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4년8월26일 19:00 ~ 21:30

코스:오경농장 ~ 화엄벌

 

퇴근하면서 하늘을 보니 비라도 한차례 내릴것 같다

어제 화엄벌에 올랐어니 오늘은 쉬고 내일 다시 오르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가 온다는 소식이다

집에 도착하여 어쩔까 잠시 생각하다 내일 비가 오면 어렵다는 생각에 곧바로 준비를 한다.

준비랄것도 없지만 그래도 만약을 위해 랜턴의 건전지를 확인하고 빈 물병 한개와 스틱하나

핸드폰,손수건 ,허리쌕을 챙겨 휑하니 집을 나서면서 산에 갔다오마 하고 한마디 한다

오경농장을 지나 지푸네골 초입의 용주사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한다

신발끈을 조이고 머리에는 손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한손에 빈 물병,한손엔 스틱,허리의 쌕에는 랜턴과 핸드폰을

위치시키고 출발한다

19:05  지푸네골 출발

19:12약수터 도착

         빈 물병에 물을 가득 채우고 시원한 물을 한모금 들이킨후 곧바로 출발한다 

19:16첫번째 임도

        어두워 졌다  임도에서는 아직 밝은데 나무아래서는 어두워 미리 랜턴을 꺼내 손수건에 맞추어 고정한다

        이제부터 홀로 산그늘에 잠수해 들어가야 한다

        스스로 택한 길이니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리라 생각을 다잡고 너덜길로 올라선다

        좌측으로 계곡물 흐르는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고 어느순간 앞이  어른거려 보이지 않는다

        랜턴의 불을 밝힌다 오로지 앞만 보며 올라야 하는 시점이 된것이다

        두려움은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자라난다 는 말을 곱씹으며 순간 순간 다가오는 두려움을 물리치며

        자신을 다잡는다

19:43 두번째 임도

         너덜길이 끝나고 임도를 따라 오른다

         아직 자갈길의 임도는 그래도 밝은 편이다

         길 중앙의 작으마한 억새풀에  잠시놀란다 꼭 사람이 웅크리고 있는것 같은  느낌 때문에 괜한 헛기침으로

         쭈뼛선 머리를 단정히 한다

19:50 세번째 임도

        올라선 임도 끝에서 좌측으로 10미터쯤에 숲길의 산행로가 열려있는데 도무지 어둠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오싹한 한기가 등골을 타고 흐른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싶어 오름을 고집한다

        이제부터는 스틱이 푹푹 빠지는  흙길이다  하늘을 찌르듯이 솟아있는 나무가 밤에보니 훨씬더 높게 보인다

        나무에 잠자리를 마련하던 새들이  난데 없는 인기척에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푸득인다

        돌아설까 하고 처음으로 마음이 흔들린다  잠시 그대로 그자리에 머문다

        끝까지 가보자   산행을 시작하고난후 지금까지 정상을 포기  한적은없었다 가끔 즉흥적인 코스변경은있었지만....

        쉼없이 올라 본다

20:05 네번째 임도

         한참을 오른것 같은데 시간은겨우15분이 지났을 뿐이다

         물을 한모금 들이키고 무릅과 발목,허리를 다스린후 곧바로 출발한다

         비가 스치는가 보다.바람도 세게 불어온다 .나무잎의 서걱임이 어둠과 함께 내게로 안겨온다

         빗방울의 수가 좀 많아지고 바람의 일렁임도 심해진다

         걸음은 자연히 빨라지고 있다 이제 그리 큰 두려움은 없다

         화엄벌이 다가오면서 하늘이 열리고 있었다  숲길이 끝나고 이제 억새군락을 헤엄치고 있다

20:15  화엄늪 감시소

         어제 저녁에 화엄벌에 올라보니 지천인 억새풀이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지금은 내 키를잠수시키고 길을막아섰다

         바위에 올라 양산시내와 부산의 불빛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정상부엔 비조금에 세찬바람에 불고 있다

20:20  이제 하산 이다

         어둠의 터널을 다시 지나갈려니 마음이 울렁거린다

         그래도 이제 집으로 가는길인데 싶어 한걸음에 내닫는다

21:10 약수터 도착

         하산길에 아주가벼운 알바를 두번 이나 하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야간산행은 뚜렷한길을 택할것이고 길을 완벽히 알지못하면 홀로 산행은 접어야 한다는것과

         반드시 여분의 랜턴이 있어야 하며 쉴때는 절대로 길을 벗어나서는 안되고 진행방향을 보고

         있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소중한  깨달음을 터득하게 되었다

         약수터에서 한바가지의  물을 마시고  물병에 물을 다시 채워 출발점으로 간다

21:25 산행 마무리

        

      -후기-

       이제 4번째의 야간산행인데 앞의 세번은 오름은 해의 도움이고 내림만 랜턴의 도움이었는데 반해

       오늘은 오르 내림이 모두 랜턴에 의지한 첫번째 산행으로 기록될 것이다

       많이 부족한글을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읽어주신 산님들께 감사 드리고 혹여 조언이 있으시면

       아낌없는 지도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