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출발 : 4:27
백무동 주차장 도착 : 6:37
장터목,세석갈림길 : 6:50
하동바위 : 7:55
참샘못미쳐 나무에 핀 버섯 : 8:16
참샘 : 8:24
소지봉 : 8:48
망바위 : 9:24
큰바위(전망 좋은곳) : 9:54
장터목 : 10:26
연하봉 : 10:59
촛대봉 : 12:03
세석 : 12:27
세석출발 : 13:03
첫이정표 : 13:36
두 번째 이정표 : 14:41
한신폭포 : 15:03
오층폭포 : 15:30
가내소 : 15:54
첫나들이폭포 : 16:11
장터목과 갈림길 : 16:38
주차장 출발 : 16:56


산행후기


금요일, 비가온다는 예보에 이번주말은 뒷산인 계족산에 다녀오기로 결정한다. 주5일제로 쉬는 토요일. 다른날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보니 비 올 기미가 없다. 덥지도 않고 산에 가기 참 좋은 날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지리산가는건데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 오늘은 가볍게 뒷산에 갔다오고, 내일 비가 안오면 백무동으로 해서 지리산에 가보기로 마음 먹는다.


토요일 저녁/ 괜히 마음이 설렌다. 나이 50이 다돼가는데 마음설레는 일이 있다는게 참 좋다. 산에 무슨 매력이 있기에 그럴까 ?


일요일 3시 50분에 잠이 깬다. 밖을보니 비올 기색이 없다. 그래 가자. 바로 일어나 배낭에 주섬주섬, 엊저녁에 마누라에 부탁한 도시락 두 개도 챙긴다. 마누라도 잠이 깼는지 걱정스런 눈초리로 바라본다. 마누라도 보통 따라 나서는데 오늘은 가기 싫단다. 일요일이라 교회도 가야하고, 뭐 어쩌고 한다.


마누라 걱정을 뒤로하고 4시 20분경에 아파트를 나선다. 차에 시동걸고 출발할때의 시계가 4시 27분이었다. 대전IC로 들어서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를 거쳐 함양에서 88고속도로로 접어든다. 88고속도로는 중앙분리대도 없이 제한속도도 80키로, 어떤구간은 70키로이다. 제한속도에서 5키로미터 이내로 정속주행하여 지리산ic로 나온다. 인월에서 백무동가는 길을 아저씨에게 물어보고 나머지는 표지판만 보고 백무동에 도착한다. 그시간이 6시 37분 대전집에서 딱 2시간 10분 걸렸다. 대전에서 백무동까지 생각보다 가까운걸 이제야 와보는구나 하는 자책감이 든다. 지난 6월 13일 대전근교 우산봉에서 하산하여 버스로 집까지 소요시간이 2시간정도 걸린걸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6시 50분 출발이다.(장터목대피소 5.8K, 참샘 2.4K, 하동바위 1.8K, 세석대피소 6.5K, 540M)


오늘 예정 코스는 일단 장터목까지 가보고 조망이 괞찮으면 천왕봉에 갔다가 올라간 코스로 내려오고, 그렇지 않으면 세석-한신계곡으로 하산하기로 작정한다.


이른아침이라 그런지 등산객은 많지 않다. 그들도 대부분 일행이 있다. 나만인 나홀로 산행하는 것 같다. 이정표를 디카에 담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면서 서서히 산에 오른다. 한 30분 올라갔을까? 시장기가 돈다. 등산로을 약간 비켜난 적당한 곳에 앉아 아침을 먹는다. 밥먹다 생각하니 이 무슨 청승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가 오라는 것도 아니요, 등떠밀며 가라는 사람도 없는데 안개가 자욱이 낀 계곡을 바라보며 아침을 먹는다.


아침먹고 이내 출발한다. 최대한 속도를 늦춘다. 빨리 갈 다리힘도 없거니와 오늘 코스가 나에게는 만만치 않기 때문에 체력안배를 위하여 최대한 천천히 간다. 다른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앞질러 간다. 어떤 아저씨 한분과 속도가 비슷하다. 그분은 엊 저녁에 천안에서 출발하여 백무동에서 잤단다. 일행들은 앞에 가고 혼자만 처진것이라 하신다.


어떤 여자분 한분이 배낭도 물병도 없이 씩씩하게 나를 앞지른다. 참 부럽다. 그 용기가 그 체력이 너무너무 부럽다.


7시 55분 하동바위 도착(장터목 대피소 4.0K, 백무동 1.8K)
무슨 인공벽처럼 생긴곳이다. 다른분 산행기 읽을때는 평평하여 그위에 앉아 쉴수 있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하동바위 지나서 한 20분 진행하니 남자 몇분이 사진을 찍고 있다. 나무에 분홍색 버섯이 있는데, 모양은 영지버섯 비슷하다. 어떤분이 한 장 찍으라 권하신다. 나도 한 장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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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배낭이 너무 무거워 보인다 하였더니, 사진 장비가 많아서 그렇단다. 산에 그냥 다니기도 힘든데 대단한 아저씨라는 생각이 든다.


8시 24분 참샘도착(백무동 2.6K, 천왕봉 4.9K, 장터목대피소 3.2K, 1125M)
물병하나를 채우고 물한모금 마신다. 아저씨들은 세수도 하고, 쉬어갈 모양이다. 잘 다듬어진 벽에서 호스 끝으로 끝없이 내려오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한참 쉰다.


8시 49분 소지봉 도착(백무동 3.0K, 장터목대피소 2.8K, 해발 1,312M)
배낭을 벗어 이정표 밑에 놓고 사진한장 찰칵하고 곧바로 출발한다. 봉우리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조망도 없고 지명도 그렇고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 든다.


9시 24분 망바위(천왕봉 3.2K, 장터목 1.5K, 백무동 4.3K)
안개가 잔뜩 끼었다. 안개만 아니라면 한쪽으로 조망은 굉장히 좋을 것 같은데. 아쉽다. 지난번 2월달에 중산리로 천왕봉 올랐을때도 눈비로 아무것도 못본 기억이 새삼스럽다. 오늘도 그때와 같을려나. 지리산에 2번와서 능선구경한번 제대로 못할 것 같다.
한참을 앉아서 쉰다. 장터목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행렬이 계속 이어진다.


9시 54분 길가에 평평하게 생긴 꽤 큰 바위가 있다. 그 위에 올라 한참을 또 쉰다. 다리도 제법 아프고 하여, 앉아서 그냥 쉰다.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올라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분들도 그곳에 앉아서 한참을 쉰다.


10시 26분 장터목 산장 도착이다.
산장에 붙어있는 지리산국립공원등산로안내도에는 천왕봉 1.7키로 1시간 20분, 세석대피소 3.4키로 1시간 30분등 주요등산로 거리 및 시간표가 붙어 있다.
야외 의자 빈곳에 앉아 그냥 멍하니 앉아 시간을 보낸다. 역시 조망은 없다. 안개사이로 봉우리가 언뜻언뜻 보이기도 하는데 순식간에 사라진다. 당초 계획대로 천왕봉은 포기하고 세석으로 발길을 옮긴다. 연하봉 직전에 안개에 가려진 연하봉이 선경 그 자체이다. 멍하니 서서 한참을 바라본다. 갑자기 마누라 생각이 난다. 이광경을 보면 굉장히 좋아할건데... 전화를 꺼내 문자메세지 하나 보낸다. "여기는 장터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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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59분 연하봉 도착이다(세석 2.6K, 장터목 0.8K, 1730M)
주변의 바위가 발길을 잡는다. 그 바위사이로 흐르는 안개와 어울려 한폭의 동양화 같다. 경치에 취해 한참을 바라다 본다. 가다가 힘들어 쉬고, 경치보느라 쉬고 그렇지 않아도 느린 발걸음이 자꾸만 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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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3분 촛대봉 도착(세석 0.7K, 천왕봉 4.4K, 장터목 2.7K, 해발1703M)
촛대봉에 안내판을 보니 시계만 좋으면 천왕봉은 물론 노고단까지도 보이는 것 같은데 오늘은 아무것도 안보인다. 다만 세석산장과 능선 양쪽으로 안개모양이 다른 것이 이채롭다. 천왕봉을 볼수 있는지 한참을 기다린다. 끝내 천왕봉은 못보고 세석산장으로 내려선다. 세석평전은 출입금지다. 그 대신 정성들여 만들어논 안내판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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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27분 세석산장 도착(벽소령대피소 6.3K, 장터목대피소 3.4K, 거림 6.0K, 백무동 6.5K)
한참을 앉아 쉬다가 점심을 먹는다. 산장의 안내방송이 있다. 자기쓰레기는 되가져가서 매표소 부근에서 버리라는 것과, 식수대에서 치약으로 양치하지 마라는것등이다. 그런데 발밑을 보니 할인점의 큰 비닐봉투속에 쓰레기가 가득한채 버려져 있다. 이런 양심으로 산에 다닐 자격들이 있는지.....


13시 05분 세석산장 출발해서 한신계곡쪽으로 접어든다. 그런데 등산로에 남부산악회 명의의 백무동 방향 화살표가 놓여있다. 아마 단체산행 안내판 같다. 저것은 환경파괴와 관계가 없는것일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내려오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항상 내려오는게 꼴찌인 나는 더욱더 힘이든다. 한참을 내려온것같은데 이정표에는 이제 0.7K 왔단다. 다리에 힘이 쭉 빠진다. 올라올때는 정상에서 맛볼 경치에 기대가 있어 쉬운데 내려오는게 너무 힘든다. 특히 남부산악회를 비롯한 단체 산행객들이 많아 더욱더 신경 쓰인다.


어쨌든 차분히 한걸음 한걸음 황소걸음으로 천천히 내려온다. 길은 돌로 이어진 최악이다. 장마철이라 습기는 잔뜩 머금고 자칫하면 미끄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에라 모르겠다. 시간은 충분하지 하면서 가다 쉬고 가다 쉬고 한다.


14시 40분 표지판(세석 대피소 2.0K, 가내소 1.8K, 백무동 4.5K)
아니 이거 표지판이 잘못된 것 아니야. 아무리 거북이처럼 왔다지만 하산길 2Km를 1시간 40분이나 걸리다니. 하지만, 어떡하나 아주머니도, 60넘은 노인도 나를 앞질러 갔으니 이렇게 걸릴 수밖에. 오늘도 어쩔수 없는 나무늘보같은 산행이다.


15시 03분 한신폭포 도착(백무동 3.7K, 세석대피소 2.8K) 이구간은 크게 가파르지는 않다. 갈만하다. 그런데 체력이 소진되어 속도를 내지 못한다. 쉬엄쉬엄 천천히 내려온다.


15시 30분 오층폭포 도착(백무동 3K, 세석대피소 3.5K 855M) 그래 이제 반넘게 왔구나 하면서 내려온다.


15시 54분 가내소 도착(여기 표지판은 등산로 개념도로 표시되어 있다. 백무동 2.7K)
여기부터 길은 제법 평탄해진다. 이렇게 가다가는 5시 넘어 도착할 것 같아 조금 속도를 내본다.


16시 11분 첫나들이 폭포(백무동 1.9K, 가내소폭포 0.8K, 세석대피소 4.6K, 표고 630M) 아침에 출발할 때 표고 540M였으니까 이제부터는 거의 평지나 다름없다.


16시 38분 장터목대피소와 세석대피소 갈림길 도착(장터목대피소 5.8K, 가내소 2.7K, 세석대피소 6.5K)


아 이제 다왔다. 조금더 오니 야영장 취사장이 있다. 취사장에 들어가 손씻고 머리에 물한바가지 뒤집어 쓰니 더위도 조금 가신다.




16시 56분 운동화로 갈아신고 차에 오른다. 이제 대전으로 출발이다. 참 힘든 산행이었다. 한신계곡으로 내려오는길은 길이 기억될것같다.


 


 


 


 




▣ 운해 - 백무동에서 출발하여 한신계곡으로 하산하는 원점 회귀산행의 멋은 아무래도 한신계곡의 그림같은 모습 아닌가 합니다. 장마철에는 언제나 피해야할 곳이지만 가을의 한신계곡의 단풍 너무나 유명 하지요. 수고 하셨습니다.
▣ 알부남 - 지리산 산행을 진심으로 추카하며 기회가 주어지면 지리산 종주를 같이 한번 하였으면 합니다. 즐산 하십시요.
▣ 불암산 - 계곡의 수려함과 세석평전의 광활함을 한껏 누리신 늘보부부님의 지리산행을 축하드립니다. 여름철 특히 폭풍우가 몰아칠때 항상 안전산행 하실때가 돌아오는것 같습니다. 즐산하십시요.-불암산 드림 -
▣ 이향진(산인) - 지난 토요일 저는님께서 가신 같은 코-스로하루전날 천왕봉 을 거쳐 한신계곡으로 왔슴니다.나무에 핀 버섯 장관이었지요 하루종일 안개로 시야는 어두웠으나 한신계곡 그림같은 풍광은 잊을수가 없군요 지금도 생생 합니다. 그우람한 폭포소리 수고하셨슴니다 .즐산 하십시요
▣ 늘보부부 - 운해님 ,알부남님, 불암산님, 이향진님 격려 감사합니다. 언젠가 산에서 스쳐지나가는일이 있겠지요. 날이 더워집니다. 모두 안산, 즐산하십시요...
▣ tdcyoun - 늘보부부님의 원점회귀산행 축하드립니다 한신계곡길을 보니 지난날이 떠오름니다 저도 님과같이 집사람하고 오르는도중 세석부근 1km정도부터 급경사에 바위길 마눌님 떼문에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항상 즐산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