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일 : 2004년 9월 19일(일) 맑음

산 행 지 : 울산광역시 울주군 신불산(1209m),영축산(1092m)

산행코스: 간월산장 - 홍류폭포 - 공룡능선 - 신불산 정상 - 신불평원 - 영축산 정상 - 신불평원 - 공룡능선 - 홍류폭포 - 간월산장

누 구 랑 : 산초보 둘이서

산행시간: 총 9시간 / 15km

 

요즘은 주말마다  비가 와서 매주 동네 앞산만 다니다가 이번 일요일엔 모처럼 가을 억새도 볼겸 신불산에 가기로 했는데,

전날 토요일에 비도 많이 내리고 몸에 열도 있어 산행을 거의 포기하고 감기약 먹고 일찍 잠들었다.

일요일 아침 6시쯤 일어난 짝지가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더니 들뜬 목소리로 날씨 좀 보란다.

초가을의 새파란 하늘을 보더니 "오늘 신불산에 가면 조망이 아주 좋을 것 같다", "갈대가 보고 싶다"며 바람을 잡는다.

일어나 몸 상태를 점검해 보니 컨디션이 생각보다 좋다.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해서 가면 9시쯤엔 간월산장에 도착할 수 있겠다 싶어 떠나자고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김밥을 싼다.

 

1. 아침 9시에 간월산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엔 벌써 많은 차들이 있다.

주차장 입구 한 귀퉁이 공간에 차를 세우고 신불산을 쳐다보니 산세가 만만찮게 보여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된다. 

지난 3월에 왔을 땐 산머리에 순백의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 주더니, 6개월 만에 다시 찾아오니 벌써 신록의 옷이 

약간은 퇴색된 초가을 색깔을 보여 준다. 

 

 

2. 들머리에서 편한 등산로를 10여분쯤 올라 오니 홍류폭포와 간월산 갈림길의 표지기가 나온다.

 

 

3. 갈림길에서 약 100m를 걸어가니 홍류폭포가 나온다.

지난 3월에 왔을땐 물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도 얼어 있어서 정말 볼품 없었는데

어제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수량이 무척 풍부해 제대로 된 폭포 모습을 볼 수 있다.  

홍류폭포 좌측에 샘터가 잇어 물 한모금 마시니 시원하고 물 맛도 좋다.

 

 

4. 숲속의 급경사 등산길을 오르기 시작해서 1시간여쯤 걸어가니 두번째 암벽 오름길이 나온다.

밑에서 기다리던 중 먼저 오르던 사람이 위에서 돌을 잘못 건드려 낙석에 맞을 뻔 했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낙석이라고 말도 안해주고 소리내어 웃고 있는 조심성 없는 그들의 행태가 괘씸해서 놀란 목소리로 항의 했더니 미안하단다.

자신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안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산에선 자신의 작은 부주의가 귀중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5. 칼바위, 일명 공룡능선이라고도 한다,

설악산의 공룡능선이 꽤 험하기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우리에겐 신불산 공룡능선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저 멀리 산꼭대기에 신불산 정상에 있는 돌탑이 뾰족하게 솟아나 있다.

겨울엔 아주 세찬 바람이 많이 불기로 유명한데 오늘은 바람이 자는 듯 평온해서 오르기가 한결 쉽다. 

 

 

6. 능선의 우측 아래를 내려다 보니 발끝이 간지러울 정도로 까마득한 낭떨어지라

바위에 착 달라 붙어 기다시피 올라가고 있다. 여자 산님이 용감하게 선등을 한다.

 

 

7. 분홍색 등산복을 입은 짝지 뒤로 우리가 기어 올라온 공룡능선의 모습이 웅장하게 펼쳐져 보인다.

여기서 보니 정말로 공룡의 등짝처럼 생긴 것 같다.

 

 

8. 공룡능선을 지나 10여분쯤 오르자 신불산 정상석이 나온다.

우리가 디카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방금 올라오신 산님이 부탁하기도 전에 먼저 사진을 찍어 주신다고 한다. 고맙습니다~~

뒤에 보이는 신불산 정상엔 돌탑이 있고 그 옆에 파라솔로 그늘을 가린 채 장사를 하시는 아줌마가 커피.컵라면 등을 팔고 있다.

올 3월에 왔을 땐 왠 도인같은 남자분이 팔고 있었는데 오늘은 뵈질 않는다.

 

 

9. 신불산에서 내려 가는 길에서 다음 도착지인 영축산과 억새로 가득 찬 능선이 시원스레 펼쳐 보인다.

 

 

10. 초가을 억새 길을 신나는 걸음걸이로 앞서 나가고 있는 짝지 모습이  바라만 봐도 마냥 흥겹다.

 

 

11. 드디어 영축산 정상이다!! 신불산 정상에서 영축산 정상까지는 약 3Km에 달하며, 산행시간은 약1시간 정도 걸린다.

 

 

12. 영축산의 정상부터 시살등까지 능선이 다 보인다.  

여기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지산마을로 하산하려 했으나 경치가 너무 좋아 다시 신불산으로 원점회귀 하기로 한다.

그때 웅성거리는 소리에 사람들이 바라보는 쪽을 보니까 신불산 정상 위에 구조용 소방헬기가 떠 있다.

아마도 누군가 사고를 당한 모양이다. 산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사고다.

항상 초보의 두려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 내리면 안전할텐데...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다 점심을 먹고 다시 신불산을 향해 출발한다.

 

 

13. 영축산에서 신불산으로 이동하던 중에 아리랑 릿지,쓰리랑 릿지의 모습을 본다.

쌍안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암벽등반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아주 멋지다.

 

 

14. 다시 도착한 신불산 정상석 아래...

따거운 날씨에 지친 몸을 쉬며 배하나 깍아 먹고 공룡능선으로 다시 하산한다.

신불산 정상위엔 무지개색 파라솔이 보이고 새파란 하늘에 흰색 구름이 멋지게 어우러져 있다.

 

 

15. 정상에서 공룡능선을 다 내려온 후 만난 암벽에서 밧줄을 잡고 하강 중이다.

그 뒤로 우리가 내려 갈 능선이 보인다.

 

 

16. 홍류폭포위 샘터에서 갈증을 해소하고 폭포수에 족탕을 하며 긴 산행의 피로를  풀고

놀다가 어둑어둑해진 길을 내려가 간월산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영남알프스에 눈이 내리면 만사를 제쳐 두고 달려오리라.

순백의 새악시처럼 다소곳이 기다릴 너를 만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