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구간종주(가지산∼운문산∼억산)


□ 일      시 : 2004. 2. 15 (일) 08:10 ∼ 16:30
□ 지      역 : 영남알프스(석남사∼가지산∼운문산∼억산∼석골사)
□ 산 행  자 : 나홀로
□ 날      씨 : 구름 한점없이 맑음
□ 산행코스

 ○ 06:50 부산 종합터미널 출발(→ 언양 2,800원)
 ○ 07:30 언양버스터미널 도착
 ○ 07:45 언양버스터미널 출발(→ 석남사 1,200원)
 ○ 08:10 석남사도착(산행시작)
 ○ 08:50 가지산과 석남터널 갈림길
 ○ 09:20 가지산 11 지점
 ○ 09:40 가지산 10 지점
 ○ 10:00 가지산 정상
 ○ 11:10 호박소,백운산과 아랫재 갈림길
 ○ 11:40 아랫재
 ○ 12:40 운문산 정상
 ○ 13:50 딱밭재
 ○ 14:20 범봉
 ○ 15:00 팔풍재
 ○ 15:30 억산 정상
 ○ 16:30 석골사도착(하산완료)
 ○ 17:10 밀양 시내버스출발
 ○ 18:20 밀양출발(→부산 5,000원)
 ○ 19:40 부산도착
 ○ 20:10 집도착


□ 산행거리 : 17㎞(추정거리)
 ○ 석남사(4.0㎞?)→가지산정상1,240m(3.87㎞)→아랫재(1.2㎞)→운문산정상1,188m(1.8㎞)→떡밭재(1.6㎞)→팔풍재(0.5㎞)→억산정상944m(4.0㎞?)→석골사(하산완료)


□ 준 비 물
 배낭, 모자, 스틱 2개, 장갑, 여벌옷, 양말 1컬레, 도시락, 생수(500㎖ 2개), 아이젠, 카메라, 선글라스, 헤드랜턴, 손전등, 여유 건전지, 사과 3개, 자유시간 2개, 연양갱 2개, 상비약, 수건, 손수건, 화장지외 기타 소품 등
 
□ 소요시간 : 8시간 20분(휴식·식사시간 포함)



□ 산행후기
 이번 겨울도 그렇게 오래갈 것 같지않고 봄이 또 오는 모양이다. 봄이 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래도 고산준봉에는 아직 깊은 눈이 쌓여있지 않을까해서 이번에는 영남알프스의 주봉을 찾았다. 구간별 묶어서 여러번 종주도 해봤지만 가지산에 올라 운문산으로 가서 억산까지 종주하는 코스는 해보질않아 이번에 한번 갔다오기로 한다.


 쾌적한 봄날씨(?)에 옷차림도 비교적 가볍게 준비하여 일찍 집을 나섰다. 아침 해가 점점 일찍 떠오르고 갈수록 해가 길어지는걸 느낄수있다. 가지산하면 영남알프스의 주봉이 아닌가? 항상 등산객들로 분비는데 오늘은 극소수만이 버스에서 내린다. 오늘 산행은 석남사내로 들어가지않고 좌측 주차장을 들머리로 해서 시작하기로 했다.


◈ 석남사 08:10 출발
 등산로를 밟자마자 흙먼지가 풀풀 날린다. 겨울 가뭄이 너무 심하다. 너도너도 산불조심해야겠다. 여기는 아예 눈이 안왔는지 주변 숲속에도 잔설조차 없다. 겨울 산행에 눈만 밟다가 눈이 전혀 없는곳에 오니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든다. 바람이 부니 차갑고 바람이 안부니 덥고 이거야 원... 자켓을 벗었다 입었다 되풀이하다보니 시간만 자꾸 지체되고...


 그런데로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우측 저 멀리 산허리에 산을 깍아만든 임도가 아스라히 보인다. 차가 저 높은데까지 올라갈수 있다는게 한편으로는 신기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연파괴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등산로가 점점 가팔라진다. 초반에는 역시 힘이 부쳐 오르는게 여간 힘들지 않다. 약간 땀 흘리면서 올라가니 석남터널과 가지산의 갈림길이 나온다. 좌측은 석남터널로 내려가는길이고 우측은 가지산 올라가는길이다. 갈림길을 지나니 완만한 능선길이 잠시 이어지고 저 높이 봉우리가 보이는데 가지산 정상은 봉우리 몇 개는 넘어야 한다. 능선길따라 조금가니 우측에 포장매점이 나오고 조금 더가니 완만한 능선길은 끝나고 통나무 계단 오름길이 시작된다. 거의 1시간만이다.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인 통나무계단이 저너머 봉우리까지 이어진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가지산 11 지점이다. 구조표지판에는 정상까지 1시간 20분 소요라고 적혀있으나 1시간이상은 소요되지않을 것 같다. 20여분 오르니 또 봉우리가 나온다. 가지산 10 지점이다. 잠시 휴식을 취해보면서 주변 경치를 조망해 본다. 구름한점없는 날씨에 아주 먼데까지 조망이 된다. 이제 앞쪽에 거대하게 버티고있는 저 봉우리가 정상이다. 우측의 쌀바위와 능선임도는 점점 가까워 보이고 정상 500m 지점을 통과하니 마지막 급경삿길이 기다리고 있다.


◈ 가지산 정상 10:00 도착, 20분휴식후 10:20 출발
(운문산 5.07㎞, 석남터널 3.0㎞, 쌀바위 1.3㎞)
 가지산 정상은 평소 많은 등산객이 북적거리는 곳이나 오늘은 등산객이 손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다. 올라오는동안 춥다·덥다했는데 역시 정상은 오래있을수가 없을 정도로 춥고 손이 시리다. 아주 쾌청하여 구름한점 볼 수 없는 날씨속에 간월·신불·영축산과 능동·사자·수미봉이 선명하게 보이고 문복산과 고헌산도 보이는 등 영남알프스의 대파노라마가 멋들어지게 펼쳐진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거대한 운문산이 떡 버티고 서있다. 1차로 저기까지 가야한다. 능선을 타고 내려가더라도 좀 먼거리다. 추워서 아래편 헬기장으로 내려와 따뜻한 양지 바른곳에 자리잡아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사과 한입 베어본다. 아주 달고 맛있다. 아랫재로 내려가는 능선길에 오늘 처음으로 맞는 숲속의 잔설을 바라보면서 산 봉우리사이 능선길 따라 계속 이어져 약간씩 고도를 낮춰 내려간다.


◈ 아랫재와 백운산 갈림길 11:10 도착, 출발
(좌-호박소,백운산, 직진-아랫재 1.29㎞, 가지산 2.58㎞)
 헬기장에서 40여분 지났을 때 처음으로 표지판이 나온다. 좌로는 호박소와 백운산으로 내려가는 길이요 직진은 아랫재로 내려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아랫재까지 30여분간 계속 급경사 내리막이다. 등산로는 너무 건조하여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데 좋은 공기 마시러 온건지 먼지 마시러 온건지... 아랫재가 가까워지면서 운문산은 점점 거대해보이고 계속 끝없이 내려가는데 최소한 내려간만큼 다시 올라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 아랫재 11:40 도착, 10분휴식후 11:50 출발
(좌-남명초등교 3.91㎞, 직진-운문산 1.2㎞, 우-운문사 7.0㎞, 가지산 3.87㎞)
 아랫재에서의 맑은 하늘 햇빛이 정답다. 작년말부터 올해까지 이번 겨울은 너무 비가 안와 대지가 무척 건조하다. 앞에도 언급했지만 등산객들은 산불예방에 각별히 유의하여야 겠다. 올라가다가 쉬고를 몇 번 되풀이하면서 암벽의 우회로를 오르면서 주변 조망을 감상한다.


 쌀바위부터 가지산을 거쳐 오늘 걸어온 산줄기가 이어진다. 우측에는 남명리 마을이 아주 선명하게 보이고... 아랫재에서 정상까지 1.2㎞밖에 안되지만 계속 오르막이라 마지막까지 온힘을 기울여야 할만큼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니다.


◈ 운문산 정상 12:40 도착, 점심식사후 13:20 출발
(석골사 4.0㎞, 남명리 5.0㎞)
 정상에는 여러갈래의 등산로로 올라온 등산객으로 조금은 소란스럽다. 구름 한점 없다보니 양사방 모든산들이 줄줄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 같이 조망은 상당히 좋다고 볼수있으며 오늘 마지막 가야할 북쪽의 억산이 거대한 암벽으로 서있는게 자뭇 위엄스럽다. 어디한곳에 자리잡아 점심먹고 다시 출발한다. 석골사 방향으로 약간 내려가니 석골사와 억산 갈림길이 나온다.


◈ 석골산, 억산 갈림길 13:25 도착, 출발
(좌-석골사 3.5㎞, 직진-억산 4.0㎞, 운문산 200m)
 많은 등산객이 쉬고 있다. 정상 오르기전 마지막 휴식처라 생각하고... 생수가 거의 바닥났는데 상운암까지 내려가 물을 보충할려는 마음도 있었으나 참고 그냥가기로 했다. 여기서 큰 실수를 하여 산행내내 큰 고역을 치렀다. 충분치못한 물을 가지고 산을 오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줄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직진하여 억산 방향으로 나아간다. 고만고만한 오르내리막의 능선길을 이어져가니 몇갈래의 석골사 갈림길이 나오는데 약간 주의를 기울어야할곳이 몇군데 있다. 처음 갈림길은 바위있는 곳에서 좌측길과 우측길이 나오는데 우측 바위있는길로 가면 길이 험하고 어차피 좌측길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조금 망설이다가 좌측길로 내려섰다. 조금 가니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아주 조그만 나무판으로 →떡밭재 1.5㎞라고 적혀있어 우측으로 내려간다.


◈ 떡밭재 13:50 도착, 출발
(좌-석골사 2.6㎞, 직진-억산 2.1㎞, 우-운문사 4.5㎞, 운문산 1.8㎞)
 오르내리막을 몇 번 거치고 큰 봉우리 하나를 넘어 한참 내려가니 떡밭재다. 오늘은 오르내리막이 큰 봉우리를 몇 개나 넘을 것 같다. 물이 없으니 안그래도 더운날씨에 목이 탄다. 동시에 힘도 빠지는게 억산까지 가겠나싶다.


 이제 팔풍재까지 더 큰 봉우리가 남아있다. 힘들여 봉우리에 올라오니 바람불어 시원한데 물이 없어 죽을지경이다. 우측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조그만 나무판에는 범봉(966m)이라 적혀있다. 넓지도 않은 공터가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억산 정상에서 먹기로한 남은 사과 하나로 갈증을 적셔본다. 조금 낫다.


 억산이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산하나가 온통 거대한 바위다. 오금이 저린다. 억! 저길 어떻게 올라간단 말인가? 지금 체력으로 올라가는건 불가능할것같다. 정 안되면 팔풍재에서 석골사로 내려가면 되니까 일단 내려가기로 했다. 이젠 내려가기도 힘에 부친다. 제길헐... 


◈ 팔풍재 15:00 도착, 출발
(좌-상운암계곡(치마바위) 1.7㎞, 정상 500m, 우-대비사(대비지) 2.6㎞)
 팔풍재의 표지판에는 정상이 500m로 적혀있고 운문산까지는 2.9㎞로 되어있다. 운문산 정상아래에서는 억산까지가 4.0㎞로 적혀있는데 어느것이 맞는지... 그건 그렇고 물 한모금없이 어떻게 올라가나.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산 자체가 위압감을 주는게 아주 오르기가 힘들게 느껴진다. 심신이 지쳐있는 상황에서... 갈등이 생긴다. 여기까지 온 것 까짓것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암벽옆 좌측으로 우회하여 올라가는 길을 따라 쉬엄쉬엄 세월아 네월아 하고 올라간다. 우측은 거대한 암벽이요 좌측은 완전 낭떠러지 절벽이고 바로 앞 운문산의 위풍당당한 산세 사이사이 암벽이 부채살처럼 펼쳐지고있다. 계곡위로조망하나는 끝내준다. 입술은 바짝 타고있는데 온갖 흙먼지는 다 마셔가면서 기진맥진하며 올라간다. 무려 30분이나 걸려 겨우 정상에 도착했다.
 
◈ 억산 정상 15:30 도착, 10분휴식후 15:40 하산
 마침 등산객이 한분있어 물을 한모금 얻어 마시니 살것같다. 억산은 높이보다 오르기가 쉽지 않으며 사방 조망도 그럭저럭 괜찮은편이다. 운문산이 몇 개의 봉우리 저 위에 걸쳐있고 왼편엔 가지산도 아득히 보인다. 여기서 구만산까지도 시간과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종주코스로 연결할수도 있겠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우측길로 하산을 시작했다. 석골사 가는길이 맞는지 모르지만 내려가면 될거라 생각하고 무작정 내려갔다. 조금지나 헬기장이 나오고 조금 더 가니 공터에서 두갈래길이 나오는데 우측길은 구만산 가는길인 것 같다(추측). 좌측길로 빠져 지나간다.


 능선길로 계속 완만하게 지나가다가 어느 지점에 급경삿길이 나오는데 이제부터 석골사까지 쭉 내리막길이다. 가고오는 사람 한명도 볼수없는 외로운 하산길. 그저 묵묵히 내려갈뿐이다. 흙먼지 마셔가면서 미끄러운 길을 끝없이 내려가니 마지막 너덜길이 나오고 조금 내려가니 저 아래 계곡이 희미하게 보이는게 이제 다 내려왔나보다.


◈ 석골사 16:30 도착, 하산완료
 (좌-억산, 직진-운문산 4㎞,상운암 3.5㎞)
 석골사 바로위에 운문산과 억산의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오는데 운문산 올라가는 등산로에는 몇차례 억산과 운문산 갈림길이 나온다. 너무나 갈증이 나 석골사에서 먹어보는 물은 이보다 더 맛있는게 어디 있을까 싶다. 원없이 마셨다. 석골사는 작년에 증축공사가 한창이더니만 새건물이 몇채 들어선 작고 아담한 사찰이다.


 오늘은 어느때보다 정말 힘들은 산행이었다. 특히, 운문산에서 억산까지의 4.0㎞ 코스가 오르내리막의 상당한 차이로 나에게는 힘든 코스였다. 또 물이 부족하여 덩달아 체력도 빨리 소모되었다. 산행시에는 물을 항상 충분히 준비해야하는 것을... 산에는 오르되 경건한 마음으로 철저한 사전준비가 있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다시한번 초보의 미숙함이 드러난 산행이었다.









석남터널쪽의 가지산정상(사진클릭 확대)



가지산 정상(사진클릭 확대)









가지산 맞은편의 운문산(사진클릭 확대)



석남사위 쌀바위와 임도(사진클릭 확대)









헬기장에서 보는 정상(사진클릭 확대)



아랫재(사진클릭 확대)









운문산 정상(사진클릭 확대)



가지산과 주변능선(사진클릭 확대)









떡밭재(사진클릭 확대)



팔풍재(사진클릭 확대)









억산 정상(사진클릭 확대)



운문산과 가지산(사진클릭 확대)


 


▣ 걸산이 - 기억에 남는 산행이 되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