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13) - 백암산(白岩山)



고운 애기단풍의 향연속으로,  전남 장성의 백암산

 
 
▲ 백암산의 상징 백학봉(학바위)

 

 

백암산(741m)은 내장산(763.2), 입암산(626m)과 함께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한 산이다. 백학봉· 사자봉 등   의 봉우리는 기암괴석으로, 산세가 험준하나 웅장하다. 이곳에 비자나무숲· 굴거리나무숲이 각각 천연   기념물 제153호와 91호로 지정되어 있어 유명하다.

  

산기슭에는 대한불교조계종 18교구 본사인 백양사가 있다. 예로부터 봄에는 백양, 가을에는 내장이라는 말이 전해오는데, 백양사의 비자나무숲과 벚꽃나무를 두고 생긴 말이다.

  

산행은 산세에 비해 등산로가 순탄한 편으로 그다지 어렵지 않고, 거리도 짧아 당일에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산행은 백암산을 등산하는 코스와 내장산 자락의 내장사까지 횡단하는 코스가 있다. 백암산에 오르는 코스는 백양사와 청류암에서 각각 시작할 수 있다. 백양사의 단풍이 전체 산과 조화를 이루며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면 현란하지 않은 가을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연중 많은 등산객들을 맞는 백암산이지만 특히 가을 산행은 주로 낙엽 활엽수의 오색단풍으로 물든 자연을 만끽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백양사는 전남 전북이 갈라지는 갈재, 가파른 고갯길을 넘어서 첫머리에 있는 웅장한 바위산으로 학모양의 형국을하고 있는 백암산 자락에 위치한 아름다운 숲속의 천년고찰이다. 남도땅 제1경승지로 꼽히는 백양사는 송광사 등과 더불어 호남 최대의 고찰이다.

  

백양사는 1300여년전 백제 무왕때 여환조사가 창건했다. 원래이름은 백암사. 고려때 정토사로 바뀌었다가 조선 선조때부터 백양사로 불리게됐다. 환양조사가 불경을 읽을 때마다 흰양이 설법을 들었다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선도량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불교계를 이끌었던 고승들도 많이 배출했다. 일제때 2대 교정(종정)을 지낸 환응, 조계종 초대종정 만암, 태고종 초대종정 묵담등 근대에 와서 종정을 지낸 고승만도 5명이나 된다.

  

갈참나무와 단풍나무가 도열하듯 서있는 숲길을 지나 백양사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잡는 것은 쌍계루다. 근래에 와서 생긴 2층 누각이지만 풍광은 그림같다.  앞은 계곡을 막아 만든 못,뒤로는 기암 절벽이 병풍처럼 서있다.못물에 어른거리는 쌍계루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같다.

  

쌍계루를 지나면 대웅전과 극락보전 부도탑이 나타난다. 등산로 쪽으로 올라가면 수도장이었던 암자가 많다. 약사암과 운문암, 천진암 등은 경관도 뛰어나다. 절 입구에서 20분 거리인 약사암은 "전망대" 격이다.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백양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약사암 뒤로는 영천굴과 약수가 있다. 영천굴에는 예전에 쌀이 나왔으나 지팡이로 그자리를 찔렀더니 피가 흘러 벽이 붉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운문암은 수도장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다.

  

문화재로는 극락보전과 사천왕문, 그리고 소요대사 부도가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경내 맞은 편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 만 그루의 비자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주차장에서 절까지 오르는 숲길에도 몇아름씩 되는 갈참나무와 비자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from 네이버 백과사전, 한국의 산하)

 

 

등산 코스 ① 제 1코스 주차장-백양사-약사암-영천굴-학바위- 백학봉-도집봉-상왕봉-운문암-백양사
(총 9.3㎞, 약 4시간 30분 소요)
제 2코스 주차장-백양사-운문암-능선갈림길-사자봉-청류암-홍련암-주차장(총 8㎞, 약 4시간 30분 소요) 제 3코스 (백양사-내장산 연결)백양사-영천굴-백학봉-구암사-대가마을-내장산-신선봉-금선계곡-내장사 (약 9시간 소요) 제 4코스 (백양사-남창골 연결)백양사-운문암-능선갈림길-몽계폭포-남창골 → 전남대 수련원 → 주차장 (총 7.2㎞ 약3시간 30분 소요)

 

 

▲ 등산지도

일 시

2004년 10월 31일(일) 09:18 - 16:05 (6시간 47분, 휴식/관람 2시간 포함, 약10km)

날 씨

맑음

코 스

주차장(09:18)→백양사(09:56)→약사암(10:30-40)→학바위(11:00-10)→백학봉(651m,11:45)→상왕봉(741.2m,13:25)→고개사거리(13:37)→운문암입구(14:00)→백양사(14:41-15:20)→단풍축제공연장(15:25-40)→박물관(15:40-50)→주차장(16:00)

동 행

반려와 나

 

백암산에서.....

 

여름내 푸르렀던 영혼들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산 전체가 수채화로 변하는 계절, 가을은 하늘 가까운 곳으로부터 단풍으로 산을 잠재우며 내려온다. 단풍나무를 시작으로 옷나무, 갈팜나무, 물푸레, 머루, 칡덩굴 등…. 차례로 옷을 갈아 입혀 단장을 한다.

너무나도 유명한 내장산 단풍이 보고 싶어 길을 떠난다. 그러나 내장산IC를 빠져나오는 순간 멈춰서 있는 차량 행렬을 바라보면서 "오늘은 늦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할 수 없이 백암산으로 차를 돌렸다. 이곳도 같은 내장산국립공원 지역이라 사정은 비슷했지만 내장산쪽 보다는 한결 여유가 있었다. 오늘은 장성군이 주최하는 단풍축제의 마지막날, 지역의 축제인파와 전국에서 찾아온 관광인파로 거의 시골장터 분위기이다.

 

혹자는 내장산보다 백암산 단풍이 더 아름답다고도 한다. 단풍은 언제 보아도 사람을 자지러지게 만드는 환상의 유혹 덩어리이다. 산문 입구의 단풍터널, 쌍계루 연못에 비친 백학봉과 어우러진 백양사의 단풍숲은 아니나 다를까 눈을 홀릴 듯하고, 백학봉 위에서 바라보는 그림 같은 계곡의 단풍도 턱하니 가슴을 쓸어 내린다.

 

"백암산신님 저희가 왔습니다."
"내장산 갈려다 길이 막혀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래, 잘 왔다."
"저희들을 받아 주세요."
"그래, 어서오너라."

  

말이 끝나자마자 백암산의 단풍 숲은 그냥 그대로 산(山) 나그네들을 안아 울긋불긋 때때옷으로 갈아 입힌다. 금방이라도 옷을 벗어 짜면 붉고 노란 물이 줄줄 흘러나올 것만 같은 단풍 숲,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새빨간 물감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붉은가 하면 노랗고 노란가 하면 또 붉은 단풍숲. 어찌 이리도 곱더란 말이냐.

 

저 나무의 수령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하고 많은 세월동안 단풍으로 물들고 시들면서 몸살을 앓는 모습을 지켜 보았으리라. 푸르던 잎새가 단풍으로 물들고, 겨울바람에 지고 또 물들고 지고를 되풀이 하고 나면, 나무는 구멍이 뻥뻥 뚫리고 파여 고사목이 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이치를 단풍은 알고 있을까.

 

약사암과 영천굴을 지나 백학봉으로 오르는 계단길은 높고도 가파르다.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또 오르면 숨이 막히고 다리가 덜덜 떨린다. 그러나 가쁜 숨이 문제일까. 거기엔 산이 있고 정상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숨을 헐떡거리고 땀을 뻘뻘 흘리며, 많은 인파에 시달리면서도 힘든 줄을 모른다. 어느새 산이 되고 산에 매달려 한점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백학봉 학바위 정상에 서면 산이 주는 기쁨을 알기에 충분하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그림같은 백양사와 백양사 계곡의 애기 단풍은 백학봉으로 오르는 힘든 계단길에서의 고통과 단풍축제 기간의 산행대회 등으로 복잡하고, 먼지도 많은 등로에서의 답답함 등으로 쌓인 피로를 일순간에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아름답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겸손을 배운다. 산은 늘 자신을 낮추라고 가르친다.

학바위는 어느새 우리들을 태우고 등로를 훨훨 날아 오르고 있다. 둥둥 두둥실....두리두리 둥둥…. 산은 어릴적 아버지의 어깨처럼, 어머니의 등처럼 편하다. 따뜻한 등에 업혀 춤을 추며 붉게 물든 산 아래를 내려다 본다. 가을걷이가 끝난 정읍시 복흥면 고원지대가 평화로워 보인다. 그 오른쪽으로 전라남북도의 경계를 가르는 산들이 보인다. 산에서 보는 툭 터인 시야에서는 인위적인 경계가 아무른 의미가 없다. 그저 대자연의 숨결만이 들릴 뿐이다.

  

학바위의 주봉인 백학봉(651m)에 오르고 도집봉을 지나면서 오늘 우리가 가려했던 내장산의 장군봉을 조망해 본다. 그리고 이 백암산의 정상인 상왕봉(741.2m)에 올라 내장산과 연결되는 횡단 능선을 따라 내장산의 정상 신성봉도 조망해 본다. 기회되면 내장산의 단풍을 다시 만나리라.

  

보고만 있어도 즐겁고 행복하다. 소나무는 수천 수만년을 이어왔을 바위산에서 푸르럼을 간직한 채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산 속 어른이 되어 의연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제 능선에서는 나무들이 겨울 준비하느라  떨군 낙엽들이 가끔씩 가을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도 한다.

  

사거리(사자봉,남창계곡,상왕봉,백양계곡)에서 백양계곡으로 내려오는 하산길에는 고운 단풍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후의 단풍 숲길엔 가을이 깊어만 가고...... 붉게 타오르는 계곡과 가을 햇살의 조명으로 더욱 눈부신, 우리가 걸어온 능선 사면의 단풍숲과 푸르런 소나무숲을 바라보며 내 인생의 깊이를 재어 본다. 단풍처럼 활활 태울 것인가. 소나무가 되어 조금씩 맑은 모습으로 영혼을 씻어 내릴것인가. 산은 말이 없고, 가을은 조금씩 자신을 태우며 잠재워 가고 있다.

  

 백암산 가는 길, 돌아오는 길

 

계룡(06:30)→계룡IC(06:38)→내장산IC(07:50)→회차→백양사IC(08:28)→백양사주차장(09:11)

 

백양사주차장(16:40)계룡(21:20)

 
 
▲ 백암산 산문(백암산고불총림백양사)

 

 
 
▲ 단풍축제 공연장

 

 
 
▲ 쌍계루와 학바위

 

 
 
▲ 쌍계루와 백양계곡

  

 
 
▲ 쌍계루 부근의 단풍

 

 
 
▲ 쌍계루 부근의 단풍

 

 
 
▲ 쌍계루 부근의 단풍

 

 
 
▲ 쌍계루 부근의 단풍

 

   
   
▲ 약사암 ▲ 영천굴

 

 
 
▲ 약사암의 단풍

 

 
 
▲ 약사암 단풍나무 아래서 백양사를 배경으로

 

   
   
▲ 약사암에서 백학봉 오르는 계단 ▲ 약사암에서 백학봉 오르는 길의 백학봉 암벽

 

 
 
▲ 학바위에서 백양사 조망

 

   
   
▲ 백학봉(651m) 표지목 ▲ 정읍시 복흥면 고원지대

 

   
   
▲ 산죽과 단풍 ▲ 능선의 산죽길

 

   
   
▲ 백암산 정상 상왕봉 표지목 ▲ 상왕봉에서 내장산 종주 능선 조망
 
 
 
▲ 단풍으로 물들은 남창계곡

 

 
 
▲ 고개사거리에서 백양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의 단풍

 

 
 
▲ 걸었던 능선길의 사면 조망

 

 
 
▲ 백양사로 내려오는 길의 단풍

 

   
   
▲ 백양사로 내려가는 길에서 ▲ 백양사로 내려가는 길

 

 
 
▲ 백양사로 내려오는 길의 단풍

 

 
 
▲ 백양사로 내려오는 길의 단풍

 

 
 
▲ 백양사로 내려오는 길의 단풍

 

 
 
▲ 백양사로 내려오는 길의 단풍

 

 

 

   
   
▲ 백양사 대웅전 ▲ 스님들의 공간

 

   
   
▲ 백양사 경내의 소나무와 단풍나무 ▲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