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부터 조금씩 비가 내리더니 일요일 아침까지도 내릴 듯 하늘이 잔뜩 흐려있었다.
그런 덕에 고등핵꾜 올라가는 아들내미 정호는 ‘오늘은 설마 산에 가자고 안하겠찡...’ 하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터이다. ㅋㅋㅋ...

허지만 수덩이가 어떤 아빤디?? 흐흐흐... 난 속으로 ‘꿈도 땡실하지! 그러코롬 안되징.’ ㅎㅎㅎ..
서로 눈치를 살핀다.

오늘은 수덩이가 귀빠진 날...
미역국이랑 찰밥 한그릇 묵꼬 나서 일딴 선물 받아 챙길 것은 챙기고, ㅋㅋㅋ...

신경전의 종지부를 찍는 말..."찡호야. 산에 가자.”
“허~걱!! 오늘 비온다는데유?? .” 문딩이 자쓱이 인쌍 지긴다. ^^

정호옴마도 한마디 거든다. “오늘 한 때 비온다는데...”

“그카몬 내 혼자 댕기 오꾸마.” 하면서 배낭을 챙기니, 혼자 못보낸다며 따라나섰다.

오전 10시가 넘어 집을 나오니 잠깐 해가 나와 햇살이 비추었으나 이내 하늘이 뿌엿게 흐려왔다.
부산대학교 북문 도서관쪽으로 가면 소위 산성으로 통하는 개구멍이 옛날에는 있었으나
현재는 자연스럽게 산길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주변 주민들이 삼밭골 약수터로 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이내 땀이 흘러 옷도리를 벗어 베낭에 넣고 삼밭골약수터에서 약수를 한잔 들이키고
좌측 능선을 따라 올라가니 대륙봉이 보인다. 바위위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다.


경남한신에서 바라본 아침의 금정산 대륙봉-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촬영^^ . 좌측에는 현대아파트가 부산대 전체조망을 가린다. 그 우측은 부산대 상남회관


금정산 대륙봉을 배경으로


대륙봉-'대륙봉'이란 지명은 나무에 걸려있는119구조대 구조요청 팻말에서 처음 알았다.


대륙봉에서 불과 100여m 옆에있는 남문


남문에서 우측으로 40여분 거리의 봉우리에 있는 석축구조물인데 금정산성의 총지휘부인가??


그 내부-20여 평이나 될까?


같이 한 장 더


안개에 묻힌 상계봉-이 능선에서 찬바람이 몹씨 불고 비가 곧 올 것 같아 되돌아 갈까 망설이다가 강행하기로 했다.


암석 뒤편으로 곧장 가면 만덕을 거쳐 성지곡수원지로 가는 길이 나오며, 금정산 종주를 하려면 꼭 거쳐야 하는 길목이다.
그 밑에 희끗 보이는 쓰레기가 눈쌀을 찌뿌리게 한다. 나뻔 사람들...


드디어 파류봉이 눈앞에- 뒷편으로 화명동 아파트군이 보인다.


수덩이가 발견한 파류봉 가는 어느 바위 위의 가짜 금샘.^^


파류봉 직전의 봉우리


그 봉우리에서 바라본 암석군으로 이루어진 파류봉. 디기 무시버잉...
위험하다는 주위 등산객들의 충고에 여기서 또 한번 되돌아 갈까 대단히 망설였으나 강행하기로 했다.^^


이 암릉을 넘어 또다른 암벽이 나타나고...


요기를 만나고 ㅎㅎㅎ...


줄타고 내리서...혹씨... 이 뇨자... 전직이 실미도 북파공작원??


또 줄타고...큭... 몇번 타니 이력이 붙어서 재미있딴다. 내 참...


가나안교회에서 바라본 파류봉


하산중 산성마을 어귀에서 바라본 파류봉- 산성마을에서 한울회모임 많이 가졌었는데 그땐 왜 저기가 안 보였을까??


산성버스종점부근, 산성마을로 하산하여 그 막을 내렸다.


<산행후기>

금정산 파류봉...남문에서 불과 1.3Km의 거리에 있고, 그 좌측에는 상계봉이 있으므로 그 주위만 올라도 경관이 그저그만이다.

실상 파류봉에 올라보니 금정산의 최고봉인 고당봉에 비해 그 규모와 높이에는 따라가지 못하지만
암릉을 타는 스릴은 고당봉이 전혀 따라 올 수 없는 묘하게 흥분이 되는 곳이다.

다소 위험스러운 이 암릉을 거쳐 뒷쪽에서의 대 여섯군데의 밧줄로 내려와 안도의 한숨을 내 쉴 때
해내었다는 성취감... 번지점프 후의 성취감이 아닐까? 내려와 아내와 서로 축하하며 하이파이브를 했따. ㅎㅎㅎ...

파류봉... 칭구들에 강력 추천하고 싶다. 물론 어린이와의 동반은 안된다.
<마누라죽이기>를 원하는 사람은 진짜로 좋은 코스이다. 캬캬캬캬...
(밧줄이 제법 굵어서 잇빨로 끊기는 어려우니... 칼, 톱, 또는 도끼같은 거 꼭 들고 가라.^^)
참고로 나는 실행할라카다가 사전에 발칵되뿌서 디지게 맞았따. 흑흑흑...

이로써 수덩이의 1월 3번째 산행은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시작하여 오후 3시에 마침으로써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4시간 30분간이 소요되고 집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4시 정각...

샤워하고 밥 묵꼬 디비 잤따.^^




▣ 허경숙 - 아따 대기 재밋네요. 부산에서 태어나 삼십오년이나 살았으면서도 산을 몰라 산성에는 올라가 봤지만 대륙봉 파류봉이 있는가도 몰랐네요. 동생 만나러 부산가게 되면 파류봉 한번 가봐야겠어요. 고맙습니더 대기 재밋어서 혼자 마니 웃어으옣ㅎㅎㅋㅋㅋㅋㅋ
▣ 한울타리 - 안녕하세요. 경숙님... 저도 허경숙님의 산행기를 아주 재밋게 읽고 많이 배운답니다. ㅎㅎㅎ 저 역시 부산태생에 아직 부산에서 살고 있는데 Feel이 팍!! 오네요. ㅋㅋㅋ 방갑습니다.^^
▣ 장안산 - 산행기 보면서 모처럼 웃어 봅니다. 최소한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캬캬캬캬 웃어 보고 싶습니다요.
▣ 지리 - 재미난 산행기 입니다. 꼭 한번 가고싶은 곳이군요
▣ 비비추 - 파류봉! 멋지지요, 부산사람들도 아직 모르는 사람 많죠. 이다음에 양산 다방에서 개금까지 금정산 대종주(약 11시간)에 한번 도전해 보세요. 정말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