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속의 산 책.(홍천 가리산)







"가리산 "산행기


(강원 홍천군 /2004년 7월 1일/날씨 : 약간의 비온후 흐림 / 산행 : 4시간 식사 및 휴식 : 1시 간 40분 총산행시간 : 5시간 40분)







◈ 산행코스 : 평내1교앞 주차장 = 삼거리 = 가삽고개 = 정상(1050.7m) = 천치리 = 삼거지 = 주차장







참석자 : 엄지, 루루, 단순하게 (이상 3)






◈ 산행지도











◈ 개 요







가리산은 춘천군, 인제군, 홍천군의 두촌면과 경계지역 에 위치하며, 산 정상에 서면 탁 트인 시야와 발 아래로 펼쳐진 소양호의 풍경이 등산객들 의 발을 묶는 곳이다. 산자락 밑에 위치한 조그마한 폭포의 물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 히 감싸주며, 이곳에서부터 계곡과 능선을 따라 등산이 시작된다.

이 산은 우거 진 숲과 노송들이 등산객들을 맞아주고 산 중턱에는 광산을 하던 자리도 보이며, 정상을 조 금 못미쳐 오르게 되면 작은 샘물이 등산객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소양호쪽으로 하산길을 택하면 배를 타고 피로를 풀 수 있는 등 각 코스마다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가리산은 또한 강원도에서 진달래가 가장 많이 피는 산으로 손 꼽힌다. 역내리 가리산 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해 용소폭포를 지나면 능선길 좌우에 일부 러 심어놓은 듯한 진달래 꽃길이 장관을 이룬다. 5월 중순께 만개한다. 배편 이용 (1일 2 회)








◈ 찾아가는 길



강릉 ⇒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춘천방향) ⇒ 홍천 인터체인지 ⇒ 44번 국도(속초방향으로 계속 직진) ⇒ 두촌면 역내리 ⇒ 청소년수련원 직전에서 좌회전해 서 직진 ⇒ 가리산 휴양림





◈ 산행일정



08:00 관동대학교 주차장 출발(3명) ⇒ 11:00 가리산 매표소 ⇒ 11:25 주차장 에서 산행시작 ⇒ 12:05 삼거리 ⇒ 12:45 가삽고개 ⇒ 13:40 정상도착 (정심식사 및 정상2봉 등반) ⇒ 15:20 하산시작 ⇒ 16:00 천치리 ⇒ 16;30 삼거리 ⇒ 17:05 주차장





◈ 산행일기







7월의 시작이다.


노가다와 장마의 함수관계.


장마 = 연휴라는 공식이 성립이 된다.


6월말 진행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하루의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리고 평일 산행번개에 참여하기로 결정 가리산에 가자고 산행팀을 유혹했다.



가리산.


산행에 앞서 가리산의 가리라는 말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지난 일요일에 다녀온 가리왕산의 경우 갈왕이 피신하여 갈왕산이라는 지명이 생겼으나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가리산이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산 지명을 보면 가리산의 경우 크게 포천과 홍천에 있고 인제에는 가리봉 등이 있는데.


그러면 모두 갈왕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찾아본 결과 가리산은 갈왕과의 관련성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럼 명칭이 일제시대에 일본식 발음으로 바뀐 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가리산은 곡식이나 땔감 등을 쌓아놓은 가리라는 순 우리말에서 파생이 되었다.


홍천 가리산도 산 봉우리가 노적가리처럼 생겼다 하여 가리산이 되었다고 한다.



노적가리 처럼 생긴 산.


모든 명칭은 그 사물을 함축하고 있다.


가리라는 말 속에서 이미 난 우리가 가야 할 산이 그리 만만한 산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번개모임에 올라온 출발시간은 아침 7시였다.


그러나 나의 고질병. 잠이 들면 누가 없어가도 모른다는 그 고질병이 또 도질줄이야.


아침에 눈을 뜨니 아뿔사 7시.


이럴수가. 이게 몇번째인가.


예전의 치악산, 대관령~진고개 번개, 제왕산 정기산행에 이번까지 벌써 4번째.


이러다가 양치기 소년이 되는 것은 아닐런지.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루루 또한 늦잠.


덕분에 예정시간에서 1시간이나 늦은 8시에 출발을 하게 되었다.



날씨는 꾸물꾸물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 질것만 같았다.


또 우중산행이 되는 것은 아닐런지 걱정이 되었다.


차가 영동고속도로를 진입한후 역시나 비가 오기 시작했다.


휴게소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고 홍천에 이르렀을때 다행히 홍천은 비가 오지 않았다.


그래도 불안은 어쩔수 없는 법.



정밀한 지도책의 덕분에 우리 일행은 헤매지 않고 쉽게 가리산 휴양림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매표소 입장료는 군민 1천원, 외지인 2천원


그러나 맘씨 좋은 아저씨께서 오늘의 첫 손님이라며 군민 입장료 만으로 입장을 시켜 주었다.


오늘의 첫 손님이자 마지막 손님이 된 우리.


아무래도 평일이라 그런지. 아직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휴양림은 한산하기만 했다.


하긴 자영업 혹은 흰손이 아닌한 평일 산행은 그만큼 무리가 있겠지 싶다.



가리산 등산은 크게 두코스로 나뉘어 진다.


그 한 코스는 휴양림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거쳐 춘천시 북산면 물로리 소양강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코스고, 오늘 우리산 선택한 코스는 휴양림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거쳐 동쪽 지능선을 거쳐 휴양림으로 회귀하는 코스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배낭을 다시 꾸려 주변을 보니 잘 꾸며놓은 휴양림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숙박시설 및 편의시설 등 여름철 성수기를 대비하여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그리고 간헐적으로 약간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리산 휴양림 그 넉넉한 산책








휴양림으로 지정되었고 관리사무소가 존재하고 입장료를 받는 곳.


역시 투자를 해서일까?


등산로는 너무나 잘 정돈되어 있었다.


펫말로 등산로와 일반 소로를 확실히 구분지어 주고 있었다.



대다수의 휴양림이 그렇듯


이곳 가리산 또한 계곡을 품고 있었다.


우리는 그 계곡을 따라 마치 산책로처럼 정비된 등산로로 등반을 시작했다.


물의 수량은 비교적 많지는 않았지만 사방이 고요해서일까?


비교적 물 소리는 귓가에 크게 울려왔다.



통나무 방갈로를 지나 등로를 오르기 시작하자 빗방울은 약간씩 굵어 졌다.


지난 두번의 우중산행에 미리 겁을 잔뜩 집어 먹은 나는 서둘러 우의를 입을 것을 종용했고 우비를 입고 다시 산행에 오르고 얼마후 빗줄기는 약해지고 곳이어 그치고 말았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라고 했던가 바로 내가 그짝이었다.



등산로 이정표를 따른 산행길.


마치 산림욕을 하듯.


등로 좌우로는 낙엽송이 우람이 하늘로 뻐쳐 오르고 있었다.


아름드리 침엽수림과 어우러진 계곡


아주 편안한 산책로라고나 할까?


별 어려움 없이 삼거리를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지나 가삽고개로 그리고 정상 아래에 이르기까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정말 너무나도 여유로운 산행이었다.


산행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은 덕택에 보폭을 최대한 느러뜨리고 여유를 부리며 산에 오를 수 있었다.


삼거리를 마지막으로 계곡을 접할 수는 없었지만 시원한 물소리와 어우러지고 가삽고개에서 정상아래까지의 완만한 주능선길.


그 길에는 구름이 안개와 같이 자욱히 깔려 있었다.



마치 구름속의 산책이랄까?


오늘 이 산을 찾은 사람은 우리 일행 3명뿐.


구름속을 거닐며 아름드리 고목과 간혹 보이는 괴목은 음산함까지 내 보였으나


날씨는 산행하기 그만이었다.


햇빛에 얼굴 검붉게 탈 일이 없고, 폭우가 쏟아져 고생할 일 없이 구름으로 드리워진 산은 시원함을 마져 느낄 수 있는 산행이었다.


하물며 앞이 제대로 안보이는 구름을 뚫고 감에야.













이곳이 선계인가? 가리산 정상이여






어느새 우리 일행은 정상을 바라보고 섰다.


아찔이 우러러 보이는 노적가리.


수직절벽에 가까운 정상의 봉우리.



정상을 오르는 길에는 밧줄이 매여 있었다.


물기를 머금은 바위절벽에 한걸음 한걸음 조심히 봉우리를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첫번째 봉우리를 거의 다 올라 전망대 앞에 섰을때 내 입에서는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야~~~"


정말 장관이었다.


저 멀리 구름에 쌓이 산들 그리고 마을들.


우리가 지나온 능선으로는 흰 구름이 뭉게뭉게 흘러가고 있었다.


또한 멀리 계방산은 허리에 구름띠를 두른채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전망이 뛰어나다고 했는데 정말 이다지도 좋을 줄이야.


물론 날이 좋아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었어도 좋았겠지만 날씨가 흐려 조망을 멀리까지 하지 못해도 그 나름대로의 맛이 물씬 풍겨났다.



첫번째 봉우리의 정상은 더더군다나 장관이었다.


동서남북 그 어디라도 막힌 곳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곳.


서쪽으로 소양강이 자리잡아야 할 곳은 구름바다를 이루고 동쪽으로는 멀리 계방산까지 구름에 휩싸인 겹산들 그리고 마을들, 남쪽으로 우리가 올라야할 정상 봉우리와 또한 겹산들.


선계가 따로 있을소냐 싶었다.



구름을 뚫고 오른 정상의 봉우리


그곳에서의 늦은 정심과 얼린 맥주 한모금이 목줄기를 타고 내려갈때의 짜릿함이란...


이곳이 정상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런지.



첫번째 봉우리를 내려가 다시 정상석이 있는 두번째 봉우리.


오르는 길은 더더욱 가팔랐으나 그간의 단련 덕분인지 그래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정상석만 보면 우선 기념촬영을 하는 것은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탄성을 발하는 전망을 보기 위하여 벼랑 끝으로 이동. 다시금 우리의 위치를 확인했다.


장관이었다.


조망이 좋다는 사전 정보는 있었지만


다시금 바라보는 드넓은 세상.


이곳이 선계가 아닐지.


구름탄 신선이 방금전 이곳을 떠난 것은 아닐런지


내 눈은 사방 그 신선을 찾고 있었다.











아쉬움을 달래며 속세를 향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가는 곳에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절벽에 가까운 봉우리를 올랐다면 또 그 절벽에 가까운 봉우리를 내려가야 하는 법.

떠나기 싫은 선계를 뒤로 하고 속세를 향한 첫 발부터 쉽지는 않았다.

절벽에 매인 로프를 잡고 시범을 보이며 내려갔고 뒤따라 엄지누나와 루루

루루 겁을 먹다.

겁을 너무 먹으면 안되는 법.

덕분에 손목과 팔 등이 바위에 끓켜 상처를 입고 말았다.

그렇게 절벽을 내려와 다시금 내리막길을 내 달았다.


그리고 샘터.

사시사철 조그만 바위 틈 사이로 약수가 샘솟는다 하였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것인가 약수 한컵 받아 가리산 정기를 받아 내 몸속에 몰아 넣었다.

항상 산행 뒤에는 힘이 생긴다.

이것이 그 힘의 원천은 아닐까?


등산로는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이정표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만나는 낙엽송.

비록 봄철이 훌쩍 지났기에 진달래는 볼 수 없지만

마음 속으로 화사한 봄을 그려 본다.


내리막 길따라 무리없는 마지막 산책로를 내려오듯 삼거리를 지나 계곡을 지나 주차장에 이르렀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너무 주 등산로에 의지해 우리가 당초 계획한 남릉안부를 거쳐 989봉과 528봉을 거치지 못했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무사히 원점회기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평일.

잠시 잠깐의 이탈을 맛본 산행.

주말과 또 다른 나름의 행복을 느껴본 산행이라고나 할까?

이제는 내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가리산을 등졌다.













후기를 마감하며






돌아오는길.


우리는 한계령을 넘어 양양을 거쳐 오기로 했다.


차를 몰아 한계령 정상.


한치 앞이 제대로 안보이는 안개(구름)을 다시 헤쳤다.


역시 설악산.


한계령 휴게소에서 따스한 커피 한잔과 우리의 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



항상 산에 가면 산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우리의 삶이 있다.


또다시 오늘을 살아가야하는 것.


과거는 없다. 미래또한 없다.


오로지 오늘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 뿐.


난 또 이 순간을 그렇게 아름다움으로 보내고 있다.



내일은 금요일.


그리고 주말을 거쳐 일요일. 산행 일지로 보자면 설악산 서북주능의 끝 안산이 기다리고 있고.


금요일, 토요일


또 땀흘려 일할 나의 일터가 기다리고 있다.


잠시의 이탈은 내 삶의 활력으로 내 몸을 충전시키고 또 다른 오늘을 준비해야 한다.



떠남이 있으면 돌아옴이 있고.


내 삶의 터전이 있기에 떠남이 있는 것이 아닐지...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우리는 오늘을 사는 거겠지요.


이제 저는 또 저의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산사메님들.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산행을 했으면 좋겠네요.








▣ 삼포친구 - 고향가면 지척에 보이는데 간다간다 하며 한번을 못갔네요..ㅠㅠ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 백운도사 - 듣기는 많이 들었는데 아직 못 가고 있는 산.. 가리산.. 산행기만으로도 선경의 감흥을 맛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주말에 바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 불암산 - 아기자기하면서도 암릉을 타는 묘미도 있고 산행코스에 따라 장거리 능선산행도 가능하고 정상에서 보는 춘천소양호의 비경, 어느 한군데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산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휴량림입구부분에 맨발 산책로 , 관리소 우측길로 산행을 시작하시면 거리를 늘려서 가삽고개를 거칠 수 있구요, 즐거운 산행 축하드립니다. 늘 즐산하십시요 - 불암산 드림 -
▣ 관사모 -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