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산 종주 | 부산 근교산
2007.01.01 16:17


 

 

 

 

무한 도전, 금정산 대종주


□ 산행개요


  ○ 산 행 지  : 부산 금정산 종주

  ○ 산행일자 : 2006년 12월 30일(토) / 맑고 쾌청한 날씨

  ○ 산 행 자  : 부산토요산악회와 함께

  ○ 산행코스 : 계석마을-장군봉-고당봉-북문-동문-남문-만덕고개-불웅령-백양산-삼각산-갓봉-주례

  ○ 산행시간 : 10시간 50분


□ 산행일지


  05:30  집에서 출발(부산 개금3동)

           개금 전철역(05:44)에서 호포전철역에서 도착하니(06:18) 몇몇 회원들이 나와 있다.

           잠시 기다리다가 택시를 타고 양산 다방동 계석마을에 도착한다.(07:00)


  07:20  산행 시작

           계석마을 표지석에서 19명이 출발, 대정그린파크의 오른편에 열려있는 산행로로 들어선다.


  07:26  들머리

           들머리에는 금정산 등산로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초입부터 가파른 길. 15분 정도 오름길을

           치고 무덤이 있는 봉우리를 오르고, 잠시 완만한 길 이후 다시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니 임도다.


  07:54  임도

           이정목은 정상의 방향표지만 설치되어 있는데, 누군가 매직펜으로 고당봉 12km라고 써 놓았다.

           허나, 이건 그 분의 체감거리 인 듯. 지도를 놓고 다시 재어보아도 다방동에서 고당봉까지는

           도상거리 7.6km 정도, 오르내리는 고도를 감안하더라도 8km 내외 일 것이다.

           임도에서 15분 정도 가파른 길을 오르니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고, 곧 암벽이 가로 막는다.

           암벽에 올라서니 영남알프스 능선과 천성산의 주능선이 조망되고...


  08:19~32  다방봉

           종전에는 임도를 건너기 전에 올라섰던 작은 봉우리가 다방봉 인줄 알았는데, 암벽을 지나고

           올라 선 곳이 다방봉 이란다. 다방봉에서 정면에 보이는 것이 727봉, 그 오른쪽은 고당봉이다.

           선두를 보내놓고 뒤이어 오는 중간그룹을 기다렸다 함께 간다.


  08:54  은동굴 갈림길 /이정표(↑정상 4km)

           왼쪽으로 내려가면 은동굴로 가는 길. 금년 6월10일에 왔을 때는 “←금륜사<은동굴> 0.5km”

           이라는 이정표가 있었는데 떨어져 나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잠시 잡목길을 이어가다가 앞을

           막고 있는 암벽을 철계단으로 올라서고, 왼쪽으로 깍아지른 능선길을 이어가니 727봉에 닿는다.


  09:07~20  727봉(해발 726.7m)

           727봉에는 작은 돌탑이 세워져 있다. 바로 앞에 장군봉과 우측으로 고당봉이 더욱 가까이 다가

           서 있다. 다방봉과 이곳에서 25,6분을 머물렸으니 선두는 아마 고당봉을 앞두고 있을 것이고

           후미들은 한참을 뒤 처져 있을 듯 하니, 아무래도 후미들은 종주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나는 중간그룹과 함께 보조를 맞추어 완주하기로 한다.


  09:32~35  장군봉(해발 734.5m)

           자그마한 정상석이 앙징스럽다. 정면에는 장군평전이, 오른쪽에는 고당봉이 바로 앞에 있다.

           암릉길을 내려와 장군평전에서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가로질러 간다.


  09:43~50  샘터

           내림길을 앞서 내려왔더니 뒤따라 오던 중간그룹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길을 잃을까 불안

           했나 보다. 완주를 목표로 충분히 쉬어가면서 가야 할 듯.


  10:16  능선삼거리 /이정표(↖금정산 정상, →장군봉 2.3km, ↓범어사 2.5km)

           중간그룹에서 발목이 접 찔렸던 한분은 중도 하산했다고 한다. 바로 앞 고당봉을 향해 오른다.


  10:26~35  고당봉(해발 801.5m)

           제법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올라와 있다. 그중 한사람이 스틱을 집고 있는 우리 회원을 보더니,

           “스키 타다가 왔어요?”하고 묻는다. 왜 그렇게 중무장을 하고 다니냐는 뜻일 게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행락객 수준. 아서라, 산행초보가 어찌 금정산 대종주중인 산악인을 알아 볼 것인가.


  10:47~11:13  북문

           선두팀들은 앞서 갔고, 고당봉을 우회한 후미팀들과 함께 휴게소에서 컵라면과 동동주로 간식을

           한다. 발목을 삐어 하산한 한분을 제외하고는 후미들도 모두 완주할 것이라 다짐하는데...


  11:23~55  원효봉(해발 686.9m)

           계단길을 피하려고 능선을 이어가다가 알바를 한다. 능선이 갈라지는 원효봉을 무심코 지나고,

           바위 틈 사이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공간이 나 있는 소원바위를 지나면서도 주능선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이 길도 한번 다녀 본 길, 오히려 눈에 익은 길이기에

           주능선길로 착각했다. 소원바위에서도 한참 내려가 전망바위에 앉아있는 산행객과 대화중에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주변을 둘러보니 주능선은 멀리 오른쪽으로 지켜서 있다. 이 길은 남산

           봉을 거쳐 남산동이나 구서동을 하산하는 길이다. 가파른 길을 되올라 왔으니 무려 30분간을

           알바 한 셈.


  12:07  의상봉(해발 640.7m)

           알바는 심신을 지치게 하는 것. 그것도 장거리종주길에서...나를 믿고 따라 온 에꼴로스님, 하늬

           바람님, 소희님께 심히 미안하다.


  12:09~12  제4망루 /이정표(↑동문 2.4km, ↓북문 1.6km)

           뒤처졌다고 해서 조급한 마음은 금물. 잠시 주변을 둘러보면서 여유를 가져본다.


  12:39  동문

           동문에서 산성고개까지 능선을 타야 할 것이지만, 알바팀의 체력을 감안, 도로길로 나와 걷다가

           음료수도 한잔 하면서 휴식시간을 갖는다.


  12:52  산성고개

           앞선 회원들이 남문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 산성고개에서 대륙봉으로 올라 남문에

           갈 경우 30분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므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임도로 간다.


  13:13~50  남문

           선두팀은 출발하였고, 얄개님이 남아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후미팀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는 것인데...얄개님과 중간팀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중에 산행대장과 후미팀이 도착한다. 식사

           중인 후미팀들을 두고 소희님과 함께 화장실을 찾다가 먼저 출발하게 된다. 종주길은 남문에서

           왼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야 할 것이지만, 남문마을을 거쳐 내려온다.


  14:12  주능선갈림길

           진행방향 왼쪽 뒤편에서 남문에서 내려오는 능선길이 합쳐진다. 약간 벗어났던 종주길을 제대로

           들어 선 것. 산책로와 같은 길이 이어진다. 뒤따라오는 소희님이 지친 기색을 보인다.


  14:19  만덕고개

           한차례 급한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금정산철학로가 시작된다. “사색을 하면서 걷는 철학로”라고

           하지만, 장거리로 지친 종주자에게 그런 여유가 있을까...


  14:48~51  공원사거리 /이정표(↑백양산, ←어린이대공원, →만덕, ↓남문)

           향토순례코스 표지석에는 남문까지 3.3km거리임을 표시하고 있다.


  14:56~15:08  만남의 숲 /이정표(↑백양산, →만덕, ←어린이대공원, ↖당감, ↓남문)

           바로 밑 약수터에 물이 없다. 항상 나오던 곳인데...소희님이 지쳐보여 회원들을 기다려 보자고

           했더니, 그냥 올라 가잔다. 회장님과 선두팀이 불웅령에 기다리고 있다고 연락이 왔단다.

           불웅령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다. 된비알이 계속 이어진다.


  15:42  돌탑과 초소가 있는 봉우리

           일단 가파른 길은 올라섰다. 바로 앞에 불웅령이 보이지만 완만한 능선길.


  15:48~50  불웅령

           불웅령에도 돌탑이 있는데 쌓여지고 있는 진행형이다. 청년층의 산행팀이 있어서 물을 얻는다.

           아까 소희님에게 작은 물통을 하나 주었지만, 더 필요할 것 같아서 은근히 걱정되었는데...


  16:22~32  백양산(해발 642m)

           회장님과 까마중님, 얼음폭포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맞이해 준다. 후미팀과는 연락이 되지 않아

           어디쯤 오고 있는지, 아니면 중간에 내려갔는지 알 수가 없다. 되돌아보니 저 멀리 고당봉에서

           부터 걸어 온 능선이 조망된다.


  16:39  애진봉

           헬기장이 있는 능선 안부. 그럼에도 애진봉이라 이름하고 커다란 표지석을 설치 해 놓았다.


  16:45~46  584봉

           봉우리에 올라서서 낙동강과 너른 벌판이 낙조에 물들은 멋진 모습을 본다.


  17:08  삼각봉(해발 454m)

           삼각봉은 584봉에서 보면 철탑이 있는 봉우리다. 암봉인데 사상산악회가 세운 정상석이 있다.


  17:11~20  갈림길

           오른쪽으로 내려가다가 앞서 간 회장님과 회원들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되돌아 온다. 와 보았던

           길인데도 순간적으로 갓봉을 지난 갈림길인 것으로 착각 했다. 동네 뒷산 길은 갈래길이 많고,

           비슷비슷해서 방향잡기가 어렵다.


  17:30  갓봉(해발 405m)

           이미 날은 상당히 어두워 졌다. 헤드랜턴 하나에 소희님과 함께 어두운 길을 찾아 걷는다.


  17:36  갈림길

           직진하면 보훈병원으로 하산하는 길로서 1시간 거리이다. 왼쪽 내림길로 내려가기로 한다.


  18:10  개림초등학교 앞 /산행 종료

           도로에 내려서니 왼쪽은 개림초등학교, 오른쪽은 한효 아파트다. 큰 길로 내려오니 신주례 LG아

           파트 1단지다. 목표로 했던 유엔아이아파트의 2브록 옆. 주례삼거리 음식점에서 앞서 도착한

           회원들과 합류하고, 뒤이어 도착한 회원들과 함께 금정산 대종주를 자축. 2006년을 마무리한다.


□ 산행후기


  지난주 산행 뒷풀이에서 옆에 앉은 만수가족님을 폄하하는 듯한 농담을 받아서

  “에이, 만수가족님은(초죽음 고생을 겪었지만) 그래도 금정산 종주자인데...” 했더니,

  종주경험이 없는 회원들이 그만 열을 받았나 보다.


  그 자리에서 바롱님이 금정산종주를 제안하고,

  며칠 후 산악회사이트에 올린 공지에 참여신청 꼬리가 줄을 잇더니,

  새벽 7시에 무려 19명의 회원들이 계석마을에 모여든다.


  금정산 종주는 대간종주자들도 9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장거리 능선길이다.

  그럼에도 산행자중에는 "Future님”을 비롯, 평소 중간과 후미를 오가는 회원들도 다수 포함되었으니,

  오늘 산행이 과연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장거리 산행은 일반산행과는 달리 다 함께 모여 가기가 어렵다.

  자동차 경제속도와 같이, 늦은사람과 함께 걷는다면 빠른사람도 같은 양의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대간길에서는 걸음이 비슷한 사람끼리, 또는 혼자서 길을 찾아 걷는다.


  보통 산행 때에는 내가 후미들과 어울려 가지만, 오늘은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어차피 오늘의 후미들은 중간에서 탈출할 것이라고 보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종주가 가능할 듯한 회원들만 건지기로(?) 하고 중간에서 가기로 한다.


  후미들을 애써 외면하고 선두에서 가파른 오름길을 치고 오르는데,

  다방봉에 이르자 자연스럽게 중간그룹이 형성되니 에꼴로스님, 하늬님, 소희님, 얄개님 등이다.

  이후 남문에서 점심식사후 화장실을 찾다보니 소희님과 둘이서만 가는 길이 된다.


  하지만, 종주길은 자신의 두발로 걸어야 하는 것. 힘을 보태어 줄 수가 없다.

  점점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한 소희님을 보면서 매정스럽게(?) 10걸음 이상 앞서서 걷는다.

  가파른 불웅령을 치고 올라 백양산을 지났건만 넘어야 할 봉우리는 남아있고 능선은 계속 이어진다.


  삼각봉에서 정상석 사진을 위해 소희님에게 앉으라고 했더니 잠시 머뭇거린다.

  점심 먹고 처음 앉아 본다고 해서 왜? 했더니, 앉으면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아서...하고 배시시 웃는데,

  일순 가슴이 싸-아- 해 진다.


  이런, 이런!

  이런 사람에게 원효봉 부근에서 호된 알바까지 시켰으니...


  백두대간 종주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대간구간 어느 하나라도 만만한 게 없다고, 사람의 진을 다 빼야만 놓아주는 것이 대간길이라고...

  금정산 종주길은 약 23km, 어느 대간구간에도 못지 않는 장거리길이다.


  산행종료후 주례삼거리 음식점에서 후미팀을 기다리는데 1시간이 넘어서야 도착한다.

  산행시간 12시간 30분. 그 거북이 걸음으로, 그럼에도 11명 전원이 함께 낙오 없이 완주하였으니...

  유구무언.... 할 말을 잊게 한다.

 

▽산행지도(원문을 클릭하면 확대해 볼 수 있음) /가는 선은 알바한 곳과 종주길을 벗어나 산행한 길. 

 

※ 원문 및 산행사진 보기 : http://blog.daum.net/jameslim/10867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