받은 학자라고 이야기한다. 남한 일대에서 가장 빼어난 문필봉으로 평가받는 산청의 필봉산(筆峰山)이 이곳에서 잘 보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나도 정기 좀 받고 가야겠다.

12:38
문필봉을 넘어서니 왕산 능선이 보인다.정상과 같은 높이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눈때문에 왕산의 정기가 내뿜듯이 비친다.


:::좌측이 왕산 정상이다.

12:48~54
잔설 바위길도 아름답다.파란하늘과 흰눈이 대비를 일으키면서 어느곳을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은 날씨다.눈덮힌 나무도 솜이불을 덮어쓰고 있다.




12:56
왕산 정상에 올랐다.





왕산은 가락국 시조 김수로와 가락국 마지막 왕인 양왕(구형왕)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어 산이름이 왕산이다.양왕의 증손자인 김유신의 활쏘던 자리도 있고 양왕이 말년에 거처한 수정궁터도 있다.

지리산에는 예상외로 가락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왕산과 지리산을 연결하는 깃대봉에 이어 아직도 성곽의 모습이 남아 있는 왕등재, 칠선계곡쪽에 있는 국골 등에는 가락국의 전설이 살아 있다.

깃대봉은 가락국을 상징하는 깃대를 꼽은 곳이며, 왕등재는 왕이 올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변에는 토성이 남아 있다. 또 국골은 나라가 있었던 골짜기란 뜻으로 곡식을 보관했다는 ‘두지터’와 ‘얼음터’ 등의 지명이 있으며, 칠선계곡 입구에 있는 마을 추성리도 국골에 있었던 추성산성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것이다. 역사를 잃어버린 나라라고 일컫는 가락국의 내력이 전설로 전해 오는 현장이 지리산록이다.

12:58
왕산 능선길은 아주 넓고 길게 정상과 거의 같은 높이로 이어진다.



13:05
양달과 응달진 곳은 눈이 있고 없고로 확연히 구분된다.



13:09
하산길 응달진 곳 나무의 눈의상을 입고 한껏 복스러움을 뽐내고 있다.



13:42
다시 산 아래로 내려왔는지 눈길이 흙길로 바뀌고 곧 유의태약수가 나온다.‘동의보감’을 쓴 허준(許浚)의 스승 유의태(柳義泰)가 약수로 사용했다는 ‘유의태약수터’인데 천하 명의 유의태의 이름이 붙은 약수터여서인지 물맛이 좋다.물을 마시고 나면 끝맛과 뒷맛이 뭔가 약수라는 느낌이 드는데 쌉싸름한 뒷맛이 느껴진다.수통에 약수로 채우고 다시 넓은 하산길로 이어진다.


:::유의태 약수터

14:03~06
양왕이 말년에 거처한 수정궁터엔 석축만 남아있다.이후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내려오다가 시그널이 있는 곳에서 왼쪽아래로 내려오면 바로 구형왕릉(양왕)이 보인다.구형왕은 시조 수로왕부터 10대왕으로 가락국 마지막왕이다.구형 혹은 구해가 이름인데 신라에 가락국을 양도했기 때문에 양왕으로 불리어진다.남한에서는 보기드문 돌을 쌓은 적석총이다.피라미드 형태의 무덤 중간엔 감실이 있다.




가락국 500년의 찬란한 문화가 남긴 유적은 수없이 많았으리라고 짐작이 되지만 장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거의 파손 도난으로 실전되어 오늘에 전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신라 백제 고구려는 시조왕릉까지도 실전되고 없는데 오직 가락국만이 시조 대왕과 왕후릉이 김해 가락국의 옛 도읍에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으니 참으로 후손들의 긍지이며 대왕의 홍복이라 하겠다.이는 김해김가의 꾸준한 조상의 성역화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구형왕릉을 참배하고 조금 내려오면 구형왕의 증손자인 흥무대왕 김유신장군의 활 연습한 자리에 사대비가 남아있다.








三月 -김광섭

삼월은 바람쟁이
가끔 겨울과 어울려
대폿집에 들어가 거나해서는
아가씨들 창을 두드리고
할아버지랑 문풍지를 뜯고
나들이 털옷을 벗긴다

애들을 깨워서는
막힌 골목을 뚫고
봄을 마당에서 키운다

수양버들
허우적이며
실가지가 하늘거린다

대지는 회상
씨앗을 안고 부풀며
겨울에 꾸부러진 나무 허리를 펴 주고
새들의 방울소리 고목에서 흩어지니
여우도 굴 속에서 나온다

三月바람 四月비 五月꽃
이렇게 콤비가 되면
겨울 왕조를 무너뜨려
여긴가 저긴가
그리운 것을 찾아
헤매는 이방인


시산제를 지내는데 방향이 왕산,문필봉,구형왕릉 방향을 등지고 반대쪽 덕양전 방향으로 절을 올린다.나도 한차례 절을 하고 싶었지만 선조의 능쪽으로 엉덩이를 댈수는 없지 않은가?그렇다고 방향을 돌리자고 할 수도 없어 그냥 모른척하고 절을 하지 않았다.

16:14
자리를 옮겨 식육식당에서 지리산 흑도야지를 원없이 먹었다.물론 술도 함께...
오늘은 땡초의 날이다.마음 한켠엔 100년에 최고로 내린 춘3월 눈으로 고생하는 분들때문에 내가 이렇게 호사를 떨어도 되는지 두렵다.




♬:봄-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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別添: 2004년 산행후기 모음 보기
別添: 2003년 산행후기 모음 보기




오르내림의 美學을 찾는 行色수상한 사진산행
「배낭을 메고」...........................................
http://www.HangSack.com




▣ 김정길 - 어쩐지 호감도에 별이 다섯개나 떴고 영한님 사람 됨이 여러모로 훌륭하시다 했더니만 왕통의 자손이시었군요, 왕산~왕등재~천왕봉, 왕으로 이어지는 산 이름으로만 보아도 양왕 유적의 소중함을 알수있지요, 저는 지리산 근처에 차를 대고 차 안에서 잠을 자게 되면, 가끔 일부러 가야국 10대 양왕릉 앞 길다란 주차장까지 돌고돌아 들어가 차를 대고 돌 무덤을 둘러 본 후 잠을 잡니다.▲대한민국 가장 흔하면서도 巨性인 김해김가입니다.우리나라 배달민족 왕통이 아닌 성씨가 있나요.모두 단군임금의 자손이니 위로 계속 올라가면 모두 왕통입니다.모두들 왕손답게(?) 살면 좋겠습니다.^^*

▣ 산초스 - 봄과 겨울의 눈이 뒤섞여 있는것 같습니다. 지리산 흑도야지도 고대산의 두루치기만큼 맛있는것 같습니다.▲당연한 이야기지만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봄은 옵니다.그래서 배경음악을 봄으로 정했습니다.고대산의 두루치기 쳐다만 봐도 소주2차 생각이 나던데요.^^*

▣ 이우원 - 영한님 좋은 곳을 다녀오셨군요. 새한솔을 따라서 달마산을 다녀왔습니다. 영한님의 사진도 한컷 슬쩍하구요. 왕손이시라니 다시한번 봐야겠습니다. 사진 잘보고 갑니다.▲사진 한장으로 되겠습니까? 이왕 하실거면 몇장 가져가시죠?왕손이라....맞긴 맞습니다.제가 손이 좀 큽니다.^^*

▣ 이수영 - 지리산 흑도야지 굽는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는군요. 꼴깍..여러 산악회를 골라서 갈 수있는 부산에 사는 영한님이 부럽구여, 사진은 점차 실력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멋짐) 산행기 올리는 속도도 여전 하시군요. 참 재능이 많으신 분 같습니다.너무 칭찬만 많이 했나? ^^*▲한곳을 정해서 다닐수도 있는데 자유롭게 다니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립니다.이것 저것 재능이 많다는 소리는 결국 재능이 없는 것보다 못한 경우입니다만 제 같은 땡초에게는 이 세상 살아가는 악세사리입니다.^^ 어영부영 확실하게 산 다니고 대강 철저하게 후기 올립니다.^^*사진은 카메라와 날씨가 알아서 찍고 저는 그냥 셔터만 누릅니다.이번에 이수영님은 옥녀의 전설이 깃던 곳을 다녀오셔서 지리종주 여독을 산행으로 푸셨군요.남한의 산을 다니려면 대전 정도로 이사가야겠지요.이수영님이나 저는 너무 남쪽에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달재 - 이번에는 흑도야지로 산풀이를 하셨군요 .먼저 봄음악이 산듯합니다 왕들의산 두루루 잘보았읍니다 길이갈라지니 영한님 뵙기가점점 말어지내요 아무튼 뵈올때 까지건강하소 .▲동백꽃 만개할때면 뵈올 듯...음악..우리나라 가요판에서는 전무후무하게 사이키델릭을 추구한 독특한 여가수 김정미의 "봄"입니다.신중현사단의 또하나의 보석인데 전두환시절 판금철퇴를 맞아 빛을 잃은 아까운 여가수로 섹시보이스 창법이 독특합니다.가사는 봄 - 김정미 /빨갛게 꽃이 피는 곳/봄바람 불어서 오면/노랑 나비 훨훨 날아서/그 곳에 나래 접누나/새파란 나뭇가지가/호수에 비추어지면/노랑새도 노래 부르며 /물가에 놀고 있구나 /나도 같이 떠가는 내 몸이여/저 산 넘어 넘어서 간다네 /꽃밭을 헤치며 양떼가 뛰노네 /나도 달려보세 저 산을 넘어서/흰구름 떠가네 파란 바닷가에 /높이 떠올라서 멀어져 돌아 온다네/생각에 잠겨 있구나/봄바람 불어 불어 오누나 /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봄봄봄봄봄이여

▣ 이두영 - 별 5개 호감도 좋은산행을 하셔 만족하셨읍니다 역시 산행기 빠름니다 나도 돼지 고기와 술은 좋아 하는데 언제쯤 영한씨와 같이 마음에 드는 산을 골라 자유롭게 다닐수 있을지 당분간은 그림의 떡이겠지요 좋은 산행 수고 했읍니다▲회장님 엄살이 심하시군요.새한솔에서 가는 산을 보면 거의 80% 이상 회장님이 가고 싶은 산을 찾는 것 같은데요.조만간 합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