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4-11-10 (수) 04:00 - 17:21 (13시간 21분)

  

산행코스 : 오색 남설악매표소-대청봉-중청-한계령갈림길-귀때기청봉-대승령-안산갈림길-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매표

                 소 (산행거리 26.3키로)

  

날    씨 : 흐린 뒤 비 (시계는 양호)

  


나 홀로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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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도... 오색에서 노란 선을 따라서 남교리까지)

 


올해 아직도 지리산에 가 보지 못해서 지리 종주를 하려고 오래 전부터 날짜를 잡아 놓았다.

  

최근에 매년 두 번은 지리산에 다녀 왔었기에 더 그립기만 하다.

  

그런데 날씨를 보니 비가 온다고 하여 여간 고민이 되는게 아니다.

왜냐면 몇 시간 산행이거나 이삼일에 나누어서 하는 지리종주라면 비가 와도 개의치 않지만 지리산 무박 당일 종주를 비 맞으면서 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우니 말이다.

  

화요일 하루 종일 기상청 일기예보를 확인하면서 내내 고민을 거듭하는데 지리산은 수요일 아침부터 계속 비가 내리는데 비의 양도 꽤 많다고 하고...

  

그런데 남서쪽에서 구름이 몰려오고 있어 맨 동북쪽에 있는 설악산을 보니 오후 두세시쯤 부터 비가 온다고 하여 계획을 수정을 했다.

  

한달전에 다녀 온 설악을 다시 찾고 지리산은 아쉽지만 12월 16일 이후로 미루기로...

  

퇴근을 하여 배낭을 꾸리면서 판초우의도 준비를 하고 심야고속버스를 타러 가기 전까지 코스를 생각을 했다.

  

그동안 설악산의 경우 숙제처럼 늘 여기고 있던 서북능선을 이번에 꼭 다녀와야지...

  

무박으로 시작을 하여 설악동에서 새벽 2시 반에 시작을 하니 좀 길게 코스를 정해 보았는데 설악동-희운각-대청봉-한계령갈림길-서북능선-대승령-장수대 이렇게 코스가 그려진다.

욕심같아서는 대승령에서 십이선녀탕-남교리까지 하고 싶지만 당일로는 너무 길어 체력상 너무 무리가 따르고 비도 오후에 오니 무모하다 생각도 들고...

  

집을 나서 고속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밤 10시 10분...

  

매표소에 가서 10시 30분 속초행 심야우등표를 달라고 하니 매진이란다... 헉.

  

매진이라니 갑자기 난감해진다. 물론 11시 30분 막차가 있긴 하지만 한시간이 벌써 차질이 생기고 한시간 넘게 터미널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맘이 어수선해진다.

예매를 하고 올걸...

  

어쩔 수 없이 한시간을 의자에 앉아 기다리면서 무료한 시간을 복사를 해 간 산행기를 읽으면서 지도를 보면서 한시간의 차질을 감안하면서 코스를 다시 정리를 하다가 지도를 보니 설악동에서 시작을 하여 대승령에서 장수대로 하산을 하느니 차라리 오색에서 시작을 하여 십이선녀탕-남교리까지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스친다.

  

오색은 속초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양양에서 내리면 되니 같은 버스를 타면 되니까 접근은 문제가 없어 보이고...

  

예정된 버스를 놓쳐서 한시간 생각지 않게 늦게 되어 순식간에 코스가 바뀌는 순간이다...

  

코스를 그렇게 정하고 나니 훨씬 더 모양새가 좋다.

불과 한달전에 공룡을 넘으면서 희운각-천불동계곡-비선대-설악동을 다녀 왔는데 그 코스가 중복이 안 되고 순전히 서쪽 능선만을 밟게 되니까...

  

11시 30분 심야우등에 몸을 싣고 편안하게 잠을 자다 깨다 하면서 양양에 도착을 하니 시간이 3시다. 세시간 반 걸렸다.

  

양양시내가 아니고 바로 옆에 있는 송암리에서 내려 주어 버스에서 내리니 꽤 추울줄 알았던 날씨는 아주 포근하여 좋다.

  

택시를 타고 2만원에 오색에 도착을 하니 3시 25분.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매표소에 먼저 와 계신 부부산객이 계셔서 반갑다.

설악동과는 달리 오색은 매표소에 철문이 채워져 있어 일찍 와도 들어갈 재간이 없으니 4시까진 꼼짝없이 기다려야 한다. (하절기는 3시)

  

이 분들은 어제 밤에 오색에 오셔서 잠을 주무시고 대청봉을 오르시려고 세시쯤 왔는데 4시에 문을 연다고 써 있어서 기다리고 계시는구나.

대청봉은 처음이시고 설악산은 설악동 입구 부근만 다녀온 경험이 있다고 하시고 대청봉 갔다가 다시 차량 회수도 해야 하니 오색으로 하산을 하신다 해서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차라리 대청에서 한계령으로 갔다가 버스를 타고 내려오시는 것이 좋지 않냐고 말씀을 드렸다. 

  

4시가 되어도 문이 안 열려 부득이 곤한 잠에 빠져 있을 직원을 창문을 두드려 깨울 수 밖에 없다.

  

매표를 하고 자기들은 아주 천천히 갈테니 먼저 가라는 부부와 헤어져 긴 산행을 시작한다.

  

여러번 다녀 온 길이니 깜깜한 어둠이지만 랜턴의 밝은 불 빛으로 인해 익숙해서 오름길을 힘차게 걸어 올라 간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 보니 잔뜩 흐릴 줄 알았는데 하늘에 별이 총총하게 떠 있고 바람소리도 없이 고요하여 날씨에 대한 예감이 좋다.

  

대청봉 3.3키로 지점에 있는 쉼터에 오니 전방에 시원한 물소리가 외로운 산객을 반기고 시원한 바람도 불어서 땀도 식혀 준다.

  

설악폭포 전후 약 1키로구간은 너덜길로 인해 길이 가끔 헷갈리곤 하여 약간의 알바를 하긴 하여 순간 당황도 하였지만 표지기가 자주 있어서 길을 되찾을 수 있어 고맙다.

  

가파른 오름을 다시 오르니 능선길에 도착을 하여 쉬면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니 아까 보이던 별들이 많이 사라지고 구름이 좀 끼기 시작하고 그믐달이 살짝 얼굴을 내 밀더기 사라지곤 한다.

  

능선부터는 워낙 등로가 잘 정비가 되어 있고 어둠도 이젠 서서히 물러 가려 해서 진행에 전혀 어려움이 없고 우측으로 동쪽에서 붉은 기운이 서서히 느껴져 여명이 밝아 오려 하는 구나.

  

비가 되도록 늦게 왔으면 하는 바램만을 하면서 왔는데 생각지 않은 일출에 대한 기대를 하는 욕심을 부리게 된다.

  

랜턴도 끄고 진행을 하는데 점점 더 붉은 기운이 느껴지져 시간을 보니 아직 일출에는 충분히 여유가 있지만 기대감으로 인해 속도를 내서 대청봉으로 향한다.

  

대청에 도착을 하니 운해가 산 아래 펼쳐져 있어 그 자체 만으로도 흥분이 되는데 일출까지 보게 될 줄이야...

  

열분 정도의 산객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동녘 하늘을 보니 구름속으로 해가 올라 오려는지 너무도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준다.

  

구름이 없이 맑은 날의 일출은 많이 보았지만 구름이 잔뜩 덮은 날에 붉은 빛으로 물든 하늘의 구름 사이로 떠 오르는 동해의 일출 또한 지금 까지 본 일출 중에 가장 장관 그 자체이구나.

  

날씨에 대한 염려를 많이 했었는데 신비로운 운해와 멋진 일출을 보는 이런 행운을 안게 될 줄이야...

  

지리종주 대신 고민끝에 온 발걸음에 대한 보상 치곤 너무 과분할 따름이구나...

넋을 잃고 다들 환상적인 일출을 감상하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이십여분을 정상에서 보냈다.


다행히 날씨는 많이 춥지는 않았고...

북동쪽과 남동쪽은 운해로 인해 아무것도 안 보여 신선이 된 느낌이구나.


공룡능선은 운해가 환상적으로 끼어 있고 천불동, 화채능선에는 운해가 밀려 들고 점봉산은 정상만 운해위에 떠 있고...

이런 운해를 나로선 본 적이 별로 없는데...
가슴이 뛰어 한참을 그냥 바라 보고 있었다.

  

대청 정상에서 운해와 일출만 바라보며 한 없이 머물고 싶었지만 갈길이 멀어서 아쉽지만 중청으로 하산을 한다.

  

대피소에 들어가 싸온 도시락(밥, 계란말이, 김치)과 라면을 하나 끓여서 먹는데 꿀맛...
날씨가 쌀쌀하니 라면을 끓여 먹고 싶어서 미니 버너와 코펠을 가져 오니 라면도 끓일 수 있어 너무 좋구나.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출발을 했다.
환상적인 일출을 연출한 해는 이미 높게 올라와 비추이지만 이젠 구름에 가려져 있다.

  

끝청을 향해 가는데 우측으로는 용아와 공룡과 운해, 좌측으로는 점봉산쪽 운해, 전방으로는 귀때기청봉과 멋진 가리봉... 어느 하나 놓치기 싫은 비경을 연신 감상을 하면서 꾸준히 진행을 한다.

  

끝청을 지나서 한참을 떨어져 내려가 다시 오름길 인데 끝청 전후 약 3키로는 걷기 편한 산책길 수준이라서 좌우로 펼쳐지는 운해와 어우러진 비경을 맘껏 조망을 하면서 걷는다.

이후에는 비록 너덜길이 시작이 되어 돌만을 디디면서 진행도 하곤 하지만 조망이 워낙 좋아서 전혀 힘들지 않고 휘파람을 불면서 가끔 올라서는 암봉에서는 감탄사를 연신 토해내며 한계령 갈림길까지 진행을 한다.

  

중간에 올라오는 산객 네분을 만났는데 이분들이 날 보고 어디서 왔냐 해서 오색에서 왔다고 하니 얼마나 걸렸냐 해서 약 다섯시간 걸렸다 했더니 놀래는 표정인데 나는 너무 빨리 왔다고 놀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여기서 오색까지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냐는 것 이었다...

잠시 머뭇하다가 자세히 설명을 해 드리고 헤어졌다.

  

한계령 갈림길에 도착을 하여 귀때기 청봉으로 향한다.

  

이제 부터는 한번도 안 가본 구간이어서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되고...

  

말로만 듣던 귀때기청봉 오름 너덜길은 비록 조심스러워 힘은 들었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다.
조망은 좌우로 탁 트여 좌우를 보느라, 돌 사이를 조심 조심 디디느라 눈이 꽤 바쁘지만 그저 행복할 뿐이다.

  

세상에 이런 돌길 등산로가 여기 아니고 또 있을까?

누가 이런 돌더미들을 이곳에 갖다 놓았을까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비가 왔다면 엄청 힘이 들었겠지만 돌만 디디면서 올라가는 등로는 그저 신기하기만 하고...

  

귀때기 청봉에 올라서서 멋진 가리산을 비롯해 사방을 조망을 하고 오늘 진행해야 할 서북능선길을 지도와 함께 유심히 살펴 본다.

한참을 떨어져 내려간 후에 다시 올라야 하는 1456봉, 1408봉, 그 뒤로 멀리 안산 등등...

  

귀때기 청봉에서 잠시 쉬었다가 내리막 역시 너덜길을 진행을 하는데 아까의 오름길 보다는 훨씬 등로가 좋고 흙과 돌이 섞여서 걷긴 훨씬 편하구나.

  

한참을 떨어져 내려와 다시 1456봉을 향하는 오름길을 진행을 하는데 산객 한분을 만났다.

  

장수대에서 오는 길인데 날 처음 만났다는데 오색에서 내가 출발해서 왔다고 하니 자기도 오색으로 하산을 할 것이라고 하여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가는데 그 분이 되돌아서 내게 묻기를 혹시 차를 가져오셨나 해서 안 가져 왔다 했더니 그러시냐 하고 더 말을 하지 않고 가시는 구나.

  

아마 내가 차를 가져왔으면 나는 장수대에서 오색으로 차를 찾으로 가야 하고 그분은 오색에서 장수대로 차를 찾으로 와야 하니 서로 차 키를 바꾸면 먼저 내려간 사람이 상대편이 하산한 곳으로 가서 차량회수를 할 수 있어서 그런 제안을 하려 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좋은 아이디어 이긴 하지만 내가 설령 차를 가져 왔다 해도 난 남교리까지 갈지 몰라서 좀 제안을 받아들이긴 곤란하지 않았나 싶다.

  

혼자 머리를 굴려 보고 계속 오름길 진행을 한다.

  

비는 다행히 오지 않고 시계도 아직 좋아서 기분이 좋다.

1456봉을 힘들게 올라서 귀때기 청봉을 되돌아 보니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고 내가 저길 어떻게 넘어 왔나 뿌듯하기도 하고...
허기가 져서 쉬면서 가져 온 떡과 사과를 먹고 나니 기운이 난다.

  

다시 너덜길이 나와 진행을 하고 비교적 완만한 길이라서 진행하기 편하구나.

오름길을 완만하게 오르니 로프가 설치된 위험구간이 나와서 스틱을 접고 진행을 하니 다시 직벽수준의 험한 구간이 1408봉에 가까워 올수록 전개가 되어 조심스럽지만 아주 위험한 곳은 아니구나.

  

조망은 계속 훌륭하다. 특히 좌측의 가리봉은 진행할수록 각도에 따라서 주걱봉의 모양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1408봉을 넘어서 이정표를 지나서 직벽 내림길도 조심스럽게 하강을 하고 이젠 우측으로 반원같은 모양을 그리면서 암봉도 우회를 하니 멋진 주목 2그루도 지나고...

  

계속 고만고만한 봉들을 지나서 좋은 산책길을 만나 내림길에 접어 들었다가 다시 밋밋하고 큰 봉우리를 올라섰다가 내려 서는데 가파른 내림길이다.

우측으로 능선을 두고 능선을 따라 우회를 하며 진행을 하니 1289봉이 나온다.


이정표도 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바위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휴식년제 구간인 흑선동 계곡이 참 멋지구나.

 

잠시 쉬었다가 진짜 직벽구간을 조심 스럽게 내려 간다. 다행히 이곳에는 암벽에 죽은 나무가 붙어 있어서 오르내림에 도움을 주어 고맙구나.

  

대승령이 생각보단 멀다는 느낌이 들었다. 1408봉만 넘으면 쉽게 나타날 줄 알았던 대승령이 가도 가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말이다.

  

허기도 지고 바람도 불어 좀 춥기도 하며 두 개의 봉우리를 다시 넘으니 드디어 대승령이다.

  

대승령에 도착을 하니 1시 40분이다.
여기서 다시 고민을 한다.

  

좌측으로 그냥 대승폭포-장수대로 하산을 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진행을 해서 십이선녀탕쪽으로 갈 것인가...

오늘 오색에서 대청을 지나 서북능선을 타고 여기까지 오는동안 너덜지대와 오르내림이 너무 많아서 체력 소모가 참 많아 지쳤는데...

  

원래 맘 먹기는 대승령에 도착을 두시 전에 하고 또 비가 오지 않으면 십이선녀탕으로 진행을 하고, 두시가 넘거나 비가 오면 장수대로 하산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두시도 안 되었고 비록 하늘은 점점 더 구름이 끼지만 아직 비도 오지 않으니 당연히 십이선녀탕쪽으로 가야 하는데...

  

몸은 지쳤는데 다시 안산갈림길까지 오름길을 올려다 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몸이 지치니 봉이 더 높게 보이는 모양이다.

  

지도를 확인을 해 보니 대승령에서 안산갈림길까지의 오름길이 25분 걸린다고 되어 있어 이 정도면 마지막 오름길이니 남은 힘을 다해서 올라가자 맘을 먹었다.

  

대승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계획했었는데 날씨가 바람이 많이 불어오고 해서 앉아서 밥 먹을 기분이 아니어서 그냥 스니커즈 초콜릿바를 하나 먹고 오름길을 향해 올라 가는데 초콜릿의 위력인지 마지막 긴 오름이라 힘이 나는지 별로 어렵지 않게 역시 이십분 좀 더 걸려서 안산갈림길에 도착을 했다.

  

좌측으로 가면 안산, 우측으로는 십이선녀탕 남교리쪽이어서 우측으로 능선길을 진행을 하며 우측을 바라 보니 대청봉과 귀때기청봉이 아주 멀리 보여서 오늘 내가 먼 거리를 걷긴 걸었다 싶구나.

  

능선끝 쉼터에 이정표가 있어 좌측으로 십이선녀탕으로 진행을 하여 비교적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오는데 좌측으로 안산이 우뚝 서 있어서 멋진 모양도 감상을 하고...

  

꽤 아래로 떨어져 내려 오는데 내려갈수록 기분이 좋다.
왜냐면 이제 좀 있으면 계곡물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 여기까지 오면서 찌든 땀도 씻을 수 있어 계곡물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어 세수도 하고 머리도 식히고 양치질도 좀 하고...

 

점심을 먹을까 하다가 바람이 좀 더 안 부는 계곡으로 더 내려가 먹자 맘을 먹고 진행을 하며 이제 긴 계곡만 따라서 내려 가면 오늘의 산행이 마감되는 구나 하는 기대를 하면서 기분 좋게 내려가는데...

  

드디어 비가 오기 시작한다....

  

이제사 와 주니 다행이다 싶은데 빗방울이 제법 굵어지는데 계곡길은 만만치 않게 미끄럽구나...

  

여기까지 힘은 들었지만 순탄하게 산행이 진행이 되었었는데 이제 힘이 들어 진다.

계곡길은 바위가 많아서 미끄럽고 아직 6키로 정도나 남았는데...

  

판초우의를 입고 계곡길을 진행을 하는데 초반에는 그럭 저럭 진행을 잘 했지만 십이선녀탕 부근에 도착을 하니 계곡길 급사면이라서 바위경사면에 난간이 군데 군데 설치되어 있는데 여간 미끄럽고 위험한게 아닌데 가도 가도 끝이 없구나.

  

십이선녀탕 비경이 좌측에 전개는 되는데 비가 계속 내리며 등로가 미끄러우니 비경을 구경할 맘 보다는 어서 이 힘든 계곡을 빠져 나가는 생각 뿐이다.

  

날씨가 좋을 때 이곳을 지나면 얼마나 감탄을 할까 생각을 할 정도로 십이선녀탕과 복숭아탕은 기묘하고 아름다웠다. 
지금까지 본 수 많은 탕 중에서 가장 비경중의 비경이구나.

  

나는 십이선녀탕이 열두선녀가 함께 목욕을 하는 굉장히 큰 탕이 하나인 줄 알았는데 오늘 와서 보니 계속 이어지는 선녀탕의 연속을 말하는 것 이었다.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꼭 다시 와서 이 비경을 충분히 감상을 하자 맘 먹고...

  

끊임 없이 이어지는 경사진 바위의 난간을 잡고 오르내리는데 오름길이 나오면 어찌나 힘이 드는지...

오늘 해 지기 전에 하산이 가능하니 망정이지 만약 느즈막히 이 계곡을 내려오고 있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점심을 재대로 못 먹어서 더 그런 모양이지만 비가 내리는데 뭐를 먹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산행기에서 읽었던 새한솔 산악회 이두영회장님이 존경스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 힘든 계곡을 부상당한 여성회원을 데리고 어떻게 홀로 진행을 하셨을지...

  

아무리 힘이 들어도 끝은 있는 법...

  

남교리 3키로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마지막탕을 지나니 이젠 좀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감이 들었지만 기대도 잠시... 계속 이어지는 계곡길은 여전히 힘이 들고 오르내림도 있고 수많은 계곡을 건너고...

  

하지만 내려갈수록 경사는 덜 가파라서 그래도 차츰 나아진다.

그러나 가도 가도 남교리가 왜 그리 먼지...


오늘처럼 먼 계곡길을 가 본 적도 없지만 정말 비가 오는 계곡길은 한 없이 힘이 들고 멀기만 하다 느껴진다.

 

마지막 1키로 정도는 등로가 좋아서 편안하게 진행을 하여 드디어 남교리 매표소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5시 21분...

대승령에서 남교리까지 8.6키로 인데 3시간 40분 걸렸구나.

  

힘든 오늘의 산행이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매표소를 지나서 다리를 건너 큰길에 나와 남교리까지 오분 정도 걸어가서 버스 시간을 물어 보니 여섯시 십오분이란다..

  

비는 계속 내리고 혹시 택시가 지나갈까 보았지만 마땅치 않고 해서 그냥 버스를 기다리자 맘 먹고 남교리 버스정거장에 와서 판초우의도 벗고 젖은 옷도 좀 정리를 하고 떡과 과일로 허기진 배도 채우는데 몸에 한기가 느껴져 어두워져서 아무도 없는 정거장에서 제자리 뛰기도 하고 푸쉬업도 하고 버스를 삼십분쯤 기다렸다가 려 따뜻한 버스에 올라타니 오늘의 고생이 다 언제 였나 하듯이 사라져 버린다.

  

원통에 도착해서 동서울가는 직행을 6시 55분에 타고 졸면서 쉬면서 산행기를 다시 읽어가면서 오늘의 산행을 되돌아 보면서 동서울에 도착을 해서 집에 도착을 하니 밤 10시 10분...

  

남아 있던 숙제 설악산 서북능선과 십이선녀탕계곡 산행을 무사히 마침을 스스로 흐믓해 하면서 늦은 식사 후에 행복한 휴식으로 빠져든다.

  

(후기)


설악산 서북능선은 가기 전에는 지도상으로만 볼 때 그저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긴 능선이라고만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가 보니 너덜지대가 많고 군데 군데 험한 구간과 오르내림도 꽤 심하여 마치 공룡능선을 넘는 것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한계령에서 시작하여 대승령-장수대나 대승령-십이선녀탕-남교리까지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늘과 같이 오색에서 대청을 지나서 남교리까지는 거리도 길고 체력소모가 너무 많아서 상당히 주의가 요망된다고 생각한다.

  

십이선녀탕 계곡은 비경이지만 우중이나 야간에는 진행하는데 너무 위험하고 계곡길이지만 오르내림도 꽤 있어서 하산을 이곳으로 할 경우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이 코스를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된다.

  

하지만 오늘 맘껏 걸었던 오색-대청-서북능선은 좌우의 비경이 끊임없이 전개가 되어서 산행 내내 눈이 즐거워 발걸음이 가벼운 코스이고 십이선녀탕 계곡 역시 기묘한 폭포와 탕의 연속으로서 누구나 한번 쯤 걸어 보기를 강력히 추천하는 참 좋은 코스임에는 분명하다...

  

(산행시간)
04:00 오색 남설악매표소
05:21 설악폭포
06:50 대청봉
07:30 중청대피소(25분간 아침식사)
08:30 끝청
09:54 한계령 갈림길
10:40 귀때기 청봉
12:22 1408봉
13:22 1289봉
13:38 대승령
14:05 안산갈림길
14:13 능선끝쉼터
15:31 마지막탕(남교리3키로 지점)
17:21 남교리 매표소

  

(산행구간별 거리)

오색-5.0K-대청-6.0K-한계령갈림길-6.7K-대승령-8.6K-남교리  (총 26.3K)

  

감사합니다... 산모퉁이.

 

아래 사진들은 제 블로그에 가셔야 보실 수 있습니다.

방문하셔서 감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blog.daum.net/syuanatomy/43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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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남설악 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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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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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에서의 일출을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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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위로 펼쳐지는 장엄한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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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봉산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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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능선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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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동계곡과 화채능선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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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쪽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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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과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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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봉산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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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올라온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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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청을 바라 보며... 좌로 부터 가리봉, 귀때기청봉, 멀리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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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청에서의 아침... 라면과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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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청에서 바라 본 공룡의 운해... 범봉과 세존봉도 잘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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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능과 백담사쪽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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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과 귀때기 청봉, 안산을 조망하며 끝청을 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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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봉산 운해는 지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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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능과 공룡을 보니 넋을 잃고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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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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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봉산쪽 운해는 계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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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쪽을 바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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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과 기묘한 동물모양의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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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로엔 주목이 많이 있어 반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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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갈림길에서 귀때기 청봉쪽으로 앞에 보이는 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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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때기 청봉 너덜길에서 바라 보는 용아와 공룡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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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멋진 가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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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때기 청봉을 향하여 너덜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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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쪽을 되돌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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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때기 청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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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서북능선길의 아름다움... 1456, 1408봉, 그 뒤로 멀리 안산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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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때기 청봉을 되돌아 보니 희한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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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좌측에서 멋진 모습으로 남아 있는 가리봉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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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봉쪽에서 1456봉과 그 뒤로 기때기 청봉을 되돌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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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과 좌측의 사람 모양의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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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야할 대승령쪽 능선길... 안산이 가까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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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9봉에서 직벽 하강길... 죽은 나무 덕분에 수월하게 내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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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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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갈림길에서 능선끝 쉼터로 가면서 멀리 대청-귀때기 청봉 등 오늘 온 길을 되돌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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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으로 올려다 본 안산... 못 가서 좀 아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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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선녀탕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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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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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교리 매표소 통과...)

 

감사합니다... 산모퉁이