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토요일)은 8시 30분까지 집을 나설 계획이었지만 늦장을 부리다가 9시 40분에 집을 나서서 쌍문역에서 전철을 타고 노원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탄 후에 상봉역까지 가서 중앙선으로 갈아타게 된다. 그런데 하필이면 덕소까지만 가는 열차가 도착해서 덕소에서 다시 승강장을 오르내려서 5분 이상 기다리다가 용문행 열차를 타게 된다. 결국 양수역 1번 출구를 빠져나오니 11시 18분경. 집에서 한 시간 40분 가까이 걸린 것이다.

양수역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일반적인 부용산 들머리인 용담약수터로 가는  길이 나 있지만 산행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능선의 끄트머리부터 종주하고 싶어서 용담약수터에 비해 30분 가까이 더 걸리지만 용담인터체인지 앞의 들머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양수역 앞의 큰 차도를 따라서 걷다가 나오는 체육공원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지면 꽁꽁 얼어붙은 호수를 건너는 긴 목교를 밟게 된다. 목교를 건너서 보도를 따라 왼쪽으로 살짝 꺾어지면 큼지막한 청계산, 부용산 등상안내도가 설치돼 있는, 용담인터체인지 앞의 부용산 들머리가 나타난다. 들머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나서 쌍스틱을 펴 짚고 산행을 시작하면 곧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작은 봉우리에 오르게 되고 봉우리를 내려선 지 5분 만에 안부에 설치돼 있는 임도를 가로질러서 오르막을 오르게 되고 곧 용담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이 지점에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양수역에서부터 한 시간 이상 걸어서 평상과 나무 벤치들이 설치돼 있는 봉우리에 올라 10분 남짓 쉬는데 해는 구름 속에 꼭꼭 숨어 있어서 하늘은 온통 흐리고 가까운 조망도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다시 일어서서 봉우리를 오르내리다보니 전망대로 가는 길과 부용산으로 바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하계산으로 오르기 위해 당연히 직진하여 전망대 쪽으로 오르니 작은 돌탑이 있는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르게 되고 두 봉우리의 꼭대기와 근접해 있는 안부를 사이에 두고 바로 앞에 전망대가 설치돼 있는 하계산 정상이 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양수역. 


 


체육공원 삼거리에서 좌회전. 


 


호수를 건너는 다리. 


 


꽁꽁 얼어붙은 호수. 


 


부용산 들머리의 청계산, 부용산 등산안내도(신원역은 개통됐는데 미개통으로 표기돼 있음). 


 


용담인터체인지 앞의 부용산 들머리. 


 


용담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쉼터가 있는 봉우리. 


 


전망대(하계산)로 가는 길과 부용산으로 바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돌탑이 있는 첫 번째 봉우리. 


 

전망대에서 조망을 하니 날씨가 흐려서 강 건너 바로 앞에 있는, 용마산에서 운길산에 이르는 능선의 윤곽도 흐릿하게 보이는데 잠시 조망에 열중하다가 해발 326 미터의 하계산 정상표지석을 카메라에 담고 나서 로프 난간이 설치돼 있는 내리막을 내려서서 안부에 닿으니 바로 앞에 다른 봉우리로 오르는 길과 그 봉우리를 우회하는 샛길이 갈라져 있다. 그냥 샛길로 우회하여 잠시 나아가니 그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길이 나 있고 갈림길의 방향표지판에는 그 길이 하계산 정상으로 가는 길로 표기돼 있다. 

하계산을 내려선 지 15분쯤 지나니 능선이 좌우로 갈라지는 곳에 닿게 되는데 여기서 왼쪽으로 1.3 킬로미터를 가면 한음 이덕형의 묘와 신도비가 나온다고 방향표지판이 가리키고 있고 오른쪽으로 584 미터만 오르면 부용산 정상이라고 표기돼 있다. 오른쪽으로 꺾어져서 10분 남짓 오르니 전망대가 설치돼 있는 부용산에 이르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하계산은 멀리서 보면 한 개의 봉우리로 보이는 세 개의 봉우리가 삼형제봉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사이좋게 붙어 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운길산과 수종봉이 흐린 날씨에 희미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전망대에서 무덤이 여러 개 조성돼 있는 곳을 지나면 헬리포트가 나오고 그 헬리포트의 한 귀퉁이에 놓여 있는 거무스레한 바위 위에는 해발 366 미터의 부용산 정상표지석이 얹혀 있다. 헬리포트를 지나면 바로 위에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부인당 정상이 나오는데 전망대와 무덤들, 헬리포트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이 실제 부용산 정상이다. 정상을 내려서면 평상이 설치돼 있는 쉼터가 있어서 이곳에서 차가운 바람을 피해서 식사를 하며 쉬다가 내려서니 곧 방향표지판이 나타나는데 직진하면 신원리 하산길이고 왼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면 청계산으로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꺾어져 내려간다. 


 


전망대가 있는 하계산 정상. 


 


하계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예빈산, 예봉산, 적갑산, 운길산, 수종봉. 


 


하계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마산, 고추봉, 검단산, 예빈산. 


 


하계산의 정상표지석 - 해발 326 미터. 


 


부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두물머리. 


 


멀리서 보면 한 개의 봉우리로 보이는 세 개의 봉우리 중 가운데가 하계산 정상. 


 


부용산 전망대. 


 


부용산 정상의 헬리포트. 


 


부용산의 정상표지석 - 해발 366 미터.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부용산 정상인 부인당. 


 

신원리 하산 갈림길에서 14분쯤 내려서니 좌우에 목왕리와 신원역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 있는 안부 사거리에 닿고 직진하여 오르면 철탑들이 늘어서 있고 그 위에는 형제봉의 전위봉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왼쪽으로는 청계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다시 신원역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 있는 안부 삼거리를 지나서 직진하여 오르면 산길은 평이하고 완만하게 나 있는데 형제봉의 전위봉은 꽤 가깝고도 높게 솟아 있어서 저기로 오르려면 체력 소모가 꽤 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서 완만한 지릉길을 유유자적하게 오르다가 가끔 뒤를 돌아보면 지나온 부용산과 하계산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그 뒤로는 예봉산과 운길산이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삼백 미터대의 하계산과 부용산은 많은 봉우리를 오르내렸지만 낮은 산들이라서 가벼운 산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청계산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양평의 산다운 거친 모습을 서서히 보여주기 시작한다. 무덤을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가파라지기 시작하는 오르막은 종아리와 발목에 힘이 들어가서 가만히 서 있기도 부담스러운 급경사의 오르막으로 변하여 개인의 체력과 인내력을 시험한다. 한참 오르다보니 로프 난간이 설치돼 있는, 전위봉의 정상 부분이 눈앞에 다가오는데 여기는 지금까지 오른 길에 비하면 유순한 편이다.

결국 전위봉을 올라서 두 봉우리의 꼭대기와 근접해 있는 안부로 내려섰다가 오르면 전망대와 삼각점, 정상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해발 507.6 미터의 형제봉 정상에 이른다. 손목시계를 보니 16시가 다 됐는데 방향표지판에는 여기서 청계산 정상까지 1.82 킬로미터이고 국수역까지 3.88 킬로미터라고 표기돼 있다. 청계산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 하산을 완료하려면 빨라도 세 시간은 걸리는 거리다. 청계산 정상을 다녀오려면 원래의 계획대로 8시 30분까지는 집에서 출발했어야 했다. 물론 청계산 정상에서 벚고개까지 가서 목왕리로 하산하거나 된고개까지 가서 고현으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군내버스가 하루에 몇 번밖에 다니지 않는 곳으로 하산하면 편안한 귀가가 어려워진다. 만성 관절염에 걸린 양 무릎도 아파 오고 오리털 파카 속으로 늦겨울의 차가운 바람도 매섭게 파고든다. 오리털 파카를 입고 산행을 하면 땀에 젖은 오리털이 잘 마르지 않아서 체온을 빼앗겨서 감기에 걸리기 쉽다고 하는데 그 말대로 산행을 마치고 몸살 기운이 심하게 들어서 이틀 밤낮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다. 

형제봉 정상에서 20분 남짓 쉬면서 청계산 정상은 나중에 옥산과 함께 종주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안전하게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하산하기 전에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보니 하계산과 부용산에 설치돼 있는 망원경은 렌즈가 손상되어 망원경을 볼 수 없었지만 형제봉에 설치돼 있는 것만은 멀쩡하다. 하계산과 부용산의 망원경도 원경을 볼 수 있게 보수를 해 놓는 게 좋겠다. 


 


신원역과 목왕리 하산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사거리. 


 


등로에서 바라본 작은 형제봉(형제봉의 전위봉)과 그 뒤에 살짝 고개를 내민 큰 형제봉. 


 


신원역 하산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 


 


지나온 부용산과 하계산을 되돌아보며 한 컷. 


 


오늘의 산행 중 가장 힘들었던 작은 형제봉(형제봉의 전위봉) 오름길. 


 


두 개의 전망대가 설치돼 있는 형제봉 정상. 


 


형제봉의 정상표지석 - 해발 507.6 미터. 


 


형제봉 정상에 설치돼 있는 방향표지판. 


 

형제봉에서 국수역으로 내려서는 초입은 꽤나 가파르다. 쌍스틱을 짚고 몸의 균형을 유지해서 조심스럽게 10분쯤 내려서니 오른쪽에 도곡리 하산길이 나 있다. 직진하여 내려서는 국수역 하산길은 완만한 오르막만 한두 군데 있을 뿐, 가파르거나 완만한 내리막이 계속 이어지는 길이다.

가파른 길을 30분 남짓 내려서서 직진하는 방향에 국수봉이 우뚝 솟아 있는 국수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신촌 하산로로 내려서니 길은 확연히 유순해진다. 왼쪽의 정자동 하산로로 내려서도 국수역으로 하산하게 되지만 수백 미터쯤 더 긴 길이다. 늦은 오후에야 해가 구름을 뚫고 부드럽고 따뜻한 햇볕을 느끼게 해 주는 완만한 길을 구불구불 걷다보니 약수터에 닿는다. 약수터에서 거북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약수도 한 바가지 마시고 20분쯤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쉬다가 다시 나아가면 침엽수림을 지나고 무덤 자리를 조성해 놓은 곳과 무덤들을 지나서 신촌 등산로 입구의 넓은 주차장이 있는 날머리에 닿는다. 

몇 호의 집이 있는 조그만 마을인 신촌을 지나서 굴다리를 지나니 국수역에 이르고 국수역 앞의 순두부집에서 순두부백반 한 그릇을 시켜 먹으니 목구멍에 급성 감기로 인한 가래가 끓고 있는지 기침이 심하게 난다. 따뜻한 순두부백반으로 늦겨울의 차가운 바람에 시달린 몸을 녹이고 국수역 승강장에서 10분쯤 기다려서 온 중앙선을 타고 귀가한다. 

오늘의 산행에는 약 7시간이 걸렸고 그 중에서 약 한 시간 30분의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산행시간은 약 5시간 30분이 걸린 셈이다. 그 동안 한겨울을 지내면서 운동 부족에다가 오랜만에 한 산행이라서 예상외의 후유증도 컸지만 건강을 지키고 성취감을 얻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의 산행은 지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수역으로 내려서는 가파른 내리막. 


 


정자동과 신촌 하산 갈림길이 나 있는, 국수봉 앞의 삼거리. 


 


약수터. 


 


등로의 정경. 


 


오늘의 산행 날머리인, 국수리의 신촌 등산로 입구. 


 


신촌의 멋진 소나무들. 


 


신촌의 정경. 


 


국수역. 


 


오늘의 산행로 - 약 12 킬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